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시그리드 누네즈 지음, 민승남 옮김 / 엘리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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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1995년 장편 소설 <A feather on the Breathe of God>을 시작으로 여덟 편의 장편 소설과 산문을 펴낸 시그리드 누네즈, 누네즈의 작품들은 25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고 하는데요. 시그리드 누네즈의 대표작 중 하나인 '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는 극과 극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너무나 다른 배경에서 자란 두 여성의 삶과 우정을 그린 책입니다. 배경만큼이나 극명하게 엇갈리는 두 여성이 어떻게 만나 가까워지고 멀어지는지, 어떻게 서로 얽혀 있는지를 600여 페이지에 세세하게 그려낸 이야기를 통해 그 당시 미국 사회의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두 여성의 청춘에 대한 이야기이자 성장기이며, 시대를 담은 역사소설입니다.

우리가 함께 지낸 지 일주일쯤 되었을 때, 내 룸메이트는 자신과 최대한 다른 세계에서 온 여학생과 같은 방을 쓰게 해달라고 특별히 요청했었노라고 내게 말했다. 말인즉슨 자신처럼 특권층에서 자란 룸메이트를 원하지 않았다는 얘기였다.

(중략)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룸메이트를 정할 때 내 의견을 낼 수 있으리란 생각은 아예 하지도 못한 터였다. '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p.9“

 

이야기는 두 여성 중 한 명인 조지가 뉴욕의 명문 사립 여자대학교에 입학한 후 룸메이트인 앤을 만난 이야기를 들려주며 시작합니다. 불우한 가정 출신으로 폭력이 일상인 환경에서 자란 조지와 부유한 사업가 집안에서 부모의 사랑을 받으며 자란 외동딸 앤은 서로 다른 가정환경만큼이나 성격 또한 달랐습니다. 소심한 조지와 달리 앤은 열정적이며 신념이 강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은 자신의 가정환경과 부모를 수치스러워한다는 점에서 닮은점이 있었습니다.

집이란 것이 우리가 있고 싶은 곳, 우리에게 안전함과 사랑받는 느낌과 확실한 소속감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면, 그것은 내게 집이 아니었다. 물론 학교도 나의 집은 아니었다. 이제 친자매보다 가까워진 앤이 있었고 정말로 내겐 새 가족이나 마찬가지인 다른 친구들도 있었지만, 늘 나 혼자만 다르다는 걸 의식하는 곳에서 집과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p.67“

 

조지는 가족을 떠난 남편에 대한 원망을 자식들에게 쏟아내며 폭력을 휘두르던 엄마를 부끄러워하고, 앤은 자신의 조상이 노예를 소유한 농장주였다는 것과 자신이 누리는 모든 것들이 가난한 노동자들의 착취를 통해 얻어진다는 것이라 생각하며 경멸하였습니다. 조지와 앤은 서로가 자라온 삶과는 정반대의 삶을 동경하고 있었는데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이 룸메이트가 된 것은 늘 열정적인 앤이 자신과 다른 세계에서 온 룸메이트를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조지와 앤은 그렇게 가장 친한 친구가 됩니다.

그해 봄의 소요 사태 이전부터도 내게 대학은 혼돈과 혼란의 본고장 같았다.

(중략)

부잣집 애들은 가난하지 못한 걸 한탄하며 가난한 흑인들을 맹목적으로 숭배했다. 흑인 학생들은 백인 선생이 흑인 학생의 성과물을 비판할 수 없으며 비판 자체가 백인의 아이디어라고 주장했다.

(중략)

우리 둘 다 환멸을 느꼈고 우리 둘 다 대학을 떠나고 싶어했으나, 이유는 달랐다. 앤은 여전히 세상을 바꾸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나중에야 깨닫게 될 일이지만) 로맨스를 찾고 있었다. '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p.154~155“

조지와 앤은 각자의 사유로 학교를 중퇴합니다. 학교를 떠난 후, 조지는 여성 잡지사에서 일하게 되는데, 앤은 조지가 자신의 부모가 속한 영역에 들어갔다는 사실에 노골적으로 경멸을 드러냅니다. 앤은 인민 서점에서 일하면서 자신이 바라던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결심합니다. 학교를 떠난 둘은 그렇게 조금씩 멀어지게 되는데, 앤이 결혼을 결심한 콰메와 살고 있는 아파트에 초대받은 조지가 던진 한 마디의 말로 두 사람은 더 멀어지게 됩니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말이죠. 그렇게 두 사람은 각자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데요.

