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 존재한다 (스프링) - 읽고 쓰는 생각 노트
나나용 지음 / 나나용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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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내가 존재한다.” 그 익숙한 문장을, 다시 곱씹게 되었다.

고로 존재한다는 짧은 글과 질문들로 독자의 일상을 천천히 파고든다. 나나용 작가는 생물학을 전공한 과학자이자 글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과학과 감성을 오가는 문장으로 독자에게 말을 건넨다.

책의 구성은 매우 단순하다. 작가의 짧은 글 하나, 그리고 그 글에 대한 생각 POINT’가 따라붙는다. 독자는 그 글을 읽고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된다.

 

나는 지금 나답게 살고 있는가?

이 책을 펼치면 독자는 독자가 아닌 생각하는 사람이 된다.

 

(중략)

 

객관적인가? 나는 누구를 어떻게 평가해왔는가? 이 질문 앞에서 책장을 쉽게 넘길 수 없었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 또 한 번 묻는다.

 

“<...>을 읽고 어떤 생각이 드나요?”

 

이 단순한 질문이 어쩌면 가장 강력하다.

 

고로 존재한다는 거창하지 않다. 오히려 조용하고, 작고, 사적인 책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묵직한 질문이 있고, 나를 멈추게 하는 문장이 있다.

 

추천한다.

글쓰기 연습을 하고 싶은 사람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 사람

자신을 자주 돌아보는 사람에게.

생각은 문장이 되고, 문장은 결국 가 된다.

고로 존재한다는 그런 여정을 위한 작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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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은 준비하지만, 결혼은 준비하지 않았다 - 결혼 12년 차 선배의 현실적이고 따뜻한 조언
김수현 지음 / 스토리닷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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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데는 수개월, 많게는 수년이 걸리지만, 정작 ‘결혼’이라는 제도에 대해서는 아무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 김수현의 『결혼식은 준비했지만, 결혼은 준비하지 않았다』는 바로 그 빈틈을 다정하게 메우려는 시도다. 그런데 그 다정함이 지나치면, 메시지는 흐려지기 마련이다.

이 책은 초반부터 “나답게”라는 키워드를 반복한다. 나답게 결혼을 준비하고, 나답게 관계를 맺고, 나답게 살아야 한다는 말. 틀린 말은 없다. 그런데 문제는 이 말이 다른 관점에서도 너무 많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나답게’의 의미를 새로이 탐구하지 않고 되풀이하기에, 어느 순간부터는 이 단어가 마치 ‘self help’ 에세이의 리필용 문장처럼 느껴진다.

그러다 중반쯤, 결국 ‘나에 대해 알아보기’라는 화제가 등장하면서 가볍게 당황했다. 앞에서는 ‘나답게’ 살라고 해놓고, 이제 와서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셈이다. 이 지점에서 책의 의도가 살짝 흔들린다. 저자가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것이 ‘결혼에 대한 통찰’인지, ‘자기이해를 위한 조언’인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이 책은 처음엔 ‘결혼생활 매뉴얼’처럼 시작해놓고, 갑자기 ‘자기성찰 워크북’으로 방향을 틀어버린 느낌이다.

(중복)

마치 집안일을 하다 보면 어느새 설거지에서 냉장고 청소로, 다시 세탁기 앞으로 가 있는 것처럼, 독자는 중간부터 이 책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여긴 어디? 나는 누구? ^^;;

가볍게 읽히는 책이다. 문장이 유려하고 유쾌하지는 않지만, 부담도 없다.

다만, 결혼이라는 서사를 ‘조용하고 부드러운 시선’으로만 다룬 탓에, 날카로움이나 통찰의 깊이는 다소 부족하게 느껴진다.

결혼생활의 진짜 본질은 때로 블랙코미디고, 때로는 심리 스릴러, 또 때론 서브펜스에 SF물에 가깝다. 이 책은 그 장르를 다루는 대신, 플래너의 한쪽 구석에 붙일만한 체크리스트 정도의 조언으로 마무리된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문득 질문이 떠오른다.

