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식물의 세계 - 끝내 진화하여 살아남고 마는 식물 이야기
김진옥.소지현 지음 / 다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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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알라딘 펀딩에서 내가 원하는 책이 없었는데, 간만에 내가 원하는게 나왔다. 일종의 식물책인 「극한 식물의 세계」. 물론 가드닝책은 아니다. 엄연히 따지면 식물의 진화(?)에 대한 책이랄까? 식물의 진화 중에서도 유독 ‘극한 환경’에 진화해온 식물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런 식물책... 식집사로써 그냥 지나칠 수 없으므로 ㅋㅋㅋㅋ 펀딩을 안할 수가 있어야지!!




식물은 지구에 언제 나타나게 된 것일까요? 또 최초의 식물에서 지금의 식물까지, 식물은 어떤 과정을 거쳐 진화해온 것일까요? 이를 알기 위해서는 45억 7,000만 년이라는 지구의 역사와 지질시대를 함께 알아보아야 합니다. 고작 100년을 사는 우리 인간으로서는 지구의 역사라는 이 방대한 시간을 실감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구의 역사 약 46억 년을 1년으로 바꾸고 지금까지 밝혀진 그동안의 일들을 달력의 날짜별로 나타내려 합니다. p 013



식물의 첫 탄생이 고...고생대다. 고생대. 전형적인 문과체질인 나에게 지구과학이란 넘나 먼 이야기인 것^_T. 선캄브리아기,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ㅋㅋㅋㅋ 하 ㅋㅋㅋㅋ. 그저 ‘중생대=쥐라기월드’, ‘신생대=오스트랄로피테쿠스’가 끝이다보니, 순간적으로 동공지진이 일어났지만 잘 참아내었다. 하하하하하 ㅋㅋ



그나마 친절한 저자님들이 45억 7천만년이라는 지구의 역사를 1년(365일)로 환산하여, 간략하게 보여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네, 진짜 정말 감사해요. 안그러면 진짜로 책 덮었을..뻔...ㅋㅋㅋㅋ




 


지구의 역사인 46억 년을 1년 달력으로 바꾸면 1월 1일 0시에 지구가 탄생했으며 바로 지금은 12월 31일 밤 12시 정각이 됩니다. 그리고 지구의 역사에서 약 3억 8,333만 3,333년이 1년 중 한 달을 차지하게 되며, 1,260만 2,739년은 하루, 52만 5,114년은 1시간, 8,762년은 1분, 146년은 1초가 됩니다. p 013



지구 탄생을 1월 1일 0시로 했을때, 지구에 식물이 최초로 나온 시간은 11월 24일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4억 6천만년 전 쯤이라고 한다. 이때 등장한 최초의 식물 모습은 ‘이끼식물’. 아! 다시다시, 이 때 이끼식물이 갑자기 뿅!하고 나타난 건 아니다. 11월 23일(캄브리아기)때 바다에 조류가 발생하였는데, 이 조류 중에서도 녹색을 띄는 녹조류. 그들의 식물의 조상이 된다.



지구가 1월 1일 0시에 탄생했다고 한다면 식물은 11월 24일(4억 6,600만 년 전)쯤에 ‘이끼식물’의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후 3일이 지난 11월 27일(4억 2,800만 년 전)쯤 관다발을 가진 ‘고사리 식물’이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이 고사리식물은 12월 초(3억 4,000만 년 전~2억 8,9000만 년 전)에는 지구에서 가장 번성한 식물이 되었습니다. 고사리식물이 번성하던 그 무렵에 씨앗을 가진 원시적인 ‘겉씨식물’이 나타났습니다.겉씨식물은 포자로 번식하던 이전 식물들과 다르게 씨앗, 즉 종자로 번식합니다. 겉씨식물은 지금은 멸종되어 사라진 공룡과 함께 12월 20일(1억 3,800만 년 전)까지 지구를 대표하던 생물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생대가 끝나는 시기인 12월 21일(1억 2,600만 년 전)에 ‘속씨식물’이 등장했습니다. 속씨식물은 12월 말인 신생대, 즉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번성하고 있는 식물입니다. p 019




녹조류는 녹색의 엽록소를 가지고 있는데, 이 녹조류들이 얕은 바다로 슬금슬금 오다가 파도가 칠 때 물이 없어져서 육지가 되는 곳에 터전을 잡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죽었지만, 그 와중에 육지에 적응한 녹조류가 생겨났는데 그들이 바로 이끼식물이다.



