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 죽은 남자 ㅣ 스토리콜렉터 18
니시자와 야스히코 지음, 이하윤 옮김 / 북로드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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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한 건 하루가 일정한 기간동안 몇번이고 반복이 된다는 것은 나쁘지 않다라는거죠.. 살아가면서 우린 얼마나 많은 실수와 잘못을 저지르고 사는지를 감안할때 아무도 모르는 그런 초능력적 능력을 타고 났다면, 아님 운명적으로 중요한 일상의 일부분을 주체적으로 바꿔 나갈 수 있다면, 긍정적인 방향에서 대단히 멋진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 하루의 몇시간만으로도 앞으로 살아갈 인생이 바뀔 수 있는거니까 말이죠.. 물론 추리스릴러소설에서는 거의 이런 능력에 최악의 상황을 끌어드릴 수밖에 없긴 하겠지만 말이죠..

 

    사랑의 블랙홀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아주 즐겁고 행복하고 재미난 영화로 기억합니다.. 빌 머레이의 평범한 듯 하면서도 코맹맹이 소리로 공감을 이끌어내는 그런 캐릭터적 재미가 가득한 작품이었죠.. 사랑을 만들어가는 영화였습니다.. 그 영화의 내용이 똑같은 하루가 반복되는거였죠.. 자고 일어나니 똑같은 날, 똑같은 장소, 똑같은 시간에 눈이 떠지는겁니다.. 밖에는 어제 아침에 보았던 눈쌓인 거리가 오늘도 변함없이 보이는거죠.. 그리고 영화는 계속 반복되는 하루 동안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갑니다.. 그리고 해피엔딩

 

   또 일본에서는 "일곱 번 죽은 남자"라는 상기의 영화와 비슷한 소재를 중심으로 본격 미스터리를 다룬 작품이 있습니다.. 이른바 SF신본격미스터리소설이라 불리더군요.. 이런 독특한 작품적 영역을 개척한 작가님이 니시자와 야스히코라는 일본 작가님이신가 봅니다.. 아마도 "일곱 번 죽은 남자"가 작가님의 대표작 정도 되시는가 봅니다.. 대체적인 상황 설정은 익히 아는 반복되는 일상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본격 미스터리의 의도가 짙게 깔려 있기 때문에 상당히 독특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이야기적 구성으로 진행되는거죠.. 물론 거대한 설정구도로 SF의 본질적 공간성 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가족에 대한, 가족이라는 아주 조그마한 공간속에서 벌어지는 일상에 대한 이야기이죠.. 그래서 오히려 더 쉽고 자연스럽게 이야기속으로 스며드는지도 모르겠네요...

 

    여기에 한 집안이 있습니다.. 이제는 고로한 연세의 할아버지의 신년회를 할아버지의 집에서 보내는 가족들이죠.. 할아버지 후치가미씨는 세 딸을 두었습니다.. 젊어서 한량이어서 가족을 무척 고생을 시켜 장녀인 가미지와 막내인 하루나는 그런 아버지가 싫어 일찍 집에서 분가를 하게 됩니다.. 거의 가족의 연을 끊고 지내게 되었지만 우연히 도박으로 큰 돈을 벌게된 후치가미씨는 사업으로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업은 끝까지 후치가미와 함께한 둘째 딸 고토노가 이어가고 있죠.. 하지만 고토노는 결혼을 하지 않아 자식이 없습니다.. 그래서 연을 끊었던 딸 둘은 갈수록 집안형편이 어려워져 후치가미가의 대를 잇기 위한 할아버지의 간택에 자신의 아이들이 양자로 올려지기를 바라며 매년 신년회에 참석을 하게 되죠..

 

    장녀 가미지에게는 세 아들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막내 아들 큐타로가 이 소설의 화자이자 주인공이자 초능력을 타고난 아이입니다.. 물론 소설은 이 아이 중심으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이어집니다.. 그리고 막내딸인 하루나에게는 두 딸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자매의 아들과 딸들은 서로 사촌간이지만 결혼을 전제로 아웅다웅하고 있는 상황이죠.. 일본이기에 가능한 일종의 사촌간 성혼행위입니다.. 그리고 매년 새해에 할아버지는 유언장을 작성하여 자신과 고토노 이모의 대를 이을 양자를 간택하게 됩니다.. 올해도 변함없이 간택을 하려고 하는 것이죠.. 하지만 예년과는 조금 다릅니다.. 이번에 결정된 양자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사업체 전부를 물려받게 되는거죠... 그런 중요한 시점에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겁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신년회 다음 날 죽은 체 발견됩니다...

