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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쫓는 아이들
연정화 지음, 달밤 그림 / 프쉬케로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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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 신화와 성경속 상징들을 신비하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해를 쫓는 아이들>, 해를 만지러 가는 소년 ''''이라 불리는 말을 타고 온 소녀 ''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피그말리온을 모티브로 한 조각가와 그 조각가가 만든 아름다운 여인 갈리테이아, 바다의 님프 갈리테이아에게 연정을 품은 외눈박이 거인, 영원히 바위를 굴려 올려야 하는 형벌을 받은 시지프스를 떠올리게 만드는 쇠똥구리, 그리고 인간들이 하늘에 닿으려고 쌓은 탑인 바벨탑, 생명의 원천이자 어머니의 자궁과 같은 안식처인 샘물 등등 그리스로마 신화와 성경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상징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이를 통해 인간은 욕망하는 존재임을, 인간들의 욕망은 끝이 없음을, 때론 가능성에 대한 도전 의지로 볼 수 있지만 욕망으로 인해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바다로 가야 해." 연이 오른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냐, 산꼭대기로 가야 해." 한은 왼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p.16

 

태어날 때부터 "해를 만지고 싶은 것"이 꿈이었다는 소년 '', ''이라는 말을 타고 온 소녀 ''은 만나게 되고, 둘은 함께 하기로 하는데요. 갈림길 앞에서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없었던 둘, 연이 자신이 타고 온 말을 두고 떠나게 되면서 둘은 헤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연이 남겨두고 간 말 ''과 함께 산꼭대기를 향해 가는 '', 산을 오르는 동안 한은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처음으로 만난 인물은 "자신이 만든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은 조각가"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꿈이었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을 만들었지만, 그녀는 어디론가 사라졌고, 조각가는 계속 그녀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요?

 

 


 

해는 자기 코 앞이 아니라, 머리 위에 있었다.

그것도 머리 위에서 꽤 떨어진 곳에.

p.61

 

끝내 산꼭대기에 도착한 한, 하지만 해를 만질 순 없었습니다. 뛰어도 보고 바위를 쌓아 탑을 만들어 올라가봤지만, 한의 손은 해에 닿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절망한 한은 해를 보다가 눈이 먼 노인이 들려주었던 이야기를 떠올리며...,

 

한은 태어날 때부터의 꿈이었다는 해를 만질 수 있을까요? 바다로 떠난 연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해를 쫓아 산꼭대기를 향해 가던 한과 한이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바다로 떠난 연의 이야기,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어릴 때 읽었던 그리스로마 신화 시리즈를 좋아해 종교학과를 선택했다는 작가, "상징으로 가득 찬 이야기와 빈티지한 삽화, 환상적인 삶"을 좋아한다는 작가, 그 모든 것들을 담은 이야기가 바로 <해를 쫓는 아이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스로마 신화와 성경 등 '신화와 상징'에 대한 작가님의 해설서가 따로 있다고 하니, 궁금한 분들은 함께 읽어도 좋을 듯합니다. 꿈오리는 꿈오리만의 해석으로 읽었지만 말이에요. 그래서 꿈오리 한줄평은 작가님이 의도하신 바와는 전혀 다를 수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꿈오리 한줄평 : 끝없이 욕망하는 존재인 인간, 욕망에 눈이 멀어 언제나 함께 하고 늘 가까이에 있는 아름다운 것들을 놓치고 사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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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 찍지 마 미래의 고전 65
장수민 지음 / 푸른책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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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자마자 우리 집 두 형제가 떠올랐던 <내 얼굴 찍지 마>, 사진 찍기 좋아하는 엄마에게 '이건 초상권 침해'에 해당된다며, 극구 자신들의 얼굴이 나오는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던 두 형제의 모습이 말이죠. 4병이 온다는 그 즈음부터 지금까지 두 아들의 초상권은 아주 잘 지켜지고 있는 듯합니다. 어쩌다 한 번씩 허락하는 때를 제외하곤 말이죠.