“그렇다면, 나는 준비된 결혼을 했던가? 아니, 나는 지금 ‘나답게’ 살고 있는가?”

이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하는 이들이라면, 이 책을 읽어도 좋겠다. 다만, 깊이 있는 성찰보다는 가볍게 내 삶을 정리하는 도구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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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로니카의 아이들
미치 앨봄 지음, 장성주 옮김 / 윌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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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지 - 책 안쪽
화자 – 진실(true)
시대배경 – 나치 시대의 독일
주인공-니코 크리스피스, 우도 그라프, 세바스티안 크리스피스, 파니 나미아스 크리스피스
의인화된 3인칭 전지적 작가?

전쟁은 언제나 남자들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병사의 충성, 형제의 갈등, 소년의 배신. 진실이라는 화자를 내세우고 있지만, 결국 ... 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건 초반이다.
이 책은 반드시 마지막장까지 끝까지 읽어야 하는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강추다.

소설의 주인공이 ‘니코’라고 생각했다. 나중에는 ‘세바’인가? 했고, 좀 더 지나서는 4명이 모두 주인공인가 싶었지만, 이 책은 <살로니카의 아이들>이라 우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원제는 『The Little Liar(2023)』 직역하면 <작은 거짓말쟁이>인데, 그럼 ‘니코’가 맞다. 그런데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 나니 ‘파니’가 이 소설의 뼈대를 이루는 것을 알았다.

세바스티안의 아내이자,
니코의 연인이며,
우도 그라프의 마지막 순간을 지켜본 심판자.
파니.

그녀는 한 번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지만, 이 이야기의 진정한 주인공은 그녀였다.

파니는 처음엔 피해자였다. 남편은 나치 절멸에 몸을 던지고, 마음을 나눴다 생각했던 이는 천하의 몹쓸 거짓말을 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에 수백 명이 죽어야 했다. 파니는 그 현장을 목격했고, 기차에 올라탔으며, 세바에 의해 기차에서 떠밀렸다. 그녀는 울지도, 비명을 지르지도 않았다. 그저, 살아남았다.

그 후 파니는 침묵자였다.
니코를 알아보았지만, 니코도 파니도 결코 서로를 알은채 하지 않았다. 마지막 키스가 서로를 들어내자 니코는 떠났고, 속죄하듯 파니의 눈앞에서 눈을 감았다.
니코는 속죄하지 않고 파니를 마주할수 없었고, 파니는 자신의 언어로 니코의 죄를 덜어낼수 없다는 것을 안 것이다. 그들의 침묵은 사랑이자, 기만이었다.

마지막에, 파니는 심판자가 되었다. 종전 후, 우도 그라프는 살아남았고, 사람들은 그를 그냥 지나쳤다. 법도 정의도, 그에게 손을 대지 못했다. 그때, 파니는 자신의 손으로 그를 없앤다. 그가 자신의 나라 언어로 평온하게 스스로를 변론하기 3km 전.
과연 그건 복수였을까?

우도가 탄 죽음의 열차에서 파니의 목소리는 없다. 모든 과정에서 파니는 목소리를 내지 않았고, 그것은 복수의 윤리를 초월한 것이다.

진실은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파니는 진실이 감히 가늠할 수 없는 인간의 깊이, 감정의 복잡함, 윤리의 모순을 품은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진실조차 침묵하게 만드는 유일한 존재였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진실이 있다. 말해지는 진실과, 끝내 말할 수 없는 진실.
파니는 후자의 진실을 품고 끝까지 걸어간 사람이다. 그녀는 침묵했고, 그 침묵은 누군가를 살렸고, 누군가를 무너뜨렸으며, 결국 한 세계의 균형을 지켜냈다.

