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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5.18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을까? - 윤상원 vs 전두환 ㅣ 역사공화국 한국사법정 59
이계형 지음, 남기영 그림 / 자음과모음 / 2012년 1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몇일전이 518 이었죠? 사실 그동안 이런 날들이 뭐 그리 중요할까하면 신경쓰지 않고 살았던 거 같아요 당장 코앞의 회사가 중요했었던거 같기도 하구요 그런데 요즘 집콕하면서 뉴스를 많이 접하다 보니 올해 맞이하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좀 색다르게 다가왔답니다
광주사태에서 민주화운동으로 진실을 찾을 때 까지 그 억울한 죽음들은 어떻게 숨겨져 왔을까요.. 저는 지역감정도 정치 색도 없는 평범한 아줌마지만 그래도 제대로된 역사를 알아야 겠다고 생각하게되는 요즘입니다. 단순히 아이가 물을 떄 대답을 해줄 수 있는 친절하고 박식한 엄마의 모습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역사는 잊혀지면 반복된다는 것을 요즘 많이 느끼기 때문인거 같아요

책의 앞 쪽에는 고맙게도 교과연계가 단원별로 상세하게 나와 있고 한국사와 세계사 기준으로 연대표까지 있어서 전체적인 흐름을 한번 보고 갈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었어요 물론 시험칠것도 아니고 년도와 사건을 외우거나 할 필요는 없지만,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가장 처음으로 해야하는 것은 그 사건의 인과관계를 잘 파악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러기에 연대표는 역사공부를 위해 아주 중요한 정보라고 할수 있죠

사실 책 내용이 많아서 두세번 읽었던거 같아요 그래도 아직 초등학교2학년이라 내용을 모두 이해하는 데는 무리가 조금 있었던거 같아요 엄마의 설명으로 책장을 잘 넘기며 스토리를 듣고 또 듣고 있는 릴리랍니다
이 책에서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재판을 3일에 걸쳐 진행하는데요 그 첫번째는 바로 "신군부는 어떻게 국가 권력을 장악했을까?" 라는 주제로 진행된 재판입니다
박정희 전대통령의 약 20여년간의 독재정치는 10.26사건으로 끝나게 되죠. 이떄 사람들은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써 발돋움하게 되었다고 기뻐했지만 전두환으로 인한 12.12 사건으로 서울의 봄은 아쉽게도 꽃을 피우지 못했답니다 당시 대통령이 되기위해 육군참모총장에게 누명을 씌워 강등시켜버리고 군대를 장악한 전두환은 다음 수순을 밟던 중 서울과 지방에서 대학생들이 일으킨 민주화운동으로 인해 고초를 겪게 됩니다. 그때부터 전두환의 무력진압이 시작되게 되는데 서울에 군병력을 배치한다는 계획으로 대학생들이 서울역으로 회군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비상계엄령을 전국으로 확대해 버린답니다
긴 유신정권이 끝나고 새로운 자유민주주의국가로 발돋음하는 이때 학생들을 비롯한 국민들은 얼마나 기뻤을까요? 그런데 그것은 전두환 떄문에 결국 무너지고 말아요..

이미 서울에서 민주화운동을 했던 대학생들은 모두 회군하고 해산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도 전두환은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를 하지 않고 지시도 받지 않았는데도 군사들을 광주로 배치하였는데요 이것은 모두 찬성하였다고 했지만 알고보면 군사력으로 그들이 찬성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 것이었어요 그렇게 광주에는 공수부대 투입되게 되는데요..
여기서 부터 재판의 두번째 날이 시작되게됩니다. "5.18 민주화운동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사실 당시에 언론에 나온 방송은 민주화운동을 하는 시민군과 전두환의 마찰이 아니라 북괴가 쳐들어와 광주 시민들을 선동하여 국가안보가 위험하게 된 광주폭동 사건으로 보도를 했다고 하죠.. 아.. 어쩜 이럴 수 가 있나요...
당시에 투입된 경찰, 군인들은 시민군을 향해 정말 악랄하게 무력으로 탄압을 했고 이 과정에서 정말 많은 무고한 시민들이 다치고 죽어나갔습니다 그 많은 정보들을 증거로 제출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전두환과 그 측근, 그리고 모호한 변호사는 정말 책을 읽는 내내 얄밉고 또 얄밉더군요...
어리고 어린 학생들은 누가 먼저라 할것도 없이 목숨을 바쳐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발돋움을 위해서 희생하고 열심히 싸웠습니다 책의 중간중간에 나오는 실사와 당시 실제로 사람들에게 울려펴진 소녀의 말등은 읽으면서 감정적으로 많이 힘들더라구요 아.. 어쩌면 나라와 국가를 지키고 보호해야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잔인한 일을 할수 있을까.. 과연 광주시민을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죄책감 없이 무력으로 진압하라는 "화려한 휴가"라는 작전명은 어떻게 이해를 해야하는 것인가.. 어른인 저도 화가나도 당혹스러운데 이 사실을 접하는 많은 학생들은 어떤 생각으로 이 사건을 받아들일까.. 하는 생각으로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어요

