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고 권위의 에도가와 란포상 만장일치 수상 추리계 거장 및 현역 인기 작가들의 이견 없는 선택 게다가 최근에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밀리언 셀러의 책 '천사의 나이프'라는 제목의 이 책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래야 않을수가 없었다. 그동안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들을 몇권 읽어보았는데 하나같이 나에게 즐거움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이 책이 야쿠마루 가쿠의 첫번째 소설이라는데 과연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갔기에 대단한 평가를 받았는지 궁금해졌다. 히야마 다카시라는 남자가 있다. 그는 아내 쇼코를 잃고 어린 딸 마나미를 데리고 홀로 살아가고 있다. 그의 아내는 살해를 당했는데 그 범인이 13세의 소년 세명이었다. 그 소년들은 형법 41조 '14세 미만인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라는 법에 의해 교화시설에 입소하고 보호관찰 처분을 받게 된다. 그리고 히야마는 그 소년들에 대한 어떠한 내용도 알지 못한다. 피해자 유가족으로서 가해자가 형법에서 보호하는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가해자의 정보에 대해 전혀 알수가 없다니 씁쓸한 느낌이 든다. 저런 법이 지금도 일본에 존재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예전에 내가 법을 공부할때 13세미만인가 14세미만인가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 하여튼 그 나이의 아이들이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고 잡혔을때 경찰에게 자기는 처벌을 받지 않는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한 사건이 있었다는 사례를 들은 기억이 났다. 아마도 최근 일이었다고 했던거 같다. 지금은 법이 개정되었는지 잘 모르겠는데 그 이야기를 들었을때 참 어이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 책에 나오는 사건 같은 경우 14세 미만이라고 해서 살인을 저질렀는데 처벌을 받지 않는다니 참 이상한 생각이 든다. 처벌없이 그러한 아이들이 갱생을 할 수 있을지 의문시 된다. 히야마는 그 당시 한 인터뷰에서 그들을 죽이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내가 그의 입장이었더라도 비슷한 생각을 가지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하여튼 4년의 시간이 흐르고 그때의 상처를 잊으려 노력하며 살아가고 있는 히야마에게 그 당시의 형사였던 사에구사가 찾아온다. 4년전 사건의 가해자 소년중 한명이 살해당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히야마의 근처에서 말이다. 그 후 또다른 가해자 소년중 한명도 살해당하고 만다. 히야마는 용의자로 의심받게 되고 그는 과거 그 사건에 대해 그리고 현재의 살해사건에 대해 진실을 알아보기로 결심하게 된다. 과연 이 책의 이야기를 통해 저자가 독자들에게 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현재 일본의 형법체계가 어떻게 되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일본에서 미성년자의 범죄에 대한 처벌에 대해 논란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저자는 그 미묘한 문제에 대해 이 책속의 살인사건을 빌려 하고 싶은 말은 한것처럼 보인다. 저자는 처벌을 주장하는지 아니면 교화에 의한 갱생을 주장하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처벌쪽에 무게가 실린다는 느낌을 받는다.(물론 내가 잘못 생각한것일수도 있지만) 이 책의 이야기처럼 살인사건을 저질렀음에도 형사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처벌을 받지 않고 어느 정도의 교화를 거쳐 다시 사회속으로 들어와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살아간다는게 그 피해자 가족의 입장에서 볼땐 얼마나 가슴 찢어질 노릇인지 이해가 갈것도 같다. 단순히 보상을 해준다던지 입에 발린 말 몇마디를 하는것은 진정한 갱생이라고 할 수 없을것이다. 자기가 저지른 사건을 항상 떠올릴수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저자는 첫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주제를 흥미진진하게 잘 어우러지게 하고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책속으로 빠져들게 만들고 있고 이러한 장르의 책에서 내가 가장 중요시 생각하는 예기치 못한 이야기들까지 나에게 큰 만족을 주고 있다. 이 책은 나에게 흥미와 함께 많은 생각을 안겨주는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