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일의 독서일기 7
장정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모든 독서일기를 완독하다

09 0922 장정일 <장정일의 독서일기 7> 랜던하우스 2007 ****

가장 최근의 독서일기라서 그런지 그의 책과 나의 책이 겹치는 경우가 가장 많은 독서일기였다. 물론 그래 봤자 전체 책 중 90%를 넘기기 힘들지만. 1~7권까지 그의 모든 독서일기를 소장하게 됐다. 특히 1~4권까지는 구판, 즉 처음에 나온 판본대로이니 그 가치는 더 크다. 다음과 같은 단락을 적어둔다.

유비의 모습을 보면서, 천명을 받은 군주에게 무조건 복종하는 게 충의라고 착각하게 되면 우리는 그만큼 불행해집니다.(43쪽)

전두환을 위한 변명과 옹호는 그야말로 구토가 일어날 지경이다.(…)…고 쓸 정도이니 ‘더 말해 무엇하리오’라고 할밖에.(21쪽)

역사나 평전을 읽다 보면 ‘이 사람은 하늘이 지상으로 내려 보내준 사람’이라는 확신을 느끼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바로 전태일이 그런 사람이다. 그는 많이 봐줘 봤자 고작 중학교 1학년 정도의 학력밖에 지니지 않았지만, 마르크스가 평생 런던의 왕립 도서관을 출입하며 벼리었던 노동의 원리와 변증법을 혼자서 깨달았다. 바보인 줄 알아야 비로소 지혜로워질 수 있는 것처럼, “내가 죽어야, 살 수 있다.”는 것을 그는 동시에 깨달았던 것이다.(77쪽)

나는 한 번도 베스트셀러 작가인 적이 없다. 대신 ‘영원히 남는 작품을 쓰고 싶다’, ‘내 작품은 영원히 남을 것이다’라는 희망을 품은 적은 많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 시대와 말을 섞으며 잘 놀았다’, 그것만 해도 족하다고 생각한다.(103쪽)

특히 18세기 소품문 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이용휴의 글은, 조선시대 전체를 ‘이용휴 이전과 이후’로 전달할 수 있게 할 만큼 혁명적이다.(137쪽)

(…)민주란 “너는 민民, 나는 주主”를 의미한다.(170쪽)

진짜 무서운 것은 텔레비전에서 기어 나오는 원귀나 붉은 케첩이 낭자한 스크린 속의 연쇄 토막 살인이 아니다. 거것들은 우리가 안전한 곳에 살고 있다는, 현실은 그래도 견딜 만하다는 일종의 보험에 불과하다. 진짜 무서운 것은 ‘사오정’이고 ‘명퇴’이고, 세종대왕이 다시 살아나도 만들어 내지 못할 ‘노동 유연성’이라는 알 듯 말 듯한 단어이다.(211쪽)

문학은 비실용적이고 비현실적이라고 여기는 오해에 대해서만은 이의를 제기해 두어야겠다. 문학은 가장 비실용적인 방법으로 우리의 실용성이 과연 참되고 가치가 있는가를 돌이켜 보게 하고, 가장 비현실적인 방법으로 이 현실 밖의 가른 현실과 현재의 현실을 대조하게 만든다. 이 두 가지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문학이 가진 고유의 비판 능력과 상상력.(233쪽)

저에게 ‘무슨 책이 좋아?’ 라고 묻는 사람들이 가끔 있습니다. 무슨 책을 읽을 것인가를 고민하지 말고, 나에게 정실한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물어보십시오.(258쪽)

다시 말해 가난한 사람들은 1인 1표이지만, 부자들은 1인 5표, 10표를 행사하는 거나 마찬가지이죠. 우리는 과두정에 살고 있으면서,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요즘 유행하는 양극화라는 말은, 과두정의 완곡어법이라고 생각합니다.(262쪽)

페터 회 <여자와 원숭이>, 이용휴,이가환 <나를 돌려다오>, 사식 <황제들의 중국사>, 막스 베버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이명옥 <팜므 파탈>, 장승웃 <술통> 을 읽어야 겠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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