 

표제작인 <내 얼굴 찍지 마>를 비롯해 모두 7편의 단편이 실린 동화집에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하여 친구, 학교생활, 자신의 꿈 등등 아이들이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했을 법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습니다. 자신의 학원비 때문에 일을 하려는 듯한 엄마의 모습을 보고 고민에 빠진 민영이, 십 년 넘게 사법 고시 공부에만 매달리고 있는 아빠와 아주 우연한 기회에 비밀을 공유하고 특별한 추억을 쌓게 되는 도윤이, 따돌림 때문에 혼자 힘들어하다가 시골로 전학을 가게 되지만 그곳에서도 똑같은 일을 겪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이 앞서는 선형이,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며 첼로를 그만두라는 엄마의 말에 수긍은 했지만 첼로 연주하는 것이 좋아 갈등하는 시현이, 엄마의 SNS로 공유되는 ''의 모든 것, 그 때문에 모르는 사람까지 아는 체 하자 당황하는 서윤이, 좋아하는 남학생에게 쪽지를 전하려던 바로 그날에 자신만 몰랐던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는 서현이, 집안 사정으로 할머니가 일하는 집에 한 달 정도 몰래 숨어 살 작정이었지만 그만 집주인인 피아니스트에게 들키게 되는 찬형이, 일곱 아이들의 일곱 가지 에피소드는 재미와 더불어 잔잔함 감동을 선사합니다.

 

이건 확실했다. 파자마 파티는 하고 싶지 않았다. 친한 친구 사이여도 잠옷을 입고 만나는 건 싫었다. p.67

 

서윤이는 채윤, 나윤이와 이름에 모두 ''자가 들어 있다는 이유로 친구가 되었습니다. 사실 서윤이는 "무엇이든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거절도 잘 못하는" 성격 탓에 생각할 겨를도 없이 얼떨결에 서로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되기로 한 것이었는데요. 서윤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늘 친구들의 의견이나 생각에 어쩔 수 없이 따라다니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싫어, 내 얼굴 찍지 마."

그러고 보면 거절을 잘 못하는 내가, 엄마 앞에서는 '싫다'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한다. 내가 아무리 거절해도 엄마는 나를 끝까지 사랑해 줄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엄마의 취미 생활을 반대할 생각은 없다. 엄마도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할 권리가 있으니까. p.71

 

이번엔 '파자마 파티'를 하자고 합니다. 서윤이는 정말 하고 싶지 않았지만 거절을 할 수 없었습니다. 엄마는 새 잠옷까지 주문하고, 택배가 도착하자마자 잠옷 입은 사진을 찍자고 하는데요. 서윤은 정말 싫습니다. 사진에 찍힌 자신의 얼굴이 마음에 안 들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사진을 보고 이러쿵저러쿵 하는 것도 싫으니까요. 그럼에도 사진 찍기 좋아하는 엄마의 취미는 존중해주고 싶었습니다.

 

드디어 파자마 파티를 하기로 한 날, 짐을 챙겨 채윤이네 집에 가는 길에 간식을 사려고 마트에 들리는데요. 모르는 아주머니가 이름은 물론 파자마 파티에 가는 것까지 알고 있습니다. 게다가 채윤이 엄마는 벌써 새 잠옷을 산 것까지 알고 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구요? 모든 건 엄마가 찍은 사진들을 SNS에 올렸기 때문입니다. 서윤은 자신의 허락도 받지 않고 마음대로 사진을 올린 엄마에게 배신감마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채윤이가 파자마 파티 하는 영상을 찍어서 올리자고 합니다. 파자마 파티도 하고 싶지 않았는데, 거기에 더해 영상까지 찍어야 하다니? 거절을 잘 못해서 지금껏 친구들이 하자는 대로 따라해 온 서윤이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육아하는 모습을 공유한다는 '셰어런팅', 부모들은 왜 아이의 사진을 인스타그램, 블로그, 카카오톡 등의 SNS에 올리는 걸까요? 아마도 일상의 모든 순간을 추억으로 남긴다는 것과 더불어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내 얼굴 찍지 마>의 서윤이처럼 스스로 무언가를 결정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면, 아이에게 먼저 허락을 구해야할 듯합니다. 아이에게도 초상권이 있으니까요. 친구들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죠? 아무리 친한 친구라 하더라도 말이죠. 꿈오리 한줄평은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느꼈던 순간은, 어려운 일을 겪고 난 후에 찾아왔다. 늘 반복되는 일상이어도 똑같은 날은 없다. 시간이 흐르면서 내 마음도 계속 변하고, 사소한 부딪침에도 마음속에서 폭풍이 일 때가 있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머뭇거리고, 주저하고, 망설이게 되는 순간이 나에게는 아주 중요하다. 가장 나다운 선택을 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내 선택에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용기를 낼 때 전과 달라진 나를 만날 수 있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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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하는 소설 - 미디어로 만나는 우리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김애란 외 지음, 배우리.김보경.윤제영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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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많은 사람들은 스마트폰 알람 소리를 듣고 일어나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동할 때는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듣거나 관심 있는 영상을 보기도 하고요. 인터넷을 통해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고, 하루 중 특별했던 순간을 SNS에 기록하며 타인과 공유하기도 하죠. 생각해 보면 우리의 일상은 '미디어'로 연결되지 않는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합니다. '머리말' ~

