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초 사고
아카바 유지 지음, 이영미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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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을 예리하게 분석해서 멋지게 해결책을 제시하는 꿈을 꾸지 않는 직장인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바라는 것이지만 이런 일은 현실에서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아니 소수의 누군가에게만 일어나는 아주 특별한 능력처럼 보인다. 아주 특별한 능력을 가진 그 혹은 그녀에게 은근슬쩍 비결을 물어보지만 돌아오는 답은 별거 없다는 얘기뿐이다. 결국 이 모든 능력은 타고나는 것으로 치부해버리고 만다.

 

이런 상황이 남의 일 같지 않은가? 나도 능력자가 되고 싶은가? 냉철하고 정확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수시로 제공하고, 선택의 상황에서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싶다면 <0초 사고>를 읽어보라. <0초 사고>의 저자 아카바 유지는 매킨지 서울 사무소에서 일하면서 LG 그룹의 혁신 활동을 도운 인물로,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정리하고, 문제의 본질을 분석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이를 위해서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듯이 사고력을 증진시키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훈련은 바로 메모이다. 메모의 중요성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말하였기 때문에 별다른 생각 없이 받아들일지도 모르지만, 저자가 말하는 훈련은 단순한 메모 이상으로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저자는 1장과 2장을 할애 해 0초 사고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한 후 3-5장에서는 메모 쓰기 방법과 메모 정리 활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저자가 말하는 메모 훈련은 단순히 업무적인 차원을 넘어서 모든 일상사에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여 좀 더 성숙하고 현명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다. A4 1장을 가로로 놓고, 제목을 쓰고, 떠오르는 생각은 뭐든지 간에 일단 다 써놓는다. 때로는 문장이 아니라 그림이나 도형을 그려 넣어도 된다. 하루에 이런 메모를 10페이지 쓴다. 1페이지는 1분에 떠오르는 순간에 바로 쓴다.

 

저자는 이런 메모 작성을 해보면 그 효과를 바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아직 실제로 해보지 않아서 그 효과의 정도는 알 수 없지만 길지 않은 1분이라는 시간에 생각을 정리해서 써나간다면 확실하게 판단력이 빨라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을지, 지금 바로 시작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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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멍충한 - 기묘한 이야기에 담아낸 인간 본성의 아이러니
한승재 지음 / 열린책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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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하다는 표현을 아무에게나 쓰지는 못할 것이다. 그 속에 담긴 약간은 빈정대는 듯한 느낌과 무시하는 듯한 느낌이 상대방의 분노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책 제목으로 <엄청멍충한>이라고 썼다면, 저자는 누구를 향해 멍청하다고 말한 것일까(멍충한 이라는 표현이라 살짝 귀여운 느낌도 있지만)? 책 속에 나오는 인물을 향한 말일까? 아니면 책을 읽는 독자를 향한 말일까?

 

<엄청멍충한>을 쓴 작가 한승재. 낯선 그의 이름에 어떤 인물인가 찾아봤더니 이력이 독특하다. 전문작가가 아니라 건축가란다. 게다가 이 책을 출판한 계기도 특이하다. 자비로 출판한 책을 홍대 놀이터에서 팔다 열린책들의 눈에 띄어 정식으로 출판하게 되었단다.

 

이런 이력을 보니 책이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았다. 최근에 열린책들에서 출판한 책들이 대부분 재미있는 이야기 속에 삶의 단면들을 담은 내용들이라 이 책도 역시 그런 흐름을 띄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역시나 그러했다. 책에는 니안이라는 인물이 작가에게 건네 준 파일에 담긴 8편의 단편들이 담겨있다. 그것도 우리의 상상을 넘어선 낯선 곳의, 낯선 이야기를 담은.

