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지 않는 노래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배봉기 지음 / f(에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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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스터섬의 모아이 석상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나요? 이 작은 외딴섬에 무려 1000여개에 달하는 석상이 있다고 하는데요. 언제, 누가, 왜 이렇게 많은 석상들을 만들었을까요? '사라지지 않는 노래'는 바로 이스터섬의 이야기를 기록한 언어학자의 기록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기록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은 바로 이스터섬의 족장이었는데요. 신비로운 전설이 깃들어 있을 것만 같은 이스터섬, 모아이 석상의 비밀을 만나러 가 볼까요?

 

이방인들의 배가 섬에 정박하자 여섯 구역의 대표자들이 모여 회의를 열었어요. 하지만 그들이 그냥 돌아가거나 물이나 식량같은 어렵지 않은 것을 요구하기를 바랄뿐 뾰족한 수는 없었지요.

 

100여 년 전 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이방인들의 배는 10년에서 20년의 주기로 일곱 차례 섬에 들어왔는데, 매번 행동이 똑같지는 않았다고 해요. 처음과 두 번째는 물이나 양식을 얻고 그들의 가져온 물건을 몇 가지 주고 가는 정도였는데요. 섬 주민들의 호기심 때문에 세 번째 배가 왔을 때는 큰 화를 입고 말았지요. 그래서인지 네 번째 배가 들어왔을 때는 별일이 없었지만 다섯 번째 배가 들어왔을 때 또 다시 쓰라린 경험을 하고 말았어요.

 

그때 족장은 배 가까이 간 소년 소녀들 중 한 명이었는데요. 그곳에서 족장은 이방인들이 막대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번갯불을 맞았고 그녀는 이방인들에게 잡혀간 후 결국은 죽음을 맞이했어요. 그 후 여섯 번째 배가 들어왔을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이번에 또 배가 섬에 들어온 것입니다. 이번이 일곱 번째인 것이지요.

 

해안을 따라 줄지어 선 석상들, 그 석상들이 등을 대고 편안히 휴식을 취할 수 있게 조치하고 동굴을 정비하려던 계획을 실행하던 중에 이방인의 배가 들어오고 말았는데요. 25년 전 족장이 호기심으로 배 가까이 다가가 화를 입었던 것처럼 젊은이들의 호기심은 커질때로 커져 있었지요. 족장은 비상 사태에 직면하여 대 구송회를 열자고 제안합니다.

 

우리는 이리 들었노라. p. 59”

 

족장은 섬의 역사와 모아이 석상이 만들어지게 된 과정의 비밀을 알려 주는 구송을 시작합니다.

 

한 섬이 있었고 그 섬에는 제비갈매기족이라 불리는 부족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섬에 살고 있는 다른 생명들과 오랫동안 함께 살아오면서 꼭 필요한 만큼만 사냥을 했지요. 평화로운 이 섬에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시련을 몰고 온 것은 바로 그날이었습니다. 카누를 타고 낚시를 하러 갔던 한 사람이 커다란 다랑어를 잡으려다가 노를 놓치게 되어 혼자 남게 된 바로 그 다음날이었지요.

 

그날 바다에 혼자 남게 된 그 한 사람이 싸움에 패해 쫓기고 있던 회색늑대족을 만나면서 평화로웠던 섬은 더 이상 그 평화를 누릴 수가 없게 된 것이었지요.

 

제비갈매기족과 회색늑대족 사이엔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거대한 모아이 석상은 도대체 왜 만들어진 걸까요?

족장은 왜 거대한 석상들을 모두 땅에 눕히려고 했던 것일까요?

이스터섬의 이야기를 기록한 기록자는 누구일까요?

이스터섬의 이야기를 들려준 족장은 어떻게 기록자를 만나게 되었을까요?

 

지평선 가득 노을이 퍼져 있었다. 마치 우리 섬의 수평선을 물들이던 노을처럼, 인간들은 너무나 다르지만 자연은 어디에서나 그 모습을 잃지 않고 있었다.

