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낯익은 세상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5월
평점 :
황석영의 낯익은 소설들이 계속되기를…
11_0722_황석영_낯익은 세상_****
전작인 <강남몽>으로 곤욕을 치르고 나서 서둘러 책을 낸 느낌이다. 서둘러 사과 내지 회개를 한 느낌이랄까.
<강남몽>의 떠들썩한 등장에 비해 언제 책을 냈나 싶을 정도로 조용히 또는 겸손히 등장한 본저는 <강남몽>에 비해 황석영 소설다워졌다는 한 마디가 어울릴 것 같다.
리얼리즘, 난지도라는 사회 최하층민의 생활, 군더더기 없는 빠른 전개, 자연스런 플롯,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읽고 있노라면 역시 확석영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소설은 재미있고 의미있다.
하지만 ‘쓰레기=욕망’ 이라는 진부한 공식, 그의 후반기 소설에서 명절의 성룡특집처럼 자주 보게 되는 환영 구도-무속, 저승세계, ‘작가의 말’보다 더 깊게 파고 들어가지 못한 ‘자본’에 대한 비판, 살아 있는 인물이지만 너무나 전형적인 인물 구도 등은 아쉬운 점일 것이다.
나는 황석영의 낯익은 소설이 계속 등장하기를 바란다. 그 ‘낮익음’은 소설의 진부함이 아니라, 우리 문학사에서 그 의미가 작다고 할 수 없는 황석영 소설의 창고가 계속 불어나기를 바라는 염원을 뜻한다. 20살, 그의 소설로 대학을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나로서, 수 십 년이 지나도 계속 부자가 되는 그의 문학 창고를 보는 낙이 작다고 할 수 없기에 <강남몽>에 대한 황석영의 피의 사실은 별개로 그의 낯익은 소설이 꽃섬 가득 쌓이길 바란다.
이게 다 세상 이치여. 파리 모기가 가버리니 연탄재가 온다구.(129쪽)
이런 말을 내던지는 작가가 그 아니면 또 누구이겠는가? 그의 일갈에 한 표다, 언제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