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내 안의 우주 - 응급의학과 의사가 들려주는 의학교양
남궁인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위급한 순간 생명을 살리는 최전선이라고 할 수 있는 응급실, 응급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인가요? 즉시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과 보호자들, 그들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건 혼란과 불안 그리고 긴박함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면 삶과 죽음을 마주하는 응급실 의사들은 어떨까요?

 

<, 내 안의 우주>는 부제 그대로 '응급의학과 의사가 들려주는 의학교양'서로 매일 마주하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몸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합니다. 마치 의학 소설처럼 시작하는 이야기는 인간의 몸에 대한 명쾌한 설명과 더불어 긴박한 응급실의 풍경을 그대로 전해줍니다.

 

의사와 환자와의 대화는 서로 다른 우주의 조우다. 각자의 입장은 분명히 다르고 지식 체계 또한 상이하다, 사람들에게 의사는 두렵고 의학은 난해하다. 나는 문득 환자라는 은하에만 앉아 있는 사람들을 우주 반대편으로 이끌고 싶었다. 의학이란 그리 복잡하지 않고 의사의 결정에는 몇 가지의 간단한 근거가 있으며 맥락만 익힌다면 이보다 흥미로운 세계가 없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었다. p.9~10

 


이 책은 우리 몸의 파이프라인 '소화'기부터 생체조직으로 만들어진 반영구 모터 '심장', 한껏 열린 통풍로 속 산소 교환 '호흡', 대사 쓰레기의 깔대기 장치 '신장',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 37조 개 세포를 조절하는 일 '내분비',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면역', 최후의 순간까지, 제 기능을 유지하는 인체의 방어막 '피부', 우리 몸의 형태와 움직임을 만드는 바탕 '근골격', 인간 종을 유지시키는 비밀 '생식', 거대한 신경조직 뭉치가 지휘하는 인간다움의 기능 '중추신경', 신경을 타고 뇌까지 이동하는 감각들 '감각'까지 우리 몸 구석구석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마지막으로 응급실의 한가운데에서 일어나는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합니다.

 


 

위는 풍선처럼 부풀어 있지 않고, 평소에는 압력으로 오므라들어있다. 생각해보면 당연하다. 할일도 없는데 부풀어서 우리 속을 더부룩하게 만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위는 비어 있을 때 용량이 200cc쯤 되는 주머니인데, 음식물을 섭취하면 그 용량은 1500cc까지 늘어난다. p.29

 

혹시 먹방 유튜버를 보며 "저렇게 많이 먹는데 어떻게 마른 체형을 유지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 한번쯤 하지 않았나요. 거기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내장지방이 많으면 위가 늘어날 공간이 작지만, 마른 사람이면 오히려 위가 더 크게 늘어날 수 있다."고 합니다.

 

위의 1차 업무는 저장과 분쇄, 2차 업무는 소독이다. 점막은 위산으로부터 위를 보호한다.

p.29

 

위는 의외로 영양분 흡수 기능이 거의 없으며, 위의 1차 업무는 저장과 분쇄라고 합니다. 위의 2차 업무는 소독인데, 이는 우리가 무엇이든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합니다. "위는 pH 1.5의 위산을 분비하며, 위산 원액은 음식물과 섞였을 때도 음식물을 소독할 수 있어야 하므로 시중에 판매되는 식초보다도 훨씬 더 강한(염산이나 빙초산과 가까운)산성을 띤다."고 합니다. 만약 위산이 없다면 "우리는 즉시 설사와 발열에 시달리다가 패혈증으로 절멸할 것"이라고 하니, 인간의 몸은 본디 병에 잘 걸리지 않도록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병에 걸리는 것은 어쩌면 끝을 모르는 인간의 욕망이 만들어낸 것일지도 모릅니다.

