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 (300쇄 기념 리커버 에디션) - 마음의 위기를 다스리는 철학 수업 마흔에 읽는 서양 고전
강용수 지음 / 유노북스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한민국 철학서 역사를 다시 쓴 책이자 수십만 독자들의 선택을 받은 베스트셀러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300쇄 기념 리커버 에디션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독일의 철학자이자 사상가로 근대 실존 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아르투어 쇼펜하우어가 남긴 철학적 사유 30가지를 정리한 책입니다. 쇼펜하우어는 니체, 키르케고르, 찰스 다윈, 아인슈타인, 프로이드, , 헤르만 헤세, 프란츠 카프카, 톨스토이 등등 철학, 심리학, 과학, 문학, 음악, , 정치 등등 전 분야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삶에 대한 그의 이야기는 시대와 세대를 초월하여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마음의 위기를 다스리는 철학 수업'이라는 부제 그대로 '성취를 이루는 시기이자 한계를 체감하는 시기,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시기'인 마흔이라는 인생의 분기점에서, 흔들리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쇼펜하우어가 남긴 철학적 사유 30가지를 지금의 언어로 정리한 철학서입니다. 쇼펜하우어는 말합니다. 계속 무언가를 소유하려는 욕망을 덜어내고, 인간관계에서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타인의 시선과 비교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라고 말이지요.

 


이 책은 1'마흔, 왜 인생이 괴로운가', 2'왜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하는가', 3'무엇으로 내면을 채워야 하는가', 4'어떤 사람으로 살아야 하는가', 5'어디에서 행복을 찾아야 하는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삶은 전부 의지에 달려 있다'에서 '나 자신이 누구인지가 중요하다'까지 30가지의 철학적 사유를 통해 괴로움을 해소하고 자기 인생에 집중하며 스스로 행복을 만들어가는 법을 알려줍니다.

 


우리의 욕망의 만족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우리의 의식이 의지에 사로잡혀 있는 한, 우리가 끊임없는 희망과 두려움으로 여러 충동에 내몰려 있는 한, 우리가 의욕의 주체인 한, 우리에게는 결코 지속적인 행복이 주어지지 않는다. 아무리 욕망을 충족해도 채워지지 않는 탐욕이 성취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p.51

 

무언가를 소유하려는 욕망은 끝이 없습니다. 욕망을 충족해도 채워지지 않는 탐욕이 성취보다 더 많기 때문이지요. 쇼펜하우어는 제우스의 아들 시필로스의 왕 탄탈로스를 예로 들어 인간의 욕망은 '채울 수 없는 갈증'이라 말합니다. 신들의 음식인 넥타르와 암브로시아를 훔친 탄탈로스는 지옥으로 떨어져 영원한 굶주림과 갈증에 시달리게 되는데, 인간 또한 탄탈로스처럼 목마름을 완벽하게 충족할 수 없기 때문에 불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계속 무언가를 소유하려는 욕망은 끝없는 목마름과 같이 영원히 충족할 수 없기에 불행할 수밖에 없는 일, 그러니 욕망을 충족할 수 없다면, 욕망의 크기를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누군가와의 비교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행복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방법이겠지요?

 


인간은 내면이 공허하고 삶이 단조로울 때 다른 사람의 온기를 필요로 한다. 함께 이야기하면서 공감받고, 지지받고, 인정받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막상 타인과 생각의 차이를 느껴 실망하면 관계가 다시 멀어진다. p.175

 

쇼펜하우어는 '고슴도치의 우화'를 통해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라 말합니다. 얼어 죽지 않으려고 달라붙어 하나가 되지만, 가시가 서로를 찌르는 것을 느껴 떨어지는 고슴도치는 한 덩어리가 되었다가 떨어지는 것을 반복하다가, 상대방의 가시를 견딜 수 있는 적당한 거리를 찾는다고 합니다. 고슴도치 딜레마를 통해 타인에게 상처 주지 않고 공존하는 지혜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지요.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상처를 주는 존재일지도 모를 가족은 물론, 친구, 직장 동료들까지,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적정한 거리를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명예나 출세를 중시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은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걱정에 살고 있다. 자신이 지닌 참된 모습보다는 남의 마음속에 깃든 자신의 모습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산다면 불필요한 불안은 사라질 것이다. p.223

 