이끼식물들중 일부가 햇빛을 더 많이 받고자 하여, 위로 쑥쑥 자라나는 변이를 일으켰다. 그렇게 이끼식물에서 변이하며 키만 멀대같이 큰 식물들이 나왔으니, 그게 바로 고사리! 하지만 우리 모두가 잘 알듯 이끼나 고사리는 습하고, 축축한 환경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건조한 환경으로 번식 환경을 넓힐 수가 없었다.



이끼류, 고사리류는 포자로 번식을 했는데, 그들 중 일부가 이미 과포화된 터전에서 벗어나, 건조한 환경에서 살고자 변이하였으니, 그게바로 씨앗으로 번식하는 종자식물이다. 종자식물군은 겉씨식물과 속씨식물군이 있는데, 처음 시작된건 겉씨식물이다.



다만 겉씨식물은 씨앗이 외부에 나와있다보니, 씨앗이 상하게 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여기서 의지의 식물들이 씨앗을 보호하기 위해 또 한번 변이를 일으켰다. 그게 바로 씨앗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씨방을 가진 속씨식물이다. 우리가 알고있는 꽃피우고 열매를 맽고, 그 안에 씨앗이 있는 식물들이 전부 속씨식물이다.



결국 겉씨식물은 그 위대한 탄생을 뒤로하고 많은 수가 사라지게 되었으며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1,100여 종, 전체 식물의 0.3%만을 차지하며 지구에 살고 있습니다. (생략) 속씨식물은 이러한 꽃을 갖게 됨으로써 12월 21일(1억 2,600만 년 전)에 등장한 후 지금까지 폭발적으로 다양해졌습니다. 또 꽃과 그 안에 있는 씨방이 지구상의 많은 생물의 먹이가 됨에 따라 공존의 능력치 또한 최고를 이루었습니다. 그 결과 현재 속씨식물은 최소 36만 종에 이르는 다양성을 가지고 지구상에 살고 있으며, 전체 식물의 91%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p 028 ~ 030



간단하게 말하자면 식물의 진화는 ‘이끼식물→고사리식물→겉씨식물→속씨식물’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지구를 점령한 식물들중 91% 이상을 차지하는 식물군은 속씨식물이다. 나머지 9%의 식물들이 이끼식물, 고사리식물, 겉씨식물이라 할 수 있는데, 그 와중에도 겉씨식물은 0.3%밖에 안된다고....허허. 생존의 세계는 식물들에게도 험난하구나.





▶ 챕터1, 크거나 작거나 中 자이언트 라플레시아


자이언트 라플레시아는 라플레시아과 라플레시아속에 속하는 식물 20종 중에서 가장 큰 꽃을 피우는 식물로 인도네시아에 서식하며 인도네시아의 국화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자이언트 라플레시아의 최대 크기는 지름 1.1m이며, 무게는 11kg이라고 합니다. 이 꽃은 양배추처럼 생긴 꽃봉오리에서 피어나는데, 이 꽃봉오리만 해도 지름이 최대 43cm나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거대한 꽃을 피우는 자이언트 라플레시아는 독특하게도 잎도, 줄기도, 심지어 뿌리도 없습니다. p 043


나에게는 포켓몬스터 라플레시아(^^)로 친숙한 꽃, 자이언트 라플레시아. 그저 큰 꽃이라고 생각은 했는데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무시무시하게 크다. 꽃의 무게가 11kg면....뭐 말 다했죠. 허허허. 근데 이렇게 거대한 꽃을 피우는데 잎도 없고, 뿌리도 없다는게 신기하다. 알고보니 라플레시아는 기생식물이라고...!!! 