그 노을을 보고 있으려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그 눈물을 따라 노래가 흘러나왔다. 구송을 할 때의 가락으로 나는 나직하게 노래를 불렀다. 그 이야기 중에서도 '큰 노래'가 노래를 부르는 부분이었다. '큰 노래'가 가슴을 쥐어짜는 고통과 슬픔, 목이 타들어 가는 간절한 그리움으로 부르던 노래였다. 마침내 섬의 오랜 정말과 죽음을 물리친 평화와 생명의 노래였다. 사랑의 노래였다. p. 239“

 

읽기 시작하면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도저히 손을 놓을 수 없는 '사라지지 않는 노래'는 여기까지입니다. 이스터섬과 모아이 석상의 비밀을 다 알려드리고 싶지만 읽으시는 분의 재미를 빼앗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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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에프 모던 클래식
커트 보니것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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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페이지가 넘는 꽤나 두꺼운 책 '갈라파고스', 백만 년 후의 인류인 화자가 우리들을 백만 년 전인 1986년으로 데려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백만 년 전인 1986년에 인류는 멸망을 했다고 하는데요. 그럼 백만 년 후 생존하고 있는 인류는 어떤 존재들일까요? 책의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야기의 전모는 이러하다. p. 13”

 

'갈라파고스'는 인류 멸망 직전, 최후의 사람들이 탄 배 '바이아데다윈호'가 좌초하여 갈라파고스 제도의 섬 중의 하나인 산타로살리아섬에 정착하게 되고, 그 사람들이 백만 년 후 진화하게 될 인류의 조상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까 1986년 인류가 멸망했을 때 살아남은 그 사람들이 현대판 아담과 이브가 된다는 것이지요. 화자는 그때 생존자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인류는 백만 년 동안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이야기 하는데요.

 

그럼 인류는 왜 멸망하게 되었을까요?

 

“3킬로그램짜리 뇌가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한때는 거의 치명적인 결함이 아니었을까?p.18”

 

'갈라파고스' 속 화자는 엄청나게 큰 뇌가 인류를 멸망으로 이르게 한 원인이라고 합니다. 진화하면서 조금씩 큰 뇌를 가진 인간들의 욕심으로 자연은 파괴되어 가고 금융위기로 전쟁이 일어나고 굶주림과 질병 등이 발생하고 스스로 멸망의 길로 들어갔다는 것인데요.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시점에서 바라보아도 전혀 이상할 것 없는 것이죠. 33년 전에 지구가 멸망했다는 가정은 충격적이지만요.

 

현시대 모든 인류의 시조인 그 사람들이 산타로살리아섬에 처음으로 정착해 살았던 41년 동안, 출생은 많아도 축하할 정식 결혼은 없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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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인간의 마지막 결혼은, 그러니까 지구상에서 인간의 마지막 결혼은, 23,011년 페르난다니섬에서 치러졌다. 오늘날은 아무도 결혼이 무엇인지 모른다. p. 77“

 

 

이제는 어느 누구에게든 이름이나 직업 같은 것 대신 사람을 평판할 만한 것이라고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바뀌지 않는 채취뿐이다. 사람들은 있는 모습 그대로의 사람이고 그것이 다다. 이점에 있어서 자연 선택의 법칙은 인간을 완전히 정직하게 만들어 놓았다. 모든 사람은 정확히 그 사람이 보이는 모습 그대로이다. p. 111”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어떤 새로운 생물이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연례 도서전을 시작으로 인간의 난소에 있는 모든 난자를 먹어 치우고 말았다. 그 도서전에 갔던 여자들은 하루 이틀 정도 미열이 있다가 없어지는 증상과 때로는 시력이 흐릿해지는 증상을 겪고 있었다. 그런 뒤에는 그들은 메리 헵번과 똑같이 될 운명이었다. 즉 그들은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될 것이었다. 사람들은 그 병을 막을 수 있는 어떤 방법도 찾아내지 못할 것이며, 그 병은 거의 전세계 모든 곳으로 퍼질 것이었다. p. 175”

 

이제 바이다데다윈호는 그냥 평범한 배가 아니었다. 인류에게 있어서 그 배는 '새로운 노아의 방주'였다. p. 232”

 

불과 어제만 해도, 백만 년 전만 해도, 인간은 뭔가를 늘리는 어쩜 그리 불가능한 꿈들을 품고는 했었는지! p. 247”

 

 

어머니의 말씀이 옳았다. 가장 어두운 시대라도 인류에게는 정말로 여전히 희망이 있었던 것이다. p. 282”

 

 

나는 이 글을 허공에다 쓰고 있다. 역시 허공일 뿐인 왼손 검지 끝으로, 나의 어머니는 왼손잡이였고 나 또한 그러하다. 요즘은 왼손잡이인 인간은 없다. 사람들은 양쪽 균형을 완벽히 잡고 * * * *을 움직인다. p. 314”

백만 년 후의 인류인 화자가 들려주는 백만 년 전부터의 지구 이야기, 1986년에 이미 멸망한 인류는 어떻게 생존했으며 어떻게 진화했을까요?

" 사람들은 양쪽 균형을 완벽히 잡고 * * * *을 움직인다." 사람들은 무엇을 움직이는 걸까요?

