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티스맨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도선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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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렇게 불안해하시고 나라를 망쳐먹을 위인이라고 내 눈에 흙 들어가기 전에는 저놈이 대통령 되는 꼴은 못본다고 하시던 수많은 어르신들의 입장이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입니다.. 나라를 북한에다가 떠넘겨줄 그런 빨갱이 앞잡이로 인식하시고 안그래도 없는 살림에 못먹고 사는 우리 서민들 똥줄 타는 줄은 모르고 이돈저돈 다 끌어모아 북한에다 퍼줄 그런 위인이니 절대로 대통령이 되면 안되는 사람이라고 침튀겨가며 찍으면 나라 망한다고 절대로 찍으면 안된다고 하시던 어르신들이셨죠, 대통령이 선출되었습니다.. 그리고 대다수의 언론은 그를 인간적이다, 생각보다 실천성이 강하다, 협치의 기본을 지키는 인물이다... 등등 좋은말로 치장을 하고 있습니다.. 대중은 영화속 누군가의 극단적인 말처럼 개돼지는 아닐지언정 언론이 뿌려대는 인간적인 느낌이 강한 살갑게 다가오는 이미지 몇장으로 대다수의 대중적 인식에 따라 그사람에 대한 인식을 한순간에 바꾸곤 합니다.. 버젓이 보이는 범죄의 진실앞에서도 수인번호 503호 여인에게 동정의 눈길을 보내며 진실을 애써 외면하던 이들이 너나나나할 것 없이 언론에 드러난 새 대통령의 며칠간의 활동 모습을 보고선 살며시 얼굴을 붉히며 그래도 인간적이네,라는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어느순간 이들에게 최면을 걸던 가짜뉴스는 사라지고 언론이 보여주는 새로운 권력의 이미지에 그들도 한순간 따르는 모양새입니다.. 그게 옳든 그르든 상관없이 일종의 맹목적 대중심리의 작용이겠죠, 물론 이시대의 꼰대들이 그동안 쌓아온 사회적 편견이 한순간에 바뀌진 않으리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어느순간 언론이 자신들이 기득권을 무시하는 대통령이 넌지시 보인다던지한다면 예전처럼 하루아침에 안면 몰수하고 다시금 새로운 정치적 꼬투리로 대중의 잠자는 편향적 시작을 끌어낼 지도 모를 일입니다..


    2. 대중은 쉽게 변합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에게 들어오는 정보의 영역속에서 판단할 수 있는 진실만 바라볼 수 밖에 없으니 그 정보가 옳다하면 그게 진실이라는 판단으로 맹목적으로 따르는 경향이 짙죠, 물론 누리꾼들이라 불리우는 많은 익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판단적 근거를 내세우고 그 진실을 파헤치려고 하는 경향이 있으나 대체적으로 찌라시의 유치한 댓글 위주의 어설픈 자기 주장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지 그런 자기 주장이 대단히 악성인 경우에 이들은 익명이라는 그림자뒤에 숨어서 세상을 꼬나보는 경향이 짙은 것도 사실입니다.. 수많은 가짜를 진실로 탈바꿈시키는 능력은 대중들 스스로가 만들어놓은 굴레와도 같죠, 병신이 만든 병신같은 진실에 병신같이 속아버리는 대중은 누구의 말처럼 개돼지로 불리울 수도 있을겁니다.. 그만큼 대중은 쉽게 변합니다.. 오히려 과거의 한정된 정보 공유의 시대에서는 익명이라는 개념이 여의치 않았지만 모든 정보의 영역이 확장되어 누구나 자신의 주장을 내세울 수 있는 현시대의 익명의 정보 공유의 시대에서는 다수의 대중이 옳든 그르든 소수의 진실 유포자와 극소수의 당사자에게 가해를 하는게 전혀 문제가 되지않아 보이는 그런 세상입니다..


    3. "저스티스맨"이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는 이는 어느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연쇄살인에 대한 자신의 논리를 내세우는 인물입니다.. 이 소설은 누군가가 동일한 방식으로 연쇄살인을 벌이는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사회적 문제에 대단히 현실적으로 다가가고 있는 작품입니다.. 연쇄살인이 벌어집니다.. 피해자들은 모두 이마에 눈처럼 두개의 총탄이 박힌 체 발견되죠, 현재까지 7건의 살인이 발생했지만 경찰조직에서는 지푸라기같은 단서 하나 찾아내지 못하고 미궁에 빠져 있는 상황입니다.. 대중들은 총기사건이 사회적 이슈가 될 수 밖에 없는 이나라에서 그것도 연쇄살인으로 총알이 이마에 박힌 체 살해된 시신을 리얼타임으로 경험하고 있는 것이죠, 그러니 얼매나 공포스럽겠습니다.. 국가의 치안을 책임지는 경찰조직은 넋놓고 어찌할 바를 모르니 대중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낼 수있는 수많은 정보 공유 영역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끄집어내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와중에 "저스티스맨"이라고 불리우는 한 인물이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에 연쇄살인과 관련한 대단히 논리적인 이야기를 하나씩 드러내기 시작하죠, 경찰조차 알 수없었던 사건의 내막과 살해된 자들의 숨겨진 이야기가 하나둘씩 등장합니다.. 그 어떤 진실도 밝혀진 바가 없지만 누리꾼들은 "저스티스맨"이 엮어가는 연쇄살인사건의 논리적 내막에 그것이 진실인냥 흥분하게 됩니다.. 결국 피해자들의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가 드러날 수록 연쇄살인을 저지른 범죄자는 일종의 사회적 영웅처럼 정의실현을 위한 범죄 처단자처럼 인식되어지죠, 하지만 밝혀지지 않은 진실은 어느순간 수많은 여론의 변화등으로 수시로 변질되고 파괴되어지는 양상도 보이죠. 변덕같은 대중의 맹목적 판단이 수없이 드러나는 인터넷상의 익명의 문화적 속성이 순간순간 여지없이 보여지는 이야기가 뒤로 갈수록 리얼타임으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의 발생과 함께 더욱 가관으로 상황을 펼쳐나갑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진실은,,,,


