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흔드는 글쓰기 - 위대한 작가들이 간직해온 소설 쓰기의 비밀
프리츠 게징 지음, 이미옥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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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서평을 쓴 지 이제 3년 정도 되어간다. 책만 읽었을 때와 글을 써서 남길 때는 완전히 다르다. 시간이 흐른 후 기억하는 내용도 상당히 다르고 누군가에게 책을 권할 때에도 상당히 달라졌다. 무엇보다 서평을 쓰면서 달라진 것 중 하나는 글쓰기가 늘었다는 점이다.

 

평상시에 글을 쓰는 경우가 거의 없다가 서평을 쓰면서 조금은 글 솜씨가 나아지지 않았나 싶다. 글쓰기에 자신감이 생긴 것은 아니지만 글을 자주 쓰면서 무언가 나만의 글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다. 에세이 형식도 좋고, 특정 주제에 대한 논평도 좋고, 소설이나 드라마와 같은 픽션도 좋다.

 

이런 마음이 들어 예전에 쓴 글들을 다시 돌아보니 무언가 부족한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마음에 확 와 닿는 느낌이 없다. 그저 의미 없는 문장들이 나열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도대체 내게 부족한 것이 무엇일까?

 

프리츠 게징의 <마음을 흔드는 글쓰기>는 나처럼 글을 쓰면서 부족함을 느끼는 사람들 혹은 글을 쓰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첫 발도 내딛지 못하는 사람들 혹은 전문적으로 글을 쓰면서 자신의 글을 점검하고자 하는 사람들 모두에게 유용한 책이다.

 

이 책의 장점이자 어쩌면 가장 어려운 점 중의 하나는 수많은 작가들의 창작 과정을 들려주면서 글쓰기의 과정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지를 알려준다는 것이다. 작가들마다 한 편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지, 얼마나 고통스러운 창작의 과정을 거치는지.

 

저자는 제대로 된 글쓰기를 위해서는 명작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사실 이 책을 읽으면 들었던 생각 중 하나는 나 스스로 많은 책을 읽었다고 생각했지만 명작에 대한 조예가 깊지 못하는 것이었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책을 읽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작품이 적지 않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베스트셀러를 읽으면서 짚어야 할 부분들을 제시하면서 다야한 작품들을 분석하면서 문학적 기술을 배우라고 말한다.

 

저자는 스토리, 캐릭터, 화자, 서술 시점, 구성, 줄거리, 공간, 언어, 수정과 퇴고 등 글쓰기에 필요한 원칙들을 세밀하게 제시하여 글쓰기를 시작한 이들이 유념해야 할 부분들을 조목조목 알려준다. 이 책은 항목별로 기존의 글쓰기 관련 책들보다 훨씬 상세하게 설명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글쓰기 사전과 같다.

 

글쓰기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연습이 대가를 만든다는 저자의 마지막 조언처럼 수많은 연습이 명작을 만드는 밑바탕이다. 연습에 더해 올바른 지침을 갖춘다면 아마 그 길이 조금은 빨라지지 않을까 싶다. 글쓰기를 바라는 모든 이들이 이 책에서 그 길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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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꽃도 꽃이다 1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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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조정래 작가다. 처음부터 독자의 시선을 완전히 사로잡는다. 그것도 간단한 문제 하나로. 조정래 작가는 '작가의 말' 끝부분에서 툭 던지듯이 독자에게 하나의 문제를 낸다. 소설의 축을 이루는 강교민이란 이름이 무슨 뜻의 줄임말인지를 맞춰보라는. 호, 이런 문제라면 바로 받아줘야지. 강교민의 무슨 뜻인지 꼭 밝히고야 말리라.

 

소설은 강교민을 축으로 수많은 사건들이 연결된다. 강교민의 학교에서 벌어진 석차 공개와 학교 폭력 사건, 강교민의 친구인 유현우의 아들에게 벌어진 자살 소동, 김희경(유지원 엄마)의 친구인 최미혜의 딸에게 벌어진 은따, 강교민의 이종사촌인 이소정의 학교에서 벌어진 왕따 사건 등 모든 사건들이 서로의 관계 속에서 들어난다.