 

사실 읽는 재미가 그렇게 좋았던 것만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읽으면서 무거운 느낌이 드는 내용들이 더 많았다. 이야기 속에 담긴 내용들은 비현실적이면서 환상적이라서가 아니다. 오히려 현실적이지 않은 데 현실을 더 정확하게 그려낸 듯한 모습에 놀라운 마음이 커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특히 <지옥의 시스템>에서 헤르메스가 지옥에 만들어놓은 시스템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밖에 없는 사회 혹은 기업의 시스템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인간의 욕망에 의해서 만들어졌지만 어느 순간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스스로 움직이고 그 속에 갇힌 이들은 잠시만 늦어져도 깊디깊은 심연으로 빠져드는 시스템.

 

우리의 세계를 낯설지만 현실적으로 생각하도록 그려낸 기대되는 신인 작가를 만나게 해 준 작품이다. 작가의 다음 작품 <걔가 걔고 걔가 걔다>는 또 어떤 이야기일지 벌써부터 궁금증이 커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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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피, 혁명 - 경제와 과학의 특별한 지적 융합
조지 쿠퍼 지음, PLS번역 옮김, 송경모 감수 / 유아이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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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혁명>. 책 제목만 보면 쿠데타나 민주화 운동과 같은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 책은 이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이 책은 경제에 관한 이야기이다. 경제에 관한 이야기에 돈이라면 모를까 피나 혁명이라는 단어가 사용되는 것에 의문이 들 것이다. 도대체 이들은 경제와 무슨 역학 관계가 있는 것일까?

 

이 책은 과학에서 있었던 혁명이 경제학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는 저자의 의도가 담긴 책이다. 저자는 오늘날의 경제학이 제시하는 어떠한 이론도 실제적으로 유용한 답이 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다. 현실을 돌아보면 저자의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긴축재정을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고, 반대로 경기부양책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어느 것도 완벽한 답이 되지는 못한다.

 

이런 현실에서 저자는 토마스 쿤의 이론을 바탕으로 과학에서 일어났던 4가지 혁명(코페르니쿠스, 윌리엄 하비, 다윈, 베게너)을 적지 않은 분량을 할애하여 설명한다. 이런 과학적 설명은 저자의 이력을 살펴보면 어느 정도 수긍하게 된다. 저자는 대학 시절 경제학이 아니라 물리학을 공부하였다. 이후 골드만 삭스, 도이치 은행 등에서 근무하며 자금운용과 투자전략 부문을 담당했다. 이런 학문적 바탕과 실제적 경험이 어우러지면서 저자는 새로운 시각을 우리에게 제시하게 된 것은 아닐까 싶다.

 

저자의 이론은 토마스 쿤의 패러다임 혹은 패러다임의 전환을 토대로 이루어진다. 토마스 쿤은 절대불변의 패러다임은 없다고 말한다. 토마스 쿤이 말한 패러다임은 과학계에서 먼저 이루어진 것이지만 저자는 이를 경제학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장하면서 경제성장 순환 모델을 제시한다. 민간 부문의 경제활동을 통해 부가 사회 피라미드의 하부에서 상부로 이동하고 공공 부문의 활동을 통해 상부로 이동한 부가 다시 아래로 내려온다. 이런 구조를 통해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은 서로 상호보완적인 구조를 이룬다.

 

저자가 제시하는 모델이 완벽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과학의 발전 혹은 발견이 이루어졌듯이 이런 경제 모델이 또 다른 발전을 향한 첫 걸음이 될 수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 경제 정책 입안자나 기업가들이 이 책을 읽고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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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이 자본이다 - 멈추지 않는 성장을 위한 사색 프로젝트
김종원 지음 / 사람in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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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책을 읽으면서 책을 읽는다는 게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생각이 든 이유는 1년에 100권 이상을 읽겠다는 목표를 정한 후 책이 주는 의미를 생각하기보다는 책을 읽은 행위 그 자체에 우선순위를 두는 내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저 책을 읽은 행위만으로는 내 삶에 변화가 있을 수 없다. 내 삶의 변화는 책이 주는 의미를 깊이 생각하고 내 삶에 적용하는 바로 그 순간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책을 읽을 때 우리가 중시해야 할 것은 생각, 저자의 말을 따르자면 사색하는 시간과 능력이다. 사색은 단순히 고민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사색을 통해 서로 떨어져 있는 여러 생각들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새로운 생각,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한다. 아니 발견할 수 있다. 이는 요즘 우리사회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통합, 융합이라는 추세와 그렇게 다르지 않다. 이런 사색의 힘은 나이와 상관이 없다. 타고난 지능과도 상관없다. 또한 사색의 능력에는 한계가 없다. 사색을 통해 늘 새로운 세계를 열 수 있는데 어찌 한계가 있을 수 있을까?