테트라 스티그마라는 포도나무 속에 숨어살다가, 꽃을 피울 시기가 되면 포도나무의 줄기나 뿌리 껍질을 뚫고나온다고 한다. 완전 소오름.



 


죽은 동물이 썩었을 때 나오는 냄새가 난다고 알려진 타이탄 아룸, 일명 시체꽃과 마찬가지로 라플레시아 꽃의 냄새도 지독하기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동물의 사체가 썩는 냄새는 우리 인간에게는 지독한 냄새일지 몰라도 숲속에 있는 파리와 딱정벌레에게는 매력적인 냄새입니다. 자이언트 라플레시아는 썩은 사체에 알을 낳는 파리와 딱정벌레를 자신의 꽃가루를 옮겨줄 짝으로 선택한 것입니다. p 045



(DNA 검사 결과)놀랍게도 자이언트 라플레시아의 조상은 꽃이 매주 작은 대극과 식물이었습니다. 대극과 식물의 꽃의 크기는 커봤자 2cm 정도밖에 되지 않으며 대부분은 몇 밀리미터에 불과할 정도로 작습니다. 반려식물로 많이 키우는 꽃기린, 크리스마스 식물로 유명한 포인세티아가 대극과에 속하는 식물입니다. p 046



거기다가...냄새도 지독하다고...ㅋㅋㅋㅋㅋ 그래서 포켓몬스터에서 냄새가 지독한 냄새꼬가 라플레시아로 진화하는건가?! 아니, 근데 왜 라플레시아의 친척이 꽃이 겁나 작은 꽃기린일까. 라플레시아가 생태계에 적응하는 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 챕터2, 빠르거나 느리거나 中 죽순대


대나무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환경에 적응한 1,400여 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온대와 열대지역에 걸쳐 바닷가에서부터 해발 4,000m 높이의 산속에 이르기까지, 또한 울창한 숲에서 산지의 초원에 이르기까지 드넓은 지역에 살고 있습니다. 대나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자라는 식물’로 알려져 있는데, 그중에서도 맹종죽이라고 하는 죽순대는 온도와 습도가 적당하고 토양이 비옥하면 하루에 최대 91cm까지 자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대나무가 빨리 성장할 때는 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만히 보면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인다고 합니다. p 123



죽순대가 빨리 클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줄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대나무는 이름에 나무라는 말이 있는 것과 달리 사실 풀입니다. 풀 중에서도 ‘가장 키가 큰 풀’이라서 기록에 따르면 열대지방에서 키가 가장 컸던 것은 40m였다고 합니다. p 125


담양에 가면 눈 닿는 곳마다 보이는 대나무! 빨리자란다고는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정말 빠른 애들은 하루에 91cm까지 자란다고 한다. 이건 뭐...뭐지? 장마철에 급격하게 크는 잡초같은 친구들인건가?....................는 놀랍게도, 대나무는 나무가 아니라 풀이었다.



생각해보니 대나무는 다른나무들과 달리 줄기가 텅 비어있고, 다른 나무들처럼 줄기가 두꺼워지지도 않고. 아니 뭐 이런..! 생각해보면 그저 딱딱하고 키가 크니까 당연히 ‘나무’라고 생각했나보다. 그럼 대나무는 풀인데 왜 딱딱한가? 에 의문이 생기는데, 그 이유도 단순하다. 대나무 줄기에 있는 질긴 섬유인 셀룰로오스와 리그닌이라는 물질 덕분이었다. 하하..하하하.




 


죽순은 뿌리줄기라고 하는 땅속의 줄기를 통해 엄마 식물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 커가는 게 아니라 뿌리줄기를 통해 엄마 식물에게서 받는 양분으로 자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죽순은 광합성을 할 필요가 없고 따라서 잎이 없어도 되니까 그냥 빨리 키만 크면 됩니다. 죽순으로 나온 지 4개월이 지나면 엄마 식물에게 더 이상 양분을 받지 않고 스스로 만든 양분만으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자라면 자신도 재 뿌리줄기를 뻗어 또 다른 죽순을 키워내며 엄마식물이 됩니다. p 124



