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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진달래 - 제13회 전태일문학상 특별상 수상작
노회찬 지음 / 사회평론 / 2004년 10월
평점 :
2008.11.21 노회찬 <힘내라 진달래> 사회평론, 2004 * * * *
제13회 전태일 문학상 특별상 수상작.
4년 전,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은 사건이었다. “한국 정치 최대의 히트 상품”이었다. 본저는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 일월 오일부터 삼월 삼십일까지 쓰여진 노회찬의 일기이며 선거 일지이자 역사의 기록이다. 노회찬 어록으로 상징되는 그의 ‘말빨’에 견주어 ‘글빨’의 흡입력을 보여준 ‘실록’이다.
“민주노동당은 좋은 약이라는 한 가지 믿음만으로 대바늘 주사기를 들고, 놀라 도망가는 환자들을 쫓아다닌 적은 없는지 생각”할 정도로 그는 솔직히 일기를 썼다. 치부일 수도 있는 김미경 후보의 사퇴 문제와 민노당 출입기자들은 심심하다고 하는 말도, 경직된 조직의 내부 사정도 그에겐 숨길 이유가 없었다. 넉넉한 솔직함은 그의 무기다.
박근혜의 ‘민생투어’가 백인들의 ‘아프리카 투어’나 부자들의 ‘소말리아 방문’처럼 ‘여행’이나 ‘관광’ 내지는 ‘견학’ 수준의 쇼임을 지적하거나, 헌법 제 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기호 1번, 2번, 3번 지역과 그 부속도서로 한다”라고 고쳐 써도 될 정도라며 풍자하거나, “열여섯에 만세 운동에 나선 유관순 열사를 높이 받드는 사람일수록 열여섯은 커녕 열여덟에 선거권 행사하는 것도 결사반대한다”고 조소하는 것은 그의 특기다. 여유로운 비판력은 그의 무기다.
밤새워 일하는 상근자들을 “엽록소”라며 “민주노동당의 광합성작용은 밤에 이루어진다”고 쓴 부분이나, 여의도 나들목 부근의 봄꽃을 보며 “힘내라. 진달래. 가슴도 눈시울도 연분홍이다.”라고 쓴 대목, “그러나 우수(雨水), 비 대신 봄이 흠뻑 내렸다.”라며 쓴 독백은 거의 시에 가깝다. 꾸밈없는 표현력은 그의 무기다.
“마중물”인 민주노동당에 지금 노회찬은 없다. 그는 진보신당에 있다. “지하에서 도도히 흐르는 수맥을 끌어올려 만물을 푸르게 할” 것은 민주노동당이었는데 지금은 진보신당이 그렇게 할 것이라 믿고 있는 것일 테다. 나 또한 그렇게 믿고 싶을 뿐이고.
“상식은 끝내 통하기 마련이고 진심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달되기 마련이다.”
그의 말이, 글이 내내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