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요리 백과사전 - 한국인이 좋아하는 진짜 중국 음식
신디킴.임선영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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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하다면 친숙하고 멀다면 멀게 느껴지는 요리가 바로 중국요리다. 그도 그럴 것이 짜장면/짬뽕/탕수육/깐풍기 등은 정말 친숙한 반면, 각종 중국 여행 프로그램에서 만나는 중국 요리는 멀어도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음식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는 중국에선 저런 음식까지 먹어?’ 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놀라운 요리도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중국 음식에 대해 잘 모르다보니, 왜 한국에서 중국 음식과 중국에서 먹는 중국 음식이 서로 다른지도 잘 모르고, 우리가 보았을 때 정말 놀라운 음식을 중국에서는 거리낌 없이 먹는 건지도 잘 모른다. 가끔은 이런 이유들에 대해 알고 싶어서 공부를 하려고 해도, 도대체 어떤 책을 봐야할지 모르겠더라. 그런 와중에 상상출판에서 중국요리 백과사전라는 책을 받았다. 언뜻 보기에는 중국요리 레시피북 처럼 보였다. 하지만...! 표지를 펼치고, 한 장 한 장 읽어본 결과 이 책은 레시피 북이 아니었다. ... 아주 간단하게 요리법을 설명해주기는 하지만 말이다.


 

책에 적혀있는 아주 간단한 요리법은 요리에 대한 감각이 남다른 사람이 아니라면, 따라하기에는 불친절한 요리법이다. 그저 ! 이런식으로 만들어지는구나를 알면 될 정도의 내용만 적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책은 무슨 책일까? 레시피북은 아니고.. 대체 뭘로 분류해야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뭐라고 단언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결국 책 제목으로 돌아왔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중국요리 백과사전이다.

 

음식은 예술이자 학문입니다. 단순한 끼니의 문제를 넘어 인류의 역사를 가능케 한 위대한 창조물이지요. 이 안에는 전통과 문화, 생활상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공자는 음식을 중요시 여겨 음식은 정교하고 섬세할수록 좋다라고 제자들을 가르쳤습니다. _P 014

 

백과사전 답게 이 책에는 중국 음식에 대한 유래가 들어 있다. 중국이 땅 덩어리가 넓은 만큼 지역별로도 음식이 엄청 많은데,그 수 많은 음식들 유래가 정말 개별적으로 다 있다. 뭐 간혹 없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체적으로 왜 이 요리가 만들어졌는지, 어떤 역사적 인물이 이 요리를 좋아했는지 등등등! 특히 중국 역사적 인물 중에서 유독 주원장, 건륭제, 서태후, 마오쩌둥이 많이 거론되는데, 그 중에서도 건륭제가 탑이다. 건륭제는 순행을 많이 다녀서 그런가, 아주 지역별 맛있는 음식이란 음식은 다 먹었나보다. 건륭제는 정말 바람잘날 없는 여자 문제만 떠올랐는데, 적어도 이제는 TV드라마 대장금 속에 나오는 중종처럼 맛있구나~” 라는 이미지가 추가된 듯 하다ㅋㅋ

 

수 많은 중국요리들을 나누는 제일 큰 카테고리는 중국 8대 요리 다. 중국 8대 요리는 각 지역에서 만든 요리를 통칭 하며, 그 지역을 따서 산둥 요리: 중국 북방 요리 대표, 쓰촨 요리: 천의 얼굴, 쓰촨의 매운 맛, 광둥 요리: 자연과 일치를 이루는 고급 음식 문화, 장쑤 요리: 격조 높은 국민 반찬 요리, 저장 요리: 자연의 밑그림에 인문이 색칠한 요리 예술, 푸젠 요리: 화교의 고향 요리, 전통과 외래문화의 다양한 변주, 후난 요리: 강산을 넘나드는 호탕하고 칼칼한 매운 맛, 후이저우 요리: 재력과 학식을 겸비한 상인들의 식문화라 한다.

 

산둥요리 : 무쉬러우

무쉬러우는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계란요리이다. 굳이 이 챕터를 올린 이유는 중국 여행 시 아주 중요한 요리 주문 팁이 있기 때문이다ㅋㅋㅋㅋ. 중국 메뉴판에는 계란이라고 써있는 요리 이름이 없다고 한다. 이상하게도 계란요리는 무쉬(木须)’ 라는 단어가 들어간다고 한다. 계란고기 볶음은 무쉬러우, 계란토마토복음은 무쉬스즈, 계란완두볶음은 무시원더우 등등.