마흔이 넘으면 주변 사람들의 평가를 마냥 무시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타인의 평가는 행복과는 무관할 수 있기에, 참된 행복의 조건은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합니다. 타인의 시선과 비교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며, 스스로의 삶을 살아갈 때, 자신이 자신의 가치를 결정할 때, 우리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쇼펜하우어는 명예욕, 허영심과 구분되는 자긍심의 중요성을 말하며, 허영심이 본래 모습보다 더 좋게 타인으로부터 갈채를 받으려는 욕심이라면, 자긍심은 자신이 갖고 있는 장점에 대한 확고한 확신이며, 허영심이 타인의 마음에 기대하는 희망이라면, 자긍심은 자신의 마음에서 자신에 대해 내리는 직접적인 높은 평가로, 자신만의 장점과 가치에 확신이 있다면 누구나 가질 수 있다고 말합니다.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마음의 위기를 다스리는 철학 수업'이라는 부제 그대로 '성취를 이루는 시기이자 한계를 체감하는 시기,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시기'인 마흔이라는 인생의 분기점에서, 흔들리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쇼펜하우어가 남긴 철학적 사유 30가지를 지금의 언어로 정리한 철학서입니다. 쇼펜하우어는 말합니다. 계속 무언가를 소유하려는 욕망을 덜어내고, 인간관계에서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타인의 시선과 비교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라고 말이지요.

 

꿈오리 한줄평 : 끝없는 소유욕을 덜어내고, 인간관계에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타인의 시선과 비교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5학년이 되는 꿈 보름달문고 102
심순 지음, 이소영 그림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 꿈을 꿉니다. 그건 누구나 이루고 싶은 목표나 소망을 품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고, 잠자는 동안 일어나는 현상을 말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5학년이 되는 꿈'은 어떤 꿈을 말하는 걸까요?

 

<5학년이 되는 꿈>은 창비 좋은어린이책 대상을 수상한 심순 작가의 단편집으로, 현실인듯 현실 아닌 현실 같은 꿈 이야기입니다. 그 꿈은 이루고 싶은 소망을 의미하는 꿈일 수도 있고, 잠자는 동안 일어나는 현상일 수도 있는데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꿈에 대한 두 정의가 묘한 조화를 이루고, 경계가 허물어짐을 느끼게 됩니다. 무엇보다 5학년이 되어 나타난 아빠의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꿈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 보게 만들며, 쥐며느리, 머리카락, 구멍 등 생각지도 못한 등장인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생각지도 못한 반전은 이야기의 재미를 더합니다.

 


선생님 옆에 가무잡잡하고 넙데데한 얼굴의 남자아이가 서 있었다. 모두가 호기심 어린 눈망울을 굴리는 가운데 가윤이가 저도 모르게 흡, 소리를 냈다. 그도 그럴 것이 교실 안에 선 아이는 가윤이가 너무 잘 아는 사람, 왜 그 자리에 있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사람, 그러니까 가윤이의 아빠였기 때문이다. p.9

 

가무잡잡하고 넙데데한 얼굴, 비록 가르마 비율은 다를지라도 이상하게도 아빠와 똑 닮은 듯한 전학생이 나타났습니다. 보면 볼수록 아빠와 닮은 전학생, "나도 가윤이처럼 학교 다니고 싶다, 회사 다니지 않고."라는 말을 했던 아빠, 정말 홍삼희는 아빠인 것은 아닐까요?

어쨌든 홍삼희는 오자마자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가윤이네 반 친구들은 아재개그를 하는 삼희 주위에 몰려들었는데요. 그건 분명 가윤이가 아빠에게 했던 아재개그였습니다. 이런 우연이 있을 수 있는 걸까요?

 

삼희의 존재감이 점점 더 커지고, 더불어 반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아지면서 가윤이네 반의 분위기도 바뀌어 갑니다. 남자들, 여자들로 편이 갈려 서로 앙숙이 된 아이들은 마치 마법이라도 걸린 듯 삼희 주변으로 몰려들었고, 삼희의 행동을 따라 하기까지 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방귀나 뀌고 우스갯소리나 하고, 삼 대 팔 가르마를 한 삼희를 보고 매력적이라느니, 머리가 좋다느니, 귀엽다고까지 합니다. 이게 정말 가능한 일인 걸까요?

