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마음대로 살아보겠습니다 - 현실은 엉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원지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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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어린학생들의 장래희망 1위는 1인 크리에이터 라고 한다. 쉽게 말하자면 유튜버다. 일단 겉으로 보기엔 힘든 조직생활, 회사생활을 하지 않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게 첫 번째요, 동영상만 올리는 것 뿐인데 그 것만으로 수익이 생긴다는 이유가 두 번째요, 유명 크리에이티브는 너무 쉽게 tv 여러매체를 타고 유명인이 될 수 있는게 세 번째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는 유튜버의 고충을 모른 채, 그저 멋모르는 사람들이 흔히 내뱉는 말이다.

 

나 역시 유튜버의 고충은 1도 모른 채 그저, 유명한 1인 유튜버를 부러워했고 나는 왜 유튜버를 하지 않았나 땅을 치고 후회를 했다. 하지만 조금씩 유튜버 실상을 접하면서, 차라리 안하길 잘헀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자기 위로중일 뿐이지만 ㅠㅠㅠㅋㅋ 부러우면 지는거니까 ㅠㅠㅠㅠ). 이래저래 어린 아이들 뿐만아니라, 다 큰 성인들에게도 유튜버는 그저 선망의 대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또 내가 유튜브를 자주 보느냐? 그건 또 아니다. 고작 나영석PD 채널과 (내 사랑 우주대스타)펭수TV 딱 두 개만 본다. 그나마도 펭수에 빠지기 전에는 나PD채널 한 개였으니,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를 사랑한다는 것 치고 나는 썩 유튜브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던 거다. 그저 유튜버로써 수익을 내는 것에 무한한 관심과 부러움이 있었을 뿐. 아마 한 동안 유튜브는 가짜뉴스의 온상이라는 이미지가 워낙 강했어서, 그 영향도 있었던 것 같다.

 

또 다른 이유라면 난 아직 아날로그적이라 그런건지는 몰라도, 영상을 보는 것 보다 문자를 읽는 게 좋다. 그래서 책이 좋고, 박물관이나 사적지에서도 안내판 읽는 것이 좋다. 그냥 그렇다.

 

이 책의 저자, 여행 유튜버 원지. 그녀가 유튜버로 얼만큼 수익을 벌고 있는 지 나는 잘 모른다. 유튜브를 잘 안보기에 그녀가 어떤 동영상을 올리고 있었는지도 잘 모르고, 그녀가 얼마나 핫한 유튜버인지도 잘 모른다. 그래서 차라리 좋았다. 혹시라도 사전에 그녀에 대한 정보가 있거나, 그녀가 올린 동영상을 보았더라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녀에 대한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어떠한 종류의 편견을 가졌을지도 모르니까.

 

그녀의 말에 의하면, 그녀는 명실공히 흙수저였다. 드라마에서나 보던 집안 곳곳에 붙은 빨간딱지, 내쫓기듯 집을 나와 정착한 곳은 내 방도 없고, 제대로 된 화장실 하나 없는 그런 곳. 그녀는 어린 나이에 겪지 않았으면 좋았을 그런 경험들을 줄줄이 겪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꾹 참고 성인이 되었으며, 꿋꿋하고 열씸히 살아온 보상이었는지 대학교를 전액 장학금을 받고 다니게 되었다. 그리고... 이 때 부터 그녀는 떠나고 싶었나 보다. 그것도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그 곳, 오지라고 알려진 아프리카’.

 

이제 갓 성인이 된 어린 소녀가 아프리카 여행을 계획하고, 그 계획을 실행으로 옮긴다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더구나 가진 것이 풍족하지 않은 그 나이 대에는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그녀는 그 계획을 실행으로 옮겼다. 여기서 이원지라는 사람이 어떻게 여행 유튜버로써 우뚝 서게 되었는지, 조금은 깨달았다.