 

무쉬는 계수나무 꽃을 이르는 말인데 계란 노른자를 부서지게 볶은 모양이 노랗게 핀 꽃잎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계란은 중국어로 지딴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딴은 모두 중국어의 욕설과 동음이므로 맛있는 음식에 이름으로 붙이기 꺼려 했지요. 그래서 계란이 들어가는 요리는 대부분 아름답고 향도 좋은 계수나무 꽃에 비유했습니다._P 049

 

혹시라도 중국 여행가서 음식이 입에 맞지 않는 경우, 이 팁을 이용하여 계란요리를 먹는 건 어떨까 싶다. 아무리 중국요리가 입에 안맞아요 계란 요리는누구나 다 맞겠지..ㅋㅋㅋ

 


쓰촨요리 : 마파두부

난 어릴때 마파두부가 중국요리라고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다. 학교 급식에서 정말 아주 자주 나오던 반찬 중 하나였으니까. 그냥 두부조림이구나 싶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마파두부는 중국요리였고, 심지어 급식으로 나오는 마파두부는 가짜 마파두부(...) 였다. 하 세상에, 진짜 마파두부는 달랐다. ..이렇든 저렇든 중국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까지 학생, 회사원들 점심 반찬으로 나오는 마파두부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이 요리는 얼굴이 곰보투성이인 진씨 아주머니가 만들었다 하여 마파두부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1862년 어느 날 유채기름을 파는 사람이 식당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는 돈이 없어 요리를 시킬 수 없으니 이것으로 두부라도 지져달라고 하며 유채기름과 고기를 내밀었습니다. 마음씨 좋기로 소문난 진씨 아주머니는 기꺼이 즉석 두부요리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맵고 뜨겁지만 두부의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유채기름 장수는 배불리 먹고 기운을 차린 후 식당을 나섰습니다. 지금도 쓰촨 청두에 가면 인심 좋은 아주머니의 진마파두부라는 식당이 성업중입니다. _P 077~078

 

여기서 놀라운 사실은 중국에서 결혼상대를 고를 때, 착한 사람을 만나라는 의미에서 진씨 아주머니를 이상형으로 꼽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

 

쓰촨의 매운 맛

쓰촨의 요리에서 매운 맛은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다. 고추기름을 듬뿍 넣어 맛을 낸 홍유, 생선 향이 나는 위샹, 양귀비가 사랑한 과일 리치처럼 달콤하게 매운 리즈, 얼얼한 매운 맛 마라, 시큼하게 매운 맛의 솬라, 마늘을 넣어 향을 낸 쏸샹, 약초 맛이 강한 진피 등 그 종류만도 수십가지 이다. 매운맛이라는 것이 단순한 오미 중 하나요, 미각의 통증이 아니라 얼마나 다양한 맛으로 어우러지는 지 쓰촨에 가서야 비로소 느껴볼 수 있다. _p91

 


광둥 요리: 딤섬

유래 중 제일 놀라웠던 게 바로 딤섬이다. 딤섬은 만두 처럼 생겨서 당연히 한 끼 대용이라 생각했는데, 왠걸! 차와 같이 먹는 일종의 간식이었다. 유럽에서 먹는 애프터눈티 세트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차에 딤섬을 곁들이는 시간은 광둥인의 가장 큰 행복입니다. 1851~1861년 사이의 약 10년간 제위한 청나라 9대 황제인 함풍제 시기에 광둥의 찻집문화가 시작되었습니다. _ P 107

 

찻집의 꽃은 차보다는 딤섬입니다. 딤섬은 마음에 점을 찍는다는 의미로 모양과 조리법에 따라 참으로 다양합니다. _P 109

 

딤섬 문화는 중국 전역에 퍼져 있으나 지역마다 그 역할이 각기 다릅니다. 북방에서는 식후 간식으로 올라오고 저장과 장쑤지역에서는 차와 곁들이는 다과로, 광둥에서는 그 자체가 정식에 가까운 코스요리로 여겨집니다. _P110

 

뿐만 아니다. 차와 같이 먹는 음식 답게 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 그 중 다도에 대한 이야기아 있는데 여기서도 건륭제가 등장한다. 건륭제가 강남 순행 때 신하들과 식당에서 차를 마시는데, 신하들이 너무 송구스러워서 식탁을 손가락으로 두번 톡톡 두드려 예의를 갖췄다고 한다. 그 뒤로 이 신호는 식사 테이블에서 상대방에 대한 예의로 사용하였다나 뭐라나...!


 


후난요리: 취두부 / 후이저우 요리: 마오더우푸

대체 이런걸 왜 먹지? 싶은 요리중 하나가 바로 취두부다. 근데... 만만치 않은 두부요리가 또 나왔으니 마오더우푸다. 세계 3대 악취 요리로 선정되기도 한 취두부, 서태후와 마오쩌둥은 이런 취두부를 정말 좋아했나보다. 서태후는 취두부에 어청방이라는 이름을 하사하기도 했고, 마오쩌둥은 취두부의 향은 고약하나 그 맛은 향기롭기 그지없구나!”라고 감탄했다고 한다. 근데 이런 취두부가 만들어진 유래는...참으로 기가 막힌다.

