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 특별판
칼 세이건 지음,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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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열 손가락 안에 들 책

10 0807 칼 세이건/홍승수 <코스모스> 사이언스북스 2006 *****

1초,1분,1시간,1일,1주일,1달,1년,100년,1000년,10000년,100000년,1000000년,10000000년,100000000년,1000000000년,10000000000년,그리고 15000000000년 전, 수소의 재에서 시작된 인류.

우주에는 은하가 대략 100000000000개, 각각의 은하엔 별이 약 100000000000개, 합쳐서별의 수만 대략 10000000000000000000000개, 적어도 별의 수만큼 있는 행성, 그 별 중 하나가 태양, 그 별을 도는 행성 중 하나가 지구, 그 지구 속 한국, 남한, 서울, 관악구, 봉천동, 24평 아파트, 그리고 나.

언급하기조차 초라하고 구차한 존재인 인간종이 뒤엉켜 있는 지구. 우주라도 씹어 삼킬 듯했던 인간종의 시건방은, 다윈에 의해 뉴턴에 의해 아인슈타인에 의해 한낱 미물에 불과한 자기 자신의 얼굴을 적나라 하게 보고 나서도 식을 줄 모른다. 잘나고 잘나고 잘나셨다. 겨우 찰나를 살며, 고작 먼지인 존재가 탐욕은 우주를 넘어선다. 죽어도 4대강은 해야겠고, 곧 죽어도 천안함은 어뢰에 맞은 것이며, 다시 죽어도 언론 장악은 안 한 것이다.

저자의 일관된 관심은, 코스모스의 일부인 인간종에 대한 사랑과 연대, 그리고 코스모스에 대한 끝없는 탐구와 겸손이다. 13개의 챕터 하나하나가 경이롭고 흥미로우며 가치있다. 한 분야에 평생 올인한 고수의 검술을 보는 것보다 떨리는 일이 있을까. 내가 읽었거나 읽게 될 책들 중 열 손가락 안에 들 것 같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파괴 이후 과학이 암흑 시대를 맞이한 것이 과학적 발견과 지식이 대중에겐 알려지지 않고 일부 기득권층의 소유물로 전락한 이유라고 밝히고(665쪽) ‘우리는 희귀종인 동시에 멸종 위기종’(675쪽)이라고 하며, ‘아리스타르코스 이래 과학자들의 임무는 우주 드라마의 중심 무대에서부터 우리 자신을 한발씩 뒤로 물러서게 하는 것이었다.’(386쪽)란 부분들에서 이 책이 단순히 우주에 대한 궁금증을 소개하는 과학 교과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팩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팩트에 대한 관점, 해석의 영역이 진짜 알맹이란 점은 자연 과학에서도 동일한 것이다.

이제야 우리는 스스로를 1조 개의 별들을 각각 거느린 1조 개의 은하들이 여기저기 점점이 떠 있는 저 광막한 우주의 바다에 부질없이 떠다니는 초라한 존재로 보고 있다.(631쪽)

인류는 우주 한구석에 박힌 미물이었으나 이제 스스로를 인식할 줄 아는 존재로 이만큼 성장했다. 그리고 이제 자신의 기원을 더듬을 줄도 알게 됐다.(…중략…) 우주의 한 구석에서 의식의 탄생이 있기까지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갈 줄도 알게 됐다. 우리는 종으로서의 인류를 사랑해야 하며, 지구에게 충성해야 한다, 아니면, 그 누가 우리의 지구를 대변해 줄 수 있겠는가?(682쪽)

영어로 출판된 과학책 중 가장 많이 팔렸다는 본저에 당신도 숟가락 하나 얹혀 놓길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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