어느 날, 앤은 충격적인 소식으로 조지의 삶에 다시 등장합니다. 등 뒤로 수갑이 채워진 모습으로 등장한 앤, 앤에겐 어떤 일이 생긴 것일까요? 그 일은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적인 것과 관련이 있는데요. 가난한 사람과 흑인들의 삶을 찬양하던 앤에게 그 일은 용납하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판사는 이렇게 말을 맺었다. "당신이 다른 사람들의 본보기가 되고, 당신 부류의 마지막 존재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p.350~351”

 

 

25년 종신형을 선고받은 앤, 그럼에도 앤의 삶은 과거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곳에서도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앤의 삶은 어떻게 될까요?

조지는 다시 학교에 복학했으며, 앤의 아버지와 또 다른 인연으로 얽히게 되는데요. 조지의 삶은 또 어떻게 될까요?

앤도 그와 같지 않았던가 - 그 오랜 세월 자신의 순수성과 꿈을, 환상을 고수하지 않았던가. 그들 둘 다 10대 때 만들어진 이상적인 자아관에 끝까지 충실하지 않았던가. 이름을 바꾼 것, 새로운 자아의 창조를 향한 헌신, 자신의 출생 배경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굳은 결의, 비이기적 헌신에 대한 열정적 믿음. 그 마음. '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p.600”

 

 

처음 뉴욕에 왔을 때 꿈꾸었던 동네에 입성하여 아이들과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조지, 이야기는 그렇게 끝이 납니다. 끝으로 출판사 리뷰로 전하고픈 말을 대신합니다.

 

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들에게

어쩌면 마지막이 아닐 그 존재들에게

1960년대 후반은 미국 현대사에서도 폭발적인 시기였다. 터져 나온 열기들이 젊은 세대를, 세상을 사로잡았다. 이 소설에서는 그 시절이 얼마나 터무니없었는지, 얼마나 진지했는지를 들려주면서 그 시절이 남긴 여파를 쫓는다. 그 시절, 그 후, 미국이라는 것은 무엇이었나, 미국은 무엇이 될 수 있었고, 무엇이 되었냐를 물으면서.

이 소설은 두 여성의 삶과 우정의 연대기이지만, 어느 시점엔가 소멸하고 마는 어떤 부류의 마지막 존재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고집스럽게 홀로 끝까지 남은 마지막 존재. 시대가 변화하고 개인도 변화하지만, 그 모든 사라짐 속에서도 조금도 흔들림 없이, 강박에 가까운 순수성을 고수하며 힐난과 냉소와 조롱 속에서도 완강하게 자신의 길을 끝까지 걸어가는 사람의 모습, 시대정신에 충실했던 한 인물이 시대의 변화 속에서 어떤 존재가 되어가는지를 들여다보면서, 이 소설은 그 삶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삶 자체를 찬찬히 곱씹는다. 앤이라는 강렬한 인물에 대한 관찰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지만, ''를 비롯한 여러 인물의 삶을 촘촘히 엮어가며 우정과 사랑, 삶과 시간에 대한 사려 깊은 통찰을 보여준다.

