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방문객
마에카와 유타카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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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겠어요?

 아니면 살해당하시겠어요?"


나는 집에 혼자 있을 때는 조용하게, 쥐 죽은듯이 있는 편이다.

그리고 누군가 집에 방문해서 초인종을 눌러도 절대 나가지 않는다.

그냥 없는 듯이, 가만히 있는다.

세상이 워낙 무섭다 보니, 여자 혼자 있을 때 굳이 누군가를 맞이할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아파트에 살다 보니 다행히도 택배는 경비실에서 받아주고, 밖의 행적에 늘 귀를 기울인다.

(좀 과한가?ㅎㅎㅎㅎ)

이 책을 읽어보니, 더욱 더 나의 이러한 행동들을 강화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도 절대, 네버... 집 안에서 없는 듯이 지내겠다... ^^

책의 시작은 이렇다.

어느 빌라에서 젊은 엄마와 그녀의 딸이 아사(굶어 죽음) 상태로 발견되고,

주인공인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다지마는 모녀의 아사사건을 취재하기 시작한다.

한편, 어느 날 다지마의 옆집에 사는 자매가 고가의 정수기를 팔러 온 방문판매사원에게 협박당하고 있다고 하며 도움을 요청하고, 다지마는 자매들을 도와주는 과정에서 불량 방문판매업자인 다쿠마, 또 자매들과 알고 지내는 형사 미도리카와를 알게 된다.

미도리카와는 자신이 수사하고 있는 강도살인사건이 방문판매 살인사건과의 관련성이 있고,

과거 있었던 '다카라즈카 연인 감금 살인사건' 공범 중 한 명인 아사노가 방문판매 살인사건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 보고,

다지마에게 몇 가지 조사를 부탁한다. 이에 다지마는 사건 당시 아사노의 연인이자 공범이었던 스야마 게이를 찾아간다.

모녀의 아사사건, 방문판매 살인사건, 과거의 '다카라즈카 연인 감금 살인사건'까지...

이 사건들은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모녀는 정말로 굶어죽은 것일까?  

작가의 전작인 '크리피'나 ''크리피 스크리치'를 읽고 무서웠던 이유는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공포를 주었기 때문이었다.

이 작품 역시 그렇다. 친절한 얼굴로 물건을 팔기 위해 우리집을 방문하는 그들에 의한 공포를 준다.

모든 방문판매사원을 저렇게 매도할 수는 없겠지만,

확실히 그들이 선한 얼굴로 다가와 돌변한다면... 우리는 정말 대처할 수 없는, 끔찍한 공포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래서 으스스한 소설이다.

함부로 현관문을 열지 말자.

그냥 조용하게, 집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행동하자.

소리 안나고, 티 안나게 현관문 고리를 살짝 거는 센스 역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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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안는 것
오야마 준코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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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그리는 것이 아니야. 안는 거야"


나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다.

물론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도 아니다.

그런데도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앞 표지의 고양이 2마리가 너무 행복해 보여서였다.

표지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따뜻함이 느껴졌다고 할까...

도쿄 변두리에 있는 '아오메 강'에는 '네코스테'라는 독특한 이름의 다리가 있다.

'네코스테'란 '고양이를 버린다'라는 뜻으로,

100년 전, 쥐 퇴치용으로 키운 고양이들이 서양식 창고를 지은 후에 필요없어지자 고양이를 버린다.

즉 장사가 잘 되어 서양식 창고를 지은 사람은 고양이가 필요없고, 그 고양이를 버린다는 것이다.

장사가 잘 된다는 의미로, "그 집 아저씨, 올해는 네코스테인가?"라고 하였단다.

현재는 그 의미를 아는 사람들 없이 그 주변은 주택가가 되었고, 그 네코스테 다리 위에서 고양이들이 집회를 연다고 한다.

책은 고양이와 사람들과의 이야기이다.

좋아하는 사오리의 집에 침입하려다 실패해서 강을 떠내려가게 되어 네코스테 다리까지 가게 되는 "요시오"

화가인 고흐와 함께 살던 중, 조카에 의해서 강에 버려지게 된 "키이로"

네코스테 다리 아래 서 있는 백로 "철학자"

꼬맹이 삼색 고양이 "르누아르"

그리고 위 고양이들과 인연이 깊은 사람들이 나온다.

