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이 두 권을 빌렸다.

 

 <책섬>은 그래픽노블이니까 천천히 읽고 싶어도 책장이 빠르게 넘어갔다. 이걸 내가 왜 빌렸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그냥 사면 되는 건데. 책과 그 속의 언어를 사랑하고 그것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포근하게 감싸주는 것 같아서 영하의 날씨에도 맨손 꺼내놓고 읽었다.

 <모든 요일의 기록>은 반 정도 읽었는데 오랜만에 이런 에세이를 읽다보니 뭔가 당황스럽기도 하고, 편하기도 하고 그렇다. 누군가 깨달은(?!) 것들을 지면으로 읽게 된다는 건 참 이상한 일인 것 같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능. 그래도 이 책에서 까뮈의 <결혼, 여름>이라는 책을 알게 되어서 좋음. 읽어봐야겠다. 당장은 못하겠지. 당장 읽어야할 게 너무 많은 것... 일단 다 읽긴 할 거다. 다 읽고 반납해야지.

 

 

 

 

 

 

 

 

 

 사진이 있는 에세이 중에 좋았던 것은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 기도>였다. 좋아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고향에서 서울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추석 마지막날인지 설 마지막날인지는 모르겠다.

 

 갑자기 위의 두 권을 빌리게 된 것은 신청한 도서가 이제야 들어왔기 때문이기도 했거니와 <이아생트> 진도가 어마어마하게 천천히 나가고 있기 때문. 반 정도 읽으니까 이아생트 나왔다. 이야 반갑다. 이번 설에 내려가 친척들을 만나더라도 너보다 반갑진 못할 걸. 에세이를 후룩 읽고 영하의 기온과 어울리는 <이아생트>를 어서 읽어야겠다.

 

 사실 오늘 영화<유스>를 보고 싶었는데 안 되겠지. 날이 너무 추우니까 그거 보고 집 들어가면 몸이 펑펑 터지는 느낌이겠지. 오들오들. 그런데 이번 주 내내 추울 텐데 어쩌지. 그럼 언제 영화보러 가지.

 

+

<모든 요일의 기록>을 다 읽었는데 이렇게 빨리 읽은 이유는 빨리 읽어버리고 싶었기 때문. 어떤 부분에선 공감하며 읽었으나 여행과 취미에 관해선 억지로 듣는 무용담같아서 천천히 읽고 싶지 않았다. 어떤 (내 것이 아닌) 감상들이 밀려올 때(심지어 상투적이라면) 온몸을 비틀어서라도 피하고 싶다. 이 책의 광고 문구가 "날카로운 아이디어는 뭉툭한 일상에서 나온다!"라는 것을 책을 덮고서야 봤다. 그 아래 "모호해진 '나'를 자극하는 크리에이티브한 일상 활용법"이라고 적혀 있는데 이것을 일찍 봤더라면 안 펼쳤을지도 모르지. 왜 이런 비뚤어진 마음으로 책을 읽는지 모르겠으나 여튼 난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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