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와 베일에 가린 탐정
데이비드 스튜어트 데이비스 지음, 하현길 옮김 / 책에이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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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전작 <셜록 홈즈와 헨차우 사건>은 사실 조금 실망스러웠다. 나름 원작에 새로운 시각을 더한 작품이기는 했지만 요즘 추리소설, 미스터리 소설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 작품은 다르다. 정말 재미있다. 나름대로 새로운 설정도 상당히 신선하다.

 

작가는 셜록 홈즈의 두 주인공 중 한 명이 왓슨에 새로운 변화를 주어 작품을 구상하였다. 왓슨이 스파이라는 상상 이상의 설정. 게다가 왓슨을 홈즈에게 붙여 스파이 노릇을 하게 만든 인물이 바로 홈즈와 천적인 모리어티 교수라는 것. 모리어티는 아프카니스탄에서 불명예 제대한 존 워커라는 인물에게 다가가 왓슨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홈즈와 함께 생활하며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알려달라고 제안한다.

 

오호, 대단한 상상력이다. 그런데 작가의 상상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홈즈를 둘러싼 모든 인물들이 모리어티가 홈즈에게 붙인 스파이들이라는 것. 여기에는 홈즈의 형인 마이크로프트마저 모리어티의 스파이라는 설정은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그렇지만 이 소설의 묘미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이 책의 내용에는 셜록 홈즈의 원작에서 본 여러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렇기에 홈즈 팬이라면 완전히 새롭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왓슨이라는 결코 홈즈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인물이 좋은 의도로 다가온 것이 아니라는 설정과 악당 모리어티가 원작에서보다 많은 비중으로 다루어졌다는 점에서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왔음에도 홈즈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위기 상황에서도 결코 당황하지 않고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 원작에서 볼 수 없었던 모리어티와의 승부를 다루는 모습을 보면 역시 홈즈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셜록 홈즈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는데 그 작품은 어떨까, 벌써부터 궁금증이 가시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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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2-16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을 듯 해요.^^ 저도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potato4 2016-02-20 11:06   좋아요 0 | URL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원작의 느낌도 가미되어 있어서 더욱 좋았구요.
 
조가비 해변
마리 헤르만손 지음, 전은경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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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마리 헤르만손이다. 나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작가이지만 그녀의 경력을 살펴보니 대단한 작가임을 알 수 있었다. 1999<나비부인>이라는 작품으로 스웨덴 최고 권위의 아우구스트문학상을 수상했고, <조가비 해변>으로 2009SNCF독자대상 최종 후보작으로 노미네이트되었는데, 이 작품은 전 세계20여 개국에 판권이 팔려나갔다고 한다. 그녀의 작품은 주로 북유럽의 전설과 몽환적이고 기이한 이야기를 미스터리와 결합시켜 독특하고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고 한다.

 

전설과 미스터리, 게다가 몽환적인 분위기까지.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으면서 재미도 있는 작품. 그런데 이 책은 내 기대와는 달랐다. 미스터리한 부분도 있고, 북유럽 전설도 있지만 전혀 다른 느낌의 작품이었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남긴 흔적, 소위 성장 소설의 일종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드는 작품이었다.

 

소설은 크리스티나와 울리카라는 두 여성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이 둘은 도대체 어떻게 얽힌 관계일까, 라는 궁금증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전혀 다른 두 소설을 읽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소설의 중심에는 울리카의 어린 시절에 있었던 사건이 있다.

 

이혼 후 두 아이와 함께 살아가던 울리카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든 조가비 해변을 방문한다. 그곳에서 아이가 발견한 해골. 그녀는 직관적으로 그 해골이 어린 시절 가트만 가족이 입양 딸 마야의 실종사건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어린 시절 외동딸로 자란 울리카는 대가족을 이루며 사는 친구 안네 마리의 가족을 동경한다. 가트만 가족의 별장에서 여름을 보내던 그 때, 가트만 가족이 인도에서 입양한 마야가 사라진다. 이 사건을 계기로 가트만 가족은 더없는 슬픔에 빠져들고, 그들의 슬픔에 함께 할 수 없었던 울리카는 점점 그들로부터 멀어진다.

