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찬 여행기
류어 지음, 김시준 옮김 / 연암서가 / 200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사는 반복된다고 누가 말했던가.
다른 사람들이 나날이 변화하고 있는 다른 세상에서 살아가지만
같은 일들이 반복해서 일어나는것은 왜일까?
이 책 라오찬 여행기는 20세기초에 쓰여진 고전이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은 단순히 그 시대에만 적용되는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에도 적용되는것 같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접했을때는 단순한 여행 관련 책인줄 알았다.
그래서 읽고 싶어 했던것인데 알고 봤더니 내가 생각했던 그런책이 아니었다.
하지만 견책 소설이라는 생소한 장르의 책은 나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중국 청나라 말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책에는 라오찬이라는 인물이 등장한다.
라오찬은 떠돌이 의사인데 여기저기 다니다보니 이런 저런 사람들과 친분을 맺고 있는 사람이다.
그의 의술이 뛰어나서인지 그는 가는 곳마다 환영을 받는 편이고 관리들이 그를 곁에 두고 싶어 하지만, 그는 역마살의 삶을 타고 났는지 그냥 떠나곤 한다.
한 나라가 망하기전에는 보통 민심이 흉흉하기 마련이다. 도적들도 도처에 들끓고 말이다.
이 시대도 예외가 아닌지라 나라가 편안하지 못한거 같다.
특히 관리들의 부패가 심한데 백성들을 수탈하여 자기 욕심을 채우는 부정 부패한 탐관오리들도 있지만, 이 책에서는 그런 관리들보다는 청렴함을 자처하지만 백성들을 혹독하고 무자비하게 다루는 혹리酷吏들을 라오찬을 내세워서 비판한다. 정말 이 책에 나오는 혹리들은 너무도 가혹했다.
물론 법대로 백성들을 다루는것은 옳지만,무조건적인 법만 내세우는 것은 아닌듯 하다.

이 책의 이야기가 청나라 말기의 실상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우리 나라의 모습도 반영되어 있는거 같아 왠지 모르게 씁쓸함이 느껴진다.
혹리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법을 앞세우고 있는 현 정부의 모습이 말이다.
사실 IMF때보다 더 살기 힘들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물론 모든게 정부의 책임은 아니지만
최근에 내눈에 비친 우리 정부가 보여준 강압적인 모습은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생각해보게 하는거 같다.
 
이 책은 저자 류어의 자전적 이야기라고 한다.
류어는 이 책에서 중국 정부와 관리들을 비판하고 있는데
일부 인물들 특히 혹리로 등장하는 위센과 깡삐는 실존 인물들이라고 한다.
참 저런 관리들 밑에서 살아야했던 백성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짐작이 간다.

고전 소설인 만큼 처음 이 책을 접하게되면 어렵게 느껴질수도 있다.
나 역시 좀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조금씩 책의 내용을 이해하면서 읽다보니
점점 '라오찬 여행기' 이 책에 빨려들어갈 수 있었다.
단순한 책이 아니라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중국 고전을 오랜만에 읽어볼 수가 있어서 좋았다.
좀 딱딱한 면도 없진 않지만 꼭 읽어볼만한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