    4. 뭐랄까요, 대단히 자극적인 소재를 이용한 사회적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조금 더 깊이 들어가보면 이 소설이 보여주는 이야기는 한마디로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 여전히 구시대에 얽매인 중년 아저씨이긴 하지만 그래도 인터넷은 하죠, 블로그를 이용해서 늘 이렇게 독후감도 올리고 혹여라도 한두분씩 이곳에 오시는 분들이 전해주시는 말씀에 답글을 달곤 합니다.. 카페에서 덧글을 달기도 하고 한번씩 논란거리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아무리 정보화시대에 무식한 저도 늘상 접하는 일상의 이야기를 이 소설은 보여줍니다.. 그렇다보니 이 소설속의 이야기는 대단히 현실적이고 일반적인 시대상을 내포하고 있죠, 하지만 그 소재나 극단적인 단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기 때문에 때로는 눈살을 찌푸릴 수 밖에 없는 사회의 그늘진 삶의 이면에 대한 문제가 전면에 등장하게 됩디다.. 대단히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사회의 단면이죠, 하지만 우린 이런 폭력적 모양새의 소설적 흐름이 어떻게보면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습니다.. 조금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사회속에서 만연한 폭력적이고 그늘진 이면에 대한 정상적인 듯한 대중의 비정상적인 여론몰이들을 지금 이순간에도 우린 경험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심지어 저조차도 어느 여배우의 유출사진을 우연히 접하고 모자이크된 사진의 원본이 있는가 검색해보는 저급한 중년 남성이니까요,


    5. 그렇습니다.. 이 소설은 대단히 작위적이고 의도적인 소재를 이용한 허구를 다룬 작품이지만 작품의 이야기는 현실 그 자체입니다.. 총기 살인이라는 흔하지 않은 범죄행각으로 벌어지는 연쇄살인의 내면적 이야기에 우린 흥미롭게 다가갑니다.. 그리고 그 속사정에는 흔히 우리가 접하는 이 사회의 부조리와 썩은내가 진동하는 사회적 모순이 자리잡고 있죠, 그리고 정상적인 이들이라 보여지는 대중이 보여주는 비정상적인 논란적 여론몰이와 맹목적 편향성이 두드러집니다.. 이 소설은 추리적 기법으로 진행을 하지만 일반적인 소설적 진행이 아니라 다큐적 느낌이 강합니다.. 이야기적 성향의 줄거리 위주가 아니라 사회 구석구석에 자리잡고 있는 사회적 폭력과 인간의 악의적 모순들을 하나씩 드러내면서 피해자들의 삶이 실질적으로는 이러했다라는 뭔가 색다른 접근방법을 보여주죠, 이 소설에서 대화는 그렇게 많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이 서술적 이야기의 흐름으로 보여집니다.. 그래서 문장문장들을 쉽게 헤쳐나가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문장들이 보여주는 인식적 흐름의 판단이 그냥 훌훌 넘겨버리기에는 작가님께서 하고자하시는 이야기가 많다는거죠, 그렇게 두껍지 않은 분량임에도 독자들은 생각보다 더딘 읽기를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6. 어설픈 책읽기 후 생각나는대로 아무렇게나 끼적거리는 무책임한 독후러의 입장에서 도선우 작가가 보여주는 이 소설의 문장과 내용의 빡빡함은 이 소설을 완성하기 위해 엄청난 공을 들였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현실적인 이야기에 생명력을 불러넣기 위해 상당히 애를 쓴 흔적이 곳곳에 보여집니다.. 사회적 공분을 일으킬만한 자극적인 소재를 비록 허구인 소설이지만 그 속에 자연스럽게 그려낸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닐겁니다.. 그러니 문학상을 연이어서 수상하시는 능력을 보여주신 것 아닐까 싶습니다.. 작가는 우리 사회의 대중에 대한 깊은 고민과 관찰을 오랫동안 해온 느낌이 듭니다.. 또한 인간에 대한 고민을 오랜기간 경험해온 노련한 사회적 경험자로서의 작가의 공감적 감성도 이 소설이 지향하는 바에 도움이 많이 되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람에 대해 잘 아시는 분 같아요, 또한 인간의 감정과 심리와 대중이 보는 사회적 시선에 대한 경험적 노하우를 문장으로 그려내 독자들에게 공감과 수긍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탁월하신 분 같아서 앞으로 좋은 작품들을 많이 보여주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도선우 작가의 작품으로는 처음으로 접하는 소설이다보니 성급한 판단으로 이 작가의 성향이나 작품적 내용을 아는 척하기에는 제가 모자란 부분이 있긴 합니다.. 단지 이 작품만으로 얄팍하게 판단하기에는 전반적으로 강한 남성적 시각이 많이 느껴졌던 것 같아서 같잖은 오지랖으로 생각할 때 여성 독자분들이 느끼는 공감이 조금은  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작가님께서 난 남자니 남자적 색채가 강한게 뭐 어때,라고 하신다면 뭐 할 말 없습니다.. 이 또한 작가의 의도일테니 말이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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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7-05-26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음 주에 읽을 예정입니다.

전작 <스파링>에서도 마초틱한 분위기
가 나긴 했다는 점은 공감하는 바입니다.

선덧글, 후읽기네요 :>

그리움마다 2017-05-26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전작 스파링을 아직 안읽어봐서 조만간 읽어봐야겠네요, 잼나게 읽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