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일주 가이드북 - 대한민국 전국일주 여행 백과사전!, 2020-2021 최신 개정판
유철상 외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나름대로 집에서도 잘 노는 집순이긴 하지만, 여행다니는 것도 워낙 좋아해서 한달에 1회 이상은 꼭 여행을 떠났다. 당일치기든 1박이든, 타 지역으로 떠났었다. 하지만, 코로나19(우한폐렴)으로 인해 여행도 못가고 집콕한지 벌써 네 달째다. 온 몸에 좀이 쑤셔서 죽을 것만 같다. 그나마 외출이라고 할 만한건 회사 출/퇴근과 마트를 나가는 정도. 간혹 마스크 쓰고 몰래 다녀와도 되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일단 회사에서 코로나19 대응을 하는 팀이 다름아닌 우리팀이다보니, 그 중에서도 바로 내가 주된 역할을 하고 있다보니, 섣불리 어디 나가기가 꺼려진다. 진짜 정말 마스크 딱 쓰고, 손 소독제 들고 다니면서 여행을 갔는데, 완전 재수가 없어서 확진자의 경로에 내가 있었다면? 와. 그 순간 회사에서 역적된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코로나19 대응을 하는 사람이 그렇게 생각이 없느냐’라고 무지막지한 욕을 먹을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잘 생각해보면 내가 다니는 곳들은 대체로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유적지(특히 무덤^^)이 많으니,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한동안 멈췄던 무덤투어라도 다시 하면서 바깥 공기를 쐬볼까? 뭐, 그래도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고 있으니까, 조금만 더 참아봐야겠지. 후에 생활방역으로 기조가 바뀌면 그때나 인적 없는 유적지나 찾아다녀야지.


고로 지금은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여행방법을 찾아야 한다. 대표적인 방법이 디지털 기기를 이용한 랜선여행, 그리고 시국이 안정화 되면 언제든 떠날 수 있게 여행 가이드북을 보며 여행계획을 짜는 눈으로 미리보는 여행. 물론 나는 책장을 넘길 수 있는 후자를 더 좋아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읽은 책은 2020년 개정판이 출시된 『대한민국 전국일주 여행 백과사전: 전국일주 가이드북』. 

2019년판을 읽은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그새 2020년 개정판이 나왔다. 대한민국 전국일주를 목표로 하는 나에게는 그야말로 최고의 책이랄까? 


이 책이 다른 국내여행 가이드북과 다른 점은 여행지 소개에 있다. 대부분 국내여행 가이드북은 지역단위로 여행지를 소개한다. 하지만, 이 책은 ‘전국일주’를 표방한 만큼, 지역단위가 아니라 고속도로를 기준으로 여행지를 소개한다. 아무래도 차를 이용하는 도로를 기준으로 한 여행서다보니, 당연히 휴게소 맛집도 있고, 계절별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도 소개해준다. 코로나19 때문에 봄 나들이는 망한 지금이지만, 앞으로 다가올 가을(!!) 단풍이 멋진 드라이브 코스라던가, 단풍놀이에 최적화된 여행지도 별도로 체크되어 있으니 놓치지 말 것!


아참, 고속도로 기준으로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어서, 고속도로 하나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녀야 하나? 라는 걱정을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부분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호남 고속도로’를 예를 들면, 오성IC~공주IC 까지가 한 챕터, 그 다음 서공주IC~익산IC가 또 한 챕터. 이런식으로 분기점에서 분기점까지, 구간을 나눠서 소개하고 있으니까.


책에서 소개하는 고속도로(국도 포함)은 이렇다. 

<동해안 7번 국도, 경부 고속도로, 영동 고속도로, 서울-양양 고속도로, 서해안 고속도로, 호남 고속도로, 순천-완주 고속도로, 중부 고속도로, 중부내륙 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내 여행 계획을 차지하는 팔할이 바로 고속도로이니, 이 책만큼 나에게 딱 맞는 여행지침서가 없다. 이 책처럼 고속도로를 따라서 여행한 경험을 꺼내보면 7번 국도를 따라 고성/속초/양양 여행을 했었고, 삼척/울진 여행을 하기도 했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따라 태안/서산을 여행했고, 홍성/보령을 다녀온 적도 있다. 호남 고속도로를 따라 공주/부여/논산/익산 여행을 하기도 했다. 중앙고속도로를 따라서 봉화/안동 여행을 하기도 했다. 


자차로 여행을 하는 한, 이처럼 도로를 따라 여행을 하는 게 여러모로 편리하다는 사실을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체득했다.


추가적으로 말하면 이 책에서는 고속도로를 따라 대표적인 여행지를 소개하는 Travel Point, 조금은 생소한 여행지나 체험을 소개하는 More&More, 해당 여행지의 숙박시설이나 맛집등을 알려주는 Travel Plus가 각 챕터별로 정리되어 있다.