 

    할아버지가 죽음을 당한 날 큐타로는 언제 어느시점에 반복될 지 모르는 하루의 반복이 나타나게 되면서 이야기는 진행됩니다.. 큐타로는 반복되는 하루가 시작되면 총 아홉번의 똑같은 일상이 반복됩니다.. 남들보다 8일을 더 살게 되는거죠, 그동안에 그날 벌어졌던 일에 대한 수정과 변경이 상당히 여유롭게 이어질 수 있는 능력을 타고 난겁니다... 그렇게 큐타로는 할아버지의 죽음을 조사하고 파악하고 수정하고 원래 있는 그대로 돌려놓고자 합니다.. 이야기인즉슨 원래 할아버지는 하루가 반복되는 그날의 아침에는 돌아가시지 않았지만 반복된 첫째 날에는 돌아가시는거죠.. 그러니 큐타로는 반복된 날에 자신의 만들어낸 변경된 일정때문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으나 원래대로 돌려놓아야될 필연적 운명이 되는겁니다... 아이쿠, 어렵네요..

 

    굳이 이야기를 주절거릴 필요도 없이 일단 펼쳐드시게 되면 전반적 파악을 바로 되시지 싶습니다.. SF적 상상력에서 타임 루프적 이야기는 상당히 익숙한 소재임이 틀림없으니까요.. 게다가 이 콩가루 집안의 이야기 진행도 솔솔한 재미가 가득합니다.. 전체적으로 지겹지 않구요, 그렇다고 어둡다거나 본격 미스터리의 자극적인 내용도 다른 작품에 비해 상당히 밝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지막 본격미스터리의 해결방법에 대한 진행의 마무리도 제법 경쾌하게 이루어지더군요.. 물론 언제나 그렇듯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약간의 허전함이 없진 않으나 상당히 탄탄한 단서적 실마리와 해결방법이라 즐겁게 읽은 작품입니다..

 

    가볍게 펼쳐서 읽어보시면 충분히 재미지게 집중할 수 있는 그런 작품이네요, 줄거리를 길게 늘여놨지만 사실 읽어보시면 바로 이해가 되는 그런 이야기적 구성이니 추리소설 초보 독자분들도 집중해서 읽고 좋아하실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뭐랄까요, 개인적으로 콩가루 집안의 아웅다웅하는 내력만 아니라면 청소년들도 읽으면 그렇게 나쁘지 않을 듯 싶은데 , 이 집안의 아이들이 해대는 행동들이 딱히 마음에 들지는 않더군요.. 하지만 그래서도 더욱 가볍고 경쾌하게 읽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독특한 느낌의 SF본격 미스터리 소설 나쁘지 않네요.. 아마도 니시자와 야스히코 작가님이 이런 작품류를 많이 집필하신 듯 싶은데, 기회가 되면 또 접해보고 싶네요.. 그리고 나도 뭔가 기분좋은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어 줄 반복되는 일상을 겪어봤으면 좋겠구마는..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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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뎀션 ㅣ 그렌스 형사 시리즈
안데슈 루슬룬드.버리에 헬스트럼 지음, 이승재 옮김 / 검은숲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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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서 체감온도가 기분 나쁠 정도로 오슬오슬거립니다.. 나름 난방을 준비한 공간속에서 이렇게 조금만 벗어나도 오슬거리는 쌀쌀함이  장난이 아닌데 말이죠.. 이 초겨울의 쌀쌀함이 가득한 계절에 난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수많은 공간속에 놓여진 사람들은 얼마나 추울까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아마도 자신이 저지른 죄로 인해 자유를 구속당한 체 교도소에서 자신에게 집행된 형을 살아가는 수많은 재소자분들도 이런 어려움을 많이 겪을겁니다.. 물론 그들이 피해를 입힌 상대방에 대한 최소한의 처벌이라 생각하면 될 터이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현재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곳인 경우 사형수들의 감정적 온도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공포감에 더해지겠죠.. 물론 97년 마지막 사형이 집행된 이후로 15년 이상 사형이 이루어지지 않아 이젠 잠정 사형폐지국가로 분류가 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사형은 이루어질 수있는 것이죠... 사실 전 사형반대론자는 아닙니다.. 그렇다고 사형을 꼭 집행해야한다는 입장에 놓여있지도 않죠.. 왜, 전 그런 입장에 놓여본 적이 없으며 그런 주변상황을 경험해본 적도 없어서 섣부른 주장을 하기가 그렇네요... 하지만 여기에 70년 후반부터 사형제가 폐지된 북유럽의 스웨덴에서 사형제에 대한 딜레마에 대한 스릴러를 보여줍니다.. 재미납니다..

 

