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모든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된다
김범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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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이 책에 대해선 좋은 평가를 주기 힘들다. 최근에 베스트셀러인지 혹은 추천도서인지에서 본 것 같은데, 만약 그렇다면 이 책이 왜 그렇게 고평가를 받고 있는지 솔직히 이해하기 힘들다. 내용이 별로 없어서 하루만에 다 읽었고, 이제는 책을 어떻게 만드는지 아는 상황에서 이 책이 어떻게 쓰여졌는지 대략 알 것 같다. 최근에 자기계발서는 되도록 읽지 않으려고 생각 중이었는데, 내 좋지 않은 편견을 강화한 것만 같다.

"말투"라는 주제에 대해 나름대로 명확하게 범위를 정하고 들어가는 듯 했지만,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저자조차도 말의 내용과 말투 사이에 구분을 제대로 못하고 왔다갔다 혼용한다. "말투" 그 자체에 대한 고민이 깊지 않았다는 방증인 듯하다. 나처럼 말의 내용과는 차별화된 "말투"를 기대했다면 별로 얻어가는 것이 없을 것이다. 그냥 말투가 아닌 사람과 사람간의 커뮤니케이션 간에서 지켜야 할 지점을 모아놓았다는 표현이 좀더 정확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커뮤니케이션은 상호작용이기에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여 말을 하라는 것, 서로간에 다름을 인정하고 이를 토대로 말을 해나가라는 것, 상대방에 대한 사전지식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 순간의 상대방에 대한 관찰과 관심이 중요하다는 것 등은 다시한번 그 힘을 알게 되었다. 또한 상대방의 힘듦에 공감하는 대화로써 우선 질문으로 상대의 감정에 대한 반복적인 응대를 하고, 상대방의 구체적 문제에 대한 반복의 리액션을 보인다는 점도 한번 더 깨달았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다. 그 이상의 심층적인 이야기나 새로운 이야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는 필요한 책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다지 새로울 부분이 없는 이 책이 생각보다 고평가되고 있다는 건 그다지 좋지 않다. 나처럼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열어볼 사람들이 많아질 테니까. 역시나 내가 읽고 싶어하는 책을 읽어야지, 남들이 많이 읽는다는 것만으로 자기계발서를 읽어나가는 것은 위험부담이 큰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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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hee7 2017-09-27 2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안그래도 목차 내용이랑 제목이랑 따로 노는 것 같아 망설였어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필력이 대단하십니다. 엄지척!!!
 
[전자책] 나는 오늘도 소진되고 있습니다
이진희 지음 / 대림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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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4개를 줄까 3개를 줄까 고민했다. 요새 부담스러운 일이 떨어지고 향후 몇개월간의 삶에 대해서 힘든 생각만 자꾸 들어, 우연히 눈에 띈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 아니라 이렇게 충동적으로 읽어내려가는 책은 보통 기대에 못미치기 마련인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역시나 내 기대만큼 쏙 맘에 든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래도 나름 얻어가는 부분들이 있어 별 4개로 결론이 났다.

번아웃. 예전에는 관심도 없었던 단어였는데 어느덧 이에 대한 책을 충동적으로 읽고 있으니 조금 우습기도 하다. 몇 년전까지 나는 의지와 그에 맞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인다면 뭐든지 다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었다. 지금 와 생각해보면 정말 오만한 생각이었고 나를 아끼지 못하는 치기어린 마음에 불과하다. 물론,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는 건 당연히 바람직하다. 하지만 내 스스로에게 휴식과 여유를 주지 않고 그저 채찍질만 해버린다면 그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할 뿐더러, 나중에는 목표를 향해 나갈 의지조차 잃어버리게 된다는 걸 이제는 안다.

일반적으로 번아웃은 우울증과 유사하다고들 하고,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런 면에서 저자가 초반에 번아웃과 우울증을 비교하고 그 차이점을 분석하는 게 매우 신선하고 적절하게 다가왔다. 뭐든 원인을 제대로 알아야 그에 맞는 처방을 할 수 있는 듯하다. 번아웃은 우울증과 달리 업무나 학업 관련 부분에서 발생하며, 쉬지 않아서 생긴다는 것, 그러기에 업무량을 조절하고 충분히 쉬어줘야 한다는 것이 강조되어 있다. 그러면서 다양한 번아웃 탈출 방법을 제시한다.