대나무의 꽃은 행운믜 메시지, 신비로운 이미지입니다. 대나무가 꽃을 피웠다는 뉴스는 언제나 사람들의 관심을 받죠. 이 관심은 대나무가 빨라야 몇 년, 느리면 130년 만에 한 번 꽃을 피우는 데에서 시작했습니다. (생략) 다만 이때 뿌리줄기로 연결되어 있는 대나무들이 한꺼번에 꽃을 피우고 일제히 죽게 되는데, 어떤 대나무 숲은 숲 전체가 하나의 뿌리줄기로 연결되어 있어 그 숲이 모조리 죽는 경우도 있습니다. p 127



나도 어딘가에서 주어들은게 있어서, 대나무가 꽃을 피면 죽는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나름대로 식집사다보니 대나무가 뿌리번식한다는 것도 알았고, 뿌리번식으로 나오는 죽순은 참 맛있다는 것도(^^.....). 하하하하. 



근데... 대나무가 꽃을 피우면 죽는다는건 알았는데, 이때 하나의 대나무만 꽃 피우는게 아니라 그 군락 전체의 대나무가 꽃을 피운다는 것이 소오름이었다. 이말은 즉 군락 전체가 꽃피우고, 군락 전체가 죽는다는 말이니까. 아니 근데, 뿌리번식을 하는데 굳이 꽃을 피울 필요가 있나? 싶었는데 왠걸. 다 죽는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꽃을 피우는 이유는, 대나무 숲이 너무 거대해져서 땅속 양분이 고갈되었기 때문이란다. 양분이 고갈된 땅에서 번식해봤자 죽을테니, 꽃을 피어 종자의 형태로 먼 곳으로 날려보내기 위함...이야. 와. 너네, 머리 좋다?




▶챕터3, 강하거나 독하거나 교묘하거나 中 악마의 발톱


악마의 발톱은 남아프리카의 나미비아와 보츠와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걸쳐 있는 칼라하리 사막에 사는 식물입니다. 사막의 거친 모래땅에 뿌리를 깊게 내리고 땅에 바짝 엎드려서는 최대 2m까지 옆으로 뻗으며 살아가죠. 이 식물은 분홍색 나팔처럼 생긴 꽃을 피우는데, 꽃은 아름답지만 꽃이 지고 난 후 맺는 열매는 많은 사람을 두렵게 만들곤 합니다. 맨발로 모래 위를 걷다가 모르고 이 열매를 밟으면 마치 악마가 발톱으로 할퀴는 것 같은 극심한 고통을 느끼게 되거든요. 이 열매는 어른의 주먹보다도 크기가 크며, 가운데에서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길쭉한 가시와 갈고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열매의 어느 방향으로 닿든 갈고리가 사정없이 우리의 발에 박히게 됩니다. p 184


악마의 발톱은 예전에 다큐에서도 본적이 있다. 갈고리를 이용해서 사정없이 동물이나 사람에게 박히는 그 친구! 박히면 아파서, 그래서 악마의 발톱이라는 이름까지 붙은 그 친구! 대체 악마의 발톱은 왜 이런 번식방법을 선택했나 싶었는데..... 여기엔 쵸끔 슬픈 이야기가....



 


원래 악마의 발톱은 소나 양, 그 밖의 작은 동물들에 무임승차하던 식물이 아닙니다. 그들보다 훨씬 거대한 동물들의 털에 붙거나 발바닥의 주름에 끼어 이동했었죠. 여기서 거대한 동물이란 거대동물(megafauna)이라 부르는 동물군으로 신생대 제4기의 플라이스토세에 살았던, 매머드와 같이 덩치 큰 동물들을 말합니다. 그들에게 악마의 발톱은 그리 위협적이지 않았습니다. p 186