'그 부류의 마지막 존재' 출판사 리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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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보드북) - 출간 15주년 기념판 사랑해 보드북 1
버나뎃 로제티 슈스탁 지음, 캐롤라인 제인 처치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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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 인형을 안고 있는 아기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운 그림책, 표지 그림만 봐도 절로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라고 말할 것만 같습니다. 아기 그림책의 베스트셀러이자 2000년대 출간 이후 우리나라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스테디셀러, 연말마다 유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던 그림책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출간 15주년을 기념하여 이번에 보드북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귀여운 아기의 모습이 담겨있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그림책이죠? 우리 집 둘째가 가장 좋아한 그림책, 또 또 또...계속 듣고 싶어 하는 둘째 덕분에 엄마는 계속 읽어줄 수밖에 없었던 그림책, 무릎에 앉혀 꼭 안고 읽어주면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답니다. 그래서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는 둘째의 추억 속 물건들과 함께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그림책이기도 합니다. 202112, 13년 만에 다시 만난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는 그래서 더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우리 아가를 사랑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너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

 

 


삐죽삐죽 솟은 머리, 웃을 때 초승달이 되는 눈, 꼬물거리는 발가락, 엄마 눈에는 아가의 모든 것이 사랑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집 둘째의 말을 빌리면, 눈은 반짝반짝하고 코는 오똑하고 얼굴도 작고 몸 전체가 다 예쁘답니다. 정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겠죠?


 

네가 행복할 때나

슬플 때나

말썽을 부릴 때나

심술을 부릴 때도

너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

 

 

방긋방긋 웃다가 금세 찡그리며 울다가 기어 다니기 시작하면서 온갖 말썽을 부리기도 하고 뭔가 마음에 안 든다고 심술을 부려도, 엄마 눈엔 아기가 하는 모든 것이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언제나 늘 사랑할 수밖에 없답니다. 정말 오랜만에 만난 그림책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꿈오리도 오랜만에 우리 집 두 형제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OO, OO, 사랑해! 하늘만큼 땅만큼 바다만큼 우주를 뚫을 만큼 사랑해!

꿈꾸는 미운오리가 두 형제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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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소방관, 아빠 간호사 신나는 새싹 167
한지음 지음, 김주경 그림 / 씨드북(주)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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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소방관을 한다고? 남자가 무슨 간호사야? 혹시 이런 말을 들은 적은 없나요? 성별에 따라 직업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님에도 말이죠. 성역할 고정관념은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성장하는 동안 계속 영향을 끼치기도 합니다. 성별에 따라 출산준비물의 색깔이 달라지고, 놀잇감의 종류도 달라집니다. 그렇게 고정관념이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성역할에 대한 편견이 생기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엄마가 소방관이라고? 아빠가 아니라?

정말 특이하다.

'엄마 소방관, 아빠 간호사; ~“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구조대원으로 사고 현장에서 다친 사람들을 구하고 위기에 처한 동물들도 구하고 슬픈 사연이 있는 사람들도 구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자인 엄마가 소방관이라는 것을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때로는 비난을 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엄마 덕분에 새로운 삶을 시작한 사람, 생명의 은인인 엄마에게 감사 편지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어 엄마는 행복하다고 합니다. 할머니가 여자는 소방관이 될 수 없다고 했지만, 엄마는 소방관이 된 건 정말 잘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아빠는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소아과 간호사지만, 사람들은 간호사인 아빠를 남자라는 이유로 특별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불편해하기도 하며 차별을 하기도 합니다.

아빠, 사람들이 왜 이렇게 아빠를 불편해해?

그래서 할아버지가 '무슨 남자가 간호사를 하느냐'고 했던 거야?

'엄마 소방관, 아빠 간호사' ~“

 

 

하지만 환자를 정성껏 보살피는 간호사로 인정받은 아빠는 가장 인기 있는 간호사가 되었습니다. 아빠는 간호사가 되길 정말 잘한 것 같다고 말합니다.

 

나는 우리 엄마 아빠가 제일 자랑스러워요.

'엄마 소방관, 아빠 간호사' ~“

 

 

'엄마 소방관, 아빠 간호사'는 자신의 성별 때문에 꿈을 포기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인지 현직 소방관인 엄마와 간호사인 아빠의 추천사가 더 마음에 깊이 와 닿는 것 같습니다.