 

첫 장을 펼치자마자 "이건 딱 내 모습이잖아."하고 공감하실 분들이 정말 많을 것 같습니다. 어린 아이부터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나이 불문하고 말이죠. 꿈오리 또한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미디어와 함께 살고 있는 듯합니다. 이쯤 되면 정말 미디어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너무나 당연해서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잊게 되는 "공기"처럼 말이죠.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아홉 번째 책 <연결하는 소설>, 이 책은 '미디어로 만나는 우리'라는 부제 그대로 "기본적인 의사소통 수단인 '언어'에서부터 '인쇄 미디어', '매스 미디어', '소셜 미디어', '미래의 미디어'를 소재로 하여, 미디어가 사람 간의 소통에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미디어의 고유한 속성이 각각 어떤 힘을 갖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여덟 편의 단편이 실려 있습니다. 이중 가장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보고 들은 것들이 과연 진실일까? 하는 의구심과 더불어 그 뒤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을 마주했을 때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등등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생각해보게 되는 <후원명세서><지아튜브>입니다.

 

윤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프로그램의 방향이 정해졌다. 메인 작가는 윤미의 교복 치마가 반질반질 닳아서 반짝일수록, 운동화 뒤축이 납작하게 눌릴수록 좋은 그림이 나온다며 윤미를 설득했다. 생크림이 눈처럼 뿌려진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먹던 안방의 시청자들이 전화기를 들어 후원금을 보낼 확률이 높다고 말이다. p.78

 

한때 TV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후원을 받던 아동이었던 윤미, 프로그램이 윤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진행되었던 것처럼 대학 또한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성인이 되어 아동복지재단에 근무하게 된 윤미는 그곳에서 어릴 적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후원 아동이지만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남학생을 만나게 됩니다. 윤미는 감정에 솔직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아는 남학생의 모습에 당황스러움을 감출 수 없습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또한 그럴듯함에 가려진 진실을 못 보고 있는 건 아닐까요?

 

지아가 연기를 잘하면 아빠가 좋아하니까, 조회 수랑 구독자 수가 쑥쑥 올라가고 그럼 엄마까지 신이 나니까. p.128

 

