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뚱뚱하다 베틀북 고학년 문고
최승한 지음, 한태희 그림 / 베틀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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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에게 이러한 고민들이 생길 때 어떠한 생각들을 하는지. 그리고 어떠한 방법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려 하는지를 들여다보는 것도 너무 재미있었고 이 아이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중간중간 등장하는 음식이나 감정상태 등을 재미있는 묘사 부분들도 참 매력적이었던 것 같아요.

전반적인 스토리를 보면 결국에는 열린 결말로 긍정적인 스토리임에는 분명한데 그 안에서 기승전결과 많은 위기 그리고 생각지 못한 나의 의지와 본능에 대한 생각을 함께 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 더 재미있는 책이었던 것 같아요

내장산 입구에서 식당을 운영하시는 부모님과 누나와 함께 살고 있는 제방에는 자신의 신체 중에서도 볼록 튀어나온 배를 전혀 부끄러워하거나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 음식을 먹는 것에 진심인 초등학교 5 학년입니다. 그런데 제방에는 이 음식을 먹는 것 이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나 봐요. 그리고 다른 것에는 그다지 의지도 없고 말이지요

그런데 먹는거 전에 너무나도 진심이고 적극적이에요. 학교에서 점심을 먹었지만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재방인은 하교 후 집에 도착하자마자 본인을 위한 식사를 시작합니다.

반찬을 하나 고르거나 소스를 하나 놓는 것에도 본인이 가지고 있는 음식을 철학을 그대로 적용하고 말이지요. 그뿐인가요? 그릇을 놓는 위치 역시도 그냥 놓는 법이 없어요. 이 부분을 묘사한 페이지를 보면서 얼마나 재미가 있었는지 몰라요. 음식에 대한 묘사를 담은 부분들이 많은데 그 모든 부분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재미있었다는 것이 저의 진심입니다 ㅎㅎ

그런데 그런 제방이에게도 큰 위기가 닥쳐오지요. 학교에서 늘 재방이를 챙겨주고 진심으로 대해주는 친구 영길이 그리고 현정이 말고도 또 1명의 아이가 있는데요. 그 아이는 바로 제방이가 짝사랑하는 친구 진아랍니다.

그렇게도 예뻐 보이고 잘 보이고 싶었던 진아가 다른 친구들 앞에서 제방이의 외모를 비하하고 무시하는 말을 하는 것을 들은 제방이는 그때 다이어트를 마음먹게 되는데요. 속상하고 배신감이 들었던 마음은 곧 슬프고 화가 나는 마음으로 바뀌고 그것이 어쩌면 다이어트라는 목표에 큰 동기를 주게 된 것 같아요

사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모두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이지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본능적으로 생각하고 느끼기도 할 것이고 또 어떻게 보면 그 모든 것들을 철없이 표현하거나 왜곡해서 받아들일 수도 있는 나이인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안에서도 친구를 아끼고 생각하는 마음들을 잘 표현하는 아이들이 있어 순수하고 순진한 아이들의 모습도 함께 엿볼 수 있었어요. 제방이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현정이나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신경 쓰지 않고 제방이를 지켜주는 영길이의 모습을 보고 우리 막둥이에게도 이런 소중한 친구들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기대를 해보게 되더라고요

이 아이들의 진심이 담겨 있는 일기가 중반부와 후반부에 나오는데 그것을 읽으면서 귀엽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했던 것 같아요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된 제방에는 무조건 음식을 적게 먹는 방법을 선택하고 너무나도 힘든 나머지 폭식을 하게 되는데요.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본능인 식욕을 참지 못한 스스로의 모습을 아주 당혹스런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을 읽다보니 안타깝기도 하고 남일 같지도 않았어요.

평생의 과업을 다이어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요즘 사람들은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고 살아가고 있지요. 초등학교 5학년 밖에 되지 않은 아이가 이렇게 극단적인 단식으로 외모를 위해 노력하고 실패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좌절을 맛보아야 한다는 현실이 씁쓸하고 슬펐어요

하지만 거기에서 포기하지 않고 홀로 내장산 꼭대기까지 가겠다는 마음을 먹은 기특한 제방이를 조용히 미소로 응원하는 엄마와 아파트 누나의 모습의 참 인상 깊기도 했어요. 너무 무리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될 법도 하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핀전을 주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물과 비스켓을 챙겨주는 엄마의 마음 그리고 밝은 얼굴로 응원하는 누나와 아빠의 모습이 마음속에 그려지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그 등산은 실제로도 제방에게 많은 두려움과 힘듦을 주기도 했어요. 학교까지 걸어가는 15분에 힘들어 10분 정도 걸은 후에 간식을 먹었던 제방의 그간 생활을 꼬집어 보면 어떻게 이렇게 무모한 짓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드는데요. 정상까지 100 m를 남겨두고 표지판에 기운을 얻어 정상을 찍은 제방이의 그 마음을 같이 공감했고 제 마음도 벅찬 것 같았어요

물론 갑작스러운 등산으로 모든 것이 바뀌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더 힘든 시기도 있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또 다른 것들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무리를 하기도 했었지요.

그런데 그러한 모습 하나하나를 곁에서 지켜보며 응원해준 친구들과 선생님 그리고 가족들이 있었기에 제방이는 진심으로 조금씩 스스로를 바꿔갈 수 있었어요

이제는 자신에게 차갑게 굴고 뒤에서 험담을 하던 진아를 봐도 별로 신경 쓰지 않게 되었어요. 또 제방이의 변하고자 하는 모습에 조금씩 제방이를 보는 눈이 달라진 친구들은 이전보다 더 긍정적인 마음으로 제방이를 보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조금씩 부지런해지고 조금씩 행복해지는 제방이의 모습을 지켜보던 현정이는 그러한 모습이 보기 좋다며 진심 어린 응원을 해주기도 했지요

제일 마지막에 읽었던 제방이의 일기에서도 나는 아직도 뚱뚱하다라는 문장에서 예전과 같은 부정적인 느낌보다는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또 그 안에서 자신의 진짜 아름답고 멋진 모습을 이미 찾아내어 알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작가님은 이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다른 분들의 큰 도움이 필요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아마도 저와 같은 독자들은 작가님의 책을 통해서 많은 생각들을 하고 어쩌면 그냥 지났칠 수 있었던 순간에도 적잖은 위로와 용기를 받을 수 있게 될 것 같아요^^

이제 정말 몸도 마음도 건강한 재방위가 되어. 앞으로 저 행복하게 지낼 수 있게 될 것 같네요. 우리 집 막둥이가 조금만 더 크면 이 책을 단숨에 읽어낼 수 있겠지요? 그때까지 잘 보이는 곳에 딱 보관해 두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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