시민군과 맞선 전두환의 군대와 경찰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 많은 일반인들에게 나쁜 짓을 했을 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지만 다시 마음을 추스리고 뒷부분을 읽어봅니다. 드디어 재판 마지막 날, "최후 항쟁은 어떻게 진행되었을까?" 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물론 역사적으로 다 밝혀진 이야기들이지만 중간에 나온 양심고백해주신 군인분께는 저도 참 감사드리는 마음을 갖게 되더라구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게 정말 어렵고 제일 힘든 일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물론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그 죄값을 0으로 바꾸진 못하겠지만 그 사과와 사죄가 진심의 무게를 갖게된다는 것에 정말 큰 의의가 있다고 생각해요
전두환은 길어지고 점차 심해지는 시민군과의 마찰에서 협의점을 찾고자 광주에서 군인들을 외곽배치로 변경하지만 이때 광주를 빠져나가던 군인들이 시민들을 향해 쏜 총탄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다는 걸 보고 혀를 내둘렀어요.. 왜? 왜? 도대체 왜? 그들은 그렇게 잔인할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요? 쏜 사람은 있는데 쏘라고 시킨 사람은 없다니.. 도대체 누구의 잘못인 걸까요? 그들의 억울한 죽음은 누가 달래줄수 있을까요.. 착찹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군인들은 그 일만 한게 아니었습니다 아무런 잘못없는 무고한 시민에게 총칼을 휘두르고 유언비어를 만들어 그들을 죽일 구실을 만들고 있었던 거예요 미니버스를 향해 총을 난사했던 사건.. 그 안에 살아남은 유일한 소녀.. 그 증인의 증언을 읽으며서도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아.. 정말 그분에게는 어제와 같이 생생한 기억으로 계속 이어지는 시간이겠구나..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또하나의 가슴아픈 부분은 바로 언론통제에 대한 파급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거였어요
북한의 간첩들이 광주의 시민들을 선동하여 벌어진 광주폭동인양 언론에서는 떠들어 댔고 힘을 싣기 위해 계속해서 북한군의 위험과 간첩활동에 대한 안보적인 내용으로 언론을 불안하게 만들었답니다 그리고 본인은 광주의 폭동을 저지하고 국가를 안전하게 지킨 사람으로써 대통령에 당선되고자 했구요
언론에서 나온 일간지의 제목을 보고는 정말 어이가 없었어요.. 당시에 언론사들은 양심이 없었던 것일까요? 아니면 협박을 받았을까요? 어떻게 저렇게 언론을 조작하고 조성할수 있었을까요? 요즘시대에는 말도안되는 일입니다.. 어떻게 일제강점기를 버텨서 이루어낸 독립인데, 그 자유를 독재에 더럽히다니.. 참으로 안타까웠어요



책을 두세번은 읽었을 까요? 엄마에게 질문을 하면 계속 대답도 해주고 (릴리의 이해를 돕기위해 약간의 과장과 약간의 생략은 있었지만) 서로 이야기하면서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이해하는 시간을 계속 가졌답니다 릴리가 이해한 내용을 혼자서 열심히 쓰더라구요
잘했다 잘했다
참 기특하고 고마웠어요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면 역사 속에 있던 슬픔이 반복된다.. 릴리의 세대는 이런 억울함이 없도록 우리가 꼭 알고가야할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함과 그 것을 지켜내기위한 무게를 꼭 기억해야 할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