아빠와 함께 유명 키즈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지아, 전 채널 작가였던 희진 언니가 "지아튜브"의 진실을 고발한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린 것을 기점으로 지아의 삶은 달라지게 되고, 지아는 고발하는 글을 올린 희진 언니를 원망하게 됩니다. 채널 운영과 수익 창출을 위해 철저하게 꾸며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힘든 날도 엄마 아빠가 좋아한다는 이유로 영상 촬영을 멈출 수 없었던 지아, 그런 지아를 진심으로 걱정해주던 사람은 엄마 아빠가 아닌 희진 언니였습니다. 그럼에도 지아는 엄마 아빠의 사랑을 받으려면 다시 아빠와 촬영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아의 모습은 셀 수도 없이 많은 1인 미디어의 이면을 생각해보게 합니다. 그 외 6편의 이야기는 직접 책을 통해 만나길 바라며, 꿈오리 한줄평은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미디어로 둘러싸인 세상 속에서 결코 미디어에 잠식되지 않고 슬기롭게 해석하고 생산하며, 책임감 있게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길 응원합니다. 나아가 때로는. '미디어'라는 창문을 열고 타인의 삶 속으로 기꺼이 들어가 진실된 소통으로 연대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가 되길 희망합니다. '머리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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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살아남다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14
캔디스 플레밍 지음, 에릭 로만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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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로 극지방의 얼음이 빠르게 녹고 있으며 그 속도는 30년 전보다 3배 이상 높아졌다고 하는데요. 이런 변화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아마 극지방에 살고 있는 동물들이 아닐까 합니다. 북극이나 남극에 살고 있는 동물들은 삶의 터전을 잃게 되며. 어쩌면 그 동물들은 멀지 않은 미래에 멸종될 수도 있으며, 언젠가는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들에게 영향을 끼칠지도 모를 일입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생물 대멸종의 시대가 올 수도 있는 것이지요.

 

.<북극곰 살아남다>는 엄마 곰과 태어난 지 몇 달 되지 않은 아기 곰이 얼음이 덮인 서식지로 돌아가는 여정을 통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그에 대응할 방법을 찾아가게 만듭니다.

 


 

태어난 지 네 달이 지난 아기 곰은 이제 바깥세상을 만날 준비가 되었습니다. 엄마 곰은 "자신의 엄마와 함께 걸었던 길을 따라, 자신이 엄마가 되려고 걸었던 길을 따라, 자신의 아기들이 자라나 걷게 될 길을 따라", 얼음이 덮인 서식지로 돌아가려 합니다.

 

 

아기 곰은 엄마 곰이 바다표범을 사냥하는 것을 지켜봅니다. 사냥에 대한 수업을 받고 있는 아기 곰, 언젠가 아기 곰도 엄마 곰이 될 것이며, 자신의 아기에게 먹이를 잡아줄 것입니다.

 

 


 

와르릉!

얼음이 무너지더니 바다 쪽으로 멀리 떨어져 나갑니다.

(중략)

언제나 훤히 알고 있던 북극의 봄 세상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보이는 것은 온통 물뿐입니다.

아득한 수평선까지.

(중략)

북극곰 가족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북극곰 살아남다' ~

 

북극곰 가족이 얼음이 덮인 서식지를 찾아가는 여정은 쉽지 않습니다. 얼음이 녹아내리고 있었으니까요. 아직 아기 곰은 쉬지 않고 해안까지 헤엄치는 것이 쉽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선택의 여지는 없습니다. "그들은 헤엄치고 또 헤엄치며" 나아가야 합니다.

 

 


 

해방 서식지의 손실은 바다표범에게도 영향을 미쳤어요. 허드슨만에서 태어나는 바다표범의 수가 줄어들고, 어른 바다표범들의 크기가 작아지고 있어요. 북극곰의 먹이가 대부분 칼로리 높은 바다표범이기 때문에, 바다표범이 부족해지면 곰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북극곰 살아남다' ~

 

해빙(바닷물이 얼어서 생긴 얼음) 서식지의 손실은 바다표범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은 다시 북극곰에게 미칩니다. 도대체 이런 일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그건 기후변화 때문이며, 기후변화를 일으킨 건 인간들입니다. 인간들 때문에 삶의 터전을 잃어가고 있는 동물들, 하지만 멀지 않는 미래엔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들이 삶의 터전을 잃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꿈오리 한줄평 : 엄마 곰과 아기 곰이 얼음이 덮인 서식지로 돌아가는 여정을 통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그에 대응할 방법을 찾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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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
이향규 지음 / 창비교육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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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을 잘 묘사해 보려고 했는데, 생각이 자꾸만 엉뚱한 곳으로 번져 나갔습니다. 사물이 기억의 문을 열면 잊고 있던 순간과 묻어 두었던 마음이 드러났습니다. 그 안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프롤로그' ~

