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처럼 붉다 스노우화이트 트릴로지 1
살라 시무카 지음, 최필원 옮김 / 비채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1. 큰 딸아이가 어린시절 즐겨보던 디즈니 공주 시리즈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백설공주는 이상하게도 보질 않더군요, 일반적인 기준으로는 가장 많이 좋아할 느낌인데 이상하게 싫어하더라구요, 이유인 즉슨 애니메이션이 무서워서 보기 싫다고 하더군요... 특히나 무서워하는 부분이 사냥꾼에게 쫓기는 초반부의 부분과 마녀 왕비가 백설공주에게 독사과를 먹이고 도망치다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죽은 장면은 비명까지 지르러더라구요, 저는 그때까지 백설공주의 이야기의 구조나 화면에 대해서 단 한번도 공포감이 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아이의 시점으로 바라보니 순간 소름이 돋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반적인 이야기도 그렇거니와 인간이 단순한 미모적 욕망으로 인해 자신의 딸을(아이가 볼때는) 살해하는 모습이 아주 당연시하게 들어가 있으니 말이죠, 사냥꾼에게 살인을 명하거나 심지어 숲속 어딘가에서 잘 살고 있는 아이를 직접 찾아가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이야기는 뒤늦게 정말 무서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디즈니가 늘 내보이는 많은 공주들중에서 울 아이가 그렇게 싫어한 이유는 아주 직설적으로 그런 이야기적 구성과 화면속에서 가족의 해체적 측면을 두드러지게 보여준 직설적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알고보면 신데렐라도 무섭고 오로라 공주도 무섭긴 매한가지인데 실질적 살해의도(?!)는 백설공주가 최고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건 동심하고는 무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주십쇼, 싫음 말고,

 

    2. 백설공주가 북유럽의 전래동화였나봅니다.. 핀란드지역에서도 오랫동안 전해내려오는 구전동화의 하나잉가봉가, 그러다가 나중에 독일의 그림형제가 잘 다듬어서 예쁜 동화로 다시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이번에 읽은 작품은 이런 백설공주의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그런 내용이 제목에서부터 전반적으로 깔려 있습니다.. 내용은 딱히 백설공주와는 무관해 보이지만 소설속의 주인공인 루미키라는 소녀의 이름이 백설공주에서 유래된 거라고 하니 뭐 그러려니 합니다.. 그러니까 "피처럼 붉다"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3부작입니다.. 첫 권이 그러하고 2편은 "눈처럼 희다", 3편이 "흑단처럼 검다"로 나오네요, 이 제목이 주는 의도는 백설공주의 모양새를 제목에 대입을 한 듯 싶습니다.. 입술과 피부와 머리카락의 모양새 말이죠,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루미키라는 한 여학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드보일드한 사회적 범죄양상에 빗대 표현한게 아닌가 싶은거죠, 후속작들은 뭔 내용인 지 안 읽어봐서 모르겠지만 1편 "피처럼 붉다"는 핀란드의 조용한 한 지방 도시에서 벌어지는 범죄사건에 우연히 휘말리는 이야기입니다..

 

    3. 루미키는 핀란드의 탐페레에서 홀로 생활하면서 학교를 다닙니다.. 예술적 재능과 공부 재능까지 겸비한 소녀이죠, 하지만 또래들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임을 선호하는 스타일입니다.. 누구와도 엮이는 걸 싫어하는 아이죠, 왜 그런 삶의 방식을 택했는지는 작품을 읽다보면 대강 짐작이 됩니다.. 그런 그녀가 학교에서 우연히 발견한 피묻은 지폐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생각지도 못한 범죄사건의 중심으로 들어가버리게 됩니다.. 주변에서 투명인간처럼 전혀 존재하지 않은 사람처럼 살고 싶어하는 그녀에게 누군가에게서 표적이 되고 해결의 중심이 되어버리니 참 아이러니합니다.. 루미키는 연약해보이면서도 삶에서 터득한 강인한 정신이 있습니다.. 그리고 세상 무엇과도 엮이기 싫어하지만 옆에 누군가에게는 의지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도 있나 봅니다.. 착하네요, 루미키는 착합니다.. 10대 소녀의 하드보일드가 뭔지 궁금하시면 펼쳐보셔도 좋을 듯,

 

    4. 예전에 베로니카 마스라는 미국 드라마를 즐겨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드라마에서 나오는 여주인공이 겨울왕국에서 안나의 목소리로 나오는 크리스틴 벨이라는 배우입니다.. 목소리가 참말로 좋습디다.. 노래도 잘 부르죠, "피보다 붉다"를 보다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핀란드판 베로니카 마스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물론 베로니카 마스보다 건조하고 보다 자극적이고 보다 찹찹하기 때문에 조금 더 매력적인 부분이 짙은 작품이긴 합니다만 전반적인 내용이나 구성이 10대 소녀의 생활과 주변지역의 범죄에 국한된 상황이니까 단순하고 범위가 넓지 않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들이 바라보는 성인세대의 삶과 범죄적 현실에 대한 관조와 불안, 공포등이 루미키라는 아이의 눈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게 제법 재미가 있습니다..

