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 창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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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최고의 소설.

 그래, 소설을 읽었다, 난. 서사가 사라진 시대, 문학이 파묻힌 거리, 리얼리즘이 내팽겨쳐진 하늘 아래, 소설을, 황석영의 소설을 읽었다. '읽는다'는 행위 자체도 그 수명을 가늠하기 힘든 요즘 황석영은 우리에게 문학을, 역사를, 현실을 읽게 했다. 읽으라 했다.

 우리에게 생명수는 존재하는가의 유무를 떠나 그 생명수를 마실 자격과 염치가 우리에게 있는가의 유무가 먼저일 터. "그런 게 있을 리가 있나. 저 안에 옹달샘이 있긴 하지만 그건 그냥 밥해먹는 보통 물이야"(280쪽)라는 말은 이창동이 <밀양>에서 카메라의 시선을 땅으로 옮기며 마무리한 것과 동일선상에서 논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숨겨진 태양과 찾기 힘든 생명수는 결국 우리네 삶에서 아무렇지 않게 숨쉬고 있다는 것을, 하늘 끝까지 뒤진다 해도 세상 끝까지 헤맨다 해도 결국 우리 옆에 있다는 것을.

 깨지고 밟히고 헤지고 물리고 죽이고 찌르는 세상-넋이라도 달래지 않으면 어이하리, 청천 하늘엔 잔별도 많고 우리네 살림엔 수심도 많네.

 

2007.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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