 

저는 이미 꿈을 이루었습니다. (중략) 초등학교 5학년이 제 꿈입니다. 저는 5학년이 되고 싶었는데 이미 5학년이거든요. p.31

 

담임선생님 재량 수업 시간에 ''이야기를 할 때, 무엇이 되고 싶은지 스스로 알지 못했던 가윤이는 누가 들어도 거슬리지 않을 평범한 직업을 이야기하는데요. 삼희는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며, 이미 꿈을 이루었다고 말합니다. 우연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학교에 다니고 싶다던 아빠의 꿈과 겹치는 것은 왜일까요? 어디 그뿐일까요? 삼희 목 뒤에는 아빠와 똑같은 검은 점이 있었습니다. 이쯤 되면 정말 아빠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점점 더 짙어질 수밖에 없는데요. 정말 삼희는 가윤이의 아빠인 걸까요?

 


빽빽마을에 큰일이 생겼습니다. 여느 날처럼 자고 일어났을 뿐인데, 마을 한가운데 살던 주민들이 단체로 사라져 버렸거든요. 건강이 나쁘거나 수명이 다해 죽는 경우는 흔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주민이 일시에 갑자기 사라진 적은 없습니다. p.68

 

마을 한가운데 살던 주민이 단체로 사라져 버린 빽빽마을, 주민들이 사라진 곳엔 수백 개의 작은 점만 남아 있습니다. 혹시 누가 납치라도 한 걸까요? 혹시 세상이 멸망하려는 걸까요? 몇 주 전에는 일가족의 몸이 온통 노랗게 변하는 이상한 일이 있었기에,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갑니다. 어쩌면 사라진 주민들은 노랑노랑가족처럼 화학공격을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불안감에 서로를 의심하던 주민들은 병든 땅 때문에 일어난 일일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고,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땅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생김새만 비슷할 뿐 모든 것이 다른 무리가 주민들이 사라진 희멀건 땅에 들어섰습니다. 빽빽마을 주민들은 낯선 그들을 몰아내려 했지만, 그래도 빈 땅이 메워진 것에 만족하며 그들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빽빽마을은 다시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그나저나 새로 온 낯선 무리는 누구이며, 기존에 살던 주민들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5학년이 되는 꿈>은 창비 좋은어린이책 대상을 수상한 심순 작가의 단편집으로, 현실인듯 현실 아닌 현실 같은 꿈 이야기입니다. 그 꿈은 이루고 싶은 소망을 의미하는 꿈일 수도 있고, 잠자는 동안 일어나는 현상일 수도 있는데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꿈에 대한 두 정의가 묘한 조화를 이루고, 경계가 허물어짐을 느끼게 됩니다. 무엇보다 5학년이 되어 나타난 아빠의 이야기는 독자들로 하여금 꿈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 보게 만들며, 쥐며느리, 머리카락, 구멍 등 생각지도 못한 등장인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생각지도 못한 반전은 이야기의 재미를 더합니다.

 

꿈오리 한줄평 : 현실인듯 현실 아닌 현실 같은 이야기, 어쩌면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를 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언덕에 가면 보일까? 소원우리숲그림책 25
한라경 지음, 무운 그림 / 소원나무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언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일은 설레기도 하지만 두려움이 앞서기도 합니다. 혼자라면 더더욱 그러하겠지요? 누군가는 두려움은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꼭 그러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손을 잡아 줄 누군가가 있다면, 손을 잡아주고 싶은 누군가가 있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으니까요. 서로가 서로에게 주는 연대와 신뢰의 힘은 생각보다 훨씬 크니까요. 눈이 나쁜 두더지와 겁이 많은 토끼처럼요.

 

<달언덕에 가면 보일까?>는 눈이 나쁜 두더지와 겁이 많은 토끼가 함께 하는 여행 이야기로 달언덕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을 통해 진정한 우정과 연대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시대에 정서적 지지와 신뢰, 위기 대응과 협력 등등 공동체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도요,

 


 

눈이 나쁜 두더지와 겁이 많은 토끼는 둘도 없는 단짝 친구입니다. 두더지는 눈이 너무 나빠 안경을 써도 선명하게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 안경을 깨끗하게 닦았습니다. 지도 모으는 걸 좋아하지만 겁이 많은 토끼는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마다 지도를 꺼내보았습니다. 토끼는 두더지 집에 갈 때도 길을 잃을까 봐 몇 번이나 멈칫거리고 "긴장하는 바람에 다리가 배배 꼬이고 손바닥은 땀으로 축축"해지고는 했답니다.



 두더지와 토끼, 둘 다 처음으로 떠나는 여행이었지. 토끼는 한 손에 지도를 쥐고, 다른 한 손으론 두더지의 손을 꼭 잡았어. 그러자 서로의 심장 뛰는 소리가 콩콩 아주 잘 느껴졌어.