'엄마 소방관, 아빠 간호사'는 앞에서부터 읽어도 되고 뒤에서부터 읽어도 되는 그림책입니다. 엄마 소방관의 이야기를 읽고, 아빠 간호사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가운데서 마주치게 되는데요. 여자다운 직업, 남자다운 직업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자신의 꿈을 이룬 엄마, 아빠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아이들도 성역할 고정관념에 대한 편견을 깨고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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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명연설 : 사회편
정인성 지음 / 답(도서출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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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의 발전은 한 사람이 열 발자국을 가는 것이 아니라 수천수만의 사람들이 한 걸음씩 전진하는 과정이다. 불완전한 인간들이 함께하는 만큼 그 결과도 불완전하고 더딜 수밖에 없다.

(중략)

하지만, 그 수만 명이 한 발자국을 내딛기 위해서는 누군가 열 발자국을 먼저 내딛는 용기를 보여주는 것도 중요한다.

(중략)

그 용기에 수많은 다수가 응답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어떤 국가인지, 어떤 국가여야 하는지를 주체적으로 결정하는 역사적인 순간들을 경험해왔다. 하지만, 그런 순간들을 맞이하고 모든 국민의 삶이 당장 좋아졌냐고 물어본다면 '그렇다'라고 대답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는 국민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새로운 연대를 통해 함께 만들어가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꾼 명연설' p.20~21“

 

 

'세상을 바꾼 명연설 : 사회편'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메시지를 던지는 연설과 그 연설을 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그 당시의 시대상은 어땠는지를 통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명연설'을 담은 책입니다. 그리고 매 장마다 연설의 원문을 실어놓았습니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등 어디선가 들어는 봤지만, 그 말이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그 말을 한 사람은 누구인지, 왜 그런 말이 나오게 되었는지는 잘 모릅니다.

이 책은 패트릭 헨리, 프레드릭 더글라스, 수전 B. 앤써니, 플로렌스 켈리, 버지니아 울프, 앨버트 아인슈타인, 마틴 루터 킹, 레이첼 카슨, 하비 밀크 등 9명의 인물에 대한 이야기와 시대상, 그리고 연설문을 수록하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자유와 혁명, 흑인 노예제를 통해 본 위선, 여성의 참정권, 아동노동과 착취, 자기만의 방과 경제적 독립, 인류를 멸망시킬 수도 있는 과학기술 발전의 이면, 인종차별, DDP 등의 살충제 남용 폐해, 소수자들에 대한 편견과 희망 등을 이야기합니다. 사회 문제를 다룬 책이지만 가독성이 좋아서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는데요. 그 중 가장 관심이 컸던 건 아동노동과 착취 그리고 살충제 남용의 폐해를 다룬 것이었습니다.

 

19051,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 여성 참정권 협회 총회에서 한 여성이 연단에 올라 여성 참정권과는 거리가 멀어보이는 아동노동에 이야기를 꺼냅니다. 그리고 여성들이 사용하는 의복과 장신구들이 어떻게 제작되는지, 그 과정에서 양심은 자유로울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그녀는 사회운동가, 노동권, 여성 참정권, 공민권 운동, 소비자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구자적 역할을 해 온 플로렌스 켈리입니다.

그 당시는 산업혁명으로 유럽과 미국이 엄청난 경제적 성장의 시대를 맞이하며 기업의 주도로 국가의 경제적 인프라를 구축하던 시기였습니다. 시장 권력을 장악한 기업들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동비용을 최대한 낮추려 했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상상하기도 힘든 열악한 환경에서 쉬지 않고 일해야 했으며 약자일수록 착취에 대한 노출이 더 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소비자는 아동노동 착취에 직접적인 사용자는 아니지만 착취가 지탱하는 경제 체제에 참여하는 이상 아동노동 착취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해관계가 걸려있거나 자신도 가해자라는 진실을 마주하는 순간 그것을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설령 그것을 받아들이더라도 자신의 행동 양식을 바꾸기는 더욱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켈리는 그런 불편한 진실을 알려 청중들의 양심에 호소했다. '세상을 바꾼 명연설' p.99”

 

 

