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불현듯 터무니없지만 정확한 감각을 느낀다. 은밀한 깨달음을 통해서 내가 아무도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아무도 아닌 사람. 전적으로 아무도 아닌 사람. 빛이 깜박하는 동안 내가 도시라고 믿었던 그곳은 황량한 목초지였다. 내게 나 자신을 보여주었던 사악한 불빛은 그 목초지 위의 하늘을 보여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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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감정에 개성을. 모든 정신 상태에 영혼을 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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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함은 내게 속한 것이고, 그것은 늘 현재하는데 말이다. 내가 존재하는 그곳에서 숨을 쉬지 못하는데, 나는 왜 존재할까? 질병이 나를 둘러싼 환경이 아니라 나의 폐 안에 있다면 나는 어디에서 더 잘 숨을 쉴까? 나는 순수한 태양과 자유로운 들판, 눈앞에 보이는 바다와 넓은 수평선을 열렬히 꿈꾼다. 하지만 내가 여덟 계단을 내려가 잠을 자지 않고, 음식을 먹지 않고, 도로에 가지 않는 것이, 모퉁이 담배 가게에 들르지 않거나 게으른 이발사와 인사를 나누지 않는 것에 더 적합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