'달언덕에 가면 보일까?' ~

 

어느 날, 토끼는 두더지에게 달언덕으로 가자는 말을 합니다. 눈이 잘 보이지 않아 달을 볼 수 없는 두더지도 달언덕에 가면 달을 볼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렇게 달언덕을 향한 둘의 여행이 시작됩니다.

 

혼자라면 시도조차 하지 않았을지도 모를 달언덕을 향한 여행, 두더지는 입김을 불어 안경알을 닦고, 토끼는 달언덕으로 가는 지도를 챙겼습니다. 토끼는 눈이 잘 보이지 않는 두더지를 위해 앞장서서 걸으며 무엇이든 먼저 보고 알려주었습니다. 두더지가 넘어지지 않게 잘 살피며 길을 찾았습니다.

 


 

처음 가는 달언덕으로의 여행은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달언덕으로 가는 길에 예상치도 못한 방해물이 등장했다지요. 지도에 나온 것과 달리 엄청나게 길고 흔들거리는 출렁다리 앞에 선 토끼는 불안과 두려움에 어쩔 줄 몰라 하는데요. 바로 이때 두더지가 떨고 있는 토끼에게 손을 내밉니다. 그렇게 둘은 무사히 출렁다리를 건너게 됩니다. 하지만 또 다른 방해물, 지도에는 없던 거대한 산이 둘을 가로막았습니다. 또다시 긴장하는 토끼, 둘은 거대한 산을 넘어 무사히 달언덕까지 갈 수 있을까요?

 

<달언덕에 가면 보일까?>는 눈이 나쁜 두더지와 겁이 많은 토끼가 함께 하는 여행 이야기로 달언덕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을 통해 진정한 우정과 연대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시대에 정서적 지지와 신뢰, 위기 대응과 협력 등등 공동체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것도요.

 

꿈오리 한줄평 : 따뜻한 말 한마디와 손을 잡아줄 누군가가 곁에 있다면, 그 무엇도 두렵지 않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환상통증전문 삼신병원 푸른숲 어린이 문학 48
이재문 지음, 모루토리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혹시 타인의 시선에 맞춰 사느라 자신을 잃어버리고 살고 있지는 않나요?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솔직하게 전하지 못하고 혼자서 삭히며 살고 있지는 않나요? 존재감이 없는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 힘들지는 않나요? 자신이 계획한대로 되어야만 하는 완벽주의를 지향하고 있지는 않나요? 이건 비단 어른들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아이들도 어른들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지요.

 

<환상통증전문 삼신병원><몬스터 차일드><마이 가디언>으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 이재문 작가의 신작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환상통증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치료하는 신비한 병원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동화입니다. 개구리로 변하는 병에 걸린 준희, 알 수 없는 덧니가 돋아나 자꾸만 누군가를 물고 싶어지는 병에 걸린 다윤, 투명인간이 되는 병에 걸린 태민, 손에 누군가를 다치게 하는 칼날이 돋는 병에 걸린 유림, 네 친구는 우연인듯 필연처럼 삼신의 병원을 찾게 되는데요. 네 친구는 왜 그런 병에 걸린 것일까요?

 


여자는 가방에서 숯과 수건, 바가지를 꺼내 들고 춤을 추듯 휘휘 안을 맴돌았다. 그렇게 얼마쯤 돌았을까. 거미줄과 먼지, 쓰지 않는 가구들로 엉망이던 곳이 어느새 깨끗한 흰 벽에 안락한 소파가 놓인 병원으로 변했다. p.8

 

이야기는 삼신이 낡은 상가 건물에 삼심병원을 개원하고, 두루미 인형이 백이라는 간호사로 변신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누구도 찾아올 리 없을 것 같은 삼신병원, 삼신은 왜 이런 곳에 병원을 개원한 걸까요? 에필로그까지 다 읽고 나면, "아무 탈 없이 행복하게 자라나길, 아프지 않기를,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며 애지중지 점지한 아이들의 아픔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작가의 말처럼 "누구도 내 편 같지 않을 때, 도무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모를 때, 삼신병원이 나타나 준다면, 그래서 아무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비밀을 속 시원히 털어놓고 처방받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준희는 고개를 번쩍 들었다. 엄마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지? 준희가 여태 해 왔던 것들을 생각하면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인정받는 훌륭한 아이. 엄마는 준희에게 그것을 기대했고, 준희는 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엄마의 기대를 채워 왔다. p.18

 