미국 아동들의 복지를 관장하는 연방 아동국이 설치되고, 13세 이하의 아동노동이 들어간 모든 제품의 판매가 금지되었지만 미국 소비자들의 상당수는 여전히 아동노동 착취를 통해 생산된 재화를 소비합니다.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값싼 노동력을 찾아 아웃소싱이 시작되었고, 아동노동은 지금도 활발하게 진행 중에 있다. 어쩌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사회는 자신들의 노동 문제를 다른 국가에 떠넘기면서 해결했는지 모른다. 켈리가 묘사한 아동노동 현장은 산업화 시기의 우리나라와 같고, 오늘날 베트남, 인도 등에서 벌어지는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세상을 바꾼 명연설' p.101”

 

 

우리 모두는 아동노동 착취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아동노동 착취가 이루어지지 않는 제품만 소비하는 것 또한 쉽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윤리적인 소비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아동노동 착취를 없애려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켈리는 묻습니다.

 

당신이 사용하는 그 물건, 어디서 왔나요? '세상을 바꾼 명연설' p.105”

 

 

19631, <침묵의 봄> 출간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작가가 두려움을 무릅쓰고 연단에 올라 이익단체들의 비판에 맞설 수 있는 중요한 화두를 던집니다. 그녀는 환경 운동계의 대모이자 해양생물학자이자 작가로 활동하며 DDP 및 살충제의 남용에 의한 폐해를 폭로한 레이첼 카슨입니다.

군사적 활용을 목적으로 개발되던 합성 살충제가 해충박멸의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하고, 수요가 증가하면서 더 강력하고 효과적이며 저렴한 살충제를 경쟁적으로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위험성에 대한 연구 결과에는 함구하면서 무분별하게 사용되었으며, 인체에 대한 유해함이 드러나도 화학회사들의 로비로 세상에 알려지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화학회사들 뿐 아니라 농무부 그리고 농장주들까지 반격에 나서며 레이첼 카슨은 각종 소송에 휘말리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은 오히려 책의 판매를 부추기게 되며 과학자들의 양심선언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여론은 카슨의 편에 섰고, 환경보호청이 탄생했으며, 환경보호청은 1972DDP의 사용을 금지시켰습니다.

카슨은 당시 사용되던 합성 살충제의 오남용을 반대한 것이지 해충에 대한 통제에 반대한 것이 아니다. 연설에서도 이를 분명히 했다. '해충에 대한 통제에 찬성하는 가 혹은 반대하는가'는 프레임에 갇히면 논의가 공회전하게 되는데, 문제의 본질을 호도해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자 하는 자들이 흔히 쓰는 수법이다.

(중략)

카슨은 문제의 본질을 공익과 사익의 충돌에서 찾는다. 각자의 사익으로 똘똘 뭉친 카르텔은 자신들의 이해 관계를 지키기 위해 공익을 희생한다.

(중략)

그들은 자신들의 권위와 권력을 이용하여 전문지식과 정보를 통제한다. 그 때문에 일반인들이 자신의 피해를 과학적으로 입증하기란 쉽지 않고, 입증하더라도 그것을 통한 정의를 실현하기 어려워진다.

(중략)

하지만 더 조심해야 하는 부류가 있다. 대외적으로 자신이 공익을 대변한다고 말하면서 이를 수익화하는 사람들이다. 누구나 손쉽게 타인과 소통할 수 있고 이를 수익화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가짜뉴스'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세상을 바꾼 명연설' p.229~231“

 

 

사회적인 갈등을 수익 모델로 삼으며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소리만 들려주는 그들, 그들은 내 편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면서 확증편향을 유도하고, 그들의 소리를 듣는 사람들은 판단조차 그들에게 맡겨버립니다. 저자는 영화 '매트릭스'를 예로 들며 주체적인 삶을 결정하는 것은 주인공 네오가 빨간 약을 선택하는 것과 같고 빨간 약을 먹는 것은 '상식'이라 여기는 것들을 의심해보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말합니다. 레이첼 카슨이 우리에게 묻습니다.

 

누가 이야기를 하고 있나요? 그는 그 이야기를 왜 하고 있나요?