 

문득 나도 어렸을 때 그렇게 부러웠던 친구네 집이 있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소위 말하는 부잣집 아들이었던 친구네는 언제나 여유가 넘쳐 보였다. 모든 것에 부족함이 없어 보이는 그 친구네가 얼마나 부러웠던지. 오랜 세월 흐르고 보니 사실 별거 아니었는데....

 

작가의 말처럼 어린 시절에 겪었던 사건이나 생각이 어른이 되어서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때로는 자신도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그렇게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그런 영향이 좋은 의미일지 나쁜 의미일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말이다.

 

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뒤흔드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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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필요 없다 - 인공지능 시대의 부와 노동의 미래
제리 카플란 지음, 신동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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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인공 지능이라는 분야를 계속해서 연구, 발전시키는 걸까? 그냥 심심해서 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이에 대해 간단하게 생각하면 결국 인간이 하는 일들을 로봇이 대신함으로써 좀 더 여유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인간의 바람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왜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의 사회는 로봇과 인간의 전쟁이라는 말로 표현하면서 암울한 전망을 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도 간단하게 생각하자. 로봇이 대신하면서 생기는 혜택을 모두가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로봇이 주는 혜택을 받는다면 인간과 로봇의 전쟁이니 뭐니 하는 말이 나올 수가 있을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결국 문제는 공평하지 않은 분배 때문이다. 로봇으로 인해 생기는 모든 이익이 상위 1%에게만 돌아가는 구조가 문제이다. 이 문제는 인공지능이 발전하느냐 마느냐, 사람과 로봇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사회적 인식의 문제이다.

 

지금도 상위 1%가 모든 소득의 99%를 가져가는 시대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걱정하는 미래와 현재가 무엇이 다른가? 다르지 않다. 우리가 느끼는 고통과 분노와 절망은 지금이나 앞으로나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물론 로봇이 일을 대신하면서 남들보다 먼저 피부로 체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당장에는 눈앞이 깜깜하겠지만 분명 또 다른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다. 현재까지 사회가 그렇게 이어져 왔듯이.

 

하지만 오늘날의 시대는 예전과는 완전히 다르다. 자고 일어났더니 유명해졌다는 바이런의 말이 이제는 자고 일어났더니 완전히 다른 시대로 바뀌었다고 말해야 할 정도로 모든 것이 빠르게 바뀌는 시대이다. 그렇게 빠른 변화에 사람들이 뒤따라가지 못하는 그런 시대. 그러니 현재에도 문제가 되는 인식의 문제가 앞으로 바뀔 수 있을까? 오히려 점점 더 문제가 커지기만 할지도 모른다.

 

물론 저자는 나름대로의 긍정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런 해결책이 정말 답이 될지는 모르겠다. 누군가가 먼저 내려놓아야 문제의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할 텐데, 그럴 기미는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인간은 필요 없는 시대, 그런 시대를 만들지 않으려면 깨어나야 한다. 그리고 잠들어 있는 이들을 깨워야 한다. 모두 인간이 더불어 사는 그 날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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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내 것으로 만드는 것들 - 공자와 그의 열 제자에게 배우는 10가지 변화 수업
푸페이룽 지음, 정세경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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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출판되는 많은 책들은 자신을 찾으라고 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는 곧 자신의 삶을 찾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왜 자신을 삶을 찾지 못하는 걸까? 무엇에 얽매여 사는 걸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사는 삶에 얽매여 산다. 부모는 자식에게, 자식은 부모에게 얽매인 삶. 또 많은 사람들이 현실에 얽매여 산다. 자신의 꿈과 희망을 버린 채 고시에, 공시에 모든 것을 거는 삶을 산다.

 

이런 사람들에게 저자는 자신의 삶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간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바로 공자의 제자들 10명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저자가 산둥위성TV<신행단>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강의한 공자의 열 제자에게 배우는 지혜를 토대로 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저자는 공자의 제자들이 겪은 고민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삶의 지표를 알려주고자 한다. 때로는 솔직해야 하고, 때로는 부지런해야 하고, 때로는 마음을 쏟아 덕을 실천해야 하고, 때로는 다양한 가르침을 통해 뜻을 세워야 한다.