 

작가는 이런 사건의 연속성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아마 지금 우리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다른 누군가에게만 일어나는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모두에게(우리 민족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지극히 일반적인 사건이라는 의미 아닐까? 그렇기에 모른 척 돌리지 말고 똑바로 눈을 뜨고 현실을 바라보라는 말이 아닐까?

 

1권을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 중의 하나는 강교민의 ‘교’자에 관한 것이었다. 소설의 축을 이루는 내용 중 하나인 엄마와 자식 간의 바람직한 관계를 ‘교’자로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

 

‘엄마’하면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고, 사랑스럽고, 항상 부르고 싶은 단어이지만 소설 속 엄마는 전혀 그렇지 않다. 세상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이름, 결코 부르고 싶지 않은 이름, 그 이름으로 인해 죽음까지 생각하게 만드는 이름. 소설 속 아이들에게 엄마라는 이름은 그런 의미였다

그렇다면 엄마들의 마음은 무엇일까? 과다 경쟁 속에서 자신들의 아이들이 뒤처지지 않기를 바라는 엄마들의 마음은 사랑을 토대로 이루어진 것이다. 다만 아이들과의 소통 없는 자신만의 사랑을 토대로 한. 내 아이이기에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엄마와 자식 간의 이런 차이는 결국 서로 간의 교감이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자식에 대한 믿음이 없는 엄마, 자식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엄마, 무겁기만 한 엄마의 사랑을 억압으로, 짐으로, 부담으로, 벗어날 수 없는 굴레로 보는 아이들. 이들에게 필요한 건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소통이다. 그런 의미에서 강교민의 교는 교감이 아닐까 싶다

 

반면 ‘민’은 앞서 말했듯이 우리 민족 모두에게 바라는 마음이라는 뜻에서 민족으로 보면 어떨까 싶다. 현재까지 내가 추측한 ‘교민’은 ‘교감하는 민족’의 줄임말이 아닐까 싶다. ‘강’은 아직 무슨 의미일지 감이 오지 않지만.

 

작가는 오늘날의 교육 현실을 거침없이 비판한다. 부모와 자식 간의 문제로만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진정한 원인을 낱낱이 파헤친다. 교육을 교육으로 바라보지 않는 정부와 권력자들, 그들과 공생하며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언론,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적 분위기 등 저자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의 문제를 객관적 자료와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려낸다

1권을 읽다 문득 머릿속에 떠오르는 글이 있었다. 이철수 화백의 <이쁘기만 한데>이다.

 

논에서 잡초를 뽑는다.

이렇게 아름다운 것을

벼와 한 논에 살게 된 것을 이유로

‘잡’이라 부르기 미안하다.

 

아이들도 마찬가지 아닐까? 경쟁이라는 틀만 벗어던진다면 모든 아이들은 이쁘기만 한데.

 

2권이 기다려진다. 강교민의 의미를 맞추고 싶은 마음 때문이기도 하지만 1부의 마지막 자발적 문화식민지라는 또 다른 현실을 고발하는 작가의 이야기를 빨리 듣고 싶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문제가 되던 사대주의가 이제는 어떤 모습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을 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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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제16회 노작문학상 수상작품집
신동옥 외 지음 / 새봄출판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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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회 수상작이라면 상당히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문학상이라고 할 만한데 왜 나는 여태 노작 문학상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했을까?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노작 문학상은 일제강점기에 나는 왕이로소이다등 민족적 작품을 남긴 노작(露雀) 홍사용 시인을 기리기 위하여 제정된 것으로 그 대상이 시인들의 작품들이다. 그렇기에 평소 시를 그렇게 즐겨 읽기 않는 나로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문학상이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이 책이 읽고 싶어졌을까? 나이가 들어가면서 시가 주는 매력이 상당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짧은 문구에 담긴 세상살이의 모습이나 사람들의 생각이 주는 깊이가 그 속에 끝 간 데 없이 빠져들게 하기 때문이다.

 

2016년 수상자는 신동욱 시인이었다. 문학상도 낯선 데 하물며 신동욱이라는 시인의 이름이야. 더 낯설었던 건 신동욱 시인의 작품이었다. 내가 생각하는 시의 형태를 벗어난 어떻게 보면 시라기보다는 에세이 같기도 한 낯선 작품들.

