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밝은 곳으로 나오니 인형의 얼굴이 보였다.

그 얼굴은 이 세상의 것이라 할 수 없는 형상이었다.

그것은, 인형이 아니다.

살아 있는 인간도 아니다.

웨딩드레스만이 새하앴다.

"예기치 못한 에러입니다." 데보라의 억양 없는 목소리가 들린다.

<모든 것이 F가 된다> 104쪽

 

 

천재 공학박사 마가타 시키, 그녀는 15년 전인 열네 살에 부모를 죽인 혐의로 체포되었지만 다중인격으로 인한 심신상실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 뒤 외딴섬의 하이테크 연구소에서 격리된 생활을 하고 있던 그녀는 어느날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손발이 잘린 모습의 사체로 발견된다.

 

마가타 시키가 거주하던 곳은 완전 밀실 상태의 곳으로 이전에도 그 방에 들어간 사람은 거의 없었고, 연구소에 일하는 연구원들조차 그녀를 실제로 만난 적은 없는 상태였다.

 

마침 학과 세미나 여행으로 섬에 와 있던 N대학 사이카와 소헤이 조교수와 대학 1학년생인 니시노소노 모에가 연구소에 방문중이었고, 그들은 이 불가사의한 사체 발견 현장을 맞닥뜨리게 된다.

 

사이카와와 모에는 이 불가사의한 밀실살인을 해결할 수 있을까?

 

 


 

-

이 책이 출간된지 꽤 많은 시간이 흐른 걸로 알고 있는데, 책 속에 묘사된 연구소의 모습은 현재와 큰 차이가 없어 보여 놀랐다.

우리가 요즘 카카오나 지니 등을 부르듯이 연구소에는 데보라라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있었고, 데보라는 상당한 수준을 가진 듯 했다.

 

죽은 마가타 시키는 천재였지만, 사이카와와 모에 역시 머리의 비상함이 보통 사람과는 다르다.

그래서 이들이 풀어나갈 이공계 미스터리가 기대된다.

 

 

 

++ 리딩투데이로부터 선물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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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폰스 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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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유럽여행 때 프라하에서 '무하 박물관'에 갔었다.

알고 갔는지, 어쩌다 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자의 미술관 소개글처럼 아트숍에서 엄청나게 이것저것 예쁜 굿즈들을 사 왔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무하의 그림은 신비로우면서도 아름답다.

그냥 아름답다는 말로는 조금 부족할 정도로, 개성있고 느낌있게 마음을 홀린다. (내 마음만 홀린 건가?ㅎㅎㅎ)

 

 

파리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두었지만, 늘 조국 체코를 생각하고 그리워했다는 부분이 마음에 남았다.

그렇게 그는 조국으로 돌아와서 '슬라브 서사시'라는 대작을 남겼다.

그러나 조국을 사랑하고 기꺼이 조국에 봉사했던 그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독일군에 의해 체포되고 고문당하다 사망했다.

집회 금지와 체포 협박에도 10만여 명이 넘는 인파가 운구행렬을 따랐다고 한다.

진정한 체코의 국민화가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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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주 케이 미스터리 k_mystery
박해로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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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에서 출소한 최영우는 경북 다흥으로 일자리를 얻어 내려갔지만 공사가 연기되었고 잠잘 곳이 없어 헤매다 발견한 흉가는 무서웠다.

그는 일하기로 했던 병원 장례식장으로 갔다가 화장실에 들르게 되는데, 그 곳에서 조의금을 들고 있던 남자가 심장마비로 갑자기 사망해 버린다.

최영우는 눈 앞에 보이는 돈의 유혹을 뿌리칠 수 없었고, 조의금을 챙겨 흉가로 돌아가 짚단 밑에 숨긴다.

그러나 그 후 최영우는 끔찍한 악몽에 시달리게 된다.

 

한편, 초등학교 교사인 강서경은 폐쇄적이고 은둔적인 성격을 가져 주변 선생님들로부터 은근한 따돌림을 당한다.

어느날 섭주의 붕평마을에 가게 된 그녀는 그 곳에서 무언가를 발견하고 가지고 온다.

그 후 그녀는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하고 온순하고 내성적이었던 성격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최영우와 강서경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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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이 책 제대로 무섭고 잔인하다.