 

무엇보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이야기는 꿈꾸는 이상을 향해 달려갔던 자유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대동과 소강 사회에 대한 공자와 자유의 대화를 보면 어쩌면 우리는 너무 자신만을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니었는지 다시 돌아보게 된다.

 

물론 이를 이루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아니 살아가는 동안 공자와 자유가 꿈꿨던 이상향의 시대가 이루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꿈꿨던 이상향이 조금씩 이루어졌던 것처럼 지금 우리가 그 곳을 향해 나아가면 분명히 어제보다는 더 나은 사회가 이루어질 것이며, 그 속에서 내가 살아가는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증삼의 이야기도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 자신의 부족함을 노력으로 채웠던 증삼의 끈기는 살아가면서 가장 필요한 삶의 태도일지도 모른다. 증삼은 그저 우직하게 노력하는 모습만을 보여준 것이 아니다. 그에 더해 스스로를 돌이켜 반성하고 수양하는 모습을 보이고 모든 일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이런 태도야말로 자신의 삶을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비법이 아닐까.

 

세상을 살아가는 일이 그렇게 녹녹치 않다. 어쩌면 너무나 힘든 삶의 무게에 무너지고 쓰러지고 길을 잃고 헤매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때 삶의 올바른 길을 찾도록 도와주는 누군가의 한 마디가 필요하다면 수천 년간 이어온 공자와 그의 제자들이 이야기에 담긴 지혜를 배워보는 것은 어떨까. 내 삶을 내 것으로 온전히 만들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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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재발견 - 내 속에 감춰진 진짜 감정을 발견하는 시간
조반니 프라체토 지음, 이현주 옮김 / 프런티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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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의 사진이 독특하다. 사진에는 앞을 바라보는 남자의 얼굴도, 옆을 보고 있는 남자의 얼굴도 담겨있다. 보는 이에 따라 달라지는 사진처럼 감정도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르다는 의미인가? 궁금했다.

 

감정이라고 하면 보통 기쁨, 슬픔, 분노, 즐거움 등으로 분류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감정을 분노, 죄책감, 불안, 슬픔, 공감, 기쁨, 사랑으로 분류한다. 조금은 색다른 분류이다. 평상시 죄책감이나 공감 등은 감정의 일환으로 생각하지 않았기에 이를 감정으로 분류한 저자의 기준이 무척 궁금했다.

 

저자는 과학적인 측면, 특히 뇌신경의 측면에서 감정을 정의한다. 뿐만 아니라 심리, 예술, 철학 등의 분야를 포괄하여 각 감정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주변의 여러 사례들을 제시하면서 설명하기에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여러 감정들 중에서 분노라는 감정에 가장 많은 관심이 갔다. 얼마 전에 읽은 책에서는 분노의 원인이 신자유주의 시스템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 신자유주의 시스템에서는 끝없는 경쟁이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만들고, 좌절하게 만들어 결국 분노라는 감정이 쌓여갈 수밖에 없다.

 

저자는 분노를 어떻게 바라볼까? 놀라운 것 중 하나는 분노라는 감정이 유전자에 의해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공격적 성향을 보이는 네덜란드 집안의 유전자를 조사할 결과 그들에게는 MAOA를 만드는 유전자에 이상이 있었다. 그런 유전적 결함이 분노라는 감정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저자는 유전적인 문제로만 분노를 설명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유전자보다는 환경적 요인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가정 폭력의 문제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아버지의 폭력이 아들에게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면 환경적 요인이 얼마나 감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다른 감정들을 설명한 내용도 무척 흥미로웠다. 읽는 내내 내 감정을 돌아보기도 하였다. 과연 나는 어떤 상황에서 이런 감정들을 느꼈는지. 또한 책표지의 사진이나 마지막 장에 담긴 그림을 통해 말하려고 저자의 의도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나 자신을 알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다양한 시각에 대해서. 이런 시각들이 합쳐져 촘촘한 인식의 그물망을 만든다는 것을. 무엇보다 이를 위해 끝없이 나 자신을, 내 감정을, 내 삶의 의미를 찾으려고 해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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