지금 양 손으로 자유롭게 글을 쓰고 있는 제 모습과 비교하면 가히 충격적인 인간의 진화 모습, 어떤 모습인지 무척 궁금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이야기는 여기에서 마치겠습니다. 다 알고 나면 재미가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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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피 상상놀이터 8
애비 지음, 원유미 그림,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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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을 등지고 매서운 눈으로 하강하는 부엉이와 뾰족한 무언가를 들고 겁에 질린듯한 생쥐, 곧 무슨 일인가 벌어질 것 만 같은데요. 보스턴글로브 혼북 대상 수상작인 '파피'의 이야기 속으로 얼른 들어가 보아요.

 

부당한 권위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만의 예민함과 지혜와 용기로 끝까지 싸워 나가는 파피의 모험.... '파피' 뒷 표지 글 중~”

 

그레이 하우스에 살고 있는 파피가 딤우스 숲의 무시무시한 권력자인 수리부엉이 미스터 오칵스에게 남자친구를 잃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파피의 가족들은 오칵스가 자신들을 보호해 준다고 철썩같이 믿으며 그에게 굴복하고 그의 지배를 받으며 살고 있는데요. 오칵스는 고슴도치가 생쥐를 잡아먹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거짓말을 하면서 자신이 파피의 가족들을 보호해 준다는 명목으로 권력을 행사하고 있었어요. 누구도 그 말을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지요. 하지만 파피의 남자친구인 래그위드가 오칵스에게 잡아먹히기 전에 한 말 한마디가 순응하며 살아온 파피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됩니다.

 

 

파피, 자기는 내가 만난 최고의 생쥐야. 그렇지만 인정할 건 인정해. 자기는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몰라. p. 16”

 

 

래그위드의 이 말은 결국 유언이 되고 말았는데요. 두려움에 떨던 파피가 오칵스에게 잡아먹힐뻔한 위기에서 벗어나 집으로 돌아갔을 때 파피의 가족들은 아주 중요한 회의를 하고 있었어요. 가족의 수가 너무 많이 늘어나서 식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뉴 하우스'라 불리는 곳으로 이사를 가야 한다고 했지요. 파피의 가족은 이사하는 것도 당연히 오칵스의 허락을 받아야 했기에 대표단을 구성하여 그를 찾아갑니다. 아버지와 파피가 오칵스를 찾아가 이사를 허락해 달라고 했지만 오칵스는 타당한 이유도 없이 허락을 거부합니다. 파피는 오칵스의 행동에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어요.

 

 

뉴 하우스에 미스터 오칵스가 쥐들에게 감추고 싶어 하는 무엇인가가 있는 것일까? 그리고 그것이 그가 허락을 거부한 진짜 이유인 걸까? p. 91”

 

 

파피는 오칵스가 이사를 금지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하여 뉴 하우스에 가보기로 결심합니다. 둘도 셋도 아닌 혼자서 말이에요.

파피는 뉴 하우스로 가는 도중에 붉은 여우에게 잡아먹힐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요. 여우를 피해 들어간 통나무 안에서 그동안 무척이나 두려운 존재로 생각하던 고슴도치를 만나게 됩니다. 오칵스에게 말로만 들었던 그 고슴도치를 눈 앞에서 보게 되었으니 얼마나 놀랐을까요?

 

통나무 밖에는 여우가 통나무 안에는 고슴도치가 있는 상황에서 파피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 걸까요?

고슴도치는 정말 생쥐를 잡아먹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무서운 존재였을까요?

파피는 뉴 하우스까지 갈 수 있을까요?

오칵스가 파피 가족의 이사를 허락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무시무시한 권력자 오칵스에게 도전하며 용기를 내어 모험을 떠난 파피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책을 읽는 재미를 위하여 아껴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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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붕어빵 작은도서관 40
최은옥 지음, 이영림 그림 / 푸른책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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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찬아, 받아쓰기 시험 잘 봐! 병찬아, 선생님 말씀 잘 듣고, 급식도 잘 먹고, 차 조심하고.병찬아, 오늘 피아노 선생님 오시는 날인 거 알지? 일찍 와야 돼! 병찬아......p. 11”

 

 

등교길 병찬이의 등 뒤로 엄마의 잔소리가 총알처럼 날아옵니다. 다른 친구들도 마찬가지라고 해요. 맨날 '공부해라'를 입에 달고 사는 엄마, '깨끗이 좀 씻어라'고 잔소리 하는 엄마, 엄마들은 다 잔소리 대마왕인가봐요. 직장에 다니는 엄마는 어떨까요? 잔소리 할 시간이 없다구요? 아니에요. 휴대 전화 소리만으로 무슨 잔소리를 할지는 정해져 있는듯 보여요.