이 책을 읽다보니 내가 여행했던 지역도 많이 나오고 해서, 오랜만에 과거 국내여행 사진들을 꺼내보았다.


1. 파도소리를 따라가는 동해안 여행, 동해안 7번 국도(유일한 국도!)

≫ 고성→속초→양양→강릉→동해→삼척→울진→영덕→포항→경주→울산→부산


과거에도 핫했고, 현재도 핫하고, 앞으로도 핫할 부동의 여행지 동해안.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이고, 머무르는 여행으로도 제격인 곳이다. 매 해마다 동해안을 따라 여행을 다녔다. 어려서는 아빠차를 타며 차박을 하고 자주 다녔고, 다 커서는 신랑과 나름의 여행테마를 짜서 해마다 놀러다녔다. 올 여름도 갈 수 있...겠지? 울진에서 먹었던 대게의 맛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ㅜㅜ

※ 개인적으로 마음에 남았던 장소: 삼척 해신당공원, 강릉 정동심곡 부채길


2. 과거와 현재를 지나 미래로, 1번 경부 고속도로

≫ 서울→수원→오산→안성→천안→청주→대전→옥천→영동→김천→구미→칠곡→영천→보은→상주→청송→부산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오래된 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남한 서쪽 서울에서 시작해서 내륙을 관통해서 동쪽 끝인 부산에서 끝나는 이 길. 경부 고속도로를 타고 간 여행은 도로의 처음과 끝에만 해당되었다. 아직 경부선 중간에 위치한 도시들은 제대로 들러보지를 못했다. 개인적으로 상주의 사벌왕릉과 청송 지질공원 권역을 가고 싶은데, 휴..

※ 개인적으로 마음에 남았던 장소: 부산 가덕도, 청주 청남대


3. 산과 바다, 계곡을 찾아서, 50번 영동 고속도로

≫ 이천→여주→횡성→원주→평창→정선→태백


어디를 놀러갈라 치면 중간 중간에 꼭 탔던 영동선. 이천, 여주, 원주를 제외한 나머지 도시들은 그냥 지나치기만 했을 뿐 여행을 다니진 못했다. 반면 여주 여행은 두번이나 갔다. 태백 구문소도 꼭 가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코로나19에 발목잡혀 못 나갈줄 알았으면, 더 부지런히 놀러다닐껄. 

※ 개인적으로 마음에 남았던 장소: 원주 구룡사, 여주 파사산성


4. 또 하나의 새로운 여행길, 60번 서울 양양(동서) 고속도로

≫ 양평→가평→춘천→홍천→인제→양양


서울-양양 고속도로 개통 후 나만큼 좋아한 사람이 있을까? 동해안 여행 시 영동 고속도로를 탈 때마다 어찌나 막히던지. 서울-양양 뚫린 후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덕분에 동해안 가는 차량이 꽤 분산되었으니까!


개인적으로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은 춘천 청평사. 춘천은 내 친가이기도 하지만, 이런저런 가족사에 의도치 않게 자주 가지 않게 된 곳. 아마 향후 몇년간은 계속 찾지 않을 도시일지도 모른다. 어렸을 땐 그렇게 자주 갔던 곳이었는데. 하, 그냥 몰래라도 갔다올까 ㅜㅜ..

※ 개인적으로 마음에 남았던 장소: 춘천 청평사, 양양 하조대


5. 천혜의 아름다움을 만끽하자, 15번 서해안 고속도로

≫ 서울→평택/아산→당진→태안/서산→예산→홍성→보령→서천→군산→고창→영광→함평→신안→무안→목포→해남→진도→강진


내가 여행할 때 제일 많이 다녔던 도로가, 서해안 고속도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진짜 서해안 고속도로 상에 있는 특히 전북쪽은 거의 다 돌았다고 해도 무방하달까. 일단 우리 집에서 제일 가까운 고속도로가 서해안선이기도 하고, 외가집이 영광에 있는 터라 일년에도 수차례 다녔던 서해안선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전국일주를 마음먹고 국내여행을 막 시작했을 때, 제일 쉽게 다녔던 곳이 서해안 고속도로 상에 있는 도시였다. 개인적으로는 고산 윤선도 유적지를 너무너무 가고 싶은데, 하.


아! 서해안 고속도로상에 있는 도시는 여러 테마로 여행이 가능하다. 일명 역사교훈여행(다크투어) 여행으로도 손색이 없는 도시들이다. 그만큼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는 말도 되지만. 