기억에 남는 방법들은 자신에게 위로의 말걸기, 감사/다행 일기 쓰기, 자신의 일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기, 운동요법 등이었다. 다만, 저자가 한의사여서 그런지, 한의학적인 접근방법이 많이 쓰였는데 이에 관심이 별로 없는 나로서는 그런 접근방법이 별로 와닿지 않았다. 특히, EFT 프로그램이나 배치 플라워 등은 좀 특이한 방법이라서 그런지 글의 흐름과 다소 맞지 않는 느낌이었다.

정신의학과 한의학의 관점에서 쓰인 부분이 많지만 그래도 번아웃에 대해 쉽게 접근하고 싶고 생활속에서 극복방안을 모색하고 싶은 분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다. 물론 이 책에서 제시한 방안들을 실천하는 것은 또다른 문제지만, 가끔씩은 이런 책을 읽는다는 거 자체가 스스로에게 위로가 되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한다. 여전히 연말까지 머리아픈 일들이 많겠지만 그래도 이 책을 기반 삼아 조금씩 앞으로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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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신의진의 아이심리백과 0~2세편 - 0~2세 부모가 꼭 알아야 할 아이 성장에 관한 모든 것 신의진의 아이심리백과
신의진 지음 / 걷는나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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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엄마가 세계의 전부고, 그렇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러기에 엄마만 찾고, 가끔씩은 아빠의 손을 뿌리치는 것이 그렇게 섭섭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그 정도가 심해지고 농담처럼 "딸아이의 권력순위가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 아빠는 3위 혹은 4위에 불과하다"라는 말이 나올 때쯤 내가 조금더 딸아이의 관계에 신경을 써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와중, 문득 아내가 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와 달라고 했다. 아이의 마음을 알고 싶고, 아이와 좀더 소통하고 싶었던 내게 "아이심리백과"라는 제목은 책장을 펼쳐 이 책을 읽어나가게 했다. 내 관점에서 바라보는 아이만 생각했을 뿐, 아이 관점에서 무엇을 느끼는지 알고 싶었던 거다.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너무 뻔하게도 기승전"애착" 혹은 기승전"사랑"이다. 그래서 회사 선배에게 이 책의 저자에 대해서 물었을 때, "다소 추상적인 내용으로 글을 썼고 책의 내용상 실질적인 조언이 부족하다"는 평이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회사 선배의 말에 일정정도 공감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의 방향성을 깨닫게 되어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아직 어린아기이기 때문에 내가 하자는 대로 따라와야 하고, 얘의 자유의지는 고집이라고 느꼈던 나의 생각이 잘못이었던 것 같다. 이제 자기가 세계를 탐색하고 스스로 하고 싶은 것도 많다는 점, 부모와의 애착을 형성하는 것이 제1순위 과제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사랑으로 대하되 되도록 아이와 많이 소통하고 한 인격체로서 자율적인 의지를 인정해줘야 한다는 점 등등 얻게 되는 것이 많았다. 세부적인 스킬들은 그리 많지 않지만 전체적인 방향성을 잡아주기에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고 내 태도에 변화가 있었는지 아이도 눈에 띄게 나를 따르는 게 느껴진다. 육아 관련서적을 꼭 엄마만이 아니라 아빠들도 읽어볼 필요가 있는 듯하다. 자식과의 따뜻하고 원만한 관계를 꿈꾸는 아빠들이라면 아이가 아직 많이 자라지 않았지만 아이가 무엇을 느끼는지 0~2세 때부터 파악하는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엄마는 물론이거니와 육아에 대해 일정정도 관심이 있고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좋은 아빠가 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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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 대한민국이 선택한 역사 이야기
설민석 지음, 최준석 그림 / 세계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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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국사는 나에게 정말 쥐약같은 과목이었다. 몇천년에 걸쳐 암기해야 할 사항이 계속 쏟아져나오는 과목이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던 거다. 암기를 그다지 잘 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았었기에 당연히 국사를 엄청나게 싫어했다. 당시 누군가 내게 무슨 과목을 제일 싫어하냐고 물었다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국사를 꼽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때를 돌이켜보면, 역시 사람은 변하긴 변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도 싫어했던 역사라는 분야가 이렇게 흥미롭게 다가올 줄은 미처 몰랐다. 더군다나, 재미를 느끼는 정도를 떠나, 역사 공부를 충실히 하지 못했음을 아쉬워하고, 이제 성인이 되어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이 안타까워질 줄이야.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을 거다. 시험이라는 압박감에서 한걸음 물러서서 편안하게 역사를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이 가장 크겠지. 그리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세상을 조금은 더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겼기에 역사가 재미있어지는 측면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람이라는 존재, 문화라는 존재는 예나 지금이나 그 본질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과거에서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참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특히 역사를 좀더 쉽고 친숙하게 찬찬히 설명해주는 친절한 책이 있다면 역사를 더 좋아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이 책은 매우 성공적이다. 괜히 설민석이라는 사람이 역사 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절실히 깨닫게 된다. 옆에서 1:1로 과외를 하듯, 그것도 똑같은 내용을 너무나도 흥미롭게 머리에 쏙쏙 집어넣어주는 쪽집게 과외선생님 같은 느낌이랄까. 대화체로 적힌 글투부터 시작해서 과거의 사례들을 이해하기 쉽도록 현재의 사례에 빗대어 설명하는 능력까지, 책장이 정말 술술 넘어간다. 게다가 각 왕조에서 일어났던 일들을 각 챕터 마지막에 마인드맵으로 정리하기까지 했다.