얘들아, 잔소리는 원래 이렇게 듣기 싫은 거냐? 세상에 듣기 좋은 잔소리는 없는 거냐고?

p. 16“

그런 잔소리라면 엄마도 대환영일것 같은데......,

  

  

학교가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 고소한 냄새를 따라가보니 황금처럼 빛나는 노란색 트럭이 보였어요.

거꾸로 잔소리 붕어빵은 뭘까요? 잔소리라는 말에 왠지 끌린 병찬이는 도대체 어떤 붕어빵인지 무척이나 궁금했어요.

이 붕어빵을 먹으면 늘 하던 잔소리를 반대로 말하게 되지. p.21”

~!

이런 붕어빵이 있다니? 이게 말이나 되는 거에요?

집에 들어서자마자 역시나 엄마의 잔소리가 무엇보다 재빠르게 날아왔어요. 그런데 손 씻으러 화장실에 간 사이에 엄마가 붕어빵을 정말 맛있게 먹었지 뭐에요. 이제 정말 병찬이가 듣고 싶어하는 잔소리를 듣게 될까요?

 

 

이병찬! 누가 너보고 숙제 먼저 하랬어? 그건 나중에 하고, 얼른 텔레비전 보면서 놀아! 알았어? p. 34”

 

세상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걸까요? 드디어 우리 아이가, 아니 우리 엄마가 달라졌어요. 이제 엄마의 잔소리는 잔소리가 아니라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느껴졌어요.

받아쓰기 빵점을 받아도 칭찬, 게임 열심히 한다고 칭찬, 학원은 안 가도 되고, 책은 만화책, 우유 대신 콜라, 늦게 자도 되고, 씻지 않아도 되고 그리고 기타등등, 병찬이가 그동안 하고 싶었던 걸 마음껏 할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할까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왠지 슬픈 생각이 들고 기운이 쑥 빠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엄마가 괴물처럼 보였어요.

우리 엄마가 다시 예전처럼 잔소리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병찬이는 '거꾸로 잔소리 붕어빵' 트럭을 찾아갔어요.

붕어빵은 한 사람한테 딱 하나만 판다고 했는데 병찬이는 어떻게 할까요?

병찬이는 붕어빵을 살 수 있을까요?

병찬이 엄마는 예전처럼 잔소리 하는 엄마로 돌아올 수 있을까요?

만약 거꾸로 잔소리 붕어빵이 있다면 누구에게 주고 싶은가요?

잔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엄마도 아이도 누구나 좋아하기는 힘들죠? 하고 싶지는 않지만 하지 않을 수가 있나요? 특히나 우리집처럼 아들 두 형제를 키우는 엄마들은 몇 배의 잔소리를 더하지 않을까 싶어요. 공부한다고 앉은지 얼마되지도 않아서 물 마신다며 화장실 간다며 들락날락하는 걸 보면 입에선 절로 잔소리가 나오게 되지요. 뭘 또 이렇게 잘 잊어버리는지, 알림장에 쓴 건 누가 대신 써 준걸까요?

엄마의 잔소리에 막 하려고 했던 일이 하기 싫어졌다는 아이들을 보면 예전 우리들 모습 그대로인것 같은데요. 그때는 몰랐어요. 잔소리도 관심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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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했고 미워했다 에프 영 어덜트 컬렉션
캐서린 패터슨 지음, 황윤영 옮김 / f(에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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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세 여자의 표정이 인상적인 표지, 왠지 피카소의 그림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사랑했고 미워했다'는 제목도 인상적이죠? 그만큼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무척이나 궁금하고 기대되는 책이었는데요. 이 책은 2008년 보물창고에서 '내가 사랑한 야곱'으로 처음 출간되었다고 해요. '사랑했고 미워했다''내가 야곱은 사랑하고 에서는 미워하였다.'라는 성경의 로마서 913절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종교와 상관없이 누가 읽어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랍니다.

단 몇 분 차이로 언니가 된 사라 루이스, 루이스에게 그 몇 분은 모든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유일한 시간이었어요. 동생 캐롤라인이 태어나는 순간, 모든 관심을 동생에게 빼앗기고 말았으니까요. 건강한 언니 루이스가 바구니에 눕혀져 있는 동안 병약하게 태어난 동생 캐롤라인은 온통 엄마와 가족의 걱정과 관심을 받고 있었던 것이지요.

