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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마더
에이미 몰로이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19년 7월
평점 :
요즘 시대가 변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육아는 엄마들에게 더 많은 책임으로 떠맡겨지고 있다.
심지어 전업주부가 아닌, 직장여성이라고 하더라도 육아에 대하여는 엄마의 몫이고, 아빠는 일찍 들어오면 돕는 정도로 여겨지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시대가 많이 변해서 사고가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말이다.
몇 년 전에 미국 영화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를 보고 놀랐던 적이 있다. 영어도 잘 못하고, 그래서 미국에 대하여도 잘 몰랐던 나여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미국에서는 결혼, 출산, 육아에 있어 남자와 여자가 동등하게 책임을 진다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하이힐을 신고 달리는 여자'의 주인공 케이트 레디는 일과 육아 모두 완벽하게 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하이힐을 신고 달린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자면, '5월맘' 엄마들은 비슷한 시기에 출산을 한 엄마들의 모임이다. 보통은 공원의 큰 나무 아래서 모여 이야기를 나눴지만, 계속된 육아에서 하루쯤 해방되고자 어느날 5월맘들은 저녁에 술집에서 모임을 갖기로 한다. 그리고 그날 5월맘 멤버 '위니'의 아기가 실종된다. 위니는 5월맘 모임에 오기 위해 같은 멤버인 넬이 소개한 베이비시터에게 생후 6주된 아기를 맡겼고, 베이비시터가 자고 있는 사이 그 아기가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아기의 실종이 언론의 관심을 받으면서, 숨겨져 있던 위니의 과거가 드러난다. 위니는 10대 때 유명한 배우였고, 5월맘들은 아무도 그것을 알지 못했다.
아기가 실종된 당일 밤에 술집에서 5월맘 멤버들이 술에 취한 모습을 담은 사진이 공개되고, 그녀들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는다.
이 책의 주요 등장인물은 넬, 콜레트, 프랜시이다. 위니는 사실 아기의 실종 후에 크게 드러나지는 않고, 5월맘의 멤버인 시장의 대필작가인 콜레트, 전산 보안 전문가인 넬, 가정주부인 프랜시는 아기가 실종된 것에 대하여 깊은 안타까움을 느끼며 각자의 자리에서 아기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는 중에 그녀들의 사연도 조금씩 드러난다.
각자의 자리에서 여러 방식으로 위니를 돕기 위해 애쓰지만,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독자들은 정말 가슴이 콩닥콩닥했을 것이다. 독자들이 걱정하고, 주변에서 걱정할 정도로 이들은 어느 정도의 불법마저 저지르며 실종된 아기를 찾으려 한다.
책을 읽으며 몇 번이나 "프랜시, 제발 그만...", "콜레트, 그런 짓은 하면 안 되지...", "넬, 하지마..."라고 마음 속으로 외쳤다. 아직 범인의 정체가 오리무중인 가운데, 일반인들인 이들이 너무 사건 깊숙이 들어가는 건 아닐까 걱정되었다. 그런 걱정과 초조함으로 인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긴장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역시 엄마들은 위대했다. 나는 그녀들을 너무나 걱정했지만, 아기를 잃어버린 위니를 걱정하는 그들의 진실하고 진정한 마음과 오지랖이 결국은 범인을 잡을 수 있는 힘이 아니었나 싶다.
아기가 실종되고 가장 힘들고 가슴 아플 엄마에게 '모성애'를 논하며 사회적 비난을 가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끔찍했다. 아기를 갖기 위해, 또 그 아기를 정성으로 키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들... 조금이라도 타협을 할라치면, '퍼펙트 마더'인 척 하는 이들이 은근한 잔소리를 한다. 모유를 먹이지 않고 분유를 먹인다고... 몇 개월 안 된 애를 베이비시터나 다른 곳에 맡긴다고... 아이의 발달이 조금 늦으면 그 책임을 은근히 엄마에게 돌린다.
긴장감 넘치고, 현대의 엄마들에게 가해지는 모성애의 압박을 현실적으로 드러내는 이야기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엄마는 위대하다. 그러나 너무 위험한 일은 하지 마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