 

과거에서 낙방한 선비 왕즈허가 자산을 탈탈 털어 두부가게를 열었는데, 두부가 전혀 팔리지 않았다. 팔리지 않는 두부를 볏단으로 덮어 두었는데, 몇일이 지나니 두부에 푸른 곰팡이가 피어오른게 아닌가. 왕즈허는 자산을 탈탈 털어 만든 두부인지라 그냥 버릴 수 없어서, 곰팡이가 핀 두부를 소금물에 절여서 팔았는데 이게 또 대박! ㅋㅋㅋ 요즘 같으면 식약처에 잡혀갈 일이다.

 

자 그럼 옆에 있는 마오더우푸는 무엇인가! 취두부가 푸른 곰팡이라면 마오더우푸는 흰 곰팡이가 핀 두부요리다. 아으... 얘들은 왜이러니 ㅠㅠㅠㅠㅠ

두부에 기다란 흰 곰팡이 털이 보송보송 나있다고 한다. 근데 곰팡이가 길 수록 더 진귀하단다 ㅠㅠㅠ..........더이상 상상할 수가 없... 이런 요리도 유래가 있다.

 

명 태조 주원장이 후이저우 지역을 공격할 때, 이 지역의 백성들이 많은 양의 두부를 빚어 장수들에게 헌납했다고 한다. 두부가 너무 많아서 다 먹지를 못한 지라, 남아있는 두부에 곰팡이가 끼고 말았다. 곰팡이가 끼면 버려야 하는데, 이 동네 요리사는 버리기 아까웠나보다. 흰 곰팡이가 핀 두부를 기름에 튀겨 갖가지 양념으로 조리했는데, 이게 또 대박!! 역시나 요즘 같으면 식약처에 잡혀가다 못해 폐업이다...

 

결국 취두부나 마오더우푸는 자린고비 정신(?!)에 의해 발명된 요리였...... 아 근데 자린고비여도 너무 자린고비다..ㅜㅜ... 울 엄마가 먹는 거 가지고 장난치지 말랬는데 헝뮤.ㅁㅇ...

 

동북지역 하얼빈 요리: 꿔바오러우

곰팡이 두부에 놀란 가슴, 꿔바로우로 안정시킨다. 중국 8대 요리는 아니나, 소수지역 음식 중 동북지역 대표 음식이 바로 꿔바로우다. 우리에게는 찹쌀 탕수육으로 잘 알려진 요리다. 찹쌀 탕수육의 그 쫄깃함은 정말 .... 그런데! 정작 정통 꿔바로우에는 찹쌀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한다. 오로지 옥수수전분!

 

중국의 정통 궈바오러우에는 찹쌀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돼지고기 안심에 옥수수 저분을 입혀 여러 번 튀겨내고 식초와 설탕, 맛술, 생강, 파 등을 곁들인 소스에 볶아 나옵니다. 궈바오러우는 중국요리의 튀김 기술을 잘 표현한 요리입니다. 1차로 돼지고기 안심에 옥수수 전분을 고루 묻혀 약불에 오래 튀겨 고기를 익힙니다. 2차로 센 불에 빠르게 튀겨 색을 입힙니다. 한꺼번에 많이 넣고 튀기면 고기가 엉겨 붙기에 기름을 가득 부은 웍에 몇 회식 나누어 튀겨야 합니다. 그래야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며 부드러운 식감의 고기튀김이 완성됩니다. 전분과 고기가 혼연일체를 이루지요. _P 324

 

꿔바로우는 생각보다 그 역사가 조금 짧. 청나라 광서제 때 하얼빈에서 처음 만들어졌다고 한다. ! 정확히는 광서제 재위 기간이나 서태후가 권력을 잡고 있을 때다. 여튼 만들어진지 1백년 조금 넘는 정도? .. 짧은게 아니라 긴편인가? 특히 꿔바로우를 발명한 요리사가 운영하는 식당은 지금까지도 운영중이라고 하니, 하얼빈을 간다면 여긴 꼭 들러봐야 될 것 같다.

 

 

 

이 책은 정말 중국요리, 먹잘알들을 위한 책이다. 혹은 예비 먹잘알들을 위한 책일 수도 있다. 그리고 중국 여행을 하려는 누군가에게, 중국 먹방여행을 찍고 싶은 누군가에게 그 어떤 여행 가이드북 보다 0순위로 필요한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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