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맥주 견문록 - 비어 헌터 이기중의
이기중 지음 / 즐거운상상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사실 나는 맥주와는 친하지 않다. 맥주보다는 소주와 친하다. 왜그런지는 모르겠다. 성인이 되고 술은 제대로 마시기 시직할 무렵에는 주로 맥주를 마시곤 했었다. 맥주는 아무리 마셔도 취하는지 알 수가 없었고, 배가 불러서 더이상 마시지 못할정도가 될때까지 마시곤 했었던거 같다. 반면에 소주는 처음에 한 잔도 마시지 못했다. 대학 신입생 시절 OT나 MT를 갔을때 맥주만 찾게 되었고, 선배가 따라주는 소주를 마시는 척하며 슬쩍 버리곤 했었다. 이렇게 쓰디 쓴것을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것이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바뀌게 되었다. 여름에 아주 더울때 시원함을 느끼기위해 맥주를 마시긴하지만 나의 주종목은 소주로 바뀌었다. 어느덧 소주의 맛을 느끼게 되었고, 소주를 마셔야 술을 마신거 같다는 느낌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러다보니 맥주는 점점 멀어져만 갔고, 최근에 맥주를 마셔본게 언제인지도 잘 모르겠다. 하긴 소주를 마신지도 좀 된거 같다. 
 

작년인가 친구들과 저녁을 먹고 밤 늦은 시간 호프집에 간적이 있었다. 호프집에는 정말 오랜만에 간 것이었는데 가게안에는 생소한 맥주들이 정말 많이 있었다. 메뉴판을 보아도 나에게 익숙했던 카x 맥주나 하xx 맥주는 보이지 않았고, 이상한 이름의 맥주들 뿐이었다. 무슨 맥주의 종류가 이렇게 많냐고 친구들에게 투덜되면서 왠지 멋져보이는 이름의 맥주를 주문했는데 예전에 마셨던 맥주와는 맛이 좀 달랐던거 같다. 그리고 친구들이 주문한 맥주는 각자 다 다른것이었는데 모두 한 모금씩 마셔보니 맛이 다 달랐다. 맥주의 맛이 이렇게 다양했던가 생각하면서 나의 맥주를 마셨던거 같다. 요즘도 마트나 슈퍼에서 보면 다양한 맥주가 진열되어 있다. 각 병마다 휘황찬란한 마크를 달고 있는 맥주들을 보면서 저 맥주들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건지 궁금하게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던 중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모든 맥주가 유럽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테고, 우리나라에 들어와있는 맥주가 모두 유럽 맥주는 아닐테지만 이 책을 읽어보면 맥주에 대해서 알 수가 있을거 같았다. 

 
내가 맥주에 대해서 아는것은 거의 없지만 맥주하면 독일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사실 왜 독일이 떠오르는지 잘 모르겠다. 어디서 들었는지 어디서 보았는지는 생각이 나지 않지만 독일의 수제 소시지와 함께 맥주를 마시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래서 처음 이 책을 받기전에는 아마 독일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책에는 무조건적으로 독일을 중심으로 하고 있지 않았다. 이 책에 따르면 맥주 강대국은 영국, 아일랜드, 체코, 독일, 벨기에 이렇게 다섯 나라를 꼽고 있었다. 지도를 통해서 보니 와인이 발달된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은 유럽의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었고, 맥주가 발달된 나라들은 위쪽에 위치하고 았었다. 맥주의 주원료인 보리와 와인의 주원료인 포도가 좋아하는 기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맥주는 단순히 보리 재배지역을 떠나 전 세계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포도에 비해 보리는 훨씬 딱딱할 뿐 아니라 자연 상태에서 쉽게 발효되지 않기 때문에 먼 거리까지 수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러한 보리의 특성때문에 와인에 비해 전 세계적으로 퍼져있고,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즐길 수가 있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맥주의 5대 강대국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덴마크를 찾아 그곳의 맥주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곳은 맥주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이었다. 저자는 영국을 방문한 이유는 영국 전통의 에일 맥주를 마셔보기 위해서라고 했다. 진짜 에일(Real Ale)이라고 불리는 캐스크 비어(Cask Beer)는 영국의 가장 전통적이고 고전적인 맥주라고 한다. 영국의 맥주를 맛보기 위해서는 펍을 찾아야한다. 펍(Pub)은 영어로 대중적인 장소라는 의미의 'Public Place'의 준말인데 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도 나누고 새로운 사람도 사귀는 만남의 장소와 같은 곳이다. 런던에는 어딜가나 수많은 맥주 펍이 있지만 진짜 에일 맥주를 맛보기위해 저자는 역사와 전통을 가진 펍을 찾아 방문하고 있었다. 에일 맥주의 맛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마시는 맥주와는 맛이 좀 다르다고 했다. 거품이 적고 미지근하게 마시기때문에 처음에는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마시다보면 그 매력에 빠진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었다.
 

아일랜드의 맥주는 기세스로 대표되는 스타우트라고 했다. 저자는 기네스 맥주와 함께 아일랜드의 다양한 맥주를 맛보고 있었다. 그리고 체코와 독일, 벨기에의 맥주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체코는 오랜 맥주유산을 가진 나라였다. 최초의 맥주 양조장이 세워졌으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홉 농장, 세계 최초의 맥주 박물관, 맥주 양조 교과서를 가진 나라였다. 세계에서 맥주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이며, 물보다 맥주 소비가 많은 곳이라고 한다. 그리고 오늘날 전 세계 맥주 종류 중 가장 많이 생산되고 판매되는 '필즈너'와 버드와이저의 원조인 '부드바' 맥주가 탄생된 곳도 체코라고 한다. 그만큼 많은 양조장과 다양한 맥주가 체코에는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다. 독일,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의 맥주에 대해 알아가면서 맥주라는 새로운 세계에 풍덩 빠진거 같았다. 이 모든 나라들의 맥주를 다 합하면 과연 몇 가지의 맥주가 나올런지 궁금해졌다. 그리고 과연 나의 입맛에 맞는 맥주는 어느나라의 어느 맥주일지도 알고 싶어졌다.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제목 그대로 맥주 견문록으로서 맥주의 모든 것을 알 수가 있을거 같다. 아마도 맥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정말 그들에게 최상의 매력을 전해줄거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나와 같이 맥주에 대해 잘 모르는 문외한이라도 이 책과 함께라면 맥주에 대해 많은 것을 느낄 수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맥주를 찾아 이렇게 세계를 누비는 저자가 부럽게도 느껴진다. 과연 나도 런던의 펍에 앉아 맥주를 마시며 여유를 즐겨볼 그날이 올지 모르겠다. 형형색색의 다양한 맥주들의 마크만큼이나 제각각의 맛을 뽐내고 있는 다양한 맥주들. 그 맥주들을 단지 미각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이 책과 함께라면 오감을 자극하는 맥주의 맛을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 맥주를 찾아 떠난 즐거운 여행이었던거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