'세상을 바꾼 명연설' p.223“

 

 

아동노동과 착취, 인종차별, 살충제 오남용 폐해, 소수자들에 대한 편견, 과학기술 발전의 이면 등은 그 당시에도 지금도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9명이 질문한 것들에 대해 지금 우리는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요? 그 당시 열 걸음을 앞서 나간 사람들의 물음에 대한 답으로 우리 모두가 한 걸음씩 전진하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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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스러운 병기 도감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세계 병기사 연구회 지음, 오광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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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 탑재가 늦어져 그냥 그림으로 때운 전차, 바닷물만 있으면 수리 가능한 빙산 항모, 발포했다간 적이 아닌 자신이 기절하는 헬멧 총, 무슨 생각으로 제안했는지, 그리고 무슨 생각으로 채용했는지 알 수 없는 69종의 진기한 병기.

자네 그거 제정신인가?!

'유감스러운 병기 도감 중~“

 

'유감스러운 병기 도감'은 그 당시엔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고 만든 병기들이지만, 시대를 너무 앞서갔거나, 발상 자체가 너무나 기발했던 병기들, 그래서 유감스럽게도 상용화하지는 못한 병기들 69종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유감스러운 병기 도감'은 전차, 항모, 스텔스기 등의 병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서두로 유감스러운 사격 병기, 유감스러운 이동 병기, 유감스러운 지상 병기, 유감스러운 해상 병기, 유감스러운 항공 병기, 유감스러운 생물 병기 등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노벨상으로 잘 알려진 알프레드 노벨은 19세기에 강한 폭발력을 지닌 다이너마이트 개발에 성공했고, 미국에서 이 다이너마이트를 포탄으로 날리는 '다이너마이트 포'를 개발했는데, 작은 충격에도 폭발하기 쉬웠기 때문에 화약 대신 압축공기를 이용해 발사를 했다고 합니다. 역사를 바꿀 병기로 기대를 모으기는 했지만, 발사 방법도 특수한데 사거리도 짧고 위력이 약해서 큰 활약을 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1차 세계 대전 당시 기관총이 등장하자 그에 대항하기 위해 강철로 만든 방어구를 만들었는데,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병사들이 착용하고 움직이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시제품으로만 끝나고 말았다고 합니다.


 



전쟁에서 직접 부딪쳐 싸우지 않고 적의 전의를 떨어뜨려 승리할 수 있다면?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방귀 폭탄'이었습니다. 적의 부대에 방귀 냄새를 퍼뜨려 누가 방귀를 뀌었는지 서로 싸우게 만든다는 것이었는데요. 실제로 연구가 진행되다가 중지되었다고 합니다.

마이크로파를 발사해 목표를 가열하여 파괴한다는 무시무시한 '괴력광선Z', 마구 쏘다보면 그 중 한 발은 맞지 않을까? 에서 출발하여 만든 총구가 4개나 달린 총 '덕 풋 피스톨', 너무 서두르다가 시험 주행에서 무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그림으로 때운 전차 '프로트 라플리', 승무원이 멀미를 해서 개발이 중지된 전차 '프레잉 맨티스', 꿈의 전차라 불릴만 하지만 원자로가 탑재되어 있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던, 그래서 개발이 중지된 전차 'TV-1', 얼음으로 만들어져서 손상을 입어도 바닷물을 얼린 것으로 수리할 수 있기에 절대 가라앉지 않는다고 하지만, 실제 운용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 계획이 동결된 거대한 항모 '빙산 항모 하버쿡', 등등의 유감스러운 병기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날지 못하는 칠면조가 떨어지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날갯짓을 하기 때문에 낙하 속도가 줄어들어 낙하산보다 안전하게 착지할 수 있다며 만들었던 '칠면조 낙하산', 야행성 동물인 박쥐가 날이 밝으면 어두운 곳을 찾은 습성을 이용하여, 민가의 가옥을 불태울 계획을 세웠던 '박쥐 폭탄'을 만들 계획이었지만, 실제로 이렇게 복잡하게 쓸 필요성이 없었기에 중지되었다고 합니다.

애초에 유감스러워지려고 만들려고 했던 건 아니었지만 유감스러운 병기가 된 69종의 병기들, 정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드는 것과 동시에 동물들에게 이렇게 해야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이런 유감스러운 병기들을 만들 일은 제발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병기는 전쟁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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