 


미각은 화학적 자극으로, 독성 물질로부터 인간을 보호하고 영양 섭취를 돕기 위해 뇌가 제공하는 감각이다. p.440

 

미각은 "생존과 직결된 감각"이라고 합니다. "미각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못 먹는 음식을 걸러내고 몸에 필요한 음식을 맛있게 먹게 하는 것"으로, 모든 맛은 이미 인체 DNA에 새겨져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각은 정확한 감각"은 아니며, "후각을 동반하지 않은 미각은 더욱 부정확하다."고 합니다. 코를 막고 콜라와 사이다를 마시면 둘을 구분하기 어려우며, 사과와 양파 감자도 구분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입과 코가 가까운 이유도 냄새를 확인하면서 먹기 위함이라니, 정말 인체의 신비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중략) 하지만 우리의 '죽음'이 확정되는 찰나의 경계는 분명하지 않다. (중략) 죽음의 순간, 의사는 관례대로 사망 선고를 내린다. 죽음의 판정은 지극히 '임상적으로' 이루어진다. 삶에서 죽음으로 '비가역적으로' 넘어갔다고 임상의가 판정한 시점이 사망 시각이다. p.491

 

심장이 멈추면 죽은 것일까요? 임상의의 판정은 '비가역성'에 중점을 둔다고 합니다. 심장이 다시는 자발적으로 뛰지 않을 상황이라면 죽음이라고 합니다. 심폐소생술의 개발로 외부의 힘으로 심장을 뛰게 할 수도 있게 되었으므로, "심장이 비가역적인 손상으로 심정지에서 회복될 수 없어야만 죽음이 선고된다."고 합니다.

 

뇌사 상태라면 죽은 것일까요? "뇌사 단계의 인간은 숨을 쉬지도 않고 움직이지도 않으며 반응도 보이지 않는 채 다만 인공호흡기로 연명"할 수 있습니다. "자발 호흡은 멈췄지만 폐와 연결된 인공호흡기로 산소를 지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인데요.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뇌사는 경우에 따라 사망으로 보기도 한답니다. 이는 "뇌가 영원히 기능하지 않으면 사람은 고유함을 잃어버리고 희로애락조차 느낄 수 없는 상태이므로 타인을 위해 목숨을 희생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반하는 것으로 일종의 사회적 합의에 의한 것"이라고 합니다. 장기 기증으로 "다른 생명을 살리고" 있는 것이니, 그건 완벽한 죽음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만약 가까운 이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사망해도 DNA는 영구히 보존될 수 있으며 보존된 DNA로 인간 복제도 가능하다는데, 만약 선택의 기회를 준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 내 안의 우주>는 부제 그대로 '응급의학과 의사가 들려주는 의학교양'서로 매일 마주하는 환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몸에 대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합니다. 마치 의학 소설처럼 시작하는 이야기는 인간의 몸에 대한 명쾌한 설명과 더불어 긴박한 응급실의 풍경을 그대로 전해줍니다. 그리고 나날이 발전하는 의학 기술과 과학 기술 앞에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만듭니다.

 

꿈오리 한줄평 : 의학에 대해 1도 몰라도 빠져들어 읽게 되는 의학교양서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saa85 2025-07-13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학에 대해 정말 몰라도 빠져들어 읽게되고 재미있어요!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 I LOVE 그림책
석영주 지음, 차호윤 그림,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대한민국, 한민족이지만 이념으로 갈라진 나라, 두 나라는 휴전 협정이 될 때까지 31개월 동안 서로 싸우고 죽이는 전쟁을 했습니다. 그럼 이제 전쟁은 끝난 걸까요? 75년이 지나도록 전면전이 없었으니, 전쟁은 끝났다고 할 수 있을까요? 여전히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니 언제든 전쟁은 일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요즘 아이들은 모르지만, 어른들이 국민학교 다니던 그 시절엔 공습 대비 민방위 훈련이 있었습니다. 사이렌이 울리면 전교생이 운동장 가장자리에 있던 방공호로 대피하는 훈련을 했었지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휴전 상태인 것은 변함이 없듯, 언제든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도 변함이 없겠지요?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6.26 전쟁 당시 궁핍한 생활 속에서도 서로 돕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전쟁의 위험과 죽음을 넘어선 연대와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석영주 작가의 어머니가 겪은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는데요. 한국인 최초로 '칼데콧 아너상'을 수상한 차호윤 작가의 그림은 일곱 살 아이가 느꼈을 무섭고 혼란스러운 감정을 잘 표현해내었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느꼈을 전쟁에 대한 공포는 차마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듯합니다.

 


 

곧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 집 문을 두드렸어요.

다음 날에도... 그리고 그 다음 날에도...

북서쪽 바닷가의 인천에서 320km를 지나온 어부 김씨 아저씨는 자신과 딸 선희를 도와주어서 감사하다고 말했어요.