 

분명 누가봐도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었고, 당시에는 아프리카 라는 지역에 대해 정보조차도 없었다. 이런 난관을 기어이 깨치고 나왔다. 나라면 진작에 주저앉았을 그런 상황들을 마주하고도, 스스로의 힘으로 벗어난거다. 무서우리만치 하나에 집중하고, 그 하나를 위해 달려가는 그 모습 솔직히 부러웠다. 나는 무언가 하기 위해 이 정도로 끊임없이 달려가 본 적이 있었나?암만 곰곰히 생각해도 없다. 이런 모습이 바로 지금의 여행유튜버 원지를 만들어냈나보다.

 

아프리카 90일 배낭여행 이후 한국 복귀, 일상 속으로 돌아온 뒤 그녀는 그 나이 또래의 사람들이 그렇듯 회사에 취업했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아니, 도대체 왜 자신의 업무 스타일을 모두가 따라야 하는가. 이것이 조직 생활이라면 사양하고 싶었다. 평일 저녁은 그렇다 쳐도 주말 중 단 하루 쉬는 것이 이렇게 어렵나. 이때의 나는 주머니 사정도 건강도 정신도 모든게 만족스럽지 못했다. 여느 때 처럼 막차를 타고 집에 도착한 나는 신발을 벗지도 않은 채 현관에 엎드려 엉엉 소리내 서럽게 울었버렸다. P_ 156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 그나마도 지금은 워라밸이다, 52시간 법정근로시간이다 뭐다 해서 예전에 비하면 많이 좋아졌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생활은 고되다. 나만의 업무 스타일이 있지만 언제나 상사의 스타일을 따라가야 하고, 내 일을 다 끝내고 퇴근하려고 하지만 상사가 퇴근을 안하면 괜시리 눈치를 한 번 더 보게 되는게 조직생활이다. , 조금 울고 싶.............ㅠㅠㅠㅠㅠ 나는 이 조직생활을 때려칠 용기가 없어서 벌써 10년 째 하고 있다. 하지만 원지는 역시나 계획을 행동으로 옮기는 그 정신으로 과감히 퇴사 ... 후 물론 힘든시간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이 때 유튜브를 시작해서 소소하게 일상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물론 이후로 그녀에겐 여러번의 실패가 있었지만, 결국은 지금의 자리에 도달했다. 이 에세이를 읽으며 느낀 건, 그녀의 수많은 실패가 있었기에 지금 여행 유튜버 원지가 존재하는게 아닐까 싶다는 것. 물론 그녀에게 타이밍과 운도 작용했다. 하지만 그 운 조차도 정말 아무것도 한 것이 없는 상태에서, 그저 천운이 일어난 게 아니라, 그녀가 실패를 거듭하며 쌓아 놓은 경험이 긍정적인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결국 타이밍과 운도 그녀 스스로 불러들인 것이었다.

 

난 실패를 두려워 한다. 그래서 그 어떤 것도 시작하지 못했고 도전하지도 못했다. 물론 지금이라도 도전해봐?’ 라는 생각도 잠깐 들기는 했다. 하지만 역시나 불가능하다. 무언가를 도전하기엔, 그 도전으로 인해 잃어버릴 그 무언가가 먼저 떠오른다. 난 어쩔 수 없이 현실과 타협한 비겁한 사람이다.

 

, 이 책에는 초보 유튜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정도도 실려있다. 유튜브를 시작하려면 처음 1년은 수익은 생각하지 말고, 일단 꾸준이 영상을 찍고 올려보라는게 유튜버 원지의 이야기. 물론 이러한 이야기는 오롯이 본인의 경험이 바탕이다.

 

이 에세이는 분명 여행 유튜버 원지의 이야기다. 하지만 이 속에 담긴 이야기는 그저 유튜브를 어떻게 시작 해야하는 가?’같은 뻔한 이야기가 아닌,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고 도전하는 모습, 수 많은 실패가 불러온 긍정적인 타이밍과 운, 그리고 제일 중요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실행력이다.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들, 꼭 나같은 (ㅠㅠㅠ) 사람들이 읽어보아야 할 에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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