 

저수지라는 작품은 분명 시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그 내용의 깊이가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시인이 말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수상작 해설에서도 언급하듯이 신동욱 시인의 작품들은 낯설다. 나에게만이 아니라 작품을 평가한 선정 위원들에게도 말이다. 그 낯섦을 해설가는 이렇게 말한다. 선이해/선입견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라고.

 

선이해와 선입견을 버리면 그가 쓴 시의 세계가 눈에 들어올까? 쉽지 않다. 지나친 산문화를 경계하고, 낯선 문어를 쓰지 말라는 기존의 관습을 벗어던진 그의 시는 여전히 어렵다. 어렵기에 그냥 집어던지고 다른 책을 읽고 싶어진다.

 

그래도 끝까지 읽었다. 그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그저 그렇게 되었을 뿐. 무언가 어렵고 이해도 안 되는 데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가슴 한 구석을 후벼 파는 듯한 그의 언어들이 내 안에서 살아 꿈틀거리는 느낌 때문이었을까?

 

김근, 김성규 등 추천우수작들은 신동욱 작가의 작품들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있는 그대로의 느낌이 조금 더 강했다고 해야 할까? 특히 김성규 시인의 환희나 오은의 ‘58년 개띠는 내게 속삭이는 듯한 시어에 더 강하게 끌려 들어갔다(그렇다고 내가 58년 개띠라는 말은 아니다).

 

확실히 시는 다른 장르의 작품들보다 어렵다. 그래도 그 속에 담긴 의미를 곱씹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해한다기보다는 그냥 가슴에서 직접 느끼는 그런 재미. 새로운 재미를 알게 된 기분 좋은 시들과의 만남, 다음 만남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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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
한석희 외 지음 / 페이퍼로드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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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이런 기사를 읽었다. 앞으로 사라질 직업군과 그렇지 않을 직업군. 사라질 확률이 가장 높은 직업군은 전화 상담원, 공인 중개업 등이었다. 이런 직업들이 사라지는 밑바탕에는 과학 기술, 특히 로봇에 관한 발전이 있었다.

 

로봇 혹은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과학의 발전은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에서 이미 확인한 바 있다. 이처럼 미래 세계는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뀔 것이다. 산업에서 일어나는 이런 변화를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앞서 일어난 1-3차 혁명처럼 4차 산업혁명도 인류의 삶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그런데 도대체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일까? 4차 산업혁명이 인류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그에 대처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4차 산업혁명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는 이에 대한 정보와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 책에서 주로 다루는 내용은 인더스트리4.04차 산업혁명에 관한 것으로, 단순히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을 설명하는 책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사물 인터넷, 인공지능, 3D 프린터 등 4차 산업혁명의 주된 요소들에 대해 들었지만 관심을 크게 둔 적은 없다. 그저 또 하나의 발전된 무언가로 치부하며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니 그런 내 모습은 미래를 대비한다는 측면에서 너무나 가벼운 태도였다.

 

그런 얘기가 있다. 4차 산업은 고객을 대하는 기업의 태도가 수동적 자세에서 능동적 자세로 변하는 단계라고. 고객 한 명, 한 명의 니즈를 충족시켜나가야 한다. 이런 4차 산업을 위해서 우리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바로 편집력이라고, 저자들은 말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여러 요소들이 필요하겠지만 역시 마지막은 사람이다. 어떤 인재를 양육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미래가 우리에게 펼쳐질 것이다. 저자들은 이제 과거에 얽매인 교육에서 벗어나 새로운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러 학문을 넘나드는 통합, 통섭의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이 우리에게 절실하다고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은 현재 진행 중이다. 이런 흐름에서 우리가 뒤처질지 앞서 나갈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우리의 미래는 지금 우리가 만들어나가야 한다. 새로운 교육과 새로운 마음으로, 지금 바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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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라니 책 제목치고는 좀 이상하다.

그래서 더 궁금하다.

도대체 잠자리가 어찌했기에...

인간의 끝없는 잔인함과 폭력성을 보여준다는데

인간에 대한 절망을 보게 될까, 그럼에도 따뜻한 인간애를 보게 될까?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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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6-12-23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otato4님, 2016 서재의달인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potato4 2016-12-23 22:28   좋아요 0 | URL
앗, 그런가요.. 몰랐는데. . 감사합니다. .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크리스마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