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이기호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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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호, 문지, 2004>

 

 <이기호, 문학동네. 2006>

 

 형식에 한 표. 예전 <최순덕 성령 충만기>를 읽었을 때 썼던 글의 요지다. 작가는 성경의 텍스트와 어투, 장절 구분을 패러디하거나 피의자를 신문하는 문답 형식, 랩 형식 등 꼴리는대로 외연을 확장한다. 하지만 문제는 내연, 이라고 반문할 줄 알았던 것처럼 '백미러 사나이'에서 이기호 스타일로 심화된 내연을 멋지게 보여준다. 그 소설집에서 하나를 꼽으라면 '백미러 사나이'였다. 탁월했다.
 그러면 이번 소설집에서 그는 무엇을 더 보여줄 것인가? 읽어주는 소설? 패러그래프에 번호 매기기? 소제목 달기? 글쎄, 외연도 내연도 왠지 갈팡질팡한 모습이다.
 "뭐 이런 좆같은 소설이 다 있냐. 좆나 깨는 소설이네."(39쪽) 바로 그거다. 좆같지 않으면 깨는 것, 그게 있어야 이기호다운 것이다. 외연이든 내연이든 둘 중 하나, 좆같지 않으면 홀딱 깨야 이기호 소설의 존재가 증명된다.

 책 뒤편의 평론엔 성석제와 박민규 사이에 그가 있다고 했는데, 사이든 밖이든 안이든 옆이든 위든 아래든, 첫번째 소설집에서 보여준 새로움이 이번엔 없다는 게 문제다. 물론 언제까지고 색다른 형식을 눈씻고 찾을 순 없다, 그럴 필요도 없고 그럴 수도 없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뭐냔 말이냐. 그 다음이 없다면 그 전엔 왜 그랬냔 말이다. 갈팡질팡하다 우물쭈물대고 말았다. 다음 작품을 기대한다. 이번 소설집엔 '수인' 과 '갈팡질팡하다 내 이럴 줄 알았지'를 꼽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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