"우리 등 뒤에 적군이 있으니, 이 집은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입니다."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 ~

 

북한군과 중공군을 피해 피난을 온 사람들, 엄마와 아빠는 그 사람들을 집 안으로 들이며, 우리 집에 머물 것이라고 말합니다. 날이 갈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으며, 그중에는 딸과 함께 인천에서 온 김씨 아저씨도 있었는데요. 아저씨는 감사하다는 말과 함께 "등 뒤에 적군이 있으니, 이 집은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이라고 말합니다. 어린 ''는 그 말의 의미를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아저씨의 딸 선희 언니가 슬퍼하는 모습을 본 ''는 물고기와 닮은 돌을 주며 자신만의 위로를 전합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문을 두드릴수록 사이렌 소리는 점점 더 커지고 가까워졌습니다. 일곱 살의 어린 ''에게 집은 찾아온 사람만큼 점점 더 작아지고 더 더워지고 더 시끄러운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눈을 감았다가 뜨면 모든 것이 나아지기만을 바랐습니다.

 

집을 떠나 먼 부산까지 피난을 온 선희 언니의 마음은 어떠할까요? ''는 언니의 손을 잡고 바닷가로 달려갑니다. 언니의 마음을 다 헤아릴 순 없지만, 고향을 떠난 언니에게 작은 위로라도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겠지요?

 

 


 

사이렌이 울리면 지하로 대피하는 일이 ''에게는 감당하지 못할 공포로 다가왔습니다.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낯선 사람들이 찾아오기 전으로 돌아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너희 엄마, 아빠가 문을 열어 주시지 않았다면 우리는 갈 데가 없었을 거야. 공산군이 우리를 더 바짝 쫓아와 결국 바다에 빠졌을지도 몰라. 너와 함께 여기에 안전하게 있는 건 선희와 내가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이란다.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 ~

 

전쟁이 끝나자 누군가는 부산에 머물렀고 또 누군가는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한 그 시간은 ''에게 잊지 못할 선물이 되었습니다. 김씨 아저씨가가 "평생 잊지 못할 선물"이라고 말한 것처럼...,

 

<바다에 빠지기 직전의 집>6.26 전쟁 당시 궁핍한 생활 속에서도 서로 돕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전쟁의 위험과 죽음을 넘어선 연대와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야기는 석영주 작가의 어머니가 겪은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고 있는데요. 한국인 최초로 '칼데콧 아너상'을 수상한 차호윤 작가의 그림은 일곱 살 아이가 느꼈을 무섭고 혼란스러운 감정을 잘 표현해내었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느꼈을 전쟁에 대한 공포는 차마 말로 다 표현할 수 없겠지요? 참혹한 전쟁 속에서 피어난 따뜻한 연대와 희망에 대한 이야기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연대가 주는 온기와 희망이 아닐까요?

 

꿈오리 한줄평 : 전쟁의 위험과 죽음을 넘어선 연대와 희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커다란 초록 손
매슈 그레이 구블러 지음, 심연희 옮김 / 창비교육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재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얼마나 있을까요? 외모나 재능 등등에 만족하며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있을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만의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으며, 콤플렉스를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해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누군가는 내가 가지지 못한 무언가를 가진 이들을 부러워할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는 무언가로 인해 스스로 위축된 삶을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나의 커다란 초록 손>은 커다란 초록 손을 가지고 태어난 레노어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나다움'의 가치를 발견하는 이야기입니다.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커다란 초록 손, 콤플렉스로 여겨지던 커다란 초록 손을 받아들인 레노어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게 됩니다. 피할 수 없는 콤플렉스라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도 좋겠지요? 많은 시간과 연습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만.

 


옛날 옛날 한 옛날에, 커다란 초록 손을 가진 아이가 태어났어.

p.5

 

커다란 초록 손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 레노어, 나이가 들수록 왜 자신만 이런 손을 가지고 태어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친구들 중에 이런 손을 가진 아이는 단 한 명도 없었으니까요.

 

다만 왼손이라 쓸 일이 많지 않다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랄까요. 레노어는 목도리로 왼손을 가리고 다녔습니다. 머리 빗기, 신발 신기, 재주넘기도 늘 오른손으로만 했습니다. 물론 이상하게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지만, 레노어는 차마 커다란 초록 손 때문이라 말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때마다 적당한 이유를 대며 둘러대고는 했지요. 커다란 초록 손이 없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무엇이든 한손으로 하는 것이 익숙해진 레노어, 하지만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서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불안함에 악몽까지 꾸게 된 레노어는 평상시보다 일찍 일어나는데요.