    안데슈, 버리에 콤비의  애버트 그렌스 시리즈의 한 권인 "리뎀션"입니다.. 사형제를 집행하고 있는 현재의 미국이라는 나라와 사형제가 폐지된 스웨덴의 입장에 대해서 두나라를 배경으로 한 사형수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시작과 함께 사형을 기다리는 한 남자 존 메이어 프레이는 초단위로 흘러가는 시간에 대한 예민함을 어쩔 수 없이 익히게 됩니다.. 자신의 사형기일까지의 시간은 자신의 의자와 다르게 진행되는 중이니까요..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 동년의 여고생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언도받고 수감중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사형기일은 조금씩 다가오죠.. 같은 교도소에 수감된 사형수들이 하나둘씩 사형을 당하는 것을 경험하면서 엄청난 공포감에서 벗어나질 못합니다.. 존이 판결을 받을 당시의 나이는 고작 열일곱살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가 살해한 것으로 알려진 여인의 아버지 에드워드 피니건는 존이 사형을 지켜보는게 목적입니다.. 그에게는 존에 대한 증오외에는 아무 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어느시점에 누군가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는 사형수였던 존의 느낌이 강합니다.. 하지만 그는 현재 자유의 몸인 것처럼 보입니다.. 어떻게 된 것일까요, 그리고 그가 현재 살고 있는 곳은 미국이라는 곳이 아니라 미국과 전혀 연관성이 없는 스웨덴의 스톡홀름인 것이죠.. 그렇게 존은 과거의 미국 오하이오 마커스빌의 교도소에 수감된 사형수로서의 인생과 현재 스웨덴에서 또다른 이름으로 살아가는 한 남자로서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에게 있어서의 미래의 삶은 어떻게 이어질까요, 아주 재미지게 이어지는 이야기의 구성이 제법 흥미롭습니다.. 두 작가의 전작들을 재미있게 읽어보신 분들이라면 이 작품 "리뎀션"도 나쁘지 않으실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두 분의 작가님의 가장 큰 장점은 아무래도 이야기의 진행이 무척 빠르게 이어진다는겁니다.. 상황적 긴박감에 있어서는 여느 스릴러작가님들도 쉽게 따라오지 못할 정도의 흡입력을 보여주시는 작가님이시라고 여겨집니다.. 또한 이들이 내세우는 주제들도 만만찮습니다.. 대체적으로 범죄의 성향과 범죄의 구성에 대한 딜레마와 상황적 이중성을 다루는 구도가 아무래도 작가님들중 한 분이신 버리에 헬스트럼 아저씨가 교도소라는 배경에 대한 경험이 많이 작용한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에베트 그렌스라는 장년의 형사가 보여주는 고독함과 상황적 고립감에 대한 동정적 의도가 짙게 깔려있어 단순한 스릴러로서의 감성 이외에도 독자들의 상황적 공감도 잘 이끌어내주시는 것 같아서 독서에 허전함이 없어보입니다.. 그리고 이야기의 흐름도 상당히 빠른 진행을 보이면서 이어지다가 마지막의 반전은 상당히 "뻥"집니다.. 어떻게 보면 좋은 반전의 의도로 보일 수 있구요, 또 다른 면에서 보면 그 반전의 느낌이 제법 억지스러워보이고 허술한 감이 없지도 않습니다만 역시 흥미로운 결말이라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듯 싶네요.. 

 

    특히나 이 작품은 단순한 사형제에 대한 거부적 반응을 어중간하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형이라는 개념에 대한 체감이 본질적으로 다른 두나라를 내세워 독자들의 판단을 스웨덴적 사형제 폐지의 의도를 짙게 깔고 있습니다.. 원칙적으로 사형제는 사라져야한다는 주제를 깔고 가는거죠 - 작가들이 스웨덴 사람이니까요 - 초반에 말씀드린바대로 제가 이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드릴 수는 없지만 충분히 설득이 될만큼의 사형제 폐지에 대한 대중적 상황을 잘 만들어내신 듯 싶습니다.. 그렇다고 골치아프게 깊게 들어가서 독자들을 어지럽게 하지는 않으니 단순한 스릴러소설로 여기시고 펼쳐보셔도 상당한 재미를 선사해줄거라고 믿습니다.. 제가 전작인 "쓰리 세컨즈"를 읽어면서 스릴러적 재미만 따지고 본다면 개인적으로도 열손가락에 꼽을 수있을 정도의 즐거움을 주신 작가님이시라 이번 작품도 그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물론 "쓰리 세컨즈"가 더 대중적 재미가 많았는데 말이죠.. 알고보니 이 작품 "리뎀션"이 국내에서는 후발이지만 원칙적으로는 전작에 해당되더군요.. 아무래도 앞으로 더 좋은 스릴러소설을 선보여주실 작가님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무척 기대되는 분들입니다.. 근데 이 작가 아저씨들 프로필 사진을 왜 범죄자처럼 찍은거야, 설정인가,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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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공포 ㅣ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에리카 종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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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비행기를 많이 타보질 못해서 비행공포에 대한 느낌이 확실하게 다가오진 않습니다만 비행기가 뜰때 느꼈던 뭔가 쏴아한 공포감은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마지막 비행기를 타본 적이 아마도 팔 년정도 되었으니 뭐, 국내에서 비행기타고 댕길만큼 바쁘게 서두르는 일을 하지도 않는데다가 외국나갈 일이 전무한 직종이기도 하고 여유를 가지고 여행 한번 편하게 갈만한 시간도 없어서 비행기는 그저 아이들 눈에 신기한 하늘에 떠다니는 반짝거리는 장난감정도로 여기지는 판국입니다.. 여하튼 비행기를 타는 일은 아무래도 돈이 들어가는 일이니 좀 있어보이기는 합디다.. 게다가 뭔가 조금은 똑똑하고 전문적인 글로발스러운 일들을 하시는 분들에게 어울리는 그런 교통편인거죠.. 무식한 지역 촌넘 입장에서는 최큼 뽀다구나는 모양새입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부럽지는 않아요.. 전 복지부동을 사랑하니까,

