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
모드 방튀라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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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친구한테 이야기하듯이 할게.

주인공은 여자야.
남편을 끔찍이 사랑하는 여자.
우리 다들 그렇잖아. 🤣🤣끔찍이 사랑해.

결혼한지 13년차.
25살에 남편을 만나 27살에 결혼한 올해 딱 마흔인 여자.

15년차의 고등학교 영어 선생님(프랑스 모국어)
자녀 9살, 7살

드라마 부부의 세계도 단란하잖아. 이 가정도 몹시 단란해.
인생에서 이때쯤 여자나 남자나 사단이 많이 나는 시긴가봐.

요즘 읽은 소설들이 교집합이 너무 '하나'라 무섭더라고.
이번달에만 아주 불륜을 계속 봐. 이건 마치 <부부 클리닉> 스페셜을 보는 기분이야.

그런데, 늘 그렇잖아. 매번 욕을 하면서도 계속 보게 되잖아.
이런 심리를 심리학에서는 뭐라고 할까?🤔

주인공은 월화수목금토일을 남편을 사랑해.
그거 있잖아. 월화수목금토일 회사 가기 싫은거랑 같아.

월요일은 원래 사랑하고
화요일은 화나도록 사랑하고
수요일은 수수하게 사랑하고
목요일은 목이 타도록 사랑하는데, 반응이 없으니깐 ...
금요일은 금방 사랑하고 또 하고
토요일은 토하도록 사랑하고
일요일은 일어나면서부터 사랑하는

이 집착이 처음에는 ‘왜이래~’ 이런 감정이었는데,
중반을 지나니깐 귀여우면서도, 약간 짜증이 나더라고.
그러다 목요일이 되니깐, 내가 혹시 짜증나서 책을 덮을 까봐, 일을 치더라고.(막심)
그러면서도 대단한 논리를 가지고 있었어. 사실 좀 놀라웠어.
(피드참조)

그리고 후반으로 갈수록 불쌍했고, 진짜 불쌍한 애야.
질투에 눈이 멀어서 요일을 안지키기도 해.(피에르)
우와~

나 진짜 귤 이야기를 계속하는데, 읽다가 주인공한테 전화할 뻔 했잖아.

“얘!! 귤은 잊어. 아님 따지던가!!”

사랑은 발전하는데, 자기 사랑은 발전하지 않고, 처음 시작에 머물러 있다고 스스로도 인정해. 옥시토신 약이라도 사주고 싶었어.

그런데 모든 글이 깊어. 이렇게 깊은 사유를 가진 인간이 왜 남편앞서만 이렇게 작아지는지... 🎶김수희의 <애모>가 생각났어. @badahalways
(난 괜찮아. 그럴수 있지. 책이 그런거야🤣🤣🤣)
이게 정상적인 질투인가?
이게 맞는 건가?
내 정신세계가 흔들렸어.

분명 이 둘은 사랑해. 이건 확실해.

그런데.... 이들의 사랑 개념은 좀 달랐어. 책에도 나오는데, 보부아르, 사르트르 같기도 한데... 보부아르 커플보다 주인공 부부가 한 수 위야. (스포하고 싶당😅)

영화에서도 단란한 가정이 나오면 꼭 뒤에 살인사건이나, 애정 사건들이 벌어지잖아.
친구가 등장하면 꼭 이상하게 얽히지.
그런 클리셰를 느끼기 전에 뒷통수를 치는 클리셰가 있어. 당혹스러웠어. 🤣

심리묘사가 세세하고,
내가 아는 내 마음과 내가 몰랐던 내 마음까지 텍스트로 보니깐, ‘우와~’ 하다가도 ‘헐~’하기도 했어. 들었다 놨다가 아주 쉴틈을 안줘.

남편과의 대화를 녹음하고(그래 그럴수 있다고 치자), 그걸 다시 듣는데.
남편의 소지품을 검사하고(호주머니를 뒤지더라고.헐...) 어쩜 부지런한지.
그리고 이 주인공이 금발인데. 염색 금발이야. 남편이 금발 좋아한다고 해서. 계속 금발로 진데. 남편이 자기 머리색을 아는지 모르겠다고. 심지어 여권에도 머리색을 금발로 썼데.