 

잡지에 자신의 글을 싣고 싶다는 제안을 받은 저자, 그녀는 "단조로운 일상에서 자신에게 말을 거는 존재는 주변에 있는 물건들"이었기에 '사물'에 대한 글을 쓸 작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물이 기억의 문"을 열면 그 안에는 늘 보고 싶고 애틋하고 가여운 마음이 들게 만드는 엄마, 아픈 남편 그리고 딸들과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은 저자 그리고 저자와 함께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그들 각자는 서로가 서로의 존재를 이해하고 보살피는 존재들임을, 서로가 서로의 삶을 지탱해주는 존재들임을, 나아가 사회를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존재들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읽는 독자들은 너무나 뻔한 듯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하는 것임을 새삼 다시 깨닫게 되고, 더불어 자신의 삶에서 만나게 될 수많은 존재들을 향해 따스하고 다정한 마음을 건네고 있을 자신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사물에 대해 쓰려 했지만>1'식탁 위의 얼굴', 2'울타리 너머의 얼굴', 3'길 건너의 얼굴'까지 모두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 그리고 더불어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자기 것을 주장할 줄 모르는 사람들은 잘 대접받기 어렵다. 어떨 때는 속상해도 참는 건데, 사람들은 그걸 모르고 그 사람한테는 그래도 된다고 생각한다. p. 17~18

 

"스스로를 존경하면 다른 사람도 당신을 존경할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스스로를 존경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존경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겠지요? 늘 식구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드셨지만, 정작 자신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를 말씀하시지 않으셨던 어머니, 저자는 문득 자신의 어머니가 무슨 음식을 좋아하시는지 모른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요. 돌아가시기 전에 찾으셨던 명란젓은 신장 투석을 하는 어머니에게 좋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결국 못 드시게 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어머니의 마지막 시간을 꼭 그렇게 했어야 했나 하는 후회와 더불어 음식이 주는 위로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요. 그래서 혼자 먹는 밥이지만 정갈하게 반찬을 담아 천천히 식사를 하며 "음식으로부터 위로"를 받는 저자의 모습은 동질감과 더불어 '' 또한 그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남편 토니에 대한 이야기, 단점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장점을 빛나게 하는 마술을 부리는 밀리너(모자 만드는 사람) ''에 대한 이야기. 채리티 숍(한국의 아름다운 가게와 비슷한)에 대한 이야기, 영국식 마을 회관이라고 할 수 있는 ''에 대한 이야기,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 이외의 다른 생명체들에 대한 존중에 관한 이야기, 에이블리즘(비장애인을 기준으로 장애인을 차별하는 개인적. 제도적. 사회구조적 행위)에 대한 이야기, 열여덟 열아홉 살에 6.25 전쟁에 참전해야만 했던 영국 참전 장병들에 대한 이야기 등등 더 많은 이야기는 직접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꿈오리 한줄평은 공유하고 싶은 책속 문장들로 대신합니다.

 

나는 그동안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을 걱정하느라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잊은 적이 많다. p.27

 

언제나 있었던 것, 그래서 늘 있을 거라고 기대했던 것들은 사라진 후에야 흔적을 남긴다.

p.51

 

사는 것도 비슷하지 않을까? 전체 그림을 다 보고, 정교한 지도를 가지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는 지금 전조등이 비추는 만큼만 겨우 보이는 길을 여행하고 있다. 그래도 이 '미지'가 예전만큼 불안하지는 않다. 모르는 게 당연하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p.85

 

누군가의 고단한 삶이 위로가 될 때, 그건 그가 나보다 더 불행해서가 아니라, 그럼에도 그가 존엄을 잃지 않았음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p.141

 

삶은 기차 여행이다. 대강의 방향을 정했지만, 그렇다고 경로가 분명한 것은 아니다. 얼마든지 경유할 수 있다. 어쩌면 목적지가 바뀔 수도 있겠다. 그래도 함께 타고 있는 이들이 많아 안심이다. 사람으로부터 배우고 사람으로부터 위안받을 것임을 안다. 그리고 그 힘으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할 것이다.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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