 

    초장부터 헛소리 최큼 지껄였습니다.. 이번에 읽은 작품은 쉽게 이해가 되는 자전적 소설이면서도 아주 어려운 한 인간의 정체성을 다룬 작품이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읽어도 무방한 듯 한데 읽다보면 머리가 아플 정도의 여러가지 인간적 정체성에 대한 고퀄리티적인 메타포와 비유들이 등장하기도 하고 수많은 문학작품들과 사상가들과 문학가에 대한 이야기가 대입되기도 하니까 말이죠.. 그러니 한마디로 이 소설은 대단히 똑똑해 보이는 척하는 그런 작품인 듯 싶습니다.. 아니 척이 아니라 똑똑한 작품입니다.. 작가는 에리카 종이라는 여성이구요, 제목은 "비행공포"입니다.. 솔직히 제목의 의도는 이사도라라는 소설속 여주인공이 가지는 수많은 공포중의 하나에 불과하지만 제가 파악하지 못한 다른 뭔가가 있을 수도 있겠지요.. 여하튼 그녀는 비행기 타는 것을 싫어합니다.. 시작부터 이사도라의 비행공포가 나오죠.. 그녀는 남편 베넷과 함께 정신분석의들의 세미나가 열리는 오스트리아 빈으로 향하는 중입니다..

 

    이사도라는 조금은 별스러운 여성입니다.. 시대에서 통용되는 사회적 편견과 일반적 관습속에서 어울리지 않는 여성이지요.. 그녀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주구장창합니다.. 일단은 자신의 남편을 따라 정신분석의들이 모이는 세미나에 참석하는 것으로 시작을 합니다.. 그리고 그녀가 상상속에서 바라고 원하는 일종의 자유로운 삶의 영혼적 정체에 어울리는 새로운 남성과의 만남이 이루어집니다.. 일종의 바람을 피우는겁니다.. 베넷에 대한 자신의 삶과 인생에 대한 나름의 고통을 생각하고 예전에 자신이 상상하고 추구하고 원하던 현실속에서 이루어지기 힘들었던 그런 성적 상상을 만들어줄 그런 남자에 준하는 또다른 정신분서의인 에이드리안을 만나게 되는거죠.. 그렇게 그들은 관습이 만들어준 굴레에서 벗어나려합니다.. 물론 이사도라의 남편인 베넷도 그들의 관계를 압니다.. 그리고 질투하고 시기하고 그녀를 탓하지만 그녀는 쉽게 멈출 수가 없는 듯 싶습니다.. 그렇게 그녀가 자신의 이야기를 펼쳐내면서 이사도라의 자전적 이야기는 쭈욱 이어지죠.. 과연 그녀는 에이드리안과 베넷사이에서 어떤 결론에 도달할까요,

 

    뭐 이런 작품속에서 내포된 주제의식이 일종의 페미니즘에 걸맞은 이야기인가요, 사실 전 잘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충격적이지도 그렇다고 이상하지도 않습니다.. 단지 제가 줄거리의 첫부분에서 별스럽다고 한 이유는 그녀가 너무 똑똑하고 예민한 심성을 지닌 아주 뛰어난 지능을 가진 여성이라서 그렇게 말한 것입니다.. 그녀가 원하는 삶이라는 부분에 있어서는 전혀 별스럽지 않습니다.. 그녀가 추구하는 섹스적 판타지 역시 저에게는 그렇게 충격적으로 다가오지 않습니다.. 물론 그 시대에서는 그런 직설적인 성적 표현과 묘사적 단어의 제시가 독자들이나 평론가들에게 아주 대단하고 획기적인 일이였는지 모르겠지만 전 그러려니 싶네요.. 그녀가 원한 인생의 자유로운 삶 역시 관습의 굴레에서 쉽게 벗어나질 못하는 매듭이긴 하지만 자신이 원한다면 그리고 상대방이 상처를 입더라도 허용이 된다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사도라는 그런 인생에 어울리는 지능과 예민한 감성을 지닌 여성이니까 말이죠.. 끼리끼리 어울리는거죠..