 

저자는 사색의 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멘토로 독일의 대문호 괴테를 꼽는다. 괴테의 삶은 말 그대로 사색의 힘이 무엇인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변호사의 길을 벗어던지고 작가의 삶을 산 괴테는 80에 이르는 나이까지 왕성한 활동을 하며 위대한 명작들을 세상에 내보인다. 저자는 이런 괴테의 삶을 깊이 들여다본 후 수준 높은 삶을 사는 괴테의 사색법과 괴테의 일곱 가지 독서하는 법을 찾아 우리에게 들려주면서 우리의 삶을 괴테처럼 바꿔보라고 제안한다.

 

물론 책을 읽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책을 읽고 얻은 능력을 엉뚱한 방향으로 사용하는 이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책을 읽는 것에 더해 이를 온전히 사람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 인격이 온전히 세워져야 한다. 또한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인격과 사랑이 없다면 오히려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 삶을 다시 돌아보았다. 책을 읽는 이유를 다시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저자의 말처럼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책을 읽어도 작가의 진정한 의도를 알 수 없을 것이다. 책에서 배운 것들이 나의 삶을 물질적으로 풍족하게 만들어줄지 모르지만 내 영혼을 서서히 파괴해갈 것이다. 사랑, 너무나 흔하게 들리는 그 사랑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봄이 오면 꽃이 피고, 잎이 푸르러지고, 열매를 맺듯이 사색은 우리에게 늘 새롭게 피어나는 삶을 선사할 것이다. 오늘,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대지 말고 1분이라도 깊이 생각하는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자. 우리의 삶에 싹이 돋아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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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는 책 - 세계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들이 꼽은 세계 최고의 미스터리들
존 코널리 외 엮음, 김용언 옮김 / 책세상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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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대로 죽이는 책이다. 최근 몇 년 새 추리소설의 매력에 푹 빠져 이 책 저 책 가리지 않고 읽고 있던 터라 세계 최고의 미스터리 작가들이 꼽은 세계 최고의 미스터리들이라는 문구에 다른 생각 없이 무조건 봐야겠다고 생각한 책이 바로 <죽이는 책>이다.

 

그런데 책을 보자마자 든 첫 번째 생각. 정말 죽이는 책이다. 두께가 무슨 대형 영어사전 같다. 분량이 어느 정도인가 봤더니 대략 800페이지 정도이다. 어지간한 책 2-3권에 해당하는 책이니 죽이는 책이라는 표현에는 분량에 대한 의미도 분명히 들어있는 듯하다.

 

이 책에 수록된 소설들은 전 세계를 대표하는 미스터리 작가들이 각자 딱 한 권씩만 고른 작품들이다. 그러다 보니 현재까지 출판된 미스터리 소설 중에서 내노라하는 소설은 다 포함되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막상 추천작품들을 보니 읽어본 책들도 적지 않았지만 전혀 들어보지도 못한 책들도 수두룩했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들이다보니 작품에 대한 애정이 각 작품 소개마다 넘쳐흐른다. 작가들이 추천한 이유를 읽다보면 모든 작품들을 읽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할 정도이다. 그러기에 이 책은 단순히 한 번에 쭉 읽고 넘어갈 그런 책이 아니다. 두고두고 읽으면서 추천 작품들을 찾아 읽는 즐거움을 함께 누려야 할 책이다. 추리소설을 사랑하는 이라면 연대순으로 나열된 이 책이 반드시 책장에 꽂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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