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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는 나를 피해가지 않는다 - 여성의 안전을 위한 범죄 심리
오윤성 지음 / 지금이책 / 2017년 7월
평점 :

요샌 참 살기 어려운 세상이다. 아니, 살기 무서운 세상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까?
비단 경제적인 문제뿐만이 아니라, 범죄도 점점 잔인하게 진화되고, 그 대상자도 특정 이유없이 선택되는 경우도 많다.
일명 '묻지마 범죄'도 많고, 여성을 표적으로 한 범죄도 많다.
이 책은 우리가 텔레비전이나 기사에서 한 번쯤은 보거나 들은 적이 있는 오윤성 교수가 "여성의 안전을 위한 범죄 심리"를 쓴
책이다.
각 주제별, 각 질문에 오윤성 교수가 답변을 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충분한 사례(실제로 일어난 일들)를 곁들여 설명하기 때문에 더 내용에 집중할 수 있었다.
침입범죄, 성범죄, 스토킹, 데이트폭력, 몰래카메라 범죄라는 큰 주제로 나누어져 있는데,
모두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여성이 피해자가 되기 쉬운 범죄들이다.
나도 직장생활을 하면서 집에서 나와 자취를 했는데, 뉴스나 신문에서 워낙 혼자 사는 여성을 상대로 하는 범죄가 많다보니, 무척 조심을
했었던 기억이 있다.
원룸의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도로에서 가까운(골목골목에 위치하지 않은) 원룸을 구했고,
생활하는 동안에도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문을 열 때 늘 주변을 살펴보고 들어갔다.
또한, 창문도 잘 열지 않고 생활했다. 배달음식조차 시켜먹은 적이 없었다.
요즘은 많이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원룸촌 등에서 건물 배관을 타고 올라가, 여자 혼자 사는 원룸 등에 침입하여 강도, 성폭행, 살인 등을 저지르는 경우가 다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그런 경우에, 배관 등에 주기적으로 형광물질 등을 발라두라는 조언도 했다.
또한, 집 안에 들어왔을 때, 누군가의 침입 흔적이 느껴진다면 집 밖으로 바로 나와 관리실이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한다.
집 안에 아직 범인이 남아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낮 동안에 방에 침입한 후, 여성이 혼자 사는 것을 확인하자, 여성이 돌아오기까지 기다려 성폭행을 하고 심지어 살인까지 한 경우도
있다고 한다.
복도 등에 몰카 등을 설치해 비밀번호를 알아내서 침입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비밀번호는 주기적으로 바꾸고, 비밀번호를 누를 땐 손으로
가려서 노출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겠다.
그리고 나는 사실 겪어보진 못했지만,
건물 주인이 세입자가 없는 틈에 마스터키 등을 이용해 집 안에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정말 이 부분은 읽으면서 너무 놀랐다.
아무리 주인이라도 엄연히 현재는 세를 준 상황이고, 세입자가 살고 있는 상황인데, 무턱대고 막 들어오는 일이 있다니 말이다.
그런데, 을의 입장인 세입자(특히, 학교 근처 자취하는 학생들이 많이 당한다고 한다)로서는 강경하게 말하기도 어려워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리고 일반적 성범죄 뿐만 아니라, 요즘은 스토킹, 데이트폭력, 몰래카메라 범죄 등도 심심찮게 일어난다.
특히, 데이트폭력의 경우는 모르는 사람이 아닌, 그래도 한 때 내가 사랑했던 연인과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더욱 은밀하고 무서운 것
같다.
요즘도 성범죄가 일어나면, 피해여성도 일부 책임이 있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인간적 이성의 끈을 놓아버린 일반적인 성범죄자로 인해, 잊을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받은 피해자들에게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도대체 어떤
심리일까?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이미 피해자가 되어 버린 상황에서는 나에게 100%의 확률로 일어나버린 상황에서는 그런 말들이 다 무슨 소용이겠냐
싶다.
일반적 성범죄자들 외에도 사이코패스나 정신이상자들의 범행도 최근엔 많기 때문에,
조심할 수 있는 부분, 주의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찌되었든 나쁜 상황에 맞닥뜨렸을 땐, 신체적으로 약한 여성은 아무래도 약자이고 피해자가 될 확률이 높을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책의 제목처럼 "범죄는 나를 피해가지 않는다."
모든 주의를 '선량한' '피해자'의 입장에서 해야 한다는 아이러니는 있지만, 일이 일어난 뒤에는 이미 늦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