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들어왔었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이고 송강호가 출연한다고 하기에 많이들 기대하는거 같았다. 사실 나는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극장에 직접가서 영화를 본지도 꽤 오래 되었다. 작년 추격자 이후 극장에 간적이 없으니 말이다. 하지만 박찬욱 감독은 내가 좋아하는 감독 중 한명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한번 가볼까 생각했었다. 그런데 '박쥐'가 책으로도 나온다고 했다. 나는 영화보다 책을 더 좋아하기에 책을 통해서 만나보고 싶었다. 영화를 만들어낼때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만들어내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은 과연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했다. 오늘 뉴스를 보니 영화 '박쥐'가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2004년에는 올드보이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었는데 역시 칸은 박찬욱 감독을 좋아하는거 같다. 이 책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이야기이다. 신부인 상현은 엠마뉴엘 신부가 분리해낸 바이러스와 백신을 인간에게 직접 투여하여 실험하는 아프리카의 엠마뉴엘 연구소에 갔다. 그곳의 실험 지원자 50명중 살아남은 사람은 그가 유일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성자라 칭했고 그가 스스로 기적을 이루었듯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기적을 보여줄 사람이라고 했다. 상현은 응급환자의 종부성사를 위해 병원에 갔다가 환자의 피를 먹게되고 자신의 몸이 원하는것은 피라는것을 알게 된다. 그는 사람의 피를 먹자 피부가 깨끗해지고 힘이 솟았으며 4층에서 뛰어내려도 멀쩡한 몸이 되었다. 뱀파이어가 되어 불멸을 얻게 되었던 것이다. 그는 어린시절부터 성욕을 억누르면서 살아왔다. 욕구가 생길때마다 회초리로 자신의 성기를 내려치곤 했었고 리코더를 허벅지에 내리쳤었다. 그렇게 참아왔던 욕구는 태주를 만나면서 강하게 일어난다. 어린시절 친구였던 강우의 부인이 된 태주는 어린시절에 알던 사이였다. 태주는 어려서 자신을 거두어준 라여사의 아들 강우의 인형같은 존재였다. 건강하지 못한 강우의 곁에 항상 붙어서 살아온 태주는 강우와 결혼했지만 전혀 행복하지 못했다. 그러던 태주역시 어린시절 보았던 상현을 만나게 되면서 욕망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뱀파이어라는 소재는 얼마전 보았던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생각나게 한다. 빛을 보지 못하고 피를 먹으며 사는 존재 영원한 삶을 살수도 있기에 대단한 존재라는 생각도 든다. 반면에 영원하기에 아름다울수 없는 존재라는 생각도 함께 든다. 박찬욱 감독의 이야기답게 역시 파격적인 이야기인거 같다. 만약 내가 뱀파이어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 생각해보았다. 끊임없이 피를 먹어야하는 존재이기에 결국 살인을 할 수밖에 없는 존재인 뱀파이어로 살기에는 나는 너무도 나약한 심성을 가진 인간인거 같다. 그래서 뱀파이어로서는 거의 낙제점이 아닐까 싶다. 그냥 나는 지금 이대로의 평범한 삶이 가장 어울리는거 같다. 과연 이 이야기를 영화속에서는 어떻게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이 책을 통해 받았던 느낌들을 영화를 통해 다시한번 느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