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의 역습 - 당신이 몰랐던 우유에 관한 거짓말 그리고 선전
티에리 수카르 지음, 김성희 옮김 / 알마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커다란 글씨가 책 표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선명히 눈에 들어오는 제목.
우유의 역습. 역습? 무슨 SF 소설 제목도 아니고.. 우유가 왠 역습?
우유란 단어가 가지는 이미지나 어감은 역습과는 잘 연결되지 않았기에 더욱 궁금증 유발..
도대체 우유가 무슨 잘못을 했단걸까?
교과서에도 완전이란 수식어를 당당히 꿰차고 등장했던 식품 우유.
우리가 몰랐던 진실은 그리고 선전은 무얼까.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키가 크려면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선 우유를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아니 오히려 당연한 일처럼 여긴다. 그런 우유에 숨겨진 진실이라니.
하루에 적게는 400ml에서 많을 땐 800ml정도의 우유를 마시는 세살바기 아이가 있기에 궁금증은 더욱 커졌다.
 
저자는 프랑스의 유명 저널리스트로 15년간 끈질기게 우유에 대한 진실을 파헤쳤다 한다.
거의 아무도 의심하지 않던 우유란 성역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이 사람.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에 대한 사회 통념을 단박에 날려버리는 내용들과 그 근거들.
첫 페이지부터 엄마로서 마음이 심란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읽는 내내 그러했고.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던 착한 우유의 역습은 무엇일까.
첫째, 우유란 식품의 등장. 그리고 완전식품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배경인 낙농업계의 전략.
결국 우유를 먹지않던 우리가 하루에도 수십번의 우유 및 유제품 광고에 휩쌓여 당연한 듯 우유를 마시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둘째, 칼슘에의 동경. 골다공증에 대한 공포.
나 역시도 그랬지만 칼슘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전혀 의구심을 갖질 않았다.
얼마전 둘째를 출산했을 때다. 출산 직후 좀 안정이 되자 간호사 한 분이 등장한다.
그러면서 빈혈로 인한 철분제와 골다공증과 모유를 먹는 아기를 위해 칼슘제를 먹을 것을 권한다.
요즘 산부인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라 생각이 든다.
그것이 진정 산모를 위함인지 병원과 의약품 업체를 위함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마도 대부분 첫 아이인 경우 처방(?)대로 칼슘제와 철분제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일상에서도 마찬가지. 우유를 거부하는 아이와 씨름하며 키커야지~ 우유마셔~ 라며 설득하는 엄마들.
요즘은 많이 달라졌지만 여전히 모유가 부족하지 않냐며 분유 먹일 것을 권하는 사람들.
골다공증을 위해 우유와 유제품을 권하는 사람들...
우유와 유제품에 대한 시각이 변화하기 위해선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할 것 같다.
저자는 우유를 먹기 전에도 칼슘은 부족하지 않았고 과거엔 골다공증이 지금처럼 만연하지 않았다며
칼슘 부족과 골다공증에 대한 염려에서 벗어날 것을 주장한다.
오히려 과다한 유제품 섭취가 야기하는 문제점들을 지적하면서 말이다.
셋째, 소아질환, 당뇨병, 암 등에도 효과적이라는 우유의 실상.
우유는 분명 성장을 돕는다. 하지만 그 성분이 암세포도 성장시킨다면 어찌하겠는가.
우유 속 단백질이 아이들의 면역체계에 문제를 일으킨다면?
 
아마도 보통의 일반인들이라면 전혀 문제시하지 않았던 오히려 말그대로 완전식품으로 굳게 믿었던 우유의 또다른 이야기.
다 읽고도 참으로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우유가 주는 이로움에 버금가는 해로움.
일단 새로이 알게 된 진실 앞에 당황스러웠고 사실 조금은 믿기 어렵기도 했다.
그런데 마침 작은 아이 이유식을 위해 산 책(다시 쓰는 이유식, 김수현 지음, 넥서스 92p 참조)에서도 같은 맥락의 글을 발견하게 되었다.
돌 전엔 생우유를 먹이지 말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본 책에선 아이가 피해야할 음식 목록에 우유와 유제품이 포함되어 있었다.
우유의 역습을 읽고 있던 중이라 그런지 정신이 번쩍드는 기분이었달까.
지금껏 한 점 의심없이 우유 잘 마시는 아이 모습을 그저 뿌듯하게 바라보았건만.. 피해야할 음식이었다니.
 
물론 저자는 딱잘라 우유와 유제품을 끊으라 말하진 않는다. 다만 하루에 두 개 이상 섭취하지 말것을 권한다.
과유불급. 뭐든 지나치면 문제가 되는 것. 그간 우리 사회는 아니 이 세계는 우유에 지나친 관대함을 베풀었단 생각이 든다.
안그래도 먹을거리에 대한 걱정이 늘어만 가는 요즘. 우유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보다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연구 자료와 우유의 과도한 섭취에 대해 반대하는 근거 자료들은 저자가 15년이란 시간을 할애한 열정을 보여주는 듯하다.
아마도 확실한 근거에 바탕을 둔 진실을 이야기하고싶었기 때문이리라. 그래서일까. 사실 본문 내용 자체는 읽기에 조금 딱딱했다.
오히려 마지막 부록에 실린 독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 명쾌하단 느낌이 드니 말이다.
나역시 궁금하던 것들을 한데 모았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하루에 적어도 우유 3잔은 마셔주는 울 아이, 그리고 커피에 우유를 한가득 부어 마시는 나.
조금 자중해야겠다. 과하지 않게 적당한 수준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겠지.
아마도 한동안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 (대부분 어린 아기가 있는 친구들이다) 우유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게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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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1-10-02 0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