초등 6학년임에도 고등학생 수준의 초고난도 수학 문제를 푸는 아이 준희, 친구들에게 준희는 세상에 존재할 것 같지 않을 것만 같은 존재라는 의미에서 '유니콘 준희'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교우 관계면 교우 관계, 어느 하나라도 빠지는 것이 없는 준희는 모범생, 엄친아 등으로도 불립니다.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는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그럴수록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무엇보다 좋은 대학을 나와 좋은 직업을 얻고 남부럽지 않게 살려면 노력이 필수라며, 더더욱 완벽하게 잘해내기를 바라는 엄마의 기대치를 채우는 것은 힘들기만 합니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어요. 때로는 누구 목소리도 아닌 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해요. 말 안 듣는 청개구리가 되더라도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 엄마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좋아서 하는 게 뭔지. 이제 그걸 찾을 때가 된 거예요. 목청껏 울어야 하는 때가. p.39~40

 

그러던 어느 날, 준희는 참기 힘들 정도의 가려움이 생기면서, '개굴'이라고 말하게 되고, 급기야 파리까지 맛있어 보이는 이상한 병에 걸리게 되는데요. 삼신은 청개구리 바이러스에 의한 '개굴개굴 울어' 병에 걸린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엄마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는 준희, 엄마 앞에선 그저 한없이 작아지는 아들일 뿐인 준희, 엄마를 비롯한 타인의 기대에 맞춰 사느라 "한 번도 내 마음대로 살아본 적이 없었던" 준희는 급기야 개구리로 변하게 되는데요. 이제 준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어떻게 하면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친구랑 잘 어울리는 애들을 보면 다 기운이 넘치고 유쾌했다. 모두 밝고 각자에게 어울리는 색이 있었다. 하지만 태민이는 자신에게 맞는 색이 과연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너무 옅어서 티가 안 나는 그런 색. 아니, 어쩌면 색이 없는 건지도 모른다. p.90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태민은 늘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것이 익숙합니다. 유일하게 친한 친구와 다른 반이 되면서, 점심시간엔 혼자서 큐브를 맞추며 시간을 보냅니다. 태민이도 친구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놀고 싶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습니다. 아빠는 먼저 다가가서 인사도 하고 말도 하라고 하지만, 그 또한 태민에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다른 친구들이 어떤 색깔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걸 자랑스러워하는 것. 그게 자기 색깔을 지키는 기본 치료예요. p.118

 

그러던 어느 날, 장기자랑이나 다름없는 공개 수업을 한다는 말에 태민은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가 잘하는 게 하나씩은 있고,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은 잘하는 것도 없고, 자기만의 색깔도 없다는 생각이 든 태민, 바로 그때 태민은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바로 자신의 몸이 희미하게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요.

삼신은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걸 자랑스러워하는 것, 그것이 자기 색깔을 지키는 기본 치료"라는 말을 하는데요. 태민은 과연 공개 수업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 줄까요? 자신의 색을 지키며, 자기만의 빛을 잃지 않으며, 건강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있을까요?

 

<환상통증전문 삼신병원><몬스터 차일드><마이 가디언>으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 이재문 작가의 신작으로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치료하는 신비한 병원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동화입니다. 개구리로 변하는 병에 걸린 준희, 알 수 없는 덧니가 돋아나 자꾸만 누군가를 물고 싶어지는 병에 걸린 다윤, 투명인간이 되는 병에 걸린 태민, 손에 누군가를 다치게 하는 칼날이 돋는 병에 걸린 유림, 네 친구는 우연인듯 필연처럼 삼신의 병원을 찾게 되는데요. 네 친구는 그 누구에도 보여줄 수 없었던 상처 받은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고, 삼신이 내린 처방에 따라 스스로 치유 방법을 찾아갑니다.

 

