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 증보판 리라이팅 클래식 1
고미숙 지음 / 그린비 / 200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열하일기에 대한 호들갑에 눈살 찌푸리다

09 0416 고미숙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그린비 2004 ***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대한 호들갑이 경망스러울 정도다. 짜증난다. 책의 구성도 중구난방, 개념이 없고, 5장까지 나뉘어져 있는데 변죽만 요란할 뿐이다. 굳이 중국기행을 자랑하려면 기행순으로 열하일기를 재배치하든지, 아니면 철저하게 열하일기 순으로 기행을 하든지 이것도 저것도 아니다.
오히려 보론으로 실린 연암과 다산의 비교 부문이 괜찮았다. 변화구 투수와 정통파 투수의 차이랄까. 명문가 출신이지만 과거를 거부한 연암과 별 볼일 없는 출신이지만 일찌감치 중앙권력에 진출한 다산. 다양한 비유와 돌려치기로 전복을 꿈꾸는 연암과 사실 그대로를 냉정하게 드러내는 다산. 흥미로웠다.

가장 연암스럽다고 생각되는 대목은 다음 같은 표현이다
“…큰 상을 받고 예쁜 계집 수백 명이 모시고 있는 즐거움이 있다 하더라도, 차지도 않고 덥지도 아니한 구들목에 높지도 낮지도 않은 베개를 베고,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이불을 덮고, 깊지도 얕지도 않은 술잔을 받으면서, 장주도 호접도 아닌 꿈나라로 노니는 그 재미와는 결코 바꾸지 않으리라”
저자는 이를 ‘사이의 은유’라 했는데 그건 너무 단순한 말 같다. 저런 경지는 말 그대로 경지에 오른 자만이 할 수 있는 소리다. 저자를 거치지 않고 열하일기를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호들갑과 경망스러움이 저자의 스타일이라면 자제하기 바란다. 자신의 능력이 지금보단 더 드러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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