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화재로 만나는 백제의 흔적

내 개인적으로 제일 백제 역사책 추천을 한다면 이 책, 「문화재로 만나는 백제의 흔적」이다. 제일 큰 이유는 저자이신 김희태님은 오로지 사료와 문화재에 입각하여 글을 쓰시고, 연구자에 따라 의견이 불분명한 부분에 대해서는 있는 그대로 글을 쓰시고, 판단은 책을 읽고 있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시기 때문이다. 참고로 말하자면 희태님은 쓰시는 책 모두, 행여나 부정확한 오류를 담아서 역사 왜곡을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오롯이 사료나 문화재를 통해 명확하게 입증된 것을 기준삼아 글을 쓰신다.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추천하기 딱 좋은 역사책이다. 학교 국사시간에 배우는 백제 문화재가 고스란히 책속에 나오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책의 주제가 ‘문화재로 만나는’ 백제의 흔적이다보니 그럴지도 모르겠다. 


대게 ‘백제’라고 하면 우리는 한성백제, 웅진백제, 사비백제, 그리고 익산 왕궁리(천도여부를 떠나서)를 배운다. 더군다나 각 시기에 해당하는 백제성이 남아있기도 하고. 한성은 몽촌토성/풍납토성, 웅진은 공산성, 사비는 부소산성 이렇게 말이다. 시대순으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한성백제(서울) 몽촌토성, 풍납토성은 물론이고, 웅진백제(공주)의 공산성, 사비백제(부여)의 부소산성 그리고 익산 왕궁리 기본으로 나온다. 그리고 이 성들은 해당 지역에 있는 다른 백제 유적지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기도 하다. 


난 학창시절 엄마아빠와 여행을 다닐때, 대게 국사책에 사진이 실려있는 유적지 위주로 다녔다. 그래서 당연히 공주, 부여 여행도 갔었다. 공산성을 다 돌고, 송산리고분군(+무령왕릉)을 보았다. 부여에 가서는 역시나 부소산성(+낙화암)을 다돌고, 능산리고분군, 정림사지를 보았다. 이것들을 직접 눈으로 보았때야 비로소, 국사책에서 공부했던 백제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다. 확실한 건 엄마아빠와 역사여행을 주로 다녔기에, 역사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엄마아빠와 여행 추억은 덤이고! 아,  어쩌면 이건...엄마아빠의 의도였나 싶기도 하고.....허허.


그저 책으로 공부하는 것과, 직접 가서 보고 공부하는 것은 많이 다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필히 추천하고 싶은 역사책이기도 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책속의 장소로 여행을 떠나고, 그 장소에서 이 책을 다시 꺼내 읽어보고, 그러다보면 막연했던 고대국가 백제가 어느새 눈 앞에 다가온다. 약간 삼천포긴 하지만, 저자의 다른 책인 ‘왕릉으로 만나는 역사, 신라왕릉’도 같이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2) 백제왕조실록 1,2

우리집 책장 한켠에는 살림지식총서가 쫘르르 꽂혀있다. 물론 전권은 아니고, 역사에 관련된 책들에 한해서만! 이 책 「백제왕조실록 1,2」는 살림에서 고조선부터 조선까지 ‘실록’형태로 출판한 역사책 중 하나이다. 우리집에 백제관련 역사책도 꽤 있는데, 굳이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말그대로 ‘실록’ 형태로 기록되어 있어서, 백제사를 시간순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체적으로 이 책은 《삼국사기-백제본기》를 기본으로 서술한다. 물론 삼국사기가 고려시대에 집필된, 신라의 시선에 입각하여 쓴 책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고대사 사료는 삼국사기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삼국유사도 있긴하나 야사이며, 고대사의 정사는 삼국사기가 유일하다. 물론 삼국사기 만으로는 내용이 빈약할 수 있으므로, 우리와는 달리 고대의 사료가 많이 남아있는 중국, 일본 사료의 내용도 이 책에 담겨있다. 