 

루이스, 넌 착한 아가였어. 넌 단 1분도 우리를 걱정하게 만든 일이 없었단다. p. 30”

 

 

엄마는 위로의 말이었겠지만 루이스에게 이 말은 슬픔을 안겨주는 말이었지요. 캐롤라인이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 동안 루이스는 엄마도 없이 차가운 바구니에 눕혀져 있었으니까요.

그때의 나는 내 불행이 캐롤라인이나 할머니나 엄마 탓, 심지어는 내 탓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얼마 안 가서는 전쟁을 탓하게 되었다. p. 37”

 

 

무엇이든 잘해내는 캐롤라인은 피아노도 멋지게 연주했지만 특별히 목소리에 재능이 있어서 선생님 추천으로 대학에서 성악 강습을 받게 되었는데요. 루이스는 그런 동생이 자랑스럽기도 했겠지만 늘 비교되는 자신의 모습에 상처를 받고 스스로 위축되었을 것 같기도 해요. 자신은 게를 잡아서 동생의 뒷바라지를 하는 처지이기도 했으니 그 마음이 오죽했을까요~

ㅜㅜ

캐롤라인은 늘 확신에 차 있고 어딜 가나 존재하며 매사에 느긋하며 굉장히 밝고 황금처럼 빛나는 존재였지만, 나는 온통 잿빛의 그늘진 존재였다. 나는 추하거나 괴물처럼 생기지 않았다. 그랬다면 오히려 더 나았을지 모른다. 괴물은 기형적인 모습만으로도 늘 남의 주의를 끄니까. p.53”

 

루이스는 자신이 평범한 모습이 아니라 오히려 추하게 생겼거나 괴물같은 모습이었다면 엄마, 아빠가 걱정도 하고 관심을 가져 주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요. 자신도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겠지요.

미움, 그것은 금지된 단어였다. 나는 내 여동생을 미워했다.

나는 캐롤라인이 죽는 꿈을 자주 꾸었다. 때로는 캐롤라인이 죽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기도 했다.

한번은 내 손으로 직접 캐롤라인을 죽이는 꿈을 꾸기도 했다. 나는 내 쪽배를 몰 때 쓰는 묵직한 떡갈나무 삿대를 손에 잡고 있었다. 캐롤라인이 해안으로 오더니 한번 태워 달라고 부탁했다. 대답 대신 나는 삿대를 높이 들어 캐롤라인을 패고, 패고, 또 팼다. p. 98”

 

외모뿐만 아니라 성격도 밝고 재능도 뛰어난 동생 캐롤라인, 그 동생을 질투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이런 무서운 꿈으로 나타나는데, 그 꿈은 잠깐의 환희 뒤에 깊은 죄의식을 갖게 만들었어요.

사라 루이스, 아무도 네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말하지 마. 기회는 남이 주는 것이 아니라 네 스스로가 만드는 거야. 얘야, 하지만 먼저 네가 원하는 것이 뭔지를 알아야 한단다.

p. 280”

 

 

동생 캐롤라인이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아 갔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 루이스,

"정말이에요? 캐롤라인만큼요?"

"훨씬 더 많이."

엄마는 손을 뻗어 손끝으로 내 머리칼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나는 엄마에게 설명해 보라고 몰아붙이지 않았다. 마침내 이 섬을 떠나 내 쌍둥이의 길고 긴 그림자에서 벗어나 한 인간으로서 나 자신을 만들어 갈 수 있게 해 준 그 단 한마디 말이 정말 고마웠다. p. 293”

 

루이스는 자신의 존재를 깨닫고 자신이 정말 하고 싶었던 것을 찾아 떠나게 되요. 드디어 캐롤라인의 그늘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신의 삶을 찾게 되었지요.

졸업이 가까워졌을 무렵, 학생 게시판에 간호 조산원을 구하는 애팔래치아 마을 목록이 붙었다. 깔끔하게 한 줄씩 띄어져 있는 그 목록에서 아빠의 이름과 똑같은 '트루이트'라는 마을 이름이 눈에 띄었다. 그 마을이 완전히 산으로 둘러싸인 골짜기에 있으며 가장 가까운 병원은 구불구불한 산길을 차로 달려 두 시간 거리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뛸 듯이 기뻤다. 이삼 년간 일하면서 늘 보고 싶었던 산을 맘껏 보고 돈도 약간 모으고 경험도 많이 쌓아 의과 대학 문을 두드릴 준비를 하기에 딱 좋은 곳 같았다. p. 297”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곁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성장해 가는 루이스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납니다.

끝으로 책을 읽은 소감 한 마디 짧게 남깁니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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