강서경은 붕평마을에 다녀온 후로 점점 변해가고 그런 그녀 주변에서도 불길한 일들이 일어난다.

 

소설을 읽으면서 초반에는 왜 강서경인가,에 대해 궁금했었다.

최영우야 잘못을 저질렀으니 그런 일을 겪는 것이 어쩌면 인과응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왜 강서경이지?

그녀는 어린 시절 겪은 일로 가족과 불화를 겪고, 부모님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로 자랐다.

그러면 비뚤어질 법도 한데 한치의 비뚤어짐도 없이, 자신의 고통을 내면으로만 삭이고 삭여 극히 내성적이고 온순한 사람으로 지내왔다.

이렇게 착한 사람한테 왜 마귀가 씌인 거지?

 

자주 출몰하는 뱀, 그리고 온갖 기묘하고 무서운 일들이 벌어지고, 왜 강서경이 선택되었는지, 왜 섭주인지 등이 서서히 실체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

<살煞>, <신을 받으라> 등을 통해 한국적 호러가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 박해로 작가는 이번 <섭주>에서도 여지없이 진가를 발휘했다.

늘 그렇듯 토속 신앙과 기독교가 등장하지만, 어느 것이 나쁘고 어느 것이 좋다라는 식의 이야기는 없다.

흉악한 마귀(혹은 사탄)는 그 어느 쪽에도 해당되지 않고, 오직 자신의 존재를 위해 사람들을 죽이고 몸을 취하기도 한다.

 

낮에 읽을 시간이 없어 새벽 시간에 읽었는데, 사실 조금 무서웠다.

괜히 으쌰으쌰하며 읽었다는... ^^

 

영화로 만들어지면 재밌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마치 '섭주'라는 곳이 실제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그런 느낌이 더 강해져서 더 강력한 호러와 공포를 느낄 수 있을 듯 하다.

아, 그렇지만 적은 더 강력해졌으면 좋겠다.

책 속에서도 엄청나게 무시무시한 놈들이라 잔인하게 죽어가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간이 콩닥콩닥거렸는데, 의외로 마지막이 좀 싱거웠다.

영화에서는 좀 더 강하고 악독한 빌런으로 등장하기를 바라면서... ^^

 

우린 나약한 인간일 뿐이오.

사탄이 진짜 존재하는지, 혹은 그보다 더 무서운 존재가 실재하는지 아무 것도 알 수 없소.

신적 대상의 실존을 가타부타 할 권리조차 우리에겐 없다는 말이오. (220쪽)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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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 지친 마음에 힘이 되어주는 그림 이야기 자기탐구 인문학 5
태지원 지음 / 가나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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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들려주는 자신의 솔직하고 담담한 이야기와 한 편의 명화가 선사하는 따스한 위로가 정말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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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 지친 마음에 힘이 되어주는 그림 이야기 자기탐구 인문학 5
태지원 지음 / 가나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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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통해 배우는 단단한 삶의 태도

 

 

요즘 들어 그림 관련 책을 많이 읽었다.

여전히 모르는 것도 많고 새롭게 알게된 사실들도 많았지만, 그저 그 그림에 대한 배경 혹은 단편적 감상만을 가졌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읽은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은 접근하는 방식도, 저자의 솔직하고 담백하고 다정한 위로의 문장들도 좋았다.

저자의 진솔하고 배려있으면서도 단호한 문장들은, 단단하고 고단한 마음에 살며시 토닥토닥 괜찮다고 위로해주는 듯 했다.

 

저자는 자신의 고단하고 힘든 상황이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 놓으면서, 그림을 하나하나 소개해 준다.

그녀가 소개하는 그림들을 보고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살며시 마음이 편안해진다.

아,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다른 사람들도 이런 일들을 다 겪고 있는 거였구나... 라는 공감에 문득 위로받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어느 밤, 저자는 누군가에게 힘든 마음을 호소하고 싶어 카카오톡에 떠 있는 친구 목록을 뒤적였지만 누구에게도 섣불리 연락할 수 없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자립적 인간으로 살아야한다는 인생 모토와 남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는 그들이 나를 제대로 이해해줄까 하는 근본적인 두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녀는 정작 스스로가 자신의 서러움과 상처를 드러내는 일에 서툰 인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저자의 고민이 꼭 내 마음 같았다.