그리고
나는 그 침묵 앞에서,
내 안의 모든 언어가 멎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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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살고 싶은 시간
신민경 지음 / 책구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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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얼마전에 꽤 재미있게 봤던 <협상의 기술>에 나왔던 책이다.
협상의 기술이 종영하고 두 세 번 반복해서 봤다. 그때마다 자꾸 눈에 밟히길래 검색했고, 실존하는 책이라 구매했다.

유방암을 앓았고, 두 번 재발, 그 세 번째 제발은 다발성 전이라서..(멀티플~ 여러군데 전이 )......

22년 9월 “사랑하는 독자님께”

작가의 마지막 글이었다.

책은 죽음의 준비에 대해 현실적인 조언을 한다.
영정사진,
사전연명서약서
장례식
수의....

꽤 젊은 사람같은데...

나도 지인을 유방암으로 잃은적이 있다. 젊은 여자가 유방암에 거리면 그것이 말기가 아니라고 해도 결코 낙관 할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실제로 그런 사례의 분들은 둘을 봤었다.

욕을 안하던 사람을 욕을 하게 만드는 기묘한 통증에 대해서도
온 세포가 짜증으로 둘러싸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의도치 않게 쏟아내기도
죽음을 준비하는 담담한 이야기 끝에 ‘하하하’ 이 웃음도

쓸쓸했다.
아니...
뭔가 아련하다고 할까?

여러 죽음에 대한 책들을 봤었다.
작가도 그런 책들을 봤다고 했다.

내가 읽은 죽음에 대한 책들은 이렇게 날것은 아니었다.

🌊이 책은 죽음의 문턱에 오르락 내리락 거리는 가장 날것이 이야기다.
가장 정제되지않은
정제될수 없는 그런 이야기가 가득하다.

(중략)

장례식을 하지 말라고 하는 부분은 나의 생각과 같았다.
돌아오는 답은 달랐지만.

(중략)

더 쓰면 울 것 같으니깐... 이만....

늦었지만 작가의 영면을 마음 깊이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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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젓한 사람들 - 다정함을 넘어 책임지는 존재로
김지수 지음 / 양양하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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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략)


사람의 얼굴이 나오네.... 잡지 같다. 🤔
굵은 질문과
얇은 답변의 글들이 라디오를 듣는 듯 읽혔다.

📖그럼 언제 옵니까? 돈, 명예, 사람은?

사랑인지, 사람인지 다시 확인했다. ‘사람’
인생을 통틀어 가장 궁금한거 아닌가?
그러니깐 언제오냐고!!

답변이... 그 당연한 답이.... 마치

언제 스타가 된걸 알았어요?
-눈떠보니깐 그렇더라구요

돈, 명예, 사람은 갑자기 온단다. 어느날 갑자기
안오는건 내 몫이 아니란다.

법륜스님같은 말.... 그런데
그 갑자기... 라는 단어 뒤에 왜 그렇게 묵직한게 밀려오는지.
가슴이 먹먹했다.

요즘 갱년기인가 이상한데서 자꾸 툭툭 터진다.

내가 대학 때 이 나이쯤 되면 걱정이 하나도 없을까봐 너무 완벽한 삶일까봐 걱정한 적이 있었다.
일도, 사랑도, 가족도, 사회적 경제적 지위 그 무엇도 빠지지 않고, 한 달에 한 두 번은 뮤지컬을 보고, 일 년에 두 세 번은 외국 여행을 다니며,
돈은 써도 써도 계속 있어서
점심은 일본에서
저녁은 이탈리아에서 전용기를 타고 먹으러 다닐줄 알았다.

그래서 40대 이후 삶이 지루하면 어쩌지 하는 그런 걱정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 걱정을 덜어주려 40이 넘어서도 이렇게까지 다이나믹한 삶을 사는 건지도 모르겠다.

잠시 위로가, 한 마디의 위로가, 뽁짝뽁짝한 삶에 쉼표라고 하면 아주 적절한 책.

그래서 나에게 ‘갑자기’는 언제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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