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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세계명작산책 7 - 사내들만의 미학, 개정판 ㅣ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7
프로스페르 메리메 외 지음, 이문열 엮음, 김석희 외 옮김 / 무블출판사 / 2021년 8월
평점 :
단편을 자주 읽지는 않지만 매년 꼬박꼬박 빼놓지 않고 읽은 작품집이 있는데 바로 이상문학상이다. 우리나라 작가들의 단편들이 가진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을 수록한 책이기에 한 권을 사놓고 한 해 동안 생각날 때마다 읽고는 했다. 그러다 이상문학상에 대한 논란이 일면서 그 이후로는 더 이상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읽지 않는다. 그러면서 단편도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단편집을 다시 읽기 시작한 건 이문열의 세계명작산책이 재출간되면서이다. <죽음의 미학>과 <사랑의 여러 빛깔>이라는 주제 아래 실린 작품집을 읽으면서 단편의 매력에 다시 빠져들었다. 전 세계 작가들의 단편들 중에서 하나의 주제를 놓고 대표작으로 불릴만한 작품들을 고른 거라 한 작품마다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이번에 나온 <사내들만의 미학> 역시 이런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는다. 남자들이 풍기는 다양한 매력들을 보여주는 10편의 단편을 수록한 이번 작품집에서는 평소 여러 가지 이유로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작가들의 작품들이 많아 작품을 읽는 재미와 작가를 알아가는 재미 모두를 맛볼 수 있었다.
남자의 미적 매력이라고 한다면 바로 떠오르는 건 거칠고 반항적인 마쵸의 모습이 아닐까 싶지만 이 작품집에 실린 남자의 미적 매력은 그런 생각을 훨씬 뛰어넘는다. 특히 첫 작품으로 실린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마테오 팔코네>는 남자의 매력으로 느끼기에는 쉽게 이해가 되지도, 쉽게 받아들여지지도 않는다.
<마테오 팔코네>의 작품 해설에 사내만이 연출할 수 있는 비장의 미학이라고 적혀있지만 아버지로서 진짜 이럴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사라지지 않는다. 코르시카의 문화와 정서를 모르기에 뭐라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마음 한편이 불편한 것만은 분명하다.
이처럼 10편의 작품들에서는 사내들만의 미학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독자의 공감대를 충분히 이끌어내는 작품도 있지만 고개를 쉽사리 끄덕일 수 없는 작품들도 있다. 하지만 각 작품에 실린 사내들만의 미학은 강렬하게 독자의 마음을 파고든다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 독자라면 결코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