각각의 이야기가 있는 듯 하지만, 각각의 이야기 사이에 접점이 있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연작 형식의 짧은 이야기인데,

뒤로 갈수록 이 전에는 알 수 없었던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어쩔 수 없이 눈물이 났다.

책 제목이기도 한, "고양이는 안는 것"이라는 말도 사연이 있는 문장이었다.

이 책이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하는데, 어떤 작품이 될지 궁금하다.

어찌되었든 책의 실질적 주인공들은 고양이들인데, 어떻게 표현되었을까?

영화 역시 책의 느낌 그대로, 따뜻함이 느껴지는 좋은 작품으로 탄생되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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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돼가? 무엇이든 - <미쓰 홍당무> <비밀은 없다> 이경미 첫 번째 에세이
이경미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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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돼가? 무엇이든>

​공효진의 시도때도 없이 촌스럽게 붉어지는 볼이 생각나는 "미쓰 홍당무", 손예진의 모습이 떠오르는 "비밀은 없다"라는 작품으로 잘 알려진 이경미 감독 첫 번째 에세이이다.

작가님이 끄적거린 많은 글들이 담겨 있는데,

읽는 동안 재미에 흠뻑 빠졌다.

사실 처음부터 "이 책 너무 좋다~"라는 느낌을 가진 건 아니었는데, 읽다 보니 이상하게 '매력'적인 책이었다.

한 번은 우체부 아저씨가 와서 무슨 말을 하자, 작가님은 머리 속이 하얘지면서 "내일은 왜요? 아저씨?"라고 묻는다.

우체부 아저씨 왈, "내용물이 뭐냐구요?"

ㅋㅋㅋㅋㅋㅋㅋ 웃겼다.

'충무로역'을 '불혹'으로 듣기도 한다.ㅋㅋㅋ

특히, '친절한 금자씨'의 스크립터로 일할 때, 감독님이 '밧데리'를 찾자, 그녀는 '박대리'를 부르고 부르고 찾는다.ㅋㅋㅋ


부모님과 동생에 대한 이야기,

직장생활을 하던 작가가 갑작스럽게 영화학교에 진학하고,

박찬욱 감독을 만나 함께 작업을 하고,

사랑하는 남자친구를 만나 결혼하는 이야기까지​

​솔직하고 꾸밈없는 작가의 생활이나 문장이 담겨 있어서 그런 걸까?

매력적이라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모르게 네00에 '이경미', '이경미 결혼'이라는 걸 검색하고 있었다.ㅋ


유쾌하면서도, "나도 이랬는데..."라는 공감을 팍팍 주는 그녀의 문장들을 읽는 것은 즐거웠다.

변비나 흑소 이야기는 100% 공감가는 이야기라 더더욱 즐거웠다.

내 별명도 흑소다.ㅋㅋㅋㅋㅋ 나는 그저 까만 피부에 튼튼하게 생겨서 얻게 된 별명인데, 평생 일을 많이 하는 흑소라니...

그 문장을 보면서 웃다가 서글프다가 그랬다...ㅋ


인생 뭐 있나? 무엇이든, 잘 되어 가면 그만인 것이지... ^^

그리고 그 잘 되어간다는 것이, 사실은 긍정적인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 아닐까 싶다.

무턱대고 긍정적인 것이 좋다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부정적인 것 보다는 마음이 가뿐하지 않을까?ㅎㅎㅎ

그럴 때 묻는 거지... "잘돼가? 무엇이든~~~~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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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문자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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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살인은 올바른 선택이었습니다."

최선은 과연 모두에게도 ''인가?

어느 날 남자친구인 가와즈 마사유키가 죽었다.

그는 죽기 전 누군가 자신을 노리는 것 같다는 말을 한 후 얼마 뒤, '나'는 가와즈 마사유키는 바다에서 시체로 발견되었고,

'나'는 그의 죽음이 단순한 사고로 생각되지 않아 숨겨진 비밀이 있다라는 생각에, 그의 죽음을 파헤친다.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가와즈 마사유키를 소개시켜 준 친구 하기오 후유코의 여러가지 도움을 받는다.

그의 유품을 받는 과정에서 누군가 그녀의 집을 침입해서 유품 일부를 가져가는 사건이 일어난다.

