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정말 바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들이 그렇게 바쁘게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다양한 이유들이 언급될 수 있을것이다. 어느 누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라고 할 것이고, 또다른 누구는 먹고 살기 위해서라고 할 것이며, 또다른 누구는 별다른 생각없이 그냥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고 이야기 할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가는 이유는 바로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앞길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기에 좋은 일이 일어나길 기원하면서 살아가고 있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다면 미래가 정해져있고 그것을 우리가 알 수 있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 과연 지금과 같은 생활을 지속할 수 있을까? 할 수 없다 쪽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어떻게 살든지간에 나의 미래가 정해져있고 바뀔 가능성이 없다면 지금과 같이 바쁘게 살아갈 필요는 없을거라고 생각한다. 3개월 후 지구가 운석과 충돌한다면? 이 책의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3개월 후에 지구가 운석과 충돌할 것이고 지구의 사람들은 목성이나 화성같은 다른 행성으로 탈출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단 탈출 로켓에 탑승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1000만 명뿐이라고 한다. 과학자나 정치인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추첨을 통해서 탈출 인원을 결정한다고 한다. 지구의 인구가 정확히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중 1000만 명이라니 그리고 과학자 등 유력인사들을 제외하면 일반 사람들에게 배정될 탑승권은 아주 적어질 것이다. 한마디로 가능성이 정말 희박하다는 말이다. 이런 뉴스를 접했다면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여야할까? 아주 큰 소동이 일어나야 정상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의 이야기들은 전혀 그렇지가 않은거 같다. 고향을 사랑하는 섬마을 사람은 배를 타고, 택시기사는 밤길을 달린다. 호스트는 평소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고객을 관리하고, 빈집털이범은 그냥 평소대로 빈집털이를 하며, 삼촌을 사랑하는 여고생은 삼촌을 기다릴뿐이다. 3개월 후의 운명에 대해 그다지 큰 신경을 기울이지 않는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과연 이 책의 저자 미우라 시온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정확히는 모르지만 인간이란게 영원할 수는 없는 것이고 애써 부정하려해도 자신에게 처해진 것은 어쩔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하는거란 생각이 든다.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인간은 사물과는 달리 영원할 수 없고 유한한 존재이기에 더욱더 아름다운 존재라고 말이다. 이 책은 7개의 단편들로 이루어져있는데 지구가 운석과 충돌한다는 배경을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연결되어있는 이야기라는 느낌을 준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라는 책을 통해 미우라 시온이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는데 평범한 작가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이 책의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역시 내 생각은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나오키상을 수상할만한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많은 것들을 생각해보게 된다. 만약 지구의 종말론이 사실이라면 나는 남은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많은 생각은 해보지 않았는데 여러가지 제약으로 인해 그동안 참아왔던 여행을 떠날거 같다. 정말 가보고 싶은곳이 많았고 언젠가 꼭 가보리라 마음먹고 있었는데 앞으로 가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억울하기도해서 말이다. 내가 보고 듣고 느끼고 싶은것들을 실컷 경험하고 온 뒤에는 가족들을 비롯한 내 주변의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질거 같다. 다른 많은 사람들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살고자 발버둥쳐도 내 의지와 상관없는 운명을 맞이할 수 밖에 없다면 이 책 속의 인물들처럼 그냥 하루하루를 평범하게 보내는게 가장 현명한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 '옛날 이야기' 이 책은 나에게 많은 여운을 남겨주는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