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사' 처음 접해보는 인류학 책이었다. 사실 인류학이라고 하면 조금 지루한 감이 없지 않다고 생각해 왔었다. 그래서 인류학과 관련된 책을 접하기를 꺼려왔던게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인류학을 한번 접해보고 싶었고 이 책을 읽을 기회가 주어졌다. 막상 책을 받으니 다시 두려워졌다. 역시 생각했던대로 책이 두꺼웠던것이다. 하지만 기왕 읽기로 마음 먹은거 끝까지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남서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도 오지인 칼라하리 사막에 사는 쿵족의 이야기이다. 아니 자세히 말해 쿵족 여성의 이야기이다. 이 책의 저자인 인류학자 마저리 쇼스탁이 수개월동안 쿵족과 더불어 살면서 그들의 언어를 배우고 그들의 삶을 조사하여 쓴 책이다. 그녀는 여러명의 쿵족 여성들을 상대로 인터뷰를 하면서 그들을 알아가려 하였다. 쿵족 여성들 인터뷰 대가로 주어지는 경제적 보상때문에 인터뷰를 하지만 마저리 쇼스탁은 그녀들의 인터뷰의 사실 여부를 정확하게 판단할 수가 없었다. 작가는 인터뷰한 여성들중 니사에게 가장 끌렸고 결국 니사에게서 그녀가 얻으려 했던 것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니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쿵족 여성들의 삶을 알 수가 있었던 것이다. 쿵족의 여성들 아니 쿵족의 사람들은 한평생 살아가면서 삶의 이치를 깨닫는거 같다. 인상 깊었던 것중 하나는 태어난뒤 아이들은 음식이나 물건을 서로 나눠 가지도록 교육을 받는다고 한다. 처음 배우는 말중 하나가 나na(그것을 저한테 주세요)와 이흔ihn(이걸 받으세요)라고 한다. 식물을 채취하거나 사냥을 주식으로 하는 쿵족의 삶에서 함께 나누는 것은 이들에게 이미 익숙한것 같았다. 쿵족의 아이들은 규율을 배우기도 하지만 자유롭게 성장하는거 같았다. 그것은 부러운 점 중 하나였다. 물론 그들이 사는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겠지만 우리와 비교해보면 너무도 차이가 많이 나는것 같다. 반대로 그들이 우리가 사는 모습을 보고 부러워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그들은 프라이버시가 거의 없어서 성에 일찍 눈을 뜨는거 같다.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결혼과 이혼을 자주 하고 배우자 이외의 애인을 두는 경우도 많은거 같다. 이것 역시 환경의 영향이 크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자연 환경과 함께 살아가다보면 이런 저런 병들을 얻을수가 있을텐데 치료하기도 쉽지 않을거 같고(그들은 주술로 치료한다고 하지만) 사냥을 하다보면 위험한 경우를 많이 만나게 되고 죽을 수도 있을테니까 말이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리고 아이를 먼저 보내고 또 그것을 아무렇지 않은듯 극복하고 살아가는 니사의 모습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물론 쿵족의 삶을 그냥 그대로 이해하기는 쉽지가 않다. 하지만 이 세상은 나 혼자만 살아가는게 아니고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우리 민족의 삶 역시 중요하고 존중받아야 하지만 쿵족 그들의 삶 역시 중요하고 존중받아져야 할 것이다. 쿵족의 삶은 어찌보면 구석기 시대의 삶과 비슷한거 같다. 내가 쿵족의 삶속에 들어가 생활한다면 과연 며칠을 버틸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하루는 그럭저럭 지낼수 있겠지만 이틀을 버티기가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들 역시 마찬가지일것 같다. 우리가 생각하기엔 우리의 생활이 편리하지만 그들의 눈으로 보면 불편할테니 말이다. 쿵족 그들에게는 자연과 더불어 자유롭게 살아가는 그들만의 삶의 방식이 가장 좋을 것이다. 과연 쿵족 그들이 지금의 방식대로 영원히 살아갈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문명이 쿵족속으로 들어가면 결국 그들의 삶의 방식도 바뀔수 밖에 없을거 같다. 좋은 책을 만나서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해 배울수가 있어서 좋았던거 같다. 쿵족 그들의 자유로운 삶이 영원히 지속되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