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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마, 잘될 거야 ㅣ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오연정 옮김 / 이봄 / 2019년 3월
평점 :

공감 팍팍 느껴지는 만화를 만났다.
책에는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세 명의 마리코가 등장한다.
오카자키 마리코는 20대의 2년차 직장인이고,
야베 마리코는 30대의 12년차 직장인,
나가사와 마리코는 40대의 20년차 직장인이다.
당연하지만, 현재 이들이 느끼는 회사생활과 고민하는 문제는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재직기간의 차이나 나이 등에서 오는 고민들은 다를 수 밖에 없으니 말이다.
나는 아직 40대는 아니지만, 이들 세 명의 마리코가 모두 나처럼 느껴졌다.
내가 직장생활을 하며 느꼈던 고민과 여자 직원을 바라보는 시선 등을 몇 차례 겪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입사 초기 동기들보다 일을 잘 하고 싶었고, 그래서 힘든 일이나 야근도 마다하지 않고 일을 했었다. 잘한다는 소리는 못 들을지언정 못한다는 소리는 듣지 말자는 나름의 신조를 가지고 말이다.
그리고 몇 년뒤 일을 잘하는 사람이 꼭 먼저 승진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진실을 마주했다.
20대의 마리코가 동기들과 선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동기들이랑 선배들 뒷담화를 꽤 했지, 라며 그때 기억을 떠올렸다.
30대가 되어서는 동기들과 후배 뒷담화를 했드랬다ㅋ
"요즘 애들은 우리 때랑 너무 달라"라고 하면서 말이다.
이 만화는 몇 년전에 작가가 그린 걸까?
요즘에는 이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싶은 에피소드들도 있었다.
마리코씨들이 다니는 회사는 여자들끼리만 순번을 돌려 차 끓이는 당번을 정한다는데, 요즘은 그러지 않겠지?
이 내용을 보며 문득 떠오른 옛 기억 하나..
꽤 오래전의 일인데, 한 10년쯤 됐으려나.
상급자가 바뀌는데 이 분이 아침마다 차를 드셔야 한단다.
은근히 나에게 차당번을 맡기려고 했다.
물론 남자여자를 떠나 내 할 일이라면 하려고 했으나, 여자이니 나에게 하라는 식으로 압박을 주는 것이다.
나는 당시 인지를 못했으나 내 표정이 급변(?)했는지, 하기 싫냐라는 둥 기분 나쁜 소리를 하시길래 침묵을 유지했다.
긴장을 참지 못한 남자후배가 자신이 '총무2'이니 차당번을 하겠다고 자처했다.
그리고 회사 창업 이래 첫 여성부장이 된 '구와타'를 향한 직원들, 특히 남자직원들의 시선을 보며 또 옛 기억이 떠올랐다.
이것도 10년은 지난 일이긴 한데,
정말 일 잘하시고 능력을 인정받으시는 여성이 있었다.
지방에서 함께 근무한 상사가 서울에서 중요한 프로젝트를 꼭 그녀와 하고 싶다고 하여 그녀는 서울로 왔다.
당시 관사에서 지냈기 때문에 서울로 올라온 동향분들과 자주 퇴근 후 만나곤 했는데, 어느 날 그녀의 이야기가 나왔다.
그녀가 일을 너무 잘하고 능력이 뛰어난 것은 맞다, 하지만 가족은? 가족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며...
속으로 말했다.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도 지금 혼자 서울에 계신데요...?, 라고...
책에서 남자직원들이 말한다.
구와타씨는 회사랑 결혼했다고...
자신들은 가족을 위해 회사에 헌신한다고 하며 말이다.
크... 여자직원이 잘 되고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는 데는 왜 이런저런 말들이 붙는 걸까?
마리코씨들의 생각처럼, 늘 성실하고 열심히 일해 온 구와타씨기 때문에 첫 여성부장이 된 거라고 생각할 순 없을까.
그래도 마리코씨들의 말처럼,
쬐끔 열린 창문으로 산들바람 정도는 계속 불어오면서 공기는 바뀐다.
우리들의 걸음으로 산들바람 정도는 일으키고 있다.
그래서 요즘은 여성 직원을 대하는 이런 시선과 태도가 많이 없어졌다라는 생각이 든다.
참, 다행이다.
직장여성들이 겪는 회사의 일상을 들여다보게 하는 책, 그래서 공감과 위안을 주는 책.
"걱정 마, 잘될 거야."
직장여성이라면 공감백배할 이 책, 추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