1권은 1대 온조왕부터 ~ 25대 무령왕까지, 2권은 26대 성왕부터 ~ 31대 의자왕까지다. 1권에 백제 왕의 4/5가 몰빵되어 있는 이유는, 고대중에서도 고대라(^^) 사료가 그만큼 빈약하고, 워낙에 금방 죽은 왕들도(...) 꽤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 2권의 성왕, 위덕왕, 혜왕, 법왕, 무왕, 의자왕 쪽은 중국이나 일본쪽의 사료도 꽤나 남아있기에, 그 분량이 1권과 맞먹는다. 그리고 대체적으로...우리가 국사시간에 알고 넘어가야하는 백제 왕들은 대게 후반부 왕들이기도 하고. 하ㅏㅎ.ㅎ.ㅏ하.


책 자체도 작고 얇다보니, 백제 역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간략하게 한눈에 살펴보기엔 이 만한 역사책이 없지싶다. 





3) 백제왕의 죽음

이 책은 내가 고등학생 때 쯤 부터 우리집 책장에 꽂혀있던 책이다. 그때도 지금처럼 역사를 좋아한 건 매한가지였고, 심지어 그때는 부천역 교보문고랑 영풍문고를 제 집처럼 드나들때였기에 아마 그 즈음에 샀던 책이 아닐까 싶다. 다만 당시에는 책을 읽어도 어딘가에 기록한 적도 없었기에, 내가 이 책을 읽었을 때 어떤 생각을 가졌었는지.....뭐, 아마 당시에는 지금처럼 전문서적보다는 흥미위주의 대중서적을 읽다보니, 다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ㅋㅋ


1n년이 흐른 지금와서 다시 읽어본 「백제왕의 죽음」이란 책은 두번 읽을 책은 아닌 느낌이다. 뭐라고 해야하나, 꼭 조선왕 독살사건 이란 책의 백제버전이라고 해야하나?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혹!!’ 하게 하는 그런 책이다. 한마디로 흥미위주의 책이랄까. 하하. 


이 책은 백제왕들의 죽음을 다루고 있으며, 백제왕의 죽음을 크게 3가지(의문사, 객사, 전사) 로 나누었다. 근데 의문사든 객사든 어느 에피소드를 읽어도 결국 ‘추정’으로 끝난다. 정확히는 본인의 추정을 ‘단정’한다. 뭐, 백제같은 고대사는 사료가 많이 남아있지 않다보니, 추정이 많이 들어갈 수 밖에 없긴하다. 단, 고대사를 추정하는데 있어서는 남아있는 사료(대내외기록, 문화재 등)를 분석하여, 당대의 기준으로 최대한 합리적이라 생각하는 쪽으로 추정한다. 그래서 같은 사건에 대해 어떤 사람은 A라고 추정하고, 또 어떤 사람은 B라고 추정하기도 한다. 이런 고대사의 추정은 들어보면, 둘다 그럴듯하기에 ‘오오! 그럴수도 있겠군!’ 할 수 있다. 단, 언제 어디서 또 다른 사료가 뿅! 하고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추정을 할 뿐 단정짓지는 않는다. 근데 이 책은.....자신의 주장을 추정을 빙자한 단정같달까. 음,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하나. 뭐랄까, ‘조선왕의 1/3이 독살당했다’고 주장하는 그런 이야기와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달까.



거기다 분명 책의 주제는 백제왕의 ‘죽음’인데, 책의 반정도 되는 분량밖에 안된다. 네, 그냥 뭐 그렇다구요. 백제사에 흥미를 가지는 초기 입문 대중서로는 썩 나쁘지는 않긴한데, 워낙 발매한지도 오래된 책이고, 백제사 초기 입문 대중서로는 지금 나온 책들도 잘나온 책이 너무 많으니(예를 들어 위에 쓴 「문화재로 만나는 백제의 흔적」 같은), 굳이 찾아볼 필요는 없는듯. 허허허하하.하ㅏㅏ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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