악마의 발톱은 열매를 무심코 밟은 동물들에게 큰 고통을 가져다줄 수 있지만, 덩이뿌리가 가진 진통효과로 그 고통을 상쇄시킬 수 있는 아이러니한 식물입니다. 악마의 발톱에 탁월한 효능이 있지 않았다면, 인간은 진작에 모두 뽑아 없앴을 지도 모릅니다. 이제 악마의 발톱은 자신의 씨앗을 퍼뜨려 줄 먼 과거의 거대한 동물들을 그리워하지 않아도 됩니다. 거대한 동물들 대신 이제는 인간이 악마의 발톱 씨앗을 직접 옮기고 심어 길러주기까지 하니까요. 그래서 어쩌면 먼 훗날 악마의 발톱 열매에는 기능은 잃은 채 흔적으로만 남은 갈고리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p 188



악마의 발톱은 원래 피부가 엄청 두꺼운 매머드같은 거대동물군에게 박혀서 번식하던 친구들이었다. 흑흑. 그저 매머드에게 잘 달라붙어 번식을 하기 위해서 진화한게 갈고리모양이었는데, 하필 이런 거대동물군이 멸종해버렸네. 악마의발톱만 남아버렸네. 살아남았으니 번식은 해야하고, 그렇게 작은 동물들이나 인간에게 박히게..되었.......고..흑흑



근데 또 악마의 발톱 뿌리에 약용효과가 있다는 것이 발견되어서, 굳이 힘들게 씨앗을 옮기지 않아도 인간들이 알아서 번식시켜준다고 하니. 악마의발톱도 먼 미래에는 조금 다른 모양이 될지도..?




▶챕터4, 지나치거나 열악하거나 中 유칼립투스


유칼립투스속은 600종이 넘을 정도로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록수이자 속씨식물 무리로 대부분 오스트레일리아가 원산지입니다.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은 극도로 건조하고 기온이 높은 지역이 많아 산불이 자주 발생합니다. (생략) 캘리포니아 주민들은 지역에 드넓게 자리잡은 유칼립투스를 어떻게 제거해야할 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유칼립투스는 화재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산불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p 304~305



유칼립투스는 사실 산불에 최적화된 식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칼립투스는 식물체 안에 가연성 물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데, 특히 주로 잎에 있는 오일은 휘발성이 강하고 불이 붙기 쉽습니다. 날씨가 건조하고 더운 날에는 잎에 있떤 오일이 공기 중으로 내뿜어져 아주 작은 불씨에도 큰 산불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또 이 오일에는 살균 효과가 있어서 바닥에 떨어진 잎은 썩지 않고 남아 불이 붙기 쉬운 상황을 만듭니다. 넓적한 끈처럼 길게 떨어지는 유칼립투스의 줄기 껍질 역시 썩지 않고 그대로 남아 바람을 타고 불길을 퍼트리는 역할을 합니다. p 305


호주..... 불이 자주나기로 유명하고, 심지어 한번 불나면 어마무시한 대형산불로 번지는 동네. 그 동네에 많이 자라는 나무가 유칼립투스라고 한다. 아니, 산불이 나면 초록이들이 싹 사라지고 민둥민둥해지는데 그 곳에서 잘 산다고? 심지어 산불의 원인이 유칼립투스...??? 식물은 모름지기 불과 상극이고, 불길이 닿으면 바스라지는게 상극인데.....산불의 원인이 유칼립투스라니!! 조금 충격적이다.



아니 근데, 유칼립투스가 산불의 불쏘시개가 된다면, 불이나면 유칼립투스도 바사사삭...하고 사라질텐데, 어째서 호주에 자리잡고 사는거지?



 


아이러니한 것은 이와 동시에 유칼립투스가 산불에 아주 강하다는 사실입니다. 유칼립투스는 줄기에 단열재 역할을 하는 두꺼운 섬유질 껍질이 발달해 겉이 불에 타더라도 안에서 새로운 싹을 키워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칼립투스의 줄기 안쪽에는 산불을 대비해 나올 준비를 하고 있는 싹들이 숨어 있습니다. 혹시나 강력한 산불에 줄기가 다 타버리게 되더라도 괜찮습니다. 땅속 바로 밑에 리그노튜버라고 하는 목질의 덩어리가 양분을 저장하고 있다가 산불로 나무가 손상되면 빠르게 새로운 싹을 만들어내기 때문입니다. 유칼립투스의 열매는 또한 단단한 목질로 되어 있어 안에 있는 씨앗을 산불로부터 보호합니다. 이 열매는 산불이 지나가고 나면 벌어져 작은 씨앗들을 바깥세상으로 내보냅니다. p 306


이야, 유칼립투스...산불의 불쏘시개역할을 하면서, 그 산불로 또 번식을 하네; 대단한 식물일세 이친구. 