소설의 전반에 소설 <연인>이 등장하는데, 이건 남편하고 가족이 아닌, ‘연인’이 되고 싶은 주인공의 욕망이 대놓고 들어나는 곳이라고 보여. 이걸 남편이 몰랐을까?

주인공에게 <연인> 그만 읽고, 에히리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읽으라고 추천하고 싶어.

영화로 만든다고 하더라고. 일단 대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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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주부의 일기
수 코프먼 지음, 구원 옮김 / 코호북스(cohobooks)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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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_ 베티나 먼비스 볼저(전업주부)
▶ 주인공 남편 _ 조너선(하버드 출신, 변호사)
▶ 조지 프레이거 _ 유명 극작가(베티나 정부)

-베티나는 조너선과의 10년 동안의 결혼 생활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독박 육아는 기본.
-까다로운 조너선의 비위를 맞추고(정리되는 옷을 다림질하라는.... 다림질 하는 사람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둥... )

베티나의 일상을 세세하게 기록하는 소설은, 소설보다는 에세이에 더 가깝게 느껴진다.
베티나(티나, 틴)는 전업주부로, 도우미 로티(흑인여인)의 도움을 받으며 산다.
그런데 베티나에게 큰 문제가 있는데, 지금 번아웃으로 인한 공항장애를 가진 것 같다. 남편인 조너선은 알지 못하고, 티나를 몰아세우기만 한다.

그런 극강의 상황을 유머가 나온다. 이 유머는 블랙코메디같다.
웃긴데, 슬프고, 안타까운데, 답답하다. 그러면서도 키득거리게 만든다.
여성을 대상으로하는 문학의 특징은 지구촌 한 마음이다.
어떻게 일상이 이렇게 같은지(이 이야기는 읽을 때마다 놀랍다).

그리고 어느 순간 등장한 나쁜남자!!
지금까지 읽은 나쁜 남자 중에서 탑이다.

조지 프레이거.
떠오르는 극작가로 바람둥이다. 그럼에도 조지가 티나에게 하는 말은 모두 진짜 티나에게 필요한 말이고, 옳은 말이다.

.243
당신도 언젠가는 그걸 배워야해. 자기 자신만 생각하라고. 무엇이든지 간에 조금이라도 성취를 이룬 사람들은 다 그랬어. 그레 바로 성공의 비밀이야. 아기 고양이.

설탕 베이비에 이은 아기 고양이.
설탕 베이비도 너무 충격적이었는데, 아기고양이라니.
티나는 36살이다. 아기 고양이라고 할만 한가?

.273
나약하고 뒤틀린 마음가짐이야. 하지만 당신, 당신은 질투할 권리 없어. 그것만큼은 알아둬.

이 나쁜 남자가 등장하기 전까지 뭔가 나도 끓어올랐는데, 그가 등장하자 더 꼬이는 느낌이었다. 결국 티나는 이 남자에게 세게 데이게 된다.

일상으로 돌아온 티나는 남편 조너선에게 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것도 4개나.

열린 결말로 끝나지만, 결론은 버킹검이었다.

이 버킹검의 결말이 여성의 한계인가 싶고, 이걸 한계라고 지칭하는게 맞는지도 의심스럽다.

중간 중간 조너선이 이상한 냄새를 풍기는데, 그 부분을 찾아보면서 읽으면 더욱 흥미로울 것 같다.
티나의 블랙코미디는 씁쓸하지만, 극강의 상황을 유머로 넘기는 것은 진짜 고수만 할수 있기 때문에 이 또한 즐겁다.

이런 분들게 추천한다.
-여자 사람
-남자 사람
-청소년 사람

마지막에 티나가 선택한 이야기가 뭘 말하는지, ‘행복한 주부’가 뭘 뜻하는지, 조서넌이 바라는 바가 아니라는 게 어떤 뜻인지 아직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 이 소설이 왜 영화로 만들어진지는 알 것 같다.