 

옛날 옛날 한 옛날에, 조그만 분홍 혹을 단 멋쟁이 초록 손이 태어났어.

p.93

 

그때 어디선가 "이거 너어어무 답답하다고!"라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주위를 둘러봐도 아무도 없는데, 도대체 누가 말하고 있는 걸까요? 잠시 후, 레노어는 목도리에 둘러싸인 커다란 손이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라는 이름을 가진 커다란 손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조그만 분홍 혹을 가지고 태어난 커다란 초록 손 척, 나이가 들수록 왜 자신만 이런 분홍 혹을 가지고 태어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고 말이죠. 커다란 손 중에서 분홍 혹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는 아무도 없었다면서요.



 

레노어는 커다란 초록 손이 말하는 분홍 혹이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척은 말합니다. 레노어가 늘 목도리로 꽁꽁 묶어 다니는 바람에 자신은 한 번도 밖을 본 적이 없다고 말이죠. 그래서 분홍 혹에서 벗어나고자 했지만, 그럴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고도 했습니다.


비록 우리는 다르지만 서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

p.158~159

 

분홍 혹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했던 척은 생전 처음 보는 아름다운 광경에 감탄하며, 둘은 다르지만 "서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서로에게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것도 말이죠.

 

<나의 커다란 초록 손>은 커다란 초록 손을 가지고 태어난 레노어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나다움'의 가치를 발견하는 이야기입니다.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커다란 초록 손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 레노어는 우연한 기회에 커다란 초록 손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요. 사실 커다란 초록 손도 남들에게는 없는 분홍 혹을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았음을 알게 됩니다. 서로에게 콤플렉스를 안겨주었던 커다란 초록 손과 분홍 혹, 서로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레노어와 척은 지금의 모습을 바꾸는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사랑하게 됩니다.

 

만약 레노어처럼 커다란 초록 손을 가지고 태어났다면, 만약 척처럼 분홍 혹을 가지고 태어났다면, 다른 사람들 앞에 당당하게 나설 수 있을까요? 남들 앞에 드러내고 싶지 않는 나만의 콤플렉스가 있나요? 피할 수 없는 콤플렉스라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요? 많은 시간과 연습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만.

 

 

꿈오리 한줄평 : 피할 수 없는 콤플렉스라면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콤플렉스가 강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팔도 동물 열전 - 최애, 극혐, 짠내를 오가는 한국 야생의 생존 고수들
곽재식 지음 / 다른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심에 출몰한 멧돼지 이야기 들어보셨나요? 청설모 때문에 다람쥐가 사라졌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나요? 전설의 **에 자주 등장하여 존재감을 알리던 여우, 하지만 왜 지금은 보이지 않는 걸까요? 오삼이로 불리기도 했던 KM-53이 어떤 동물인지 알고 있나요? 급속한 도시화 속에서도 여전히 사람들 곁에서 살아가고 있는 동물들, 우리는 이 동물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팔도 동물 열전>은 과학자이자 소설가인 곽재식 작가가 들려주는 야생동물 이야기입니다. 고대 국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는 동물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빠르게 변해가는 환경 속에서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존재해온 동물들의 이야기는 그들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할 소중한 존재들임을, 인간들이 살아가는 한 그들도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야할 존재들임을 새삼 다시 깨닫게 합니다.

 

세계에서 숲이 가장 우거진 나라는 어디일까? (중략) 국토에서 숲이 차지하는 비율로 보면, 인구 밀도가 높은 나라들 가운데 한국은 최상위권에 속한다. p.8

 

우리나라가 국토에서 숲이 차지하는 비율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높다는 것 알고 있나요? 국토의 64% 이상이 숲으로 이루어져 있다는데, 우리나라를 대자연의 나라로 떠올리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요? 대자연에서 살아가고 있는 동물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과학자이자 소설가인 곽재식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일상 속 공간에도 얼마나 소중한 자연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지를 밝혀보고자" 했다고 말하는데요. 그가 들려주는 여덟 가지 야생동물들의 이야기는 고대로부터 현재까지 우리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줌과 더불어 자연과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끔 만듭니다.

 

<삼국사기>에는 백제 멸망의 해인 서기 660년 도성 근처에 이상한 괴물이 나타났다가 사라진 사건이 기록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들 사슴을 닮은 개'라고 묘사하고 있는 괴물의 정체는 바로 고라니입니다. 친숙하지도 않는데다 혼란한 시기에 등장했으니, "백제 멸망을 예언하는 신기한 영물"이라는 오해를 사고도 남았을 듯합니다. 고라니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동물이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선 흔한 동물입니다. 고라니는 성격이 급해 잡기 어려운 동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하는데요. '빨리 빨리'정신으로 유명한 한국인과 닮은 것도 같지요?