근데.. 유칼립투스는 반려식물로도 꽤 인기가 많은데(물론 키우기는 까다롭지만), 화재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는 친구라면 들이기가 급 조심스러운데? 유칼립투스 키우는 집은 화재보험 필수겠...는데..??




▶챕터5, 오래되거나 최신이거나 中 소철


멸종된 (겉씨식물)종자고사리와는 다르게 오늘날에도 살아있는 식물로 만날 수 있는 겉씨식물 중 지구에 가장 먼저 나타난 것은 소철입니다. 소철류는 고생대 석탄기에 지구에 출현한 후로 폐름기를 거쳐 중생대 쥐라기에 번성한 식물입니다. 쥐라기에 무척이나 다양했던 소철류는 백악기 후로 꽃을 가지고 점차 세력을 넓히는 속씨식물에 밀려 많은 종이 멸종되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열대지역과 아열대지역에 300여 종이 남아 그들이 번성하던 먼 옛날의 모습을 유지한 채 살아가고 있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철류를 흔히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부르죠. p 330


지구에 현존하는 식물군중 약 91%가 속씨식물이고, 겉씨식물은 0.3%밖에 안된다는데.... 소철이 그 0.3%안에 들어가는 겉씨식물이라니!! 거기다 쥐라기월드때부터 활약했던 나름 족보있는(?) 친구라는 사실에 놀라울 따름이다. 



 


사실 현재의 소철류는 중생대에 번성하던 그 소철류가 아닙니다. 물론 소철류의 혈통 자체는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현재 지구에 살고 있는 소철류들은 비교적 최근에 생겨난 것입니다. 중생데 쥐라기를 ‘소철의 시대’라고 부를 만큼 쥐라기에 큰 번영을 누렸던 소철류는 중생대 말기에 꽃을 가진 속씨식물에 그 자리를 내어주며 97%가 멸종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소철의 끈질긴 생명은 끊어지지 않은 채로 이어오다 신생대 중반(마이오세)에 다시 한번 다양화되어 현재 300여 종으로 분화되었습니다. p 332



현존하는 300여 종의 소철류를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소철류는 다윈이 의미했던 두 생물군을 연결하고 있는 중간 단계의 생물은 맞습니다. 왜냐하면 소철류는 고사리 식물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동시에, 씨앗을 맺는 식물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의 소철류가 갖고 있는 이 특징은 멸종과 부활을 거치는 동안에도 그대로 가지고 내려온 조상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유산을 통해 소철류는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겉씨식물 중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의 계통이 되었죠. p 333



하지만, 여기서 반전. 현존하는 소철류는 고대로부터 이어져 내려온 소철을 인간이 급격하게(^^) 변화를 주면서 생겨난 친구들이라며. 너무 빠른시간동안 다양화되는 바람에,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고T_T. 결국 그 결과 현존하는 소철류 중 2/3은 멸종위기종이라고 한다. 



생각해보면 소철도 반려식물로 꽤나 인기있는 친구인데, 결국 인간이 키우기 좋게 하기위해, 인간 눈에 이쁘게 보이기 위해 변화를 주면서 멸종위기종이 된것인가 싶다. 결국 소철도 인간의 손에 대멸종을 맞이하게 될 식물이 되는 것일까.


내 나름대로 여러종류의 식물 책을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극단적이고 전문적인(?) 식물의 진화와 번식에 대한 내용은 처음이다. 많은 식집사들이 식물 책을 읽는다면 대부분 가드닝 관련 책이다. 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우리가 아는 식물이, 내가 키우고 있는 식물이 언제, 어떻게 이런 모습으로 변화되었는지 알아보는 것도 꽤 괜찮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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