.243
당신도 언젠가는 그걸 배워야해. 자기 자신만 생각하라고. 무엇이든지 간에 조금이라도 성취를 이룬 사람들은 다 그랬어. 그레 바로 성공의 비밀이야. 아기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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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정리하다 - 어느 지식인의 책장 정리론
나루케 마코토 지음, 최미혜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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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은 일본인 저자가 쓴 책으로 일본에서는 2014년 발행되었고,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책장의 정석>으로 발간되었다가 2019년 개정판이 나오면서 ‘절판’되었다.

2019년 개정판으로 나온 <책장을 정리하다>를 보았다.
그런데 이 책 역시 2023년 2월 판권 소멸 등의 이유로 제작, 유통 계획이 없어지며 <절판>되었고, 서점에 있던 기존의 새 상품 마저 다 소진되어 <품절>된 상태이다.

■ 개념정리
<절판> 상품이 더 이상 생산되지 않아서 영구적으로 판매되지 않는 상황
<품절> 일시적으로 상품이 판매처에 없는 상황
<개정판> 기존 책은 절판되고, 새로 나온 책

내가 검색한 곳은 알라딘이고, 알라딘에는 이 책은 품절이다.(피드참조)
쉽게 말해 ‘중고’ 말고는 살수가 없는 책이다.

그래서 중고에 뜨자마자 바로 결제했다.
절판, 품절 요런 책은 일단 내 책장에 두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
그런데 사고 나니 너무 잘샀다는 생각이 든다.
시기적 정보가 꽤 있기 때문에 절판과 품절이 이해가 되는 책이다. 그러한 정보만 걸러내고 본다면, 좋은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완벽히는 아니지만, 책을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책에서 말한 방법이 모두 맘에 들지는 않지만, 몇 가지 시도해 봄직한 것들 있다.
(피드 참조)

마지막에 서평쓰는 법도 나온다(피드참조)
참... 책과 관련된 이야기를 얕지도 깊지도 않게 여러 방면으로 제시해주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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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남자
임경선 지음 / 예담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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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그녀>를 읽고, 쑤의 마음이 정확히 이해가 되지 않아, 이 책을 잡게 되었다.

지운은 작가다. 스포츠 기자인 남편은 지운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몸이 썩 잘 맞는 편이 아니라고
📖사실 너와 자는게 아주 즐겁지는 않다고.
📖그것은 네 잘못이 아니라, 타고난 몸의 문제라고.
(그가 먼저 내게 말할 일은 없을 것라는 뜻이었다)
📖이것은 내가 어떻게 할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뜻이라고.
📖몸과 마음이 서늘해졌다.
📖지칠만큼 울어야 직성이 풀렸고, 그런 내게 사탕을 주듯 내 옷을 하나둘 벗겼다.
(...) 되지도 않는 가면을 쓰면서...

이렇게 지운은 시들어갔다. 그렇게 시든 지운에게 성현은 봄날의 햇살처럼 지운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했다. 카페 주인인 윤성현은 한 회사를 다녔고, 이혼했고, 딸도 있다.

누가 그랬던가 눈맞춤 역시 스킨십이라고.

29개 챕터 중 이들의 육체적 스킨십은 단🔥 2 챕터. 다른 모든 것들은 눈과 공기, 공간에서 서로의 공간을 지키면서 서로를 갈구했다.

지운과 성현사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알 수도 있지만, 모르는 척하는 건지, 아니면 뭔가 모를 느낌을 느꼈지만, 그게 뭔지 몰랐던지... 글쎄... 몰랐을 수도 있다.
성현의 존재를 알게 된(알았다고 해야하나?) 날 남편은 평소와 달리 지운에게 먼저 요구를 했다. 그리고 평소와 달랐다.
지운의 구애에 그가 한 말 중에 가장 내 마음을 흔들었던 말

📖.210
“혼자 잘 지낼 수 있게 되기까지 오래 걸렸습니다. 이젠 이 상태가 편합니다”

2년여에 걸친 마지막 세 번째 구애에 성현은 지운을 받아들였다. (바뀐거 아니다. 지운이 성현에게 적극적으로 대시했다.)