조선왕조실록과 관련하여 말이 필요없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교과서와 시험 대비용 요약서 등으로만 역사를 꾸역꾸역 머리에 집어넣기 바빴던 나같은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진짜 역사를 입체적으로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강하게 추천한다. 시간이 난다면 저자의 책들을 더 읽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든다. 책 읽을 시간이 그리 많이 나지 않아 아쉽지만, 그래도 열심히 더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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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열한 계단 : 나를 흔들어 키운 불편한 지식들 - 나를 흔들어 키운 불편한 지식들
채사장 지음 / 웨일북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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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대넓얕을 우연히 알게되고, 채사장의 글을 감탄하며 읽었었다. 그래서인지 일종의 편견이 생겼었던 것 같다. 채사장이란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책도 많이 읽고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을 거란 편견.

인문학적 에세이라는 이 책의 첫머리에 진입했을 때, 나는 이것이 에세이가 아니라 소설이 아닌지 의심했다. 지금은 각종 인문학 지식을 알기쉽게 정제하여 우리 앞에 선물하는 저자가 고등학교 때는 거의 반에서 꼴찌였으며, 고2 겨울방학 때까지 책을 제대로 안읽었다니..쉽게 믿기 힘들었다.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내가 가지고 있던 선입견은 송두리채 날아갔다. 그만큼 자신을, 그리고 자신의 생각들과 삶을 솔직히 드러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용기를 내면서 다양한 주제를 연결하여 좋은 글을 우리 앞에 선사해줬다는 점에서 이미 이 책은 박수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성장에의 욕구가 강렬한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결코 자신이 머무른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앞으로 나가고자 한다. 물론 그 양상은 저자의 말처럼 하나의 영역을 계속 깊이있게 파고들어갈 수도, 아니면 자신에게 익숙치 않은 불편한 분야를 마주하며 지평을 넓혀갈 수도 있다. 저자는 광활한 세상을 돌아다니는 여행자의 마음으로 기꺼이 불편한 지식들을 접하라고 권한다.

중간중간 내용이 어렵게 다가오는 부분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특히 채사장이 살아온 경험들, 그리고 그 시기마다 접했던 여러 신선한 지식들, 종종 나오는 채사장과 유명인들과의 가상대화가 섞인 서술이 맘에 들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삶을 살아가며 한단계 한단계를 올라가고픈 성장 욕구가 강한 사람들, 현실에 충실하면서도 현실 너머를 보고싶은 사람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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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8-08-23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게도 채사장의 진면목을 발견하게 해준 책이었습니다ㅎ