꿈오리 한줄평 :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이들에게도 필요한 환산통증전문 삼신병원, 만약 삼신병원이 보인다면, 그건 내면의 상처를 마주하고 치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곱 개의 초록 문학동네 청소년 78
황보나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네임 스티커>로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황보나 작가의 첫 소설집, <일곱 개의 초록>은 일상 어딘가에서 마주할 듯한 일곱 아이들의 고민과 결핍에 대한 이야기이자 관계의 회복과 치유를 통해 빛바랜 마음에 초록빛을 채워가며 성장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 집에서 여름방학을 보내게 된 희연의 이야기 <가방처럼>, 실수로 학교에 불을 내게 되면서 무슨 일이든 망칠까봐 걱정하는 수현의 이야기 <과일맛 젤리>, 아빠가 외도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오해와 의심으로 누군가를 미행하는 다은의 이야기 <파란 원피스>, 존재를 모르던 삼촌을 알게 되면서 무거운 비밀을 품게 된 진솔의 이야기 <진녹색 양말>, 사랑을 이루기 위해선 연습이 필요하다면서도 정작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는 승미 이야기 <거짓말의 진심>, 이민을 가기 전에 소중한 이들에게 마음을 전하고픈 성민의 이야기 <우박과 안부>, 시간이 멈추는 꿈과 마법의 시간을 경험한 호원의 이야기 <꿈과 시간의 마법>까지, 고민과 결핍으로 색이 바랜 일곱 아이들의 마음은 회복과 치유를 통해 초록빛으로 물들어 갑니다. 일곱 편의 이야기에는 작가가 심어 놓은 초록색 키워드가 등장하는데요. 이스터 에그처럼 숨어 있는 키워드를 찾아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습니다. 과연 작가가 숨겨 놓은 일곱 개의 초록은 무엇일까요?

 

나로 인해 할머니의 임종을 지킬 수 있었다나 뭐라나. 외삼촌, 외숙모, 엄마, 아빠, 이름 모를 친척들까지 다들 같은 말을 연거푸하며 내 등을 쓸어내렸다. 그게 그렇게 뜻깊은 건가. 어떠한 순간에 같이 있는 게 그렇게 중요하다면 평소에 밥을 같이 먹어 줬어야지. p.29~30

 

엄마의 강압(?)적인 권유로 외할머니댁에서 여름방학을 보내게 된 희연, 깨끗함과 더러움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듯한 할머니와 무엇이든 함께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던 희연,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에야 알게 됩니다. 할머니는 늘 희연의 밥을 챙겼다는 것을, 희연의 발이 시리지 않도록 신발을 데워주고 있었다는 것을, 내내 희연을 돌보고 있었다는 것을, 할머니는 짐처럼 여겨지는 존재가 아닌 의미 있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을...,희연은 생각합니다. 따뜻한 한 끼의 의미를, 밥 한 끼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닌, 함께 시간을 보내고 온기를 나누는 일이라는 것을 말이죠. 풀잎이 자수로 새겨진 할머니의 작은 가방은 그래서 더 오래도록 희연의 마음을 초록빛으로 물들일 것입니다. 더불어 희연 또한 할머니의 가방처럼 누군가와의 관계를 담아낼 수 있는 존재로 성장해갈 것입니다.

 

이전에는 내 인생이 물살에 떠맡겨진 나무토막 아니 쓰레기 같다고 생각했다. 아빠가 이 말을 들으면 가슴 아파하겠지만 사실이 그랬다. 어떤 발버둥을 치더라도 강물에 떠다니는 쓰레기는 힘이 없다. 물결이 흘러가는 대로 떠내려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단단한 무언가 위에 내 힘으로 서 있다고 자신할 수 있었다. 걸어갈 방향과 속도를 스스로 정할 수도 있다. p.181

 

친구들의 괴롭힘으로 학교를 자퇴한 호연, 누구라도 그러하듯 아빠의 허락을 받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호연은 자신만의 계획을 보여주며, 무엇이든 열정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합니다. 학교 밖 청소년이 된 호연, 학교 밖 청소년이 되어서 좋은 점은 쓸데없는 긴장감에서 해방되고,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작가가 되고 싶은 호연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좋아하는 책을 읽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시간이 멈춘 듯한 묘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요. "초록색도 회색도 아닌 그 중간색으로 부분 염색이 된 애쉬그린 스타일"과 묘하게 연결되는 느낌입니다. 어쩌면 그것은 마음 속 갈등을 이겨내고, 변화하고 성장해가는 호연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저 물결이 흘러가는 대로 떠내려가는 것이 아닌, 자신의 힘으로 일어서서 스스로 걸어갈 방향과 속도를 정하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일곱 개의 초록>은 일상 어딘가에서 마주할 듯한 일곱 아이들의 고민과 결핍에 대한 이야기이자 관계의 회복과 치유를 통해 빛바랜 마음에 초록빛을 채워가며 성장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일곱 편의 이야기에는 작가가 심어 놓은 초록색 키워드가 등장하는데요. 이스터 에그처럼 숨어 있는 키워드를 찾아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습니다. 과연 작가가 숨겨 놓은 일곱 개의 초록은 무엇일까요?

 

꿈오리 한줄평 : 빛바랜 마음에 치유와 성장의 초록빛 물을 들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