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것, 즉 기다림을 하나의 중성적 행위로 만드는 것에 주의하는 것, 자기에게 감겨서, 가장 내부의 것과 가장 외부의 것이 일치하는 그러한 원들 사이에 끼여서, 예기치 않은 것으로 다시 향하는, 기다림 속에서의 부주의한 주의. 어떠한 것도 기다리기를 거부하는 기다림, 발걸음마다 펼쳐지는 고요의 자리.
그는 감추어저 있고 극도의 주의 깊은 행위에 깔려 있을 경우에만 이를 수 있는 원초적인 부주의 가운데 있다는 느낌을 확인한다. 기다리면서, 그러나 기다릴 수 없는 것 아래에서.
그녀에게 기다린다는 것은, 자신이 그에게 잘 끌어갈 의무를 부여한, 그리고 결과적으로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점차 나아가야만 하는 한 이야기 속에 자신을 맡겨 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원초적인 부주의 가운데 있지 않닿면 주의란 헛된 행위일 수밖에 없다고 느끼지만, 이 이야기에 따라 그는 점차로 그 원초적인 부주의에서 벗어나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기다린다는 것, 무엇을 기다려야만 했는가? 만약 그가 그렇게 묻는다면, 그녀는 놀랄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에게는 기다린다는 것만으로 이미 충분히 말이 되었기 때문이다. 누군가 어떤 것을 기다리게 되자마자, 보다 덜 기다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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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것, 단지 기다리는 것. 기이한 기다림, 모든 점들로부터 똑같이 놓인 공간처럼 모든 순간에 똑같은 기다림, 공간과도 같은, 계속되는 압력을 주는 동시에 주지 않는 기다림. 우리 가운데 있었지만 이제 바깥으로 지나가는 고독한 기다림, 어떠한 것도 더 이상 기다리지 않게 하고 우리가 기다리는 것 너머에서 기다리도록 우리를 몰아가는, 우리 없는 우리의 기다림. 무엇보다 먼저 내밀성, 무엇보다 먼저 내밀성에 대한 무관심, 무엇보다 먼저 서로 무관한, 관계 없이 맞닿아 있는 순간들의 연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