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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인간 1 - 밀약 ㅣ 운명의 인간 1
야마사키 도요코 지음, 임희선 옮김 / 신원문화사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현대 사회에 있어서 언론의 역할은 무척 중요하다. 언론의 가장 큰 역할은 국민들의 알권리를 보장해주는것과 권력을 감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류를 이루는 언론은 역시 방송과 신문이다. 그들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최근들어 정보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인터넷이 급속도로 발전했다. 그로 인해 과거에 비해 국민들은 좀더 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가 있어서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언론의 역할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작 국민들이 꼭 알아야할 아주아주 중요한 정보들은 감춰지기 마련이다. 극소수의 사람들이 독점하는 정보가 국민들에게 공개될수 있어야 진정으로 알권리가 충족되리라 생각한다.
그에 반해 권력을 감시하는 언론의 기능은 희미해보인다.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봤을때 방송의 경우는 최근에도 말이 많다. 특히 공영방송이라고 할 수 있는 KBS와 MBC 특히 최근 MBC를 둘러싼 말들이 많다. 방송장악, 공영방송의 중립성 이런 것과 관련해서 말이다. 최근 방송 뉴스를 보면 권력 감시와 관련된 소식을 찾기가 힘들다. 그나마 방송은 나은 편이다. 신문의 경우 각 신문사의 입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주류 신문들은 정부쪽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신문들이 경우에는 더욱더 권력 감시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거 같다. 오히려 정부쪽 입장을 대변하는거 같아 보이기도 하다. 그들은 자기 입맛에 맛는 기사들만 신문에 싣는 경우가 많다. 전 정부와 관련해서는 많은 비난을 쏟아내더니 현 정부가 비슷한 상황에 놓였을때는 단신으로 처리하거나 어물쩍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최근 재판 진행중인 전직 총리의 수뢰혐의와 관련해서 처음에 의혹이 불거질때는 1면에 대문짝하게 보도하더니, 어제 있었던 재판에 대해서는 자기 입맛에 맛는 제목으로 작은 기사로 처리한 것을 봤다. 반대로 현 정부에 비판적인 신문들의 경우는 주류 신문과는 논조가 다른 기사를 내기도 한다. 정권과 상관없이 국민을 위해 권력을 견제하는 언론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는 신문은 만날수가 없는것인지 씁쓸하기만 하다.
한 개인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주장보다는 조직이 주장하는 원리에 밀리는 경우가 많다. 기자가 아무리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노력하고, 권력을 견제하기위해 애쓰더라도 그러한 노력은 조직 상층부에 의해 제지당하기 십상이다. 그리고 기자 개인이 그렇게 하기도 힘들다. 그렇게 해서는 그 조직에서 살아남을수가 없으니 말이다. 조직원으로서 조직의 입장에 맞는 행동을 하는게 자신의 안위를 위해 최선인거 같다. 그렇다고해서 모든 기자가 언론의 역할을 져버리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언론의 역할을 수행하려는 기자가 있다. 물론 우리나라 기자가 아닌 일본의 기자이다. 그리고 현실속 상황이 아닌 소설 속의 상황이다. 하지만 이 책의 시작에는 '이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이런 문구가 들어있다.
유미나리 료타라는 인물이 있다. 일본의 3대 신문중 하나인 마이아사 신문의 정치부 기자로 뛰어난 수완을 바탕으로 하여 특종을 잘 터트리는 기자이다. 또한 신문사의 고위층이 되고자하는 야심도 가진 인물이다. 그는 간담회를 통해 기사를 쓰는것을 혐오한다. 무릇 기자란 발로 뛰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활동을 통해 남들에게 인정받는 기자가 되었다. 1971년 미국과 일본의 오키나와 반환 협상에 대해 취재하던 중 그 과정에서 무언가 있다는 느낌을 받은 유미나리는 평소 좋은 관계를 유지하던 외무성의 2인자 안자의 심의관의 비서로 일하는 미키 아키코로부터 비밀 문서를 입수하게 된다. 국가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것을 터트리는 것을 자제해야한다. 하지만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야한다는 기자의 사명감이 그에게는 더 컸다. 하지만 그것을 직접 터트리기에는 정보 제공자가 위험해지기에 주저하고 있었는데, 결국 야당 의원을 통해 그것을 밝히게 되지만 사건은 예기치 못하게 흘러가고, 그는 결국 국가라는 거대 권력과 맞서게 된다.
그로 인해 유미나리는 유능한 정치부 기자에서 나락으로 떨어지는 삶을 경험한다. 혹시 밀약을 공개했을시 이렇게 될 수 도 있을거란 생각을 못한것일까? 아님 이런 고난을 겪더라도 그만큼 국민들에게 알려야한다는 사명감이 더 컸던 것일까? 유미나리는 정치부 기자로서 권력과 가까운 거리에 서있었지만 정작 권력의 속성을 파악하지 못한거 같다. 권력은 냉정하고, 모든것을 자기 입맛에 맞게 판단한다는 것을 말이다. 유능한 정치부 기자로서 자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을때는 그를 가까이 했지만, 상황이 변한다면 가차없이 내쳐질 수 있다는 것을 유미나리는 망각한거 같다. 권력이란 것의 진정한 무서움이 느껴지는거 같다.
이 책의 이야기가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졌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이런 기자가 없는것인지 모르겠다. 한미 FTA를 비롯해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 체결한 협정을 여러가지가 있다. 협정이 체결된 이후 그 결과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일반적으로 국민들에게 알려지는 결과가 전부가 아닐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국민들의 반감을 살만한 감춰야만 하는 밀약이 있을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1965년 체결된 한일 협정이라던지 과거에 북한과의 여러가지 합의서 등은 더욱더 의심이 간다. 하지만 비밀스런 약속이 있었다고 밝혀진게 없다. 유미나리와 같은 생각을 가진 기자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밝히려 노력했지만 결국 묻혀버린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물론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지만 나 자신이 기자라면 절대로 유미나리와 같은 행동을 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냥 무던하게 구렁이 담 넣어 가듯이 그런 기자 생활을 하고 있었을테니 말이다. 그러고보면 나는 참 이중적인 인간인거 같다.
이 책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 언론에 대해서 그리고 권력에 대해서 말이다. 이 책은 총 4권으로 되어 있는데 현재는 2권까지만 출간된거 같다.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지 궁금해진다. 이러한 이야기를 펼쳐낼수 있는 저자 야마사키 도요코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저자의 전작 하얀거탑을 인상깊게 읽었었는데 역시 이 책 또한 인상적이다. 이 책의 이야기 또한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면 괜찮을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야기의 내용상 현 정부하에서는 어렵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조심스럽게 해보게 된다. 이 책을 읽고난뒤 뭔가 개운치 못하고 씁쓸함을 느끼게 된다. 언론 통제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을수 있는 현 상황이 더욱더 그런 감정을 부추기는거 같다. 얼른 3권이 보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