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안의 나를 향해 달려간다
감독 : 스티븐 크보스키, 출연 : 로건 레먼, 엠마 왓슨, 에즈라 밀러
유리잔에 맑은 물이 담겨 있다. 누군가 그 물에 핏물을 떨어트린다.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진 핏물은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예민한 사람이라면 그 물에서 비린내를 맡을 수도 있다. 시간이 흘러 컵 바닥에 가라앉은 핏물은 마침내 썩게 된다. 그때야 사람들은 알게 된다. 아픈 기억이 마음에 가라앉으면 언젠가는 곪은 상처가 된다는 것을.
이기적인 어른이 아이에게 남긴 행동은 상처가 되었다. 시간이 지나도 상처는 아물지 않고 오히려 아이의 일상을 갉아 먹는다. 아이는 외톨이로 자란다.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 서툴다. 월플라워는 파티에 파트너 없이 혼자 온 사람, 인기 없는 사람, 파티에서 아무도 없이(춤 출 상대가 없어) 벽에 기대어 있는 외톨이, 집단에서 따돌림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하지만 가끔 삶의 가장자리에 서 있으면 특별한 것들을 볼 수 있기도 하다.
주인공 소년이 선생님에게 묻는다.
“왜 좋은 사람이 잘못된 사람을 선택하죠? 왜 좋은 사람들은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을 선택하죠? 넌 더 큰 사람이라고 알려줄 수는 없나요?”
“사람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는 만큼 대접받거든. 우린 자신의 크기에 맞는 사랑을 선택한단다.”
소년들의 다양한 사랑의 형태가 아름답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다. “나는 너에게 치열했는데 너는 사랑 앞에서 비겁했구나!”라는 생각은 모든 것을 파괴하기도 한다. 어떻게 사랑해야 할까?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사랑을 향해 모든 것을 던지거나, 사랑 앞에서 도망가거나, 모든 것이 아프기만 하다. 어린 시절,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세월이 흘러도 회복되지 않고 오히려 고통은 확장되기도 한다. 몰랐다고, 미안하다고 어른들이 뒤늦은 사과를 하지만 지나간 그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들은 달린다, 그들을 구속하는 모든 규율, 기대, 가치, 사랑 혹은 죽음으로부터도. 그렇게 달려가다가 조금은 덜 아픈 친구, 조금은 덜 망가진 자신과 만나길 바란다. 인생, 참 쓸쓸한 길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