 

옛 한국인들이 여우를 사악한 동물로 여긴 결정적인 이유가 있다. 바로 여우가 음식을 한 번에 다 먹지 않고 땅에 묻어두었다가 나중에 파헤쳐 먹는 습성이 있다는 점이다. (중략) 당시에는 사람이 사는 곳 근처에 무덤을 만드는 일이 흔해서 무덤과 여우가 사는 곳이 겹치기 쉬웠다. (중략) 소중하게 여기는 조상의 무덤을 여우가 파헤치는 모습을 본다면, 마치 여우가 저승에 있는 조상을 괴롭히는 악귀처럼 여겨졌을 것이다. p.73~74

 

여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사람을 홀린다는 것입니다. '전설의 **'이라는 드라마에 사람을 홀리는 꼬리 아홉 달린 여우가 자주 등장했던 것도 그런 연유이겠지요? "여우가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해 사람들을 홀린다는 이야기는 한국 전설에서 뿌리가 깊다."고 합니다. <삼국사기> '온달열전'을 비롯하여 삼국 시대 전설에는 여우를 사악한 괴물로 취급하며 나쁜 짐승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드러난다고 합니다.

 

조선 시대에도 여우를 향한 시선은 절대 변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여우는 왜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 존재가 되었을까요? 사람이 킬킬거리며 웃는 소리와 비슷한 울음소리 때문에, 동물 중에서 영리한 편이라 꾀 많고 요망한 동물로 생각해서, 눈동자가 고양이와 닮아서 요사스럽고 사악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불길하게 느껴서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여우가 음식을 한 번에 다 먹지 않고 땅에 묻어 두었다가 나중에 파헤쳐 먹는 습성" 때문이라고 합니다. 당시에는 사람이 사는 곳 근처에 무덤을 만드는 일이 흔해서 무덤과 여우가 사는 곳이 겹치기 쉬웠다고 하니, 여우가 묻어 두었던 음식을 파헤치는 것을 보고 조상의 무덤을 파헤친다는 오해를 하고도 남았을 듯합니다.

 

이런 이유로 여우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지 못한 동물이 되었습니다. 한때는 무척이나 흔했던 여우, 하지만 지금은 거의 멸종에 가까울 만큼 사라져버렸다고 하는데요. 그렇다면 여우는 왜 급격하게 사라진 것일까요? 학자들이 주목하는 이유는 "간접 중독"이라고 합니다. 1960~70년대 동안 전국에서 추진된 쥐 박멸 정책, 그때 막대한 양의 쥐약이 무분별하게 살포되었고, 쥐약을 먹은 쥐들을 여우가 잡아먹었기 때문이라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돼지는 먹는 것만 밝히는 하찮은 동물이라고요?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돼지의 심장이 사람의 목숨을 구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1가구 6주택을 소유한 다주택자인 청설모가 악당이 된 사연은 무엇일까요? 정말 다람쥐를 잡아먹는 걸까요? 너구리는 왜 겨울잠을 자지 않는 걸까요? 더 이상 황금이 나오지 않는 황금광산에서 황금박쥐가 나왔다고요? 한국의 산속 생태계에서 맨 꼭대기에 자리하고 있는 포식자는 호랑이도 표범도 아닌 작고 귀여운 담비라고요? 2015년 지리산에 반달가슴곰 KM53을 방사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팔도 동물 열전>은 과학자이자 소설가인 곽재식 작가가 들려주는 야생동물 이야기입니다. 고대 국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는 동물들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빠르게 변해가는 환경 속에서도 저마다의 방식으로 존재해온 동물들의 이야기는 그들도 우리와 함께 살아가야할 소중한 존재들임을, 인간들이 살아가는 한 그들도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야할 존재들임을 새삼 다시 깨닫게 합니다. 한국 야생동물들의 삶과 생태계 변화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는 책을 통해 알아가길 바랍니다!