나 역시도 평소에 연락을 잘 안하는 편인데, 겉으로는 "내가 연락을 잘 안 하는 편이잖아."라고 둘러대지만 사실은 연락하는 걸 두려워하는 것일 뿐이었다.

상대방이 나만큼 나를 반가워하지 않으면 어쩌나, 귀찮아하면 어쩌나, 금방 할 말이 없어질 것 같은데 어쩌지... 하는 생각들이 슬금슬금 머릿속을 채우고, 결국 연락하려던 마음을 포기한다.

 

월터 랭글리의 <슬픔은 끝이 없고>라는 그림을 바라본다.

울고 있는 여인을 토닥이는 노인의 손길이 따스하다.

 

누군가의 위로,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나의 위로.

지금껏 살아온 삶의 방식으로 쉽지는 않겠지만 가끔 너무 힘들고 지친 날, 누군가의 위로가 절실히 필요한 순간이 온다면 용기를 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외로움과 고통, 불안에 지배당하는 날을 누구나 겪는다.

스스로가 바다 한가운데 홀로 떠있는 섬처럼 느껴지는 날도 있다.

그 순간 외롭다는 사실 자체를 외면하고 스스로를 허약한 사람이라 탓할 필요는 없다.

외롭고 슬프다는 사실을 일단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어딘가에 기대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날도 존재함을 인정하자.

타인에게 기댈 줄 아는 것도 일종의 용기다.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위로다운 위로가 필요한 밤, 그림을 읽다. _ 203쪽 

 

 

 

 

 

저자는 교육 실습 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교생들은 수업을 한 다음 수업과 학생 지도에 대한 평가를 듣게 되는데, 저자는 머뭇머뭇 수업을 하고 실수도 한 탓에 다른 베테랑 선생님들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지 초조했다고 한다.

그러나 의외로 평가의 시작은 칭찬이었고, 뒤에 지적이 이어졌음에도 저자는 자신이 들은 그 한마디 칭찬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고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우리는 칭찬과 믿음을 보이는 말에 야박한 경우가 많은 듯 하다.

 

'장 레옹 제롬'의 <피그말리온과 갈라테이아>라는 그림을 보면, 조각상이었던 갈라테이아의 몸 상반신이 하반신과는 다르게 상아색을 띄고 있다.

자신이 만든 피조물 갈라테이아를 사랑하게 된 피그말리온은 아프로디테에게 간절히 기도하고, 아프로디테는 그런 그의 간절한 마음에 감동받아 갈라테이아에 생명을 불어넣어준다.

간절히 기원하고 긍정적 기대를 가지면 결국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용어가 여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잠시 반성해 본다.

가까운 사람들에게 상대방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객관적이고 논리적이고 현실 가능성을 따진 말만을 하지는 않았는지 말이다.

어쩌면 "너는 잘하고 있어. 나는 너를 믿어"라는 믿음이 담긴 말을 해 줬어야 하지 않았을까.

앞으로는 진심을 담아 희망과 믿음이 담긴 말을 해 줘야겠다.

 

생각해 보면, 지금 우리 갓난쟁이 아가에게는 언제나 예쁘고 희망가득한 말만 해 준다.

똥을 싸도 "아이, 예쁘다, 잘한다", 밥만 잘 먹어도 "아이, 예쁘다, 잘한다", 웃기만 해도 "아이, 예쁘다, 잘한다"라고 말이다.

그런데 왜 아이가 커갈수록 부모의 마음은 분명 그렇지 않을 텐데도, 기대와 칭찬, 격려가 아닌 질책이 담긴 말들을 하게 되는 걸까.

 

 

 

 

책을 다 읽은 지금, 마음이 편안하고 따스해진다.

솔직하게 들려준 저자의 이야기들과 마음을 위로해주는 그림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것 같다.

 

그림을 보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 본다.

유명한 그림 위주로 시대적 배경 등에만 너무 관심을 가졌던 건 아닐까.

앞으로는 그림 자체를, 혹은 그 안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과 표정을 좀 더 유심히 봐야겠다라는 생각도 해 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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