 

    사실 지금도 여성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까놓은 이야기는 일종의 이슈가 되긴 하더군요.. 아무래도 남성이 중심이 되는 사회속에서 여성의 정체성은 언제나 주눅이 들기 마련인 모냥입니다.. 특히나 보수적 사회상이 반영된 1970년 이전의 삶속에서는 더욱더 심화된 남성편향적인 세상이었겠죠.. 그러다보니 한 뛰어난 재능을 지닌 여성이 자신의 내면과 인생과 삶에 대해 자유로운 영혼에 대해 직설적으로 떠들어대는 모습이 충격적이고 시대를 앞서가는 페미니스트로 받아들여지는가 봅니다.. 보통 이런 작품은 어쩔 수 없이 해설을 참조하게 되는데 해설의 첫머리에도 헨리 밀러나 존 업다이크가 극찬을 했다는 말을 보고 뭐야, 쟤네들(할배들인데 예의가 없네요, 제가)도 남자잖아라는 생각을 문득 했습니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자신의 성적 정체성이나 여성으로서의 사회속에서의 자유로움과 중심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자신 내면의 혼란을 자신의 자전적 삶을 중심으로 드러내놓은 작품이라서 남성의 입장에서 전 크게 공감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수많은 똑똑한 척하는 문학적 재능에 대한 이야기들은 무식하고 영미 고전문학에 대해 전무한 독자의 입장에서는 된장, 너무 똑똑한 척 하는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부유하고 삶이 자신에게 있어서 여러가지 정체성이나 인격적 성장에 대해서 생각할 여유가 있을 정도의 경제적 터전이 보장이 된 여성이라는 것이 제가 판단하는 사회적 기준으로볼때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솔직히 공감되는 부분이 적었습니다.. 그 시대에 그런 삶과 행동과 인생은 전혀 일반적이지 않으니까 말이죠..

 

    그렇게 길지 않는 시간동안 이사도라는 에이드리안을 만나고 베넷을 떠나고 그녀의 과거의 삶을 돌이켜보고 자신이 여태껏 상상해온 정체성과 자유로운 여성적 삶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는 한층 성장하게 됩니다.. 그녀 나이 이제 스물아홉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아홉수였겠죠.. 열 세살부터 시작된 그녀의 삶의 혼란은 서른 즈음에 새로운 안정적 삶을 다시 살아가게 될까요, 수많은 공포의 삶속에서 그녀가 진정으로 원하고 자유롭고 싶었던 그녀만의 삶을 앞으로 제대로 만들어 갈 수 있을까요, 잘은 모르지만 "비행공포"로 시작했던 그녀에게 빈으로 향했던 그 시점은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는 생각은 듭디다..

 

    소설속의 모든 이야기는 자전적 실화에 근거를 둔 에리카 종의 삶을 그대로 표현한 듯 싶습니다..나름 읽는 재미는 있죠.. 그렇다고 아주 집중이 되는 그런 문장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고전이라 칭하는거겠죠.. 아님 말고,, 아무래도 자신의 내면과 사생활을 너무 까발려서 좋을 것은 없을 듯 싶은데(물론 제 생각이라는 점을 알려드리고) 워낙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선보여주시는 작가님이셔서 전세계에서 에리카 종의 오덕후들이 많이 양산되었지 않나 싶기도 하네요.. 이후에도 수많은 자전적 작품과 자유로운 삶에 대한 자신만만한 당당함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계시니 뭐, 멋진 분이긴 하네요.. 사실 전 이 작품만으로는 훅하니 다가오는 공감이나 느낌이 덜했지만 모르죠, 또 많은 여성분들이나 시대적으로 앞서간 한 여성작가의 사상적 내면에 대해 고개를 심하게 끄덕이는 분들도 계실지... 결론은 에리카 종, 멋지구리..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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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의 악마
모 헤이더 지음, 최필원 옮김 / 펄스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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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지에서 비롯되는 악행은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모른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해한 적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절대 그럴 의도는 없었지만 어쩌다보니 그렇게 되었네,라고 하면서 그 당시에 저는 무지했습니다라고 용서를 구한다면, 과연 그 무지라는 이유가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수긍 가능한 무지라면 그리고 전후 사정을 올바로 판단할 수만 있다면, 그리고 누군가가 용서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가능할 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제가 저의 입장에서 저의 기준으로 단언컨데 그 당시의 그들의 행위들은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는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용서 할 수가 없는 일들이죠.. 단순히 전쟁이라는 방패막을 들이밀어본다치더라도, 그 속의 광기의 폭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 한낱 미비한 존재의 인간이었다고 할지로도 그들이 저질러놓은 악마적 행동은 절대 용서받지 못할겁니다.. 그리고 용서할 수도 없을겁니다..

 

    더 나아가서 저는 우리에게 남경(난징)으로 알려진 중국의 한 도시에서 벌어진 지옥의 참상은 그 폭력의 행위자가 일본이기에 가능한 일들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너무 과장되고 과한 반일감정이라고 거부감을 내보이셔도 상관없습니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역사적으로 자신들에게나 주변의 국가에게 저지른 광기의 폭력에 대한 증거는 무수히도 많습니다 - 굳이 말씀드릴 필요도 없지만 임진왜란 당시의 국내의 민간들을 살상하고 전리품으로 귀와 코를 잘라간 사실도 엄연한 그들의 역사이죠 - 세상의 중심이 되고자 아침 해가 떠오르는 깃발을 휘두르는 그들에게 잔인성은 애초부터 내재된 본성인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무서운게 지금도 우린 알게모르게 그들의 잔인성과 폭력성에 여러가지 매체를 통해 적응되어 있는지도, 그들에게 소장품이나 전리품은 일종의 종교적 의식인 듯 싶습니다.. 살인을 하고 그 전리품을 가지는 행위에 대한 거부반응이 나라의 미신적이 속성에서 기인하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뭐 너무 많이 나가면 안되니 여기서 미신적 행동은 저만의 생각을 끝내겠습니다..