또 그의 수첩을 살피던 중 그가 다니던 스포츠센터인 '야마모리 스포츠플라자'에도 약간의 의구심이 들어 취재를 이유로 사장을 만나기도 한다.​

가와즈 외에 또 누군가 살해당하고, 둘의 공통점을 찾던 중, 작년에 있었떤 Y섬에서의 사고에서 의문스러운 점을 발견한다.


그러던 중, 다시 야마모리 스포츠플라자의 야마모리 사장은 다시 Y섬으로 요트 여행을 떠나자는 제안을 한다.

'나'는 후유코와 함께 그 여행에 동행한다.

과연 가와즈 마사유키를 비롯한 사람들을 죽이는 이는 누구일까?

그 사람은 어떤 비밀을 가지고 있길래, 이 사람들을 죽이는 걸까?

책 표지에 있는 저 문장처럼,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살인'이 올바른 선택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

'살인'이라는 엄청난 죄를 자기합리화의 도구로 사용하여 그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인 양, 마치 '선'에 가까운 것인양 멋대로 해석하는 건 아닐까?

말도 안 되는 합리화로 '죄'를 추가하는 이상, 아무리 말이 좋고 이유가 좋아도 그건 그냥 '범죄'일 뿐 아닐까?

그리고 이러니 저러니, 어떤 핑계를 다 갖다 붙이더라도 '살인'은 정당화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의 어느 누구의 손도 들어주기는 어려울 것 같다.


엄청난 반전과 급박한 긴장감을 주는 소설은 아니었지만,

'선'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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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정의
아키요시 리카코 지음, 주자덕 옮김 / 아프로스미디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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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라는 단어는 바르고 옳다는 느낌을 팍팍 준다.

그런데, 융통성 없는 정의, '절대' 정의는 피로감을  주기도 한다.


가즈키, 유미코, 리호, 레이카, 노리코는 고등학교 동창들이다.

가즈키, 유미코, 리호, 레이카는 중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낸 친구들이었고, 노리코가 그녀들의 학교로 전학을 오게 되면서

이 다섯 명은 친구가 되었다.


노리코는 무척 바르고 '정의'를 위해서 무엇이든 하는 사람이었다.

복장, 머리스타일 등 외모부터 '모범학생'의 전형을 그대로 따르고 있었고, 어떤 정의롭지 못한 일이 발생했을 때 의연히 나서서 정의를 추구한다.

고등학교 시절, 가즈키 등을 비롯한 친구들은 모두 노리코의 정의로움으로 인해 도움을 받았고, 그녀를 좋아했다.

그런데, 자신을 도와준 노리코를 좋아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는 한편으로, 이상하게 그녀가 불편하다.


그녀들은 자연스레 대학 진학을 하면서 서서히 멀어지게 되었고, 15년 만에 동창회를 시작으로 다시 만나게 된다.

그리고 몇 번의 만남이 이어지고, 그녀들은 어느 날 노리코를 죽이게 된다.

그리고 그로부터 5년 후, 그녀들은 노리코로부터 갑작스런 초대장을 받게 된다.

이상하다... 노리코는 5년 전에 죽었는데...? 어떻게 된 일일까?


이야기는 4명의 친구들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그녀들은 갑작스런 노리코의 초대장을 받은 후, 노리코와의 추억(?)을 회상한다.

노리코의 '정의'가 그녀들을 어떻게 힘들게 하고, 괴롭게 했는지 고스란히 이야기되고, 

나 역시, 노리코의 정의 앞에 약간의 공포마저 느꼈다.

도대체 초대장을 보낸 사람은 누구일까?

노리코와 그녀들의 마지막은 과연 어떻게 될까?

'정의'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준 소설,

성모에서 느낀 작가의 필력 그대로, 이 책 역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성모 만큼의 반전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 소설이었다.


​p. 190

노리코의 정의는 너무나 드러나 있고, 노골적이고, 보는 사람이 눈을 돌리고 싶게 만든다.

어디든 상관없이 상대를 가리지도 않고, 망측스럽게 '정의'를 드러내며 달려든다.

융통성과 배려라는 옷을 두르지 않은 알몸의 정의 앞에 주위 사람들은 고개를 떨구고 있을 수 밖에 없다.

p. 273~274

완벽한 정의란 그 얼마나 야만적이고, 폭력적이고, 불길한 것인가.

거기에는 손톱만큼의 자비나 용서의 여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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