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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테이블
김범준 지음 / 성안당 / 2018년 3월
평점 :
[더 테이블 _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에세이]
"찬밥에도 자신만의 쓰임새가 있다.
따뜻한 밥을 한꺼번에 넣고 맛있어지기를 원하기보다는 멀뚱히 있는 찬밥을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인정해주고 또 대해줄 때 밥알이 살아 있는 맛있는 국밥을 먹을 수 있다.
그게 바로 진짜 요리며 그것을 알아내는 것이 제대로 된 요리사다."
이 책에는 말과 태도에 관련한 작가의 생각과 문장이 들어있다.
말과 그 태도에 대해 말하면서 자신이 겪었던 경험, 주변 지인들에게서 들은 이야기, 음식과 관련한 에피소드 등을 곁들여 이야기한다.
P. 78
나이가 들면서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인정해야만 할 때, 그만큼 밥벌이의 고단함 속에서 나의 한계를 느껴갈 때,
어른임을 자각하게 되는 건 아닐까.
그리고 '할 수 없음'과 '어른이 됨' 사이에서 갈등하는 과정에서
늘 나를 믿고 인정해주며 지지해주는 어머니를 머리에 떠올리는 것 아닐까.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는데, 작가가 '모멸감'에 대한 이야기를 한 부분에서였다.
한 모임에서 모멸감을 주제로 이야기를 하던 중, 어느 한 분이 이야기한 내용인데,
어릴 적 다리가 불편했던 이 분은 초등학교 3학년인 어느 날, 지하철 계단을 목발을 이용해서 올라가고 있었단다.
그런데 어떤 아주머니가 신발 가방을 툭 잡아채면서 '쯧쯧' 혀를 차면서, "아휴, 불쌍해라. 아줌마가 도와줄게!"라고 했단다.
그는 그 순간 굉장한 모멸감을 느꼈다고 한다.
나도 그런 불편한 사람을 만약 보게 된다면, 저 아주머니처럼 저런 예의없는 행동을 하지는 않겠지만, 안타까운 눈으로 볼 수는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 나의 시선에 상대방은 모멸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라는 걸 이 부분을 읽고 알게 되었다.
그런 경우, 책 속의 이 분은 이렇게 말해 달란다.
"혹시 도와드릴 게 없을까요?"라고 말이다. 도움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도움을 받는 사람의 자기결정권을 인정해 주는 것이 맞다고 말이다.
나도 이제부턴 주의를 기울이고, 한 번더 생각하고 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말하기'말이다.
책을 읽으며 내가 느낀 중요한 포인트는 말 한마디를 하더라도 함부로 말하지 말고 상대방을 배려하고 힘을 줄 수 있는 말을 해라,
힘든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된다, 어설픈 위로는 하지 마라 등등 이었다.
일응 타당한 말들이 대부분이었고, 다시 한 번 말의 태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작가만의 문장이라고 느낄 만한 부분들이 많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나만의 생각일 수도 있지만, 에세이라고 하면 작가만의 감성과 태도가 드러나는 개성적인 문장이 있어야 한다라고 생각을 하는데,
책에서의 문장들은 감성이나 개성이 묻어나지 않았고, 마치 자기개발서의 문장 마냥 어떤 지침을 주는 듯한 특징없는 문장들이었다.
(서평을 쓰기 위해 다시 한 번 책을 읽어보니, 배우고 인지해야 할 부분도 많았고, 좋은 문장들도 많았다.
다만, 내가 느끼기에는 에세이임에도 가르치고 지침을 주는 듯한 문장이라고 느껴져서 개성적인 문장이 아니라고 표현한 것 같다.)
하지만 결론은,
무심코 내뱉거나, 의도하지 않은 사소한 행동으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었을 수도 있었겠다라는 큰 깨달음을 준 책이라는 것~^^
그래서 이 책을 읽은 후에 내 태도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는 것,
그래서 읽을 만한 책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