※ 개인적으로 마음에 남았던 장소: 태안 천리포수목원, 목포 유달산, 영광 백수해안도로


6. 풍요의 땅 호남, 25번 호남 고속도로

≫ 천안/아산→공주→부여→논산→익산→장성→담양→광주→순천→여수


서해안 고속도로 만큼이나 자주 다녔던 호남 고속도로. 내 외가댁은 영광이지만, 외가친척들은 거의 광주에 살고 계시기에. 진짜 광주도 정말 자주 갔다. 그것과 별개로 백제를 주제로 한 역사 여행도 자주 하기도 했었고. 특히 공주/부여/익산/논산을 묶은 백제 역사투어는 결혼 전에 부모님과 함께, 결혼 전에 신랑이 될 남자친구와 함께, 결혼 후에 또 한번 이렇게 세번이나 다녔다. 물론 저 모든 지역을 한번에 다 다닌건 아니었지만 ㅎㅎ..

※ 개인적으로 마음에 남았던 장소: 광주 5.18민주화운동 기록관, 담양 식영정


7. 옛 이야기가 흐르는 27번 순천완주 고속도로

≫ 완주→전주→순창→남원→정읍→여수


다른 고속도로는 꽤 오래전부터 자주 다녔던 여행지라면, 순천-완주 고속도로를 통해 여행을 다닌 건 얼마 안된다. 전주는 사람이 많은 관광도시임에도, 워낙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유적지를 다니다보니 생각보다 여유로운 여행이 가능했다. 완주에서는 생각치도 못한 멋진 카페를 찾아서 정말 좋았었구. 남원은 역사교훈여행을 주제로 갔었는데, 정말 많은 생각을 했던 곳이었다. 이제 호남선 기준으로는 대충 여수/순창만 가면 될것 같은데!

※ 개인적으로 마음에 남았던 장소: 완주 소양고택, 전주 이두황묘


8. 우국충절의 기개가 서린 35번 중부 고속도로

≫ 하남→이천→진천→청주→대전→금산→무주→장수/진안/산청→거창→함양→진주→고성→통영


내 개인적으로 다시 가고 싶은 여행지를 꼽자면 역시나 진주/고성이다. 1n년전 수능 끝난 기념으로 엄마, 아빠와 여행을 갔던 곳이 고성/진주였다. 물론 메인은 고성. 고성을 여행지로 택한건 아주 단순했다. 수능을 끝낸 고3 딸에게 어딜 가보고 싶냐고 물었던 엄마, 아빠에게, 난 이렇게 대답했다.


“엄마,아빠! 나 공룡발자국 보고싶어!”


그렇게 갔던 고성(강원도 고성 아니고 경남 고성). 진짜 공룡발자국을 원없이 보고 왔더랬다. 진주는 고성 근처에 있어서 같이 갔었던 것 같다. 결혼 후에는 좋아하는 뮤지컬 지방공연 본답시고 의도하지 않게 진주를 또 한번 방문했었고. 근데 너무 오랜시간이 지났는지, 기억에서 가물가물하다. 다시 가야지, 가야지 하고 있는데. 언제쯤 다시 갈 수 있을런지.

※ 개인적으로 마음에 남았던 장소: 고성 상족암, 진주 남강 대나무숲, 진안 마이산


9. 찬란한 중원문화, 45번 중부내륙 고속도로

≫ 양평→안성/여주→진천→음성/충주→괴산→문경/상주→합천→고령/창녕/의령→함안→창원


충청도 여행과 가야 역사 여행을 위해 꼭 타야할 고속도로가 바로 중부내륙 고속도로다. 충청도 여행을 위한 중부내륙은 참 자주 탔었는데, 가야 역사여행을 아직 못해서 많이 아쉬움이 남은 고속도로다. 아마도, 나에게는 향후 가야 역사여행을 위해 자주 다닐 고속도로가 될 것이다.

※ 개인적으로 마음에 남았던 장소: 안성 석남사, 양평 여운형 생가


10. 백두대간을 따라 유교문화 속으로, 55번 중앙 고속도로

≫ 춘천→홍천→원주→제천/단양→봉화/안동/영주→대구→청도→밀양→김해→양산


중앙 고속도로를 타고 여행을 했을 초반에는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그저 강원 일부, 충청 일부 여행에 국한되었던 때니까. 한참 뒤에 유교 문화 고장 여행을 위해 여행 계획을 짜면서 깨달았다. 선비도시로 대표되는 안동, 영주, 봉화가 중앙 고속도로 선상에 있다는 사실을. 덕분에  위해 올라탔던 고속도로였다. 특히 석가탄신일 즈음에 만나는 영주 부석사는 정말 그야말로 최고다.

※ 개인적으로 마음에 남았던 장소: 단양 소금정공원, 안동 임청각, 영주 제민루



이렇게 책으로나마 국내일주를 하고보니, 하루 빨리 직접 내 두눈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주말이 되면 늘상 “떠나자!”며 여행 가방을 싸던 그 날들이 정말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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