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탐정록

경성탐정록 ㅣ 경성탐정록 1
한동진 지음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09년 1월

'경성 탐정록'
이 책의 제목이 나의 흥미를 끌어당겼다.
나는 추리소설을 좋아해서 제법 많은 추리소설을 그동안 읽어왔었다.
그런데 그동안 읽었던 책들을 기억해보니
우리나라 작가가 쓴 추리소설은 별로 접해보지 못한거 같았다.
내가 유독 우리나라 작가의 추리소설을 싫어한다거나 하는것도 아닌데 말이다.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추리소설이 침체기가 아닐까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어쨌든 오랜만에 만나는 우리 작가가 쓴 추리소설이기에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펼쳐나갔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배경은 경성이다.
경성이라하면 일본이 1910년 우리나라를 침략하면서 한성을 경성으로 고친것이다.
즉 일제시대가 배경인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시대적 상황을 잘 이야기하고 있는듯 하다.
그 시대에 일본의 폭력적인 통치속에서 그들에 굴복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말이다.
처음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작가가 경성을 배경으로 했을까 궁금했었다.
작가가 후기에서 밝혔듯이 과학적인 수사를 하고 있는 지금 시대를 배경으로 하기보다는
무능한 경찰이 있었고, 과학적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그 시대가 탐정을 출현시키기에는 적당했을거 같다.
그리고 그러한 시대 상황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인물을 내세워 그러한 세태를 꼬집은거 같기도 하다.


이 책의 주인공 설홍주와 왕도손은 코난도일의 창조해낸 셜록 홈즈와 그의 친구 와트슨에서 창조되었다.
주인공들의 이름을 보면 그들 이름의 발음이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 책은 5가지의 단편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운수 좋은 날', '광화사', '천변풍경', '소나기'는 우리 작가들의 소설 제목이기도 하다.
설홍주는 사소한 것에서 단서를 발견하는 관찰력과 뛰어난 두뇌를 지닌 사람이다.
그는 단순한 직감에 의존하기보다는 증거를 찾아 논리적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사람이다.
그는 중국인 한의사 왕도손과 함께 사건들을 해결해 나간다.
작가는 설홍주란 인물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일까?
단순히 어려운 사건을 해결하는 뛰어난 탐정을 보여주려는 것일까?
물론 그럴수도 있다.
하지만 그 시대상황에서 알 수가 있듯이 이 책에는 레이시치 경부가 등장하는데
그는 매번 설홍주에게 도움을 받고 있는 일본인이다.
그러한 모습을 통해 일본이 제국을 표방하지만
오만하고 무능하며 허세로 가득찬 나라라는걸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설홍주라는 인물을 통해 그 시대의 현실을 보여주고
현실에 쉽게 타협했던 많은 인물들을 비판하고 있는거 같다.
 

일제시대를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을 처음 읽어봤는데
나름 그 시대를 알 수가 있어서 좋았던거 같다.
역시 추리소설을 흥미진진해서 좋다.
그래서 내가 아직도 투니버스 채널에서 방영하는
명탐정 코난을 끊지 못하는거 같다.
앞으로도 우리나라 작가들의 멋진 추리소설들을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저자의 후속작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