 

    5. 어떻게보면 소설의 내용이 조금 어중간합니다.. 10대소설처럼 보이지만 성인들의 범죄조직과 아무렇게나 사람을 살해하는 모양새가 편안하게 다가오지는 않죠, 그러니 이 소설의 연령대를 10대로 봐야할 지, 성인으로 봐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베로니카 마스의 경우에는 자극적이긴 했지만 살인이 너무 쉽게 벌어지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이 작품은 범죄조직의 연루와 상황을 드러내는 초반부 시작점과 후반부의 서스펜스는 대단히 자극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물론 10대라는 관점에서 보면 말입니다.. 아직 고딩들인데 그런 무차별한 폭력의 범죄적 현실에 놓인다는게 딱히 마음이 편하진 않은거죠, 게다가 아무리 강인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열일곱살의 소녀가 감당하기에는 소설속에 드러나는 범죄의 양상이 대단히 폭력적입니다.. 근데 10대의 느낌으로 작품은 이끌어가니 어중간할 수 밖에요,

 

    6. 3부작이라고 하지만 각 편마다 마무리가 되는 모냥입니다.. "피보다 붉다"도 상황적 마무리는 제대로 하고 끝을 내더군요, 이어지는 시리즈는 루미키을 중심으로 여러가지 하드보일드한 범죄가 주변에서 벌어지면서 루미키가 힘들게 감당하고 이겨내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전혀 어렵지 않은 내용이구요, 생각보다 단순하고 깔끔한 이야기의 구조입니다.. 꼬일만한 내용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질 않습니다.. 그렇다고 대단히 자극적인 전개로 독자들의 흥미를 끌지도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밋밋해보입니다.. 말씀드린대로 베로니카 마스의 한 단편의 느낌 이상의 즐거움은 없습니다.. 스릴러소설의 서스펜스한 속도감과 긴장감도 10대의 느낌이다보니 많진 않구요, 미스터리한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구성이나 반전적 연결고리도 그닥 보이진 않습니다.. 하지만 핀란드라는 배경이 대단히 독특하고 차가운 공간적 느낌이 가득하기 때문에 읽는 내내 손이 시린 감정이 루미키와 함께 공감되더군요, 너무나도 조용하고 평화롭고 범죄라고는 없을 것 같은 땀이라고는 사우나외에는 흘리지 않을 것 같은 지역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니만큼 독특한 매력은 없지 않아 있는 경향이 있네요, 아님 말고

 

    7. 편안하게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는 10대 위주의 하드보일드한 스릴러소설이라고 보시면 되지 않을까요, 자극적인 범죄의 양상이 보여지지만 전반적인 내용과 이야기는 10대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게다가 제목이 주는 어감도 나쁘지 않습니다.. 뭐 내용과는 뭔 상관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루미키라는 캐릭터의 읆조림이나 그녀가 이끌어가는 이야기와 배경이 독자들의 관심을 끄는데는 성공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일반적인 내용과 특이성이 많이 없어보이는 이야기의 진행에도 다음편에서 벌어진 루미키의 이야기가 궁금한 이유가 아마도 캐릭터와 제목에서 비롯된 호기심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니까 피처럼 붉을때는 이렇게 내용이 정리가 되는데 "눈처럼 희다"에서는 뭔 내용이 있을 것이며 "흑단처럼 검다"에서는 또 어떤 내용이 이어질까하는 블랙,화이트의 극단적 대비가 눈에 들어오는거죠, 순백과 어둠의 근거가 되는 이야기를 함 기다려봅시다.. 루미키도 조금 나이가 들고 하드보일한 감성이 폭발해버릴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근데 표지만 보면 뭔가 공포소설같은 느낌이 들어, 사진 찍어놓고 보니 더 무섭네.. 사과가 이렇게 무서울 줄이야,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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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12-09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고 갑니다 .^^

그리움마다 2015-12-09 17:59   좋아요 1 | URL
넵,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그장소] 2015-12-09 18:11   좋아요 0 | URL
장문의 ㅡ열정적으로 써 주셔서 ㅡ^^
끝까지 읽어야 겠더라고요 ^^
다만 ㅡ제가 그 미드를 보지는 않아서
약간의 공감력은 떨어졌지만
핀란드 는 딱 떠오르는게 청정 숲과 호수
북극쪽에 접해 있어서 백야가 있다는 것...
그러니 동화탄생의 기초로는 참 탄탄한 곳
아닐까 싶어요.^^
의외의 드라마와 섞어 해석해 주신점 ㅡ
신선했고요..언제고 이 상황이 아 ㅡ이 느낌을
전하려 한거구나ㅡ하고 알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고맙습니다.
좋은 저녁시간 되시길 바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