제주여행법 - 그 많던 야자수의 열매는 모두 어디로 갔을까
홍창모 지음 / 소모(SOMO)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곳을 한군데 이야기하라면 나는 주저없이 제주도라고 이야기한다. 제주도는 바다로 인해 한반도 대륙과 떨어져있다보니 가보고 싶어도 쉽게 갈수가 없는 곳이다. 그래서 더욱더 애뜻하게 느껴지는거 같다. 어쩔수 없이 물리적 거리가 떨어져있어서 보고싶어하는 연인들처럼 말이다. 제주도를 생각하면 살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나에게 있어서 제주는 특별함으로 다가온다. 친구들과 처음 여행을 다녀온곳이 바로 제주도이기에 말이다. 5년전 여름이 끝나갈 무렵 친구 2명과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기억이 난다. 비록 4일간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즐거운 기억을 나의 뇌릿속에 남기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4일은 제주도를 느껴보기에 정말 짧은 시간이었다. 그 당시에도 어딜가야될까 고민을 많이 했었고, 그렇게 일정을 잡았었는데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 여행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고 제주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접하면서 왜 저곳을 몰랐을까, 못가봤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 4일동안 엄청 돌아다녔었다. 언제 다시올지 알 수가 없으니 최대한 많은 것을 보기 위해서 말이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아주아주 유명한 곳들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았더라도 좋은 곳을 찾아다니려 애썼었고, 그 결과 이름모를 바닷가에서 발가벗은체 마음껏 수영을 즐기기도 했었다. 옆에서 일광욕을 즐기던 외국인과 함께 벌거벗은체 수영 시합도 했었고, 그들로부터 맛있는 회를 얻어먹기도 했었다. 마지막날 아침 성산 일출봉에 올랐던 기억도 난다. 그렇게 제주는 나에게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올 가을쯤 다시한번 제주로 떠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번 여행에서 제주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이 책은 '제주 여행법'이라는 제목답게 제주도를 여행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라 스무살에 서울로 올라온 저자 홍창모는 자신의 고향 제주를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했다. 단지 관광객으로와서 유명한 곳들 몇몇곳만 둘러보고 가는 그런 여행이 아닌 제주사람의 시각에서 진정한 제주를 보여주고자 하는거 같았다. 제주 여행의 시작은 역시 공항일 것이다. 물론 배를 타고 들어오는 사람은 여객 터미널일테지만 말이다. 그 공항에서부터 저자는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제주 공항하니 5년전 여행 당시 공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제주에 왔다는 인증샷을 남겨야한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찍은것인데, 제주 공항을 배경으로하는 사진이야말로 제주도에 왔다는 인증샷으로는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제주 사람이 그 모습을 본다면 막 시골에서 서울로 상경한 사람처럼 보일런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책 속에서 저자는 제주의 많은 곳들을 보여주고 있고,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역시 여행 책의 백미는 사진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책을 보면 사진보다는 그곳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책도 있는데, 내가 싫어하는 스타일이다. 긴 설명과 감상보다는 사진 한장이 나에게는 더욱더 와닿으니 말이다. 다행히도 이 책에는 사진이 정말 많다. 역시 여행 책은 이러해야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보게 되는거 같다. 책 속에서 이야기하는 곳들은 대부분 낯선 곳들이다. 그나마 가본곳이라곤 성산 일출봉과 섭지코지, 이중섭 미술관, 천지연 폭포 정도이다. 이중섭 미술관은 당시에 묶었던 숙소 바로 밑에 있어서 가봤던 곳이고, 천지연 폭포 역시 근처에 있는지라 저녁 먹고 산책삼아 가봤었다. 섭지코지는 드라마 '올인'의 촬영장소로 유명한 곳인데 성산 일출봉에 갔다가 근처에 있어서 가봤었다. 그러고보면 이 책 속에 나오는 곳들중 정말 가보려고 마음먹고 가본 곳은 성산 일출봉 뿐인거 같다. 성산 일출봉은 유명한 곳이긴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듯이 막상 올라가보면 실망스럽기도 했다. 차라리 오르기 전에 펼쳐진 초원이 훨씬 멋져보였다. 지금 생각할때 아쉬운 점중 하나는 누군가 일출봉 앞에서 맛있게 먹었다는 문어라면을 먹어보지 못한 것이다. 먹을것은 여행에서 빠질수가 없는데 제주 여행에서는 더욱더 그러했기에 아쉽기만 했었다.

 

제주에는 정말 맛나는 것들이 많이 있는걸로 안다. 그 중에서 내가 맛본것은 거의 없다. 여행 당시에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절약을 하면서 여행을 했었다. 만원의 행복을 찍는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 덕분에 제주의 별미들을 전혀 맛보지 못했다. 만약 이름모를 해수욕장에서 외국인을 만나 회를 맛보지 못했더라면 정말 섭섭한 여행이었을 것이다. 다시 제주로 떠난다면 가진 돈의 대부분을 맛있는 것을 먹으로 다니는데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러기위해서는 가봐야하는 맛집이 어딘지 알아야한다. 이 책의 저자는 여행의 참맛을 느끼는데 먹는것이 빠지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사실 300여 페이지의 책을 보는 동안 가장 관심이 갔고, 집중을 해서 본 부분은 역시나 p158의 고깃집과 p256의 음식점 부분이었다. 그렇다고 다른 부분을 소홀하게 대충 본 것은 아니지만 과거 제주 여행에서 먹거리의 아쉬움을 느꼈던지라 더욱더 관심이 가는것은 어쩔수가 없었다. 이미 이전에 몇 권의 제주 관련 책을 보면서 가봐야할 맛집들을 스킵해놓은 상황인데 이 책을 통해 상당부분 추가가 되었다. 저자가 소개하는 맛집들은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하는 그런곳이 아닌 제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집들이다. 이런 곳이야말로 제주의 진정한 맛집이라고 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저자가 이야기하는 곳들중에 이전에 스킵해놓은 곳이 한 군데 있었다. '어진이네 횟집'이라는 곳인데 허름해보이는 간판에 핑크빛 페인트로 칠해진 낡은 가게이다. 이곳의 한치 물회는 정말 백미라고 하는데 이곳은 형관펜으로 밑줄을 그어놔야겠다.

 

제주는 사계절 언제 가더라도 아름다운 광경을 뽐내는 곳이다. 예전에는 여름의 끝자락에 갔었는데 만약 올 가을에 가게 된다면 또 다른 제주의 모습을 보여줄거란 기대를 가지게 된다. 5년전의 제주와 지금의 제주는 어떻게 달라졌을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이 책의 수많은 사진들과 저자의 맛깔나는 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당장에 제주행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고 싶어진다. 이 책의 뒤표지에 있는 '안보고는 못 배기는, 보고는 안 갈 수 없는 제주 여행 안내서' 문구가 정말 강하게 와닿는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이 책을 접하는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올 가을에는 저자가 소개해준 제주의 아름다움을 느껴보고 싶다. 특히나 맛집들은 모조리 정복하리라 다짐해본다. 2010년의 가을 어느날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삼아 맛있는 별미를 맛보고 있을 그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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