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의 '사기'는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필독서 중 하나이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모든것들이 집약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주위의 몇몇분들에게 사마천의 '사기'를 추천 받은적이 있었지만 읽어볼 기회를 가지지 못했었다. 이번에 김영수씨가 쓴 이 책 '난세에 답하다'를 알게 되었는데 사마천의 '사기'에 대해 이야기한 책이라는걸 알고 꼭 읽어보고 싶었다. 중국에 대해 이야기한 많은 역사서 중에서 사마천의 '사기'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를 직접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이 책을 접할 기회가 주어졌다. 이 책을 통해 과연 내가 어떤 생각들을 가지게 될지 궁금해졌다. 이 책은 저자 김영수씨가 EBS에서 강의했던 내용을 주제별로 정리하여 엮은 책이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사기'를 읽는 보람 14가지를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중에서 내가 몇가지나 공감하게될지 알고 싶어졌다. 책 앞부분은 사마천이라는 사람에 대해 그리고 사기가 어떻게 해서 탄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사마천이란 인물은 평범한 사람은 아닌거 같다. 그는 황제를 거슬렀다는 이유로 궁형 즉 거세를 당한 사람이었다. 중국의 10대 혹형 중 하나인 궁형은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심리적·정신적 고통을 수반하는 치욕적인 형벌이었다. 그러한 치욕을 감수하면서 목숨을 부지한 까닭은 완성하지 못한 '사기'때문이었다고 한다. 사마천이란 인물에 대해 좀더 쉽게 이해하기위해 저자는 사마천의 고향을 방문해 그와 관련된 여러가지 사실들을 알게 되고 그 이야기들을 쉽게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본 사마천의 '사기'에서 가장 나의 흥미를 끄는 부분은 역시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이다. 약 2000년 이전의 많은 인물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오월춘추시대의 제환공의 이야기에 관심이 갔다. 제환공은 잘 알려진 사자성어 관포지교의 주인공 관중과 포숙을 참모로 둔 사람인데 역시 뛰어난 인물은 인재를 알아볼 줄 안다는것을 느끼게 한다. 인재를 등용하기 위해 노력하던 제환공도 말년에는 나라를 망치고 만다. 간신에게 둘러쌓여 총기가 흐려진것이다. 춘추시대 패자였던 그가 비참하게도 굶어죽었다고 한다. 참 사람의 인생이란 정말 롤러코스터와 같은거란 생각이 다시한번 들게 한다. 제환공의 이야기외에도 이 책에는 많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진시황의 이야기라던지 고사성어, 명언, 명구 이야기들, 인간관계의 이야기들 관료이야기, 경제와 관련된 이야기 등등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져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과연 난세일까? 난세(亂世)는 '전쟁이나 무질서한 정치 따위로 어지러워 살기 힘든 세상' 이라고 사전에 나와있다. 사전의 의미를 보더라도 전쟁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난세라고 할 수 있을듯 하다. 많은 사람들은 IMF때보다 살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부자들은 더욱더 부자가 되고 있고 여러가지 사회적인 갈등은 지속되고 있으니 말이다. 누군가 역사는 반복된다고 이야기했다. 그 말이 딱 맞는듯하다. 우리가 역사를 공부하는것은 과거의 모습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한것인데 어찌해서 역사는 반복되고 있는지 참 희한한 일이 아닐수가 없다. 이러한 난세가 그냥 지나가기를 기다려야만 하는것일까? 난세를 해결할 답은 없는것일까? 명확한 답을 내리기는 힘들겠지만 사마천의 '사기'를 통해 여러가지를 배울수가 있을거라 생각한다.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시대는 혼란한 시대였다. 그러한 시대속에서도 군주들은 천하의 패권을 잡기위해 싸움을 벌이지만 그속에는 백성들을 어떻게 다스려야하고, 어떻게 인재를 등용해야하며 어떻게 나라를 다스려야하는지가 나와 있다. 자기 밥그릇 싸움에 여념이 없는 이 나라의 지도자들에게 도움을 줄 내용들이 '사기'에 담겨져 있는것이다. '사기'와 같은 대단한 책을 써낸 사마천이란 인물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꼭 '사기'를 통해서가 아니더라도 우리 사회가 지금과 같은 혼란을 즉 난세를 극복할 동력을 찾았으면 좋겠다. 좋은 책을 볼 수가 있어서 너무도 좋았다. 두고두고 볼만한 책인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