 

    그렇게 접한 작품입니다.. 그것도 일본의 주변국인 우리나라나 중국등에서 그 실상을 다룬게 아니라 영국의 한 여성작가님께서 난징의 역사를 다룬 것이죠.. 모 헤이더라는 작가님의 "난징의 악마"입니다.. 제목에서 주는 의미는 난징 대학살의 주범이 일본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일깨워줍니다.. 그들이 행한 난징의 대학살에 중국내 난징의 민간인 난민 30만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었습니다.. 단순히 전쟁이라는 배경을 들이밀기에는 그들이 저지른 악행은 일반적인 광기와는 거리가 먼 행동이죠.. 그들은 서양에서 피를 토하고 현재까지 나치의 악마적 행위인 유대인 학살에 대한 경각심과 반성을 지금도 해나가는 것과는 아주 다릅니다.. 일본은 반성은 둘째치고라도 그 행위 자체를 부인하고 있죠.. 난징에서 그들이 행한 학살은 일종의 중국 공산당의 음모론이며 실제 그들이 전쟁으로 살상한 기준은 밝혀진 참상과는 비교도 안됩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일본에서 출간되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작품의 내용에 충분히 담겨 있습니다..

 

    이야기는 두갈래로 흐릅니다.. 현재의 그레이라는 여대생이 도쿄에서 난징의 참상에 대한 필름을 찾아가는 이야기와 지옥도가 펼쳐진 1937년 12월의 난징에서 살아남은 한 남성의 이야기입니다.. 난징에서 살아남은 남자는 스충밍이라는 현재 그레이가 도쿄로 찾아와 그에게서 그 당시의 참상을 담은 필름을 보여주길 원하는 남자입니다.. 그레이는 난징의 광기를 알아내고자 도쿄로 무조건 옵니다.. 아무것도 없이 오로지 필름을 보겠다는 일념하게 오게 되는거죠.. 하지만 그 당시의 참상을 담은 필름을 소장한 것으로 보이는 스충밍교수는 일언지하에 그녀의 요구를 거절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어떻게 해서든 그 필름의 내용을 알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스충밍은 그녀에게 제안을 합니다.. 현재 일본에서 호스티스로 생황를 하는 그레이에게 그녀가 다니는 바에 자주 찾아오는 야쿠자 두목인 후유키에게서 무언가를 가져다주면 자신이 소장한 필름을 보여주겠다고 하죠.. 그러나 스충밍은 그레이에게 찾아올 것이 무엇인지는 알려주지 않습니다.. 그렇게 그레이는 위험천만한 거래를 스충밍과 하게 되면서 조금씩 진실을 찾아나갑니다.. 그리고 스충밍의 일기로 진행되는 난징의 하루하루도 조금씩 악마의 광기에 사로잡히게 되죠...

 

    이 작품의 모든 것은 마지막에 담겨 있습니다.. 초중반을 거쳐 그레이와 스충밍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의 진행은 마지막의 단면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일 뿐인거죠.. 그들이 그토록 원했던 진실의 무게는 단순한 호기심과 집착이라는 일반적인 무게가 아닌 역사의 한 단면인 것이죠.. 그냥 한 개인의 집착으로 인해 알고 싶은 역사의 진실로 치부하기에는 난징의 악마가 저지른 행위는 용서받지 못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은 단순한 무지나 전쟁을 핑계로 꾸며대기에는 너무나 거대한 죄악인 것입니다.. 마지막의 단 몇페이지에서 보여주는 진실의 표현은 공포라는 감정으로 정리하기에도 부족합니다.. 분노의 단계로 판단하기에도 모자랍니다.. 이 모든 것이 한 영국작가의 상상력에서 기인한 허구적 문학으로 받아들이기에는 그들이 저질러 놓은 우리의 역사의 참상이 절대적 거짓이 되는 것입니다... 분명한 건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 마지막에 가서야 보여지는 이야기는 실화이고 진실이고 사실이라는겁니다.. 그토록 그들이 외면하고 거부하고 은폐하고자 하는 일들이 말입니다... 왜 그들은 그렇게까지 숨기고 싶은걸까요,

 

    지금도 그들은 그들만의 세상에 빠져 있습니다.. 과거를 외면하면서까지 그들만의 정체성에 우익이라는 국수주의, 애국주의로 나라에 최면을 걸고 있습니다.. 이해합니다.. 어려울테죠.. 하지만 과거를 잊지말아야하는 사실은 그들도 알고 주변의 나라들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외면하지만 우리는 잊지않습니다..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역사의 진실인거죠.. 부끄러운 일입니다.. 스스로가 깨우치지 못한 역사의 한 단면에 대해 그들이 저지른 참상에 쉽게 다가서지도 못한 영국의 한 여성작가가 그들에게 제시한 소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말이죠.. 그녀는 제목에서 한 개인을 지칭하는 악마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행한 모든 악행의 중심이 인간임을 그리고 그 나라의 모습임을 보여주는거죠.. 그래서 이 작품은 출간된지 10년이 넘는 현재까지 아직도 일본에서 출판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한 듯 싶습니다..