 

꿈오리 한줄평 : 고대부터 현재까지 인간들과 함께 살아온 야생동물, 들어는 봤지만 제대로 알지 못했던 한국 야생 동물(Korean Wild Animals)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등 똑똑한 질문법 - 내 생각 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말하기 연습
이현옥.이현주 지음, 민그림 그림 / 체인지업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0년 서울에서 열린 G20 폐막 기자회견장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 기자들에게 먼저 질문할 기회를 드리고 싶다."는 말을 합니다. 개최국 역할을 훌륭하게 해주었다면서요. 하지만 어느 누구도 질문을 하지 않았습니다.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오바마 대통령은 다시 한 번 더 말했지만, 질문하는 한국 기자는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기자들은 왜 질문을 하지 않았던 걸까요? 어쩌면 그것은 오로지 대학 입시만을 위한 교육, 질문이 없는 주입식 교육의 문제점일 수도 있고, 어쩌면 질문에도 정답이 있다는 생각에 잘못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요즘 아이들은 그때와는 다를까요?

 

<초등 똑똑한 질문법>은 공부, 친구, 감정, 진로 등등 다양한 상황에서 아이들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하는 과정을 통해 생각의 힘을 길러주는 책입니다. 상황별 질문을 나열하여 알려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 질문하는 힘을 길러 상황에 맞는 질문 방법을 저절로 익힐 수 있게 만듭니다. 부제 그대로 '내 생각 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말하기 연습'이라고 하면 될 듯합니다.

 


만일 나에게 문제를 해결할 1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55분을 좋은 질문을 찾는 데 쓰겠다. 좋은 질문이 있다면 답을 찾는 데 5분이면 충분하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p.2

 

문제를 해결할 1시간이 주어진다면, 55분을 좋은 질문을 찾는 데 쓰겠다는 아인슈타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모인 뛰어난 대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들도 "인공지능 시대에는 질문하는 능력이 핵심"이라며,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로 '질문하는 능력'을 꼽았는데요.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은 왜 질문을 하지 않는 걸까요? 질문을 해야 하는 기자들은 왜 기회를 주었음에도 질문을 하지 않은 걸까요? 어렸을 때는 똑같은 질문도 하고 또 했었는데 말이죠.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질문에도 정답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타인의 시선이 신경 쓰이기도 하고 말이죠. 왠지 질문에도 용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질문에는 정답이 없어. 정답이 없으니 맞고 틀린 것도 없지. 그러니까 '내가 틀린 질문을 하는 건 아닐까?'하고 걱정하지 마. 그래도 용기를 내기 어렵다면 질문하기 전에 "저는 이 분야에 대해 잘 몰라요."라고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 봐. 완벽한 질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부담이 되어 입을 떼기 어렵지만, 모르는 것을 알기 위해 질문하는 것이라면 가벼운 마음으로 물어볼 수 있을 거야! p.25

 

수업 시간에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어떻게 할까요? 친구의 발표를 듣고 궁금한 점이 있을 때, 북극곰이 어디서 살아갈지 걱정될 때, 공정하지 않은 일을 마주했을 때, 공평하지 못하다고 느낄 때, 친구를 위로하고 싶을 때, 나와 다른 친구가 낯설게 느껴질 때, 부모님의 뜻이 이해되지 않을 때, 다수의 의견과 내 의견이 다를 때, 내 꿈을 몰라 의욕이 사라졌을 때, 직업에 대해 궁금할 때,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모를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답을 찾기 위해선 질문을 해야겠지요? 질문에 정답은 없으니, 자신 있게 질문해도 되지 않을까요? 누군가는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도 의문이 든다면 질문해야 합니다. 잘 모르는 사람도 잘 듣고 이해한 사람도, 질문은 누구나 할 수 있으니까요.

 


 

좋은 질문이란 뭘까요? 언제 질문해야 할까요? 창의적인 질문은 어떻게 할까요? 질문을 잘하는 방법은 뭘까요? 어떤 상황에서 질문해야 분위기를 흐리지 않으면서 적절한 답을 얻을 수 있을까요? 일상 대화에서 질문을 참아야 할 때와 질문이 꼭 필요한 순간을 분별하고, 그에 합당한 키워드를 정리해 질문할 수 있는 기술은 무엇일까요? 질문과 답을 활용하고 확장시켜 나가는 연습 등등 질문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는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꿈오리 한줄평은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질문은 용기에서 시작돼요.

"혹시 이상한 질문이면 어쩌지?", "내가 모른다는 것을 들키면 어떡해?" 이런 마음 때문에 질문을 참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질문은 결코 창피한 게 아니에요. 질문하는 사람은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사람이니까요. p.15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