플라토닉이 에로스로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지운은 여자이고 싶었다. 여자여야 글을 쓸 수 있었고, 그의 옆에서 지운은 여자가 되었다. 원래 여자였지만, 다시 여자로 부활한 지운은 글을 썼고, 일상으로 돌아갔지만, 그때의 일상과 지금의 일상은 분명 달랐다. 카페에 들어서면서 지윤은 이렇게 말한다.
“다녀왔습니다.”
😳그에 성현은
“ 잘 돌아오셨습니다”😨
라고 한 달전의 불꽃이 여전히 이어져가고 있음을 확인했다. (어쩔라고...)

소설은 가을의 초입에서 시작해서, 두 번째 겨울의 가운데서 끝난다.
또 비와 음악이 늘 함께한다. 비는 지속적이지 못하다. 비가 오면 반드시 그친다.

그들의 사랑은 두 번째 겨울, 첫눈이 온 세상의 치부를 다 덮을 듯이 온 그날에 결합되며
서로를 아끼는 아름다움으로 포장하지만, 아름답기에 슬펐고, 애절했기에 안타까웠다.
그럼에도 비는 언제든 그친다.

과연 이들에게 어떤 결말이 기다리고 있는지 그들도 읽은 독자도 안다.

지운은 남편은 사랑하지 않나?
지운 남편은 지운을 아꼈나? 아끼지 않는다면 그래도 되나?

<지윤 남편>
그의 이름은 끝까지 나오지 않는다. 이것은 마치 유부남들을 대표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남편이란 단어가 고유명사 같았다.

방송국 스포츠 기자인 남편은 집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국’을 찾는다.
“오늘 국은 뭐야?”😤
국이 없으면 밥을 못 쳐드신다고 하는데... 게다가 집에만 오면 잠만 잔다.🥱 얜 밖에서 뭐해? 이 👼 뒷조사도 필요하다.

집에 와서 밥만 먹고 밤일을 안하면 소🐂는 누가 키우나?!!!
분명 <가까이, 그녀> 량허우도 이 남편같지 않았을까 싶은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지운을 정서적으로 학대하는 남편에게 돌🪨을 던지고 싶었고,
지운이 왜 그렇게까지 성현에게 메달리는 지 조금은 이해가 안되었고,
성현은 왜 그 긴 시간 동안 2년여동안 그녀를 썸여로 두려고 했는지... 이 👼도 뭔 야로가 있다. 썸만 좋아하는 그런...

가장 궁금한 것은🤔🤔
지운은 성현에게 커피값을 냈을까?💰
근데 왜 둘이 폰 번호는 교환하지 않는 거지??

알 수 없는 의문과 이상한 쓰라림과 알수없는 불편함을 남겼지만, 그럼에도 난 이 소설을 3시간이 채 안되서 읽어냈다.
이건 마치 아침 드라마을 욕하면서, 끝까지 본방 사수하는 주부와 같은 마음이 아닐까 한다.

📖우리가 몸이 썩 잘 맞는 편이 아니라고


📖이것은 내가 어떻게 할수 있는 여지가 없다는 뜻이라고.

📖몸과 마음이 서늘해졌다.

📖지칠만큼 울어야 직성이 풀렸고, 그런 내게 사탕을 주듯 내 옷을 하나둘 벗겼다.

📖그것은 네 잘못이 아니라, 타고난 몸의 문제라고.
(그가 먼저 내게 말할 일은 없을 것라는 뜻이었다)

📖사실 너와 자는게 아주 즐겁지는 않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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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그녀
왕딩궈 지음, 김소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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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밑줄만 읽어도 최고!!

(생략)
왕당궈는 1925년 생으로 <가까이, 그녀>는 가장 최근작이다. 놀라운 것은 더 많다. (피드참조) 헐~이게 한사람이 가능한가? 도플갱어가 있거나, 아님, 분신술을 쓰는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중략)

소설의 주인공은 류량허우(57)로 일인칭 주인공 시점이다.(인물관계도는 나중에) 가석방되어 아들 뤠이슈에 의해 고용된, 아윈의 돌봄을 받고 있다. 아들에게는 치매환자 인척하지만, 지속적으로 만나는 아윈은 그가 정상임을 안다.