 

    사실 생각만큼 거대한 전쟁의 상흔을 보여주고자하는 의도는 아닙니다.. 한 개인의 삶과 또다른 한 개인이 살아온 지옥속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한 역사의 한 편린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진실을 찾아가는 스릴러의 방식을 택하고 있죠.. 여성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구체적인 심리와 상황적 긴박감이 제법 흡입력이 좋습니다.. 그리고 앞에도 말씀드린대로 이 작품은 마지막까지 읽어야 진정한 의미를 알 수가 있습니다.. 반전이라고 부르기에는 그 진실이 너무 직접적입니다.. 읽는 동안 분명 마지막에 대해서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한 마무리가 되었구요.. 그러니 단순히 반전이라고 하기에는 마지막에 접하게 되는 진실의 임팩트가 너무 강렬해서 책을 덮고도 숨을 몰아 쉴 수 밖에 없는거죠.. 아마 마지막 진실에서는 절대로 눈을 책에서 떼시지 못할거라고 자신합니다..

 

   이 작품은 별점을 다섯개를 주고 싶습니다.. 책의 재미를 떠나서 그들이 행한 역사적 진실에 대한 한 여성작가의 소설적 접근방법은 그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대중적 소설을 지향하는 스릴러작가가 보여주는 한 나라에 대한 안티적 이야기는 분명 작가에게도 엄청난 결정이었음이 분명함에도 모 헤이더 작가는 거리낌없이 그들은 노출시킵니다.. 무엇보다 일본속에서 그들의 삶에 함께 한 경험이 있는 작가이기에 더욱 그들의 모습을 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전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스릴러기법에 대한 그녀의 방식은 일반적인 스릴러소설이 보여주는 음울하고 파괴적인 감성에 잘 부합되는 작가님인 듯 싶어서 앞으로 많은 작품이 출시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이, 맨날 아리가또나 외치면서 고개 주억거리지말고 이제는 좀 부끄러운줄도 알고 반성도 하고 좀 그래라,, 뭐냐 이게..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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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계곡 ㅣ 모중석 스릴러 클럽 35
안드레아스 빙켈만 지음, 전은경 옮김 / 비채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드엉산을 그렇게 좋아하질 않습니다.. 아니 거의 산에 갈 일이 없죠, 이제는 나이도 있고 몸도 그렇고 힐링을 위해서 주변 지인들은 등산을 하는 취미생활을 많이 배우시고 계시더군요.. 주말에 조금 부지런히 서둘러 야트막한 산에 아이들과 다녀오면 그렇게 상쾌하답디다.. 저보고도 많이 권하기는 합니다만 어휴, 등산 함 갈라치면 대군을 이끌어야 됭께로 쉽지 않네요.. 거의 나폴레옹이 알프스를 넘어가는 느낌으로다가 부담감이 백배입디다.. 여하튼 산은 아직까지는 저와 거리가 먼 친구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산과 관련된 이야기나 드라마나 스릴러는 그 재미가 만만찮죠.. 산은 늘 인간을 시험하고 자연의 위대함을 가르쳐주는 매개물이 되니까 말이죠.. 여기에 산에서 벌어진 일과 인간의 욕망과 보잘 것 없는 인간의 사악함이 안겨주는 장르소설이 한 편 있습니다.. 그동안 국내에서 몇 편 사이코패스와 관련된 그런 스릴러소설을 선보여주셨던 독일 작가님이신 안드레아스 빙켈만 작가의 작품입니다..

 

    빙켈만 작가는 국내에 시리즈로 작품이 소개된 적은 없네요.. 전작들인 "사라진 소녀들"과 "창백한 죽음'도 단행본으로 소시오패스와 관련된 그런 인간의 악한 감정을 중심으로 한 작품이었습니다.. 근데 이번에는 조금 색다르게 산이라는 매개를 중심으로 작품을 우리에게 보여주십니다.. 상당히 매력이 있네요.. 아무래도 이런 방향으로는 제법 필력이 대단하신 작가님이신 듯 합니다.. 시작부터 집중도가 좋습니다. 한 여인이 겨울의 알프스의 산을 오릅니다..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그녀는 지옥계곡이라 불리우는 곳에 다다릅니다.. 그리고 구조대원으로 자원봉사중인 로만 예거는 이제 겨울로 접어 드는 산에 한참동안 발걸음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하산을 하고자 하지만 우연히 발자국을 발견하게 되는거지요.. 그리고 그 발자국을 따라 올라갑니다.. 발자국의 크기로 보아 여자이거나 아이임을 직감한 로만은 현재 급변하는 날씨에 산을 오른 사람을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지옥계곡의 다리 난간에 도착하자 중간에 서있는 여인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는 로만이 다가섰을때 로만을 보고 공포와 경악에 가득찬 눈길로 낭떠러지로 뛰어내려 버립니다.. 가까스로 그녀의 손을 잡은 로만은 그녀가 그를 바라보는 공포의 눈빛과 더불어 그에게서 떨어지고자 하는 그녀를 더이상 끌어올리지 못하고 결국 그녀는 추락하여 죽음을 당하게 됩니다.. 그렇게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자살한 그녀의 이름은 라우라 바이더라는군요..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왜 알프스까지 와서 그것도 지옥계곡에서 자살을 선택한 것일까요, 로만 예거는 그녀의 죽음에 대해 자책과 함께 그녀가 죽음 직전에 자신에게 던진 공포와 경악의 눈빛에 대해 그 이유를 찾고자 합니다.. 그렇게 라우라와 로만은 엮이게 됩니다.. 그 시점에 라우라의 친구인 마라 란다우는 라우라를 걱정하며 그녀가 요즘 고통받는 일에 대해 죄책감과 그녀의 삶에 비집고 들어가보려고 노력중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사라져버린체 그녀에게 의미를 모르는 문자 메세지를 하나 보냅니다.."위로"라는 단어였죠.. 그리고 마라는 라우라의 죽음을 알게됩니다.. 그녀의 자살로 인해 그동안 라우라가 당했던 고통에 대한 주변 친구들의 진실들이 조금씩 수면위로 떠오르게 되죠... 물론 지옥계곡에 숨겨진 진실까지 말입니다... 한 겨울의 산은 무척 춥습니다.. 글로 읽어도 춥습니다..

 

    빙켈만 작가의 작품은 전작에서도 제가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소재나 인물들의 입체감이 상당히 좋습니다.. 이야기의 흥미도 제법 뛰어나고 말이죠.. 이 작품 "지옥계곡"도 초반 도입부부터 독자들의 집중을 끌어들이는데 아주 뛰어납니다.. 중후반부까지 궁금증을 중심으로 사건의 핵심으로 다가가는 구성도 나쁘지 않습니다.. 이야기는 두갈래로 이어지죠.. 기본적인 줄거리인 라우라 바이더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게임 하나와 어떤 미지의 한 남자의 과거의 행적을 1인칭 시점으로 따라가는 이야기의 구성입니다.. 물론 이 갈래들은 가장 중요한 소설의 중심 매듭임에는 두말할 필요는 없죠.. 뒤로 가면 하나로 묶어지는 방법론도 나쁘지 않습니다.. 특히나 배경적 조건으로 매개물이 되는 겨울의 알프스의 산은 스릴러의 감을 배가시켜주는 역할을 잘 수행합니다.. 물론 무엇보다 전혀 어렵지 않은 구성이고 초보 스릴러 독자들에게는 꽤 즐거운 작품이 될 수 있을 듯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전작들에서 또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위의 이런 즐거움에도 불구하고 꼭 뭔가 빠진 듯 싶은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네요.. 구성도 좋고 인물적 입체감도 좋고 사건의 흐름도 나쁘지 않은데 이것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방식들이 너무 헐거워보인다는겁니다.. 예를 들어 인물들의 묘사들은 뛰어난데 그 인물을 구체화하고 그 인물들이 사건속에 녹아들면서 빠져들게 하는 방법들은 빠트리는게 너무 많은 것 같다는거지요.. 무엇보다 미지의 인물이 행하는 사건과 관련된 뜬끔없는 난입이 조금은 당황스러운겁니다.. 그래서 미지의 누군가에 대한 설정 자체도 억지스럽기도 하구요.. 주변의 친구들로 나오는 인물들의 역할론적 진행도 꽤나 어설퍼보입니다.. 시작은 꽤나 훌륭하고 이끄는 방식도 좋았는데 그걸 정리하고 마무리하고 처리하는 과정의 뭉뚱그림은 상당히 허접해 보입니다.. 그게 많이 아쉽습니다..

 

    와, 위에 단락은 아주 전문가같군요..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데 꽤 있어보이는 척 떠들어 댔군요.. 그래도 이 책 재미있습니다.. 특히나 빙켈만 작가가 보여주는 인간의 심리적 묘사와 소시오패스적인 감성적 상황과 사회적 불안심리에 대한 꽤 심도있는 표현방법은 무척 짜릿합니다.. 전작에서도 대강 짐작은 했습니다만 독자들에게 기본적인 재미를 선사하는 이야기꾼으로의 능력은 상당히 뛰어나 보입니다.. 그중에서도 이번 작품속에 등장하는 산을 매개로 한 스릴감은 제대로 장르독자님들의 취향에 잘 맞춰진 듯해서 나쁘지 않더군요.. 이야기의 유기적 연결이나 인물들의 역할적 흐름들이 헐거워서 많이 아쉬웠지만 페이지터너로서의 역할과 즐거움은 충분한 작품이니 빙켈만 작가의 전작들을 재미지게 읽어보신 분들에게는 분명 괜찮은 선택이지 않을까 싶네요.. 전 최큼 아쉬웠지만,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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