초반에는 그는 왜 치매인척하고, 아들은 치매이길 바라는 지,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이해가된다. 둘 사이이는 별로다.
(중략)
현재와 과거, 과거의 과거, 대과거, 다시 현재, 이야기들이 순서없이 생각의 속으로 들어가거나, 편지글을 통해 이야기 되는 순서가 뒤죽박죽이다. (플래시 기법)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취직-점장-만남-이별-대학진학=만남-재회-결혼생활-죽음-수감=편지-가석방=재회

단순한데, 량허우의 마음을 뺏은 두 여인 쑤(-)와 종잉(=)이 이상하게 헷갈렸다.

김영하 작가는 소설을 읽는 것은 등장인물의 삶을 간접체험하여, 인간이해의 폭을 넓히는 거라고 했다. 난 머릿속에 물음표만 가득했다.

량허우의 사랑은 어떤 것일까?
쑤는 어떤 사랑을 한 것일까?
(중략)

소설 후미에는 작품에 대한 해설이 나온다.
이 작품에서 중요한 단어는 <시계>.
작품에서 량허우는 쑤도 종잉도 그 어떤 족쇄도 채우지 않았는데, 해설은 쑤는 ‘로렉스 시계’이며, 종잉은 ‘스위스 시계’라고 량허우의 인생의 여인들을 량허우의 시계라는 카테고로리로 묶는다.

그러나 독자로써, 쑤를 로렉스로, 종잉을 스위스로 묶을 만한 어떤 단서도 찾지 못한 것은 나만 그래??^^;; 해설은 해설자의 맘이고, 독서는 독자의 마음이니깐.

쑤와 종잉을 그렇게 분류하는 것 자체가 작가의 이번 작품에 대한 도전에 반(反)하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작가는 앞의 작품에서는 여성에게는 단 한 줄의 대사도 허용하지 않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여성의 이야기를 많이 넣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혹시 여성의 해방에 작가는 동참하고자, 힘을 보태고자 했는데,
해설을 또 다시 량허우가 차고 다니는 악세사리 ‘시계’로 다시 여성을 묶었다.

작가는 해방시키고자 하고, 해설은 묶고. 재밌다.

그렇다면 작품의 전체를 관통한다고 핵심어로 해설자가 잡은 <시계>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량허우가 가지 않는 시계를 마지막까지 차고 있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요건 또 기회 되면)

다 모르겠지만, 량허우는 굉장히 수동적인 인물이라고 판단했는데, 해설자는 <양보>라는 키워드로 풀었다. 왠열~ 솔직히 좀 어이가 없었다.

변명도 정도것 해야지.😤
량허우는 그 어떤 것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다. 😠😡

량허우가 쑤의 가족들을 만나서 하는 말과 행위를 쑤 한테 직접했다면 어땠을까?

‘그 시절 그때는 그랬다고??’ 그런 시절이었다고??

비겁한 변명이다. 그래서 고른 단어가 <양보>!! 안나 카레리나의 남편도 <양보>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둘의 표현과 상징은 완전 다르다)(워~워~)

차라리 <기다림>이나 <바라보기>이런 단어라면 어떨까?

작품에 대한 해설은 해설자의 몫이고, 작품을 읽는 것도 해설을 읽는 것도 독자의 몫이나, 요런 부분은 조금 씁쓸했다. (사실 해설도 재미있다.)

보통은 해설이 작품보다 더 훌륭해서(특히 고전) ‘꿈보다 해몽’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이 번작품은 해설이 꿈을 다 담지 못하는 것 같다.

이건 마치 박완서 작가가 자신의 작품이 시험에 출제되기를 반대했지만, 시험풀이에 교육을 받은 자는 어쩔 수 없이 시험 풀이로 해설하는 것과 같다고 할까?

이 소설은 해설보다는 작품자체를 읽으면 좋겠다.

소설의 문구 하나하나